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코로나 학번이라고 불리는 20학번으로 입학한 후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하려고 노력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등 매번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고학번이 되고 이렇게 인생에서 한 번뿐인 대학생 시절에만 가능한 기회를 잡자는 생각과 이렇게 허무하게 졸업할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과 대화하며 제 진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시기가 필요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간 대학교는 잉글랜드 리버풀에 위치한 University of Liverpool입니다. 비틀즈와 축구로 잘 알려진 지역이지만, 무엇보다 대학교가 많이 위치해 있어 대부분 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라 교환 생활을 하기에 좋은 지역이라고 느꼈습니다. 비틀즈와 축구에 관심이 많다면 환상적인 도시겠으나, 굳이 관심 없어도 여전히 교환 생활을 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리버풀은 유럽에서 찾기 힘든 항구도시입니다. 학교에서 20분만 걸어가도 부둣가가 있어 쉽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학교 강의가 끝난 뒤 친구들과 부둣가를 산책하며 바다에 비친 노을을 보는 것도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무엇보다 리버풀대학교로부터의 메일을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전 리버풀 대학교로부터 오리엔테이션 관련 메일을 받고 오리엔테이션 날짜를 신청해서 오리엔테이션을 줌으로 진행했는데, 그때 Q&A 시간이 있으니, 모르는 것이 있는 경우 그때 질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주로 리버풀대학교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사이트에 들어가서 본인 정보 입력, 기숙사 신청 등이 이뤄지며, 메일로 강의 목록 pdf 파일이 오면 한 학기/1년 동안 들을 강의도 신청합니다. 리버풀대학교는 학생들에게 굉장히 친절하고, 악명높은 유럽 행정과 비교하면 답변속도도 빠른 편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항을 질문해도 답변이 하루이틀사이에 빠르게 오는 편이었습니다. 신청한 기숙사 일정에 맞추어 기숙사에 입주하면서 점차 학교 강의들도 개강하고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됩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credit으로 학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이라 교환학생은 보통 3-4강의를 수강하게 됩니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 이메일로 모든 강의 이름들이 적혀있는 PDF파일이 오고 학생이 강의들을 보고 시간이 안 겹치게 강의를 선택해서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저는 일부러 해외에만 있는 다양한 강의를 듣고 싶어서 전공과 무관한 강의도 선택했는데,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공부하며 느낀 것은 출석, 지각과 관련한 부분이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출석코드를 교수님이 강의 시작 전에 알려주시면 코드를 핸드폰 timetable 어플에 입력하면 출석체크가 되는 방식인데, 굳이 안 해도 아무런 문제가 (교환학생에게는) 없고, (아주 드물게 출석이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고는 들었으니, 강의 계획서를 잘 보시길 바랍니다) 교수님들도 까먹거나 귀찮다고 코드를 안 알려주시는 경우도 빈번할 정도로, 출석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도 영국 대학교 수업을 들을 기회는 흔치 않으니, 웬만하면 강의에 출석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강의는 보통 일주일에 강의 한번, 세미나 한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의를 듣고 해당 주차 강의주제와 관련해서 교수님이 올려주시는 리딩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여 교수님과 나머지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세미나는 특히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굉장히 열려있고 자유롭습니다. 교수님은 학생 한명한명에게 집중하시고, 모든 의견에 정성스럽게 피드백을 주시며 세미나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세미나는 보통 참석율이 굉장히 저조합니다.)
영국 수업도 마찬가지로 중간고사 한번, 기말고사 한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에세이로 대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업 외에도 리버풀대학교에서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꽤 적지 않습니다. Global opportunities라는 부서에서 주기적으로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데, 이때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기 쉬우니 이때를 잘 활용하여 많은 친구들과 교류해보시길 바랍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이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귀한 기회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렴한 학비로 해외의 대학 생활을 경험하며,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얻기 힘든 기회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었고, 그러기에 교환 생활을 더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교환을 준비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까지 교환 생활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1년 동안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한 학기밖에 못 누리고 온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가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해외의 다양한 문화들을 즐길 수 있었으며, 저 자신도 내적으로 훨씬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귀한 기회 주신 국제협력본부 및 리버풀 대학교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