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원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권에 관심이 많아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또한, COVID-19로 인해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고, 이대로 졸업하면 아쉬움이 남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한 것이기도 합니다. 구사 가능한 언어가 영어뿐이라 미국과 영국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과거 영국에서 한 달간 어학연수를 했을 때의 기억이 좋게 남아있었던데다, 근처 유럽 국가들로 여행이 편리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영국을 선택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niversity of Westminster는 런던의 중심부에 있습니다. 접근성과 교통이 매우 좋은 것이 장점입니다. 제 기숙사가 있었던 Marylebone campus는 Baker Street 역 근처인데 웬만한 지하철 노선은 다 다닙니다. Oxford circus, Soho, Regent street 등 번화가들을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며 다른 관광지들도 쉽게 오갈 수 있습니다. 런던의 모든 곳을 다 가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교환을 갔었는데, 교통이 매우 편리해 런던 곳곳을 다니면서 런던을 100% 즐길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유학 중인 친구에게 관광에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추천받고 지원했었는데 정말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경영대와 기숙사가 있는 Marylebone campus는 신축이라 시설이 굉장히 좋습니다. 정치학 수업을 들었던 Regent campus도 시설이 좋은 편입니다. 기숙사에서 걸어서 15분 걸립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많습니다. 타 파견교들에 비해 아시아인의 비율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모두 제가 유일한 아시안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항공권(왕복), 환전(현금 거의 필요 X), 체크카드 발급(하나 비바X, 신한 글로벌 멀티, 트레블 월렛), 국제학생증, 유심(기프가프), 보험, 비상약
카드의 경우, 영국에서 monzo를 개설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저는 개설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주변을 보니 신여권 보유자들은 통과가 되고 구여권 보유자들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비상약의 경우, 코로나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면 받아서 가는 게 좋습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추운 날씨에 여행하다 보면 코로나 증상과 비슷하게 아플 때가 있는데, 그때 코로나 약이 가장 효과가 빠릅니다. NHS가 대기가 매우 길어서 병원에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3주를 기다려 진료를 받았는데 아무런 약도 처방받지 못한 지인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을 종류별로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비행기를 자주 타시게 될 것이니 중이염약도 챙겨가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수업: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Theorising Politics and International Relations, Equality Justice and Citizenship
정치학 전공을 3개 들었습니다. 전공 학점을 채워야 해 런던학 등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수업은 교수님의 강의와 학생들의 자유 발표, 토론으로 구성됩니다. 자교의 토론식 정치학 전공 수업들과 유사합니다. 다만 출결 점수와 참여 점수가 없고, 시험이 없다는 점에서 로드는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들 모두 에세이와 리포트, 매주 있는 리딩 과제 요약으로만 성적이 나왔습니다. 교수 파업이나 reading week, 지하철 파업 등으로 휴강도 한국에 비해 잦은 편이기에 학업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덜합니다.
제가 들은 것은 level 5, 6의 강의들이었는데 정치학 2, 3학년 전공 수업과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level이 높은 수업일수록 교환학생의 비율은 낮고 현지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 20~30명 정도의 소규모 강의이며, 대형 수업에서도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면 10~20명씩 나뉘어 토론하게 됩니다.
생활: 기숙사 근처에 TESCO, Sainsbury's, Waitrose 등 식료품점이 많습니다. 저는 Waitrose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한국 식료품점인 Oseyo도 자주 갔습니다. 근처에 우체국, 문구점, 지하철역 등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기숙사 바로 옆 골목에 식당과 카페가 많고, 이솝, 더바디샵 매장도 있습니다.
Marylebone hall에서는 6명이 한 플랫에 살게 됩니다. 플랫메이트들은 전부 교환학생이었으며 남자2 여자4로 구성되었습니다. 이중 절반이 미국인이었습니다. 자교 919동 기숙사와는 다른 형태로, 호텔과 같이 복도에 1인실이 6개 있고 주방만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해 먹으면 플랫메이트들과 자주 마주쳐 친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 요리를 하지 않는 분이시더라도 영국에서는 해 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가가 매우 높아 자주 외식을 하기가 힘들고, 특히 한식이 매우 비쌉니다... 또한, 기숙사에서 매일 주방을 청소해주고, 쓰레기도 버려주기에 요리 후 설거지만 하면 돼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교환학생 대상 행사들이 초반에 자주 열려 친구를 사귀기에 좋습니다. 저는 동아리는 활동하지 않았지만 플랫메이트들 그리고 수업에서 만난 현지 학생들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관광: 학업에 집중하기보단 비수기인 학기 중에 관광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수기(12월-1월)가 되면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외출 자체가 힘듭니다.
1) 박물관, 미술관
런던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특히 British museum은 regent campus에서 걸어갈 수 있기에 수업 후에 자주 갔습니다.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입장료가 무료라 좋았습니다. 가장 유명한 British museum과 national gallery는 가이드를 들으면 각각 20시간, 15시간 만에 다 볼 수 있습니다.
2) 뮤지컬, 연극
West End의 뮤지컬이 유명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뮤지컬을 보았고 셰익스피어의 연극과 유명 배우가 나오는 연극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뮤지컬을 즐겨 보았는데, 퀄리티 측면이나 가격 측면에서 영국 뮤지컬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극장들이 밀집해있는 곳이 기숙사에서 10분 거리라 편리했습니다.
3) 유명 관광지
비수기일 때 다녀가셔야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면 런던에 있는 스타디움들에서 EPL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토트넘 구장은 기숙사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overground를 타고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직관을 두 번 이상 갈 계획이라면 멤버십에 가입하는 게 좋습니다. 펍에서 축구 경기를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기숙사가 위치한 Baker street 자체도 셜록 홈즈 관광지이고 근처에 Daunt 서점, Wallace 컬렉션 등이 있습니다.
여행: 런던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의 여행은 매우 쉽습니다. 저는 학기 시작 전 1주, reading week 1주, 종강 후 크리스마스 전까지 1주, 귀국 전 2주 동안 독일, 노르웨이&덴마크, 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 스페인여행을 갔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아일랜드는 과거에 여행한 적이 있어 이번에 가지 않았으나, 다들 교환 학기 중에 한 번씩은 가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1, 2시간 비행이며 기내용 캐리어 하나와 백팩만으로 충분하기에 항공편이 저렴합니다.
브라이턴(세븐시스터즈),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스코틀랜드(에딘버러, 하일랜드), 윈저, 바스 등 영국 국내 여행도 추천해 드립니다. 공강과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근교 여행을 자주 다닐 계획이라면 rail card를 발급받는 게 좋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은 대학 생활 중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제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고, 셜록 홈즈를 좋아하며 런던 관광을 열심히 할 계획이신 분들에게 University of Westminster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이니,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블로그나 일기도 쓰셔서 소중한 추억을 남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