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첫째, 나중에 해외에서 일하고 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해외 살이를 미리 경험해봄으로써 이 생각에 확신을 얻고 싶었다. 둘째,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미국 드라마, 영화를 보며 자란 영향으로 미국의 대학교 캠퍼스 라이프에 로망이 있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우선 캠퍼스 라이프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둘째, 한국에서도 면허가 없고 미국에서도 절대 운전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도보로 많은 것이 가능한 지역을 원했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인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 있기에, 심리학 및 사회과학 쪽 프로그램이 좋은 곳을 희망했다.
이런 우선순위를 종합하였더니, 뉴욕과 1시간 거리인 뉴저지에 있어 교통이 편하면서도 캠퍼스가 있고 심리학 프로그램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Rutgers University가 나의 희망 사항을 모두 만족시켜주어 지원하였고 운이 좋게도 선정되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Rutgers University는 뉴저지 주의 주립대학교이다. 크게 3개의 캠퍼스, 다시 작게 5개의 서브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파견될 메인캠퍼스는 뉴저지 주의 뉴브런즈윅 도시에 위치해있으며, 보통 Rutgers University라고 하면 이 메인캠퍼스를 떠올린다. 이외 특수전문대학원과 특수학과를 중심으로 하는 뉴어크 캠퍼스와 캠든 캠퍼스가 존재한다.
뉴브런즈윅 메인캠퍼스는 다시 5개의 서브 캠퍼스로 나누어진다. 가장 중앙이 느낌이 나며 인문사회계열 학과 수업들과 학생 생활 관련 행정이 이루어지는 College Avenue, 경영학과를 중심으로 비교적 신설된 건물들이 많은 Livingston, 과학계 및 이공계 관련 수업과 건물들이 있는 Busch, 자연계열 수업들과 특히 animal science 학과 수업들이 진행돼 소위 ‘동물농장’이라고 불릴 만큼 자연이 떠오르는 Cook, 마지막으로 예술계 수업들이 진행되는 Douglas 캠퍼스이다. Cook과 Douglas 캠퍼스는 지리적으로 거의 붙어 있어 보통 Cook/Douglas로 붙여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 4(5)개의 캠퍼스들은 서로 큰 강과 고속도로를 끼고 있을 만큼 떨어져 있어, 학생들은 캠퍼스를 오고 갈 때 대부분 교내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비자 인터뷰 날짜를 정한 후 비용을 납부하면 인터뷰 예약이 완료된다. 정해진 날짜에 대사관에 방문해 인터뷰를 보고 여권을 제출하면, 이후에 비자가 붙여진 여권을 택배 또는 현장방문해서 수령할 수 있다. 인터뷰 후 여권을 받기까지 나의 경우는 약 3일이 걸렸으나 이 날짜는 시기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인터뷰 날짜를 출국 날짜보다 넉넉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날짜가 촉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emergency 신청을 하면 교환학생의 경우 보통 인터뷰 날짜를 빨리 당겨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에 지원하는 링크가 담긴 이메일로 안내가 되었다. Rutgers University의 경우 크게 3가지의 숙소 형태가 있다. 주거만 가능한 형태의 dorm, 요리까지 가능하도록 주방이 포함된 apartment, 그리고 캠퍼스 근처에서 나가 살 수 있는 off-campus이다.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때 들은 내용에 따르면 교환학생들은 최대한 좋은 시설로 배정을 하도록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거의 99퍼센트 apartment 형태에 배정이 되며,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았을 때 대부분 University Center at Easton Avenue Apartments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간혹 듣는 수업에 따라 추가 수강비용 또는 교과서 비용을 고지서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어 학생마다 최종 지불하는 비용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아래와 같았다.
이 모든 비용의 세부 사항은 담당자님께서 이메일로 충분히 설명을 해주신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이메일을 무조건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교환학생 생활에 필요한 모든 안내와 신청사항은 이메일로 전달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 2번씩은 이메일을 확인하여 중요 사항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2)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으면 간혹 유용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국제학생증을 두 종류나 발급받았지만, 신분증 이외로는 단 한번도 쓸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의외로 이 신분증 역할이 편리했기 때문에 (국제학생증이 없는 친구들의 경우, 나이를 인증해야 되는 경우 계속 여권을 들고 다니는 것을 불편해했다) 하나쯤은 발급받아도 괜찮을 것 같다.
3) 나의 경우는 기숙사에서 요리가 가능함에도 학식(Meal Plan)을 신청했다. 일단 요리를 전혀 못한다는 점이 제일 컸지만, 그 외에도 미국 대학교의 학식을 꼭 경험해보고 싶었고, 요리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을 아껴 조금이라도 더 교환학생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신청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강의들을 입력하여 제출할 수 있는 링크가 담긴 이메일을 안내받았다. 이렇게 처음 제출을 하면, 이중 어떤 강의들은 수강신청이 되었고 어떤 것들은 여러 조건에 의해 불가하다 등의 답을 주고 받으며 수강신청이 이루어졌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나는 강의를 총 다섯 개, 파견교의 기준으로 총 16학점의 수업을 수강하였다.
1) <Cognitive Science> : 인지과학 분야의 입문 수업이었다. 본교에서 인지심리학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는데, 인지과학 수업에서는 심리학 이외에 인지 분야에 관여하는 다른 학문들(언어학, 공학, 인류학, 자연과학 등)의 접근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
2) <Introduction to Media> : 미디어 분야의 입문 수업으로, 미디어의 중심지인 미국의 다양한 미디어 접근과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
3) <Creative Writing – Introduction to Multimedia Composition> : 글쓰기 수업답게 과제가 제일 많았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았던 수업이었다. 수업의 부주제가 Documenting your world였던 만큼, 1주일에 다큐멘터리를 한 편 시청한 후 수업 전반부 때 관련해서 토론을 했다. 동시에 wordpress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관심 주제를 정해 1주일에 블로그 글을 1편씩 업로드해야 했다. 중간과제는 podcast를, 기말과제는 직접 documentary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4) <Career Management> :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수업이었다. 나 또한 예전 선배님의 교환 후기를 보고 신청했던 수업인데, 진로 개발과 취업에 집중된 수업이다. 이 수업 덕분에 처음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작성해보고, 취업박람회에도 참여해보고, 나의 성격 강점에 맞는 진로 설계도 배워볼 수 있었다.
5) <Psychology of Intimate Relationships> : 본교의 인간관계의 심리학 교양수업과 비슷할 것 같다. 다만 미국답게 한국에서는 다루기 민감한 주제들도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다뤄진 부분이 매우 신선했다.
3. 학습 방법
과제를 그때그때 밀리지 않고 내기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가능했다. 특이한 것은, 시험이 있던 모든 수업들에서 Study Guide라는 것을 배부해주었는데, 말 그대로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 중 어떤 토픽을 중심으로 한 번 더 공부하면 좋을지를 교수님께서 정리해주신 요약본이다. 이 study guide가 시험 준비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수업 때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미국 대학교는 수업에서 정말 말을 많이 시키는 경우가 많다. 지식 전달식 수업에서도 교수님이 틈틈이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반대 의견은 없는지, 궁금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신다. 그리고 학생들도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궁금증을 던지는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 덕에 엄청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다른 학생들이 말을 할 때 한 마디씩 말을 거들며 입을 계속 열 수 있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나의 경우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챙겨 가서 짐이 상상초월로 무거워져 후회를 한 경우라 추천사항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내가 미국 생활을 하며 깨달은 것은, 물론 한국의 물건들이 더 싸고 질이 좋고 그럴 수 있지만, 미국은 역시나 ‘큰 나라’인 만큼 없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구해온 대부분의 것들을 다 아마존에서 싸게 팔고 배송도 빨리 왔다. 그래서 나의 조언은, 의약품이나 화장품 또는 다른 생활 물품 중 정말 이거는 무조건 이 물품/브랜드 것만을 써야 된다 하는 것이 아니면은, 차라리 미국에 와서 무엇을 살지를 정리하고 짐을 최소로 가져오는 것이 덜 고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현지 물가 수준
약 1.5배에서 2배로 생각하면 편하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나는 대부분의 식사는 각 캠퍼스들의 학식당을 골고루 이용했으며, 가끔 외식을 하거나 Hmart에서 식재료를 사 한식을 해먹었다.
2) 의료는 비싼 의료보험을 구매해야 됐던 만큼, 학교의 health center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무료로 대부분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3) 미국에서도 친구들끼리 서로 돈을 주고받을 일이 생기기에 그런 경우를 대비해 미국 은행 계좌를 하나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Rutger University는 PNC와 계약을 맺어 학교 곳곳에 atm 기기도 있고 은행도 가까이 있었다. 다만 나는 나중의 해외살이를 대비해 미국 전역에서 가장 활발한(?) 은행의 계좌를 열고 싶어 Bank of America를 이용하기는 했다.
4) 학교 내에서는 교내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 밖으로 다닐 때 제일 많이 이용한 것은 뉴욕을 가기 위해 탄 NJ Transit이다. 이외에 학교 주변을 돌아다닐 때 가끔 로컬 버스를 탔으며, 다른 주로 놀러갈 때는 Newark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거나 뉴브런즈윅 역에서 AmTrak을 탔다. 참고로 기숙사 정말 바로 앞에 뉴브런즈윅 기차역이 있다.
5) 통신의 경우 나는 민트 모바일을 사용했는데, 갤럭시폰이라 e심이 안되는데도 민트 모바일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었다. 미국의 알뜰폰 요금제답게 요금이 정말 싸고, 결정적으로 민트 모바일에서 종종 첫가입자를 대상으로 큰 이벤트를 여는데, 나는 추수감사절 이벤트로 3개월+3개월 혜택을 받아, 1달에 15달러(총 90달러)만 내고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가 있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미국은 문화 자체가 그런 것인지, 누군가 자신을 챙겨주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느낌이다. 친구를 사귈 때에도 먼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말을 걸고 관심을 표하면 반갑게 맞이해주고,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때에도 적극적으로 학교 측이나 교수님께 물어보면 성심성의껏 많은 자료들을 제공해주신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원래 2020년 2학기에 교환학생을 한 번 붙었다가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소해야 됐다. 그 이후 2023년 1학기에 교환을 왔다. 즉, 2년 반이나 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지나버린 2년 반이 조금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2년 반을 미루고서라도 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익숙한 한국을 벗어나, 낯설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스스로 알아보고, 선택하고, 책임지고, 경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살이, 적어도 해외 유학을 확신하게 된 값진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