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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김O정_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_2022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5 October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했던 가장 큰 동기는 영어 실력을 높이고 싶어서였습니다. 지금껏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영어로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한국을 떠나 완전히 영어에 노출된 환경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에 미국이 가장 적합한 나라였습니다. 게다가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가기 때문에, 한 나라 안에서 여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졸업하기 전, 조금 늦은 시기에나마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대학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립대학인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입니다. NC STATE 혹은 NCSU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NC STATE는 특히 공과대학으로 유명하며, 노스캐롤라이나의 다른 유명 대학교들인 채플힐 및 듀크 대학교와 함께 NC Triangle을 이루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기후는 따뜻한 편입니다. 한겨울에도 기온이 3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겨울을 대비해 롱패딩과 전기장판을 가져갔지만, 원체 겨울이 따뜻하기도 하고 기숙사의 난방시설이 좋아서 그것들을 꺼낼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일교차가 매우 큰 편이니 그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대학교가 위치한 도시 Raleigh는 서울에 비하면 작기는 하지만, 주도답게 관공서, 기업, 식당, 카페, 박물관, 클럽 등이 모여 있습니다. 다운타운 광장을 중심으로 지역 행사가 자주 열리니, 행사 일정을 참고해서 주말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

3월쯤부터 NC STATE 교환학생 담당 부서(OIS)에서 비자와 관련한 안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자 신청을 위해 구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으므로, 학교에서 이메일을 보내줄 때 가능한 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출국 직전까지도 비자 관련 이메일이 날라오므로 이메일함을 계속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헷갈리는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OIS에게 문의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수강신청

3월 말에 수강신청을 하라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듣고 싶은 과목들을 순서대로 고른 다음 OIS에 목록을 제출하면 됩니다. 최소 12학점 이상, 그중 6학점은 반드시 전공과목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습니다. 수강신청에 있어서는 재학생이 우선시되니, 수강인원이 넉넉한 수업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강신청에서 떨어졌더라도 academic advisor와의 상담을 통해 시간표를 계속 수정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수강신청을 하고 난 후, 기숙사를 신청하라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직접 관리하는 on-campus 기숙사가 있고, 그것과는 따로 운영되는 off-campus 기숙사가 있습니다. 원하는 기숙사를 정했다면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거의 출국 직전까지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다가, 학교의 도움을 받아 방이 남는 기숙사로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혹시 학교에 도착했을 때 기숙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달 정도 기숙사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니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1학기에는 Watauga hall, 2학기에는 Alexander hall에서 지냈습니다. Watauga hall의 경우 시설이 상당히 깨끗하고 Hillsborough 거리와 가까워서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기숙사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고 Talley와 다소 멀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반면 Alexander hall은 캠퍼스 중심에 위치해 있어 어디로든 접근성이 좋았고, 기숙사 분위기가 매우 친근하여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시설이 낡고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걸 상쇄할 정도로 좋은 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쾌적하고 조용한 곳에 머물고 싶다면 Watauga hall,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Alexander hall을 추천합니다.

 

핸드폰

저는 출국하기 전 공항에서 말톡을 통해 해외유심 일주일 치를 미리 사갔고, NC STATE에 도착하고 나서는 알뜰폰 통신사인 민트모바일을 통해 유심 12개월 치를 구입했습니다. 저렴하지만 인터넷 속도나 통신 상태가 괜찮아서 많은 교환학생들이 민트모바일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특정 건물에서는 와이파이만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니, 굳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구입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은행

저는 하나은행에서 VIVA 카드를 발급받아 갔습니다. 한국에서는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고 해외에서는 달러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사용 시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레스토랑이나 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모두 문제없이 결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NC STATE에 도착해서는 교내에 있는 PNC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신청했습니다.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들어야 하고 카드를 발급받기까지 2~3주 정도 걸리므로 일찍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

출국하기 전 NC STATE에서 학교 보험에 가입하라는 이메일을 보낼 것입니다. 교환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을 해야 하긴 하나, 꼭 학교 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소개해 준 보험보다 국내 유학생 보험 상품들이 훨씬 저렴하므로, 그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한국 교환학생들은 한화 유학생 보험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저는 28인치 캐리어와 배낭을 들고 갔습니다. 주로 여름 옷과 화장품, 현지에 도착했을 때 바로 필요한 물품들 위주로 담았습니다. 침구나 식기 등 필수 생활용품들은 학교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고, 한식은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한인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것을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1년 동안 미국에 머물 예정이어서, 두꺼운 겨울옷들은 국제택배를 이용해서 기숙사에 보냈습니다. A to Z라는 사설 배송업체를 이용했고, 택배를 받기까지 2~3주 정도 걸렸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수업

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고 영어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수업들 위주로 신청을 했습니다. 그중 정말 마음에 들었던 수업들을 추려서 소개하겠습니다.

COM 336 Newsletter Production(Bob Larson) :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뉴스레터 디자인 실습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다 보니 저의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부담스럽지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 굉장히 인자하시고 말투에 기품이 있으셔서 마치 영화배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업 분위기가 친근하고 화기애애해서 매주 즐겁게 참여했던 수업이었습니다.

COM 392 International and Cross-Cultural Communication(Clodagh Bastian) : 문화가 어떻게 정체성을 구성하고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지,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생산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다루는 수업입니다. 각 문화권에서 온 국제 학생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전혀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발표를 하는 분위기라, 편안하게 한국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DAN 240 Social Dance(Macy Kalb) : 왈츠, 차차, 룸바, 폭스트롯 등을 배우는 사교댄스 수업입니다. 미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을 듣겠다는 마음으로 신청한 수업이었는데, 학기 내내 너무 즐거웠습니다. 대략 1분마다 파트너를 바꿔가며 교실에 있는 모두와 춤을 연습하는데, 거의 모두가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알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고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추천드립니다.

FLE 400 English Pronunciation(Mary Estrada) : 국제 학생들을 위한 영어 발음 수업입니다. 이 수업을 통해서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원어민들의 발음 법칙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신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한 학기 동안 영어 발음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듣기와 발음에 고민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THE 203 Theory and Practice of Acting(Danica Jackson) : 평소의 저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테지만, 미국에서는 도전해 보고 싶어서 신청했던 연기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유쾌하신 분인데다가 교실 분위기가 정말 자유로웠습니다. 과제로 무언극, 독백, 듀엣 등을 연습했었는데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고, 파트너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저는 캠퍼스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생활비를 좀 더 벌고자 시작한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일이 재미있고 함께 일하는 매니저와 동료들이 친절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좋은 추억들을 정말 많이 쌓았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도전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NC STATE에서 J-1 비자 학생들은 캠퍼스에 있는 식당과 카페에서 주 20시간 이하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지원 이메일을 보내 기다리는 것보다는, 일하길 원하는 매장에 가서 매니저에게 일하고 싶다고 직접 알리는 것이 훨씬 더 빠릅니다.

 

쇼핑

웬만한 생활용품들은 학교 근처에 있는 TargetCVS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필요한 물품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면 됩니다. NC STATE 학생 인증을 하면 6개월간 무료로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식료품은 주로 Harris Teeter에서 장을 보았지만, 가끔 한식이 먹고 싶을 때는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대형 한인마트인 H마트를 갔습니다. H마트는 온갖 한국 음식과 한국 생활용품들을 취급하고 있고 매장 안에 한식 푸드코트도 있어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한국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옷 같은 경우는 온라인 쇼핑을 자주 이용했는데, 학교 근처에 있는 중고 옷 가게인 Uptown Cheapskate도 좋았습니다. 옷의 품질이 꽤 괜찮아서, 미국에서 한 학기 동안 입을 옷들을 구매하기에 적당했습니다.

 

방학 및 홀리데이

가을 학기에는 나흘간의 가을 방학과 추수감사절 연휴가 있습니다. 이 기간 때 저는 친구들과 함께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거나 친구의 집에 초대를 받아 놀러 갔습니다. 추수감사절 바로 뒤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다 같이 아웃렛 매장으로 쇼핑을 가기도 했습니다. 12월 중순부터는 3주가량의 겨울 방학이 주어지는데, 이때 추가금을 내고 기숙사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봄 학기는 1월 초에 시작하고, 3월에 열흘간의 봄방학이 주어집니다. 또한 5월 초에 종강하고 나면 grace period(비자 만료 후에도 미국에 남아있을 수 있는 30일간의 유예 기간)가 주어지는데, 이때 친구들의 집에도 방문하고 아직 가보지 못했던 도시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이벤트 및 축제

NC State에서는 일 년 내내 학교 이벤트와 지역 축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8월 중순 Welcome week에는 NC State 학생들이 다 함께 모여 춤을 추는 Talley Takeover와 한밤중에 다 같이 캠퍼스 한 바퀴를 뛰는 Moonlight Howl and Run이 열립니다. 그리고 그 주 주말에는 Hillsborough street에서 Packapalooza라는 학교&지역 연합 축제가 열리는데, 거리를 꽉 메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상인들이 찾아옵니다. Welcome week에는 이러한 축제 일정들을 확인하셔서 모두 참여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10월 중순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큰 지역 축제 중 하나인 North Carolina State Fair가 개최되는데, 이 축제 기간 동안 온갖 놀이 기구와 길거리 음식과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축제의 규모가 정말 크고 화려하기 때문에 다른 축제는 몰라도 이 축제만큼은 꼭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교내에는 ASA(아시아 연합회), VSA(베트남 연합회) 등 다양한 민족 연합 동아리가 있는데, 일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개최하니 한번쯤 구경을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그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을 것입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에서 대략 일 년간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가 정말 많이 변화했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내향적이었던 저였지만, 미국에서는 어떻게든 밖으로 더 나가려고 하고, 친구들과 더 자주 어울리려고 하고, 그동안 주저해왔던 새로운 일들에 계속해서 도전을 하려고 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comfort zone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니, 정말로 더 많은 기회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덕분에 좋은 인연들과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고, 미국 문화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으로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역지사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만 살았을 때는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어떤 어려움을 인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그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들이 느끼고 있을 심정을 한 발짝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동안 스트레스에 눌려있을 때, 저에게 포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다가와 준 친구들은 큰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들의 호의에 감사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내가 받은 친절과 배려를 그대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돌려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귀중한 기회를 제공해준 서울대학교 OIANC STATE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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