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취업 전 마지막으로 걱정 없이 자유를 즐기고 싶었습니다. 특히 영어권 국가로 가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Rutgers university는 미국 동부 New Jersey의 New Brunswick에 있습니다. 이전에 귀국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내용 같지만, 뉴저지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계, 인도계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H-mart가 있어서 자주 간 Edison이라는 지역은 인도계 사람들이 많다고 했고, 뉴저지의 북쪽에는 Palisades Park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한인타운이 있었습니다. 만약에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이 그리우시면 이 지역에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캠퍼스는 College Avenue, Livingston, Cook/Douglass, Busch 4가지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College avenue는 인문계열 수업, Livingston은 경영계열 수업, Cook/Douglass는 예술/자연계열 수업, Busch는 공대 수업이 주로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각각의 캠퍼스는 셔틀버스로만 이동 가능하며(or 자동차) 셔틀버스는 자주 옵니다. 한국에서는 다운로드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미국에 가셔서 앱스토어 설정 변경하시고 “TransLoc”이라는 앱을 다운받으시면 실시간으로 셔틀버스 위치를 추적 가능합니다. (구글맵에서는 불가)
College avenue와 Cook/Douglass 캠퍼스는 도보 30분 정도로, 걸어서도 이동 가능합니다.
Rutgers를 선택한 이유는 ‘뉴욕과 가깝다’는 이유 하나였습니다. 이전에 서부는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동부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뉴욕을 대중교통으로 자주 갈 수 있는지가 동부에서 어떤 지역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1순위의 판단기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교환학생 명단이 발표되고 나서, Rutgers 측의 응답 링크에 정보를 입력하면 DS2019 서류를 보내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J-1 비자 신청을 하시면 되는데 Rutgers 측에서 메일로 자세히 절차를 알려주고 J-1 비자 신청의 경우 네이버/구글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자료가 정말 많기 때문에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검색으로 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비자인터뷰 신청이었는데요, 모든 서류를 신청하고 비자인터뷰가 가능한 시점이 12월 말이었는데 12월 말에 비자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는 잔여석이 없었습니다. 비자인터뷰 후에 비자를 2-3일 내로 수령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저는 출국일 직전에 받고 싶지는 않았고 그래도 최대한 일주일 전에는 비자를 수령하고 싶었습니다. 기숙사 입주 날짜는 1월 15일이었고 저는 이미 그 전에 캐나다 여행을 하기 위해 1월 9일 비행기표를 끊어둔 상황이었는데, 당시 신청 가능한 가장 빠른 비자인터뷰 날짜가 1월 6일이었습니다. 당시 같이 Rutgers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던 분께서 긴급비자인터뷰 신청을 시도해보라고 하셨고, 저는 “이미 비행기를 1월 9일에 끊어두어서 12월 말에 비자인터뷰를 보고 싶다.”라고 신청했더니 되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신청하시고 만약에 출국 임박한 날짜밖에 남지 않았다면 긴급인터뷰 신청을 하시길 바랍니다.
Rutgers에 납부하는 돈은 apartment, insurance, 각종 fee들을 포함해서 6800달러 정도(당시 환율+환전수수료로 870만원)였습니다. 그런데 재무 담당자가 교환학생 모두에게 tuition까지 처음에 포함해서 알려주는 바람에 처음에는 15,000달러를 납부해야 한다고 공지가 되었는데요, 교환학생들이 tuition은 본교에 내는 것이라는 항의 메일을 보내니 다시 수정이 되어 납부해야 하는 돈이 공지되었습니다.
납부는 flywire로 하시면 됩니다.
재무 담당하시는 Kelly라는 분께서 정말 메일을 읽지 않으십니다. 만약 이 분께 문의메일을 드렸는데도 답이 없으면 다른 담당자분께 메일을 보내시길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애초에 이미 학교에서 학점을 다 채운 초과학기 상태였기 때문에 흥미로울 것 같은 수업들을 위주로 신청했습니다. 다만, 수강신청을 할 때 강의계획서를 볼 수 없고 오로지 강의명, 교수명, 수업 장소에만 근거하여 수강신청을 해야한다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개강 후 일주일까지 수업을 바꿀 수는 있는데, 담당자인 Vallan에게 대면으로 찾아가서 수업을 바꿔야 합니다.
Concert band (1학점) : 관악기, 타악기로 이루어진 콘서트 밴드에서 연습하고 마지막에 공연하는 수업입니다. 저는 관악기를 다루지 못해서 타악기를 신청했고 재미있게 즐긴 수업입니다. 악기는 모두 수업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1/3 정도가 악기 전공자였고, 2/3가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들이었는데, 첫 연습 연주에서부터 다들 수준급의 연주를 보여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Modern dance 1 (2학점) : 댄스 기초강좌라서 매우 쉬웠습니다. 중간/기말에 근거하여 성적을 매기는 형태는 아니고 수업에 적당히 참여하기만 하면 전부 A를 받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교수님이 수업을 너무 체계 없이 하십니다. 제가 강의계획서도 올려달라고 5번 정도 말씀드렸는데, 항상 올려주신다고 하고 결국에는 받지 못했습니다. 이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체계가 없다라고 말하기는 했는데, 체계가 없는 만큼 편한 수업이기는 했습니다.
Management Skills (3학점) : Mason Ameri 교수님 수업이었는데, 강의와 팀플이 적당히 섞인 수업이었습니다. 현지 학생들과 하는 팀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저희 조만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팀플에 각자 최소한으로만 기여하려고 하며, 교수님이 결과를 내기만 하면 만점을 주시기 때문에 제출 마지막 날 각자 2~3시간 정도만 투자하여 Google Docs에 보고서를 함께 써서 제출했었습니다. 서울대에서만큼의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팀플은 절대 아닙니다.
Soviet Cinema (3학점) : 소련 영화에 대해 분석하는 수업입니다. 매주 영화 한 편을 수업 전에 미리 보고 수업 중에는 교수님이 영화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시험 대신 중간, 기말 보고서가 있는데 수업에서 다룬 영화 한 편을 집중분석하는 보고서입니다. 중간은 3~5페이지, 기말은 6~7페이지였습니다.
Creative Writing (3학점) : 이 수업은 굉장히 다양한 수업이 있는데, 저는 정말 로드가 적은 수업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시, 소설을 합하여 3~4편 정도만 쓰면 되었습니다. 중간, 기말 시험이 없고, 마지막에 기말과제 한 번을 제출하면 되는데 이는 여태까지 본인이 썼던 3~4편의 작품들을 문서 하나로 통합하여 업로드만 하면 되는 수업이었습니다.
처음에 영어를 잘 못해서 수업을 알아듣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귀가 트이니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그닥 학업에 열중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을 때는 적극적으로 대답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교환학생 유튜브/여러 후기들에서 현지 학생들이 후드티와 편한 바지밖에 입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편한 옷들만 위주로 챙겨갔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행을 많이 다닐 거라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옷이 예뻐야하는데 예쁜 옷을 거의 가져가지 않아서 그 점이 가장 후회스럽습니다. 꼭 예쁜 옷을 적당히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만약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으실 것 같고 현지 학교 생활에만 집중할 것 같으시다면 후드티를 포함한 편한 옷들만 챙기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미국 물가는 정말 비쌉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물가의 1.5~2배 정도인 것 같은데, 여기에 tax와 tip까지 붙고 나면 원래 가격의 1.5배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밖에서 음식을 사먹은 적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끼니를 기숙사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식비에서 많은 비용을 절감했던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가자마자 Chase 은행에서 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학생이 debit 카드 발급 시에 100달러를 주는 프로모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BoA에서도 200달러를 주는 프로모션이 있기는 했으나 credit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조건이어서 chase의 프로모션을 선택했습니다.
교환학생들이 배정받는 기숙사인 University Center는 College avenue에 있으며, 도보 20분 거리에 Bravo Market,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 수많은 펍,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Pharmacy, 세븐일레븐, 은행 모두 도보 15분 내에 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입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으로 가는 NJ Transit의 New Brunswick 역이 1분 거리에 있습니다. 장점은 기차 출발 5분 전에 기숙사에서 출발해도 기차를 탈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기차 소리가 정말 시끄럽다는 점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서울대에서 저를 포함해서 총 8명이 Rutgers에 갔고, 저번 학기부터 있던 다른 학교에서 간 한국인이 한 명 더 있어서 총 9명의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끼리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거의 매주 뉴욕에 가고 보스턴, 워싱턴DC, 필라델피아, 애틀란타, 캐나다 토론토와 몬트리올로 여행도 갔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는 혼자서 밴쿠버 여행을 갔다가 미국으로 입국했습니다. Spring break 때는 라스베가스와 LA로 일주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뉴욕으로 가는 NJ transit은 편도 14달러, 왕복 28달러인데, 종종 앱에서 할인도 하고 가끔 앱에서의 오류로 분명 티켓 하나를 샀는데 4개를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봄학기였지만 현지 학교 기준으로는 2학기였기 때문에 저번학기에 1년 교환학생으로 와있던 교환학생들이 10~20명 정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유럽인, 일본인이었고 apartment에서 생일파티도 정말 많았습니다.
미국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동아리에 가입하면 많은 현지 친구들이랑 친해질 수 있는 것 같고, 저는 친해진 일본인 교환학생 친구가 kpop 동아리에서 만난 미국 친구를 소개해주어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현지 친구들을 사귀고 싶으면 학생들끼리 교류가 많은 수업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수강한 modern dance는 학생들끼리 교류가 많은 수업이어서 이 수업을 같이 듣는 현지 학생들과도 친해졌습니다.
1~3월까지는 매주 주말에 여행을 갔지만, 4월에는 최대한 학교/현지 생활을 즐기고자 했습니다. 뉴저지가 크고 볼 것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맨하튼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곳도 있고 바다도 있습니다. 심지어 4월에 학교 교직원들의 대대적인 파업이 있어서 일주일동안 모든 수업이 휴강을 했습니다. 파업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많았고, 파업에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college avenue에 있는 넓은 잔디에서 학생들이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파업 일주일 당시에 날씨가 정말 좋아서 많은 학생들이 잔디에 드러누워 여유를 즐기는 모습에서 이게 정말 미국 대학 캠퍼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파업 시기에 학교 캠퍼스 곳곳으로 피크닉을 가기도 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미국을 가기 전에 가장 먼저 우려했던 사항이 총기사고였습니다. 다행히 학교 내에서 총기사고가 있지는 않았는데, Rutgers에서는 학교 내에서 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모든 학생들에게 Alert 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대부분이 Robbery 사건이었는데, 한 번은 새벽에 college avenue에 bomb threat이 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문자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잘 해결되었지만, 처음 겪어보는 유형의 일이라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학업에의 부담도 없고 취업 전 마지막 자유를 즐기기 위한 여행이라 마음가짐도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졸업 전 제대로 된 자유를 즐겼고, 여태까지의 대학생활 중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추억만 많이 쌓은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현지 학생들의 여유로운 마인드를 보며 느낀 것이 많았고, 저도 여유를 찾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졸업이 1학기가 늦춰지든, 1년이 늦춰지든 그것은 교환학생 1학기와 견주어서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교환학생 4개월의 시간은 정말 소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