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항상 중국어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 학부때부터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생겨 계속 교환이 취소되었습니다. 이번 지원도 못 갈 수도 있었지만 제가 가기 전 극적으로 상황이 좋아져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기 직전에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되었습니다.) 3번째 도전인만큼 간절하였는데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기도 했고, 배현주 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중국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칭화대학교/북경
보통 중화권 교환학생이라 하면 대만이 아닌 이상 북경이나 상해로 많이 가는 거 같습니다. 저는 중국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오직 학교 하나만을 보고 결정했습니다. 중국의 탑 대학인 북경대와 칭화대를 두고 고민하다가, 아주 단순한 이유들로 칭화대로 결정하였습니다. 일단 대부분 주변 친구들은 북경대로 교환을 가기에 저는 고립(?)되고 싶었고 (한국인들과 어울리기 싫었음) 그냥 남들의 선택지가 아닌 칭화로 가고 싶었습니다. 또한 최근 연임하게 된 중국의 얼굴인 시진핑 주석이 졸업한 대학이라는 점이 끌렸습니다. 또한 바보같은 이유지만.. 보라색이 최애 색깔인데 칭화대 메인컬러가 보라색이기 때문입니다.. ㅎㅎ(그 덕에 칭화에 있으면서 보라색을 맘껏 즐겨 좋았습니다 ㅎ)
2. 파견대학/지역 특징
결론적으로 저는 너무 만족스러운 교환생활을 보내고 왔습니다. 중국이라는 대국의 탑답게 학교에 돈이 정말 많고... 학생들도 학업에 진심이며 학부생, 대학원생 할 것 없이 훌륭했습니다. (저는 대학원생이지만 학부, 대학원 수업 다 들었습니다.) 정말 칭화 다니며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학교와 주말과 빨간 날 가리지 않고 도서관을 가득 메운 학생들을 보며 대단한 학교라는 생각이 자주 와 닿았습니다.
다만 칭화와 북경대 모두 북경의 촌에 있어 교환에 와서 여기저기 여행다니고 경험과 추억을 쌓고 싶은 분들이라면 비추천합니다. 북경의 관광명소나 핫플레이스와도 멀고, 기차역과도 거리가 멀어 한번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교환학생을 공부하러 간거라 거의 캠퍼스 내에만 있었기에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백화점 이런 건 멀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다 캠퍼스 내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칭화의 경우 큰 슈퍼마켓인 天猫가 학교 곳곳에 있고, 중국의 쿠팡인 타오바오 배달로도 많은 걸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경에 교환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팁: 한국이 너무 그리우면 왕징望京에 다녀오세요,, 코리아 타운처럼 한국 음식점, 한국인들 가득하고, 북경에서 제일 큰 한인마트인 내고향마트(来故乡超市)에 한국라면, 과자, 김치, 된장 등등 있을 거 다 있답니다.
또한 북경의 많은 관광명소가 예약을 해야하거나 명소마다 관람 표 사는 방식이 좀 달라요. 그리고 길, 화장실을 묻는다거나 택시를 잡는 등 등 소통이 필요할 때 영어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교환 오시기 전에 생존 중국어 열심히 익혀놓으시길 바라요.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중국비자가 신청이 복잡해서 돈 주고 대행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시간 넉넉히 잡고 본인이 신청하시는 거 추천드려요! 유튜브만 쳐도 가이드 엄청 많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한번 익혀놓으면 앞으로 평생 중국올 때 (부모님 비자 도와드릴 때 등) 돈 엄청 세이브할 수 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저는 기숙사 살았습니다. 신청 기한에 잘 맞춰 바로 신청하시길! 룸메랑 안 맞는 친구들은 도중에 나와서 자취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보안이나 청소 학교와의 접근성 등 고려했을 때 기숙사 생활 하시는 거 추천드려요. 칭화 유학생 기숙사는 1인실, 2인실, AB실(화장실 공유, 방 따로)로 나뉩니다.
3. 기타 유용한 정보
중국이 110v 사용해서 돼지코 사가야하는 줄 아시는데 아닙니다!(제가 그랬어요..) 220v도 같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돼지코 필요 없습니다. 또 짐 너무 많이 챙겨오지 마세요! 중국도 사람사는 곳이라 있을 거 다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교환오기 전 사실 중국어 과목이 아니라 영어 과목 위주로 들을 계획이었습니다. 제 중국어 실력이 칭화에서 본교 중국인들과 함께 들을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가 원하는 강의들은 영어수업이 없었고 결국 1개의 영어수업 4개의 중국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 중국어 수업을 들어야하겠구나라는 현실을 파악했을 때 정신이 살짝 아득했습니다..ㅎㅎ 그래서 제가 취한 조치는 교수님과 ta에게 메일을 돌려 양해를 구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여기서 한 학기 수학하게 되었는데 중국어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듣기는 가능하지만 말하기와 쓰기가 약하다. 혹시 발표나 논문을 영어로 해도 되겠습니까”식의 내용으로 메일을 드린 후 ot에 참가했고 흔쾌히 영어를 써도 된다고 하는 수업을 선택하였습니다. (한 교수님께서는 영어사용을 달가워하지 않으셔서 바로 드랍했습니다 ㅎ)
위의 상황은 제 상황을 말씀드린거고 중국어에 자신이 없으시다면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기 힘들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도전을 좋아하시고 맨땅에 헤딩하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교수님께 양해구해보는 식으로 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언어는 결국 환경이 제일 중요하니깐요.
3. 외국어 습득 요령
위에서 중국어 수업에 대해 거창하게 말씀드렸지만, 사실 외국어 습득에 제일 좋은 것은 친구 사귀기입니다. 수업 같이 듣는 겉친구 말고 ‘찐친’을 만들면 실력이 크게 늘어요. 저는 정말 운 좋게 취향이 잘 맞는 중국인 룸메를 만났어요. 그런데 이건 너무 랜덤이라 교환 오시면 친구를 만들 여러 통로를 시도해보시는걸 추천드릴게요! 많이들 동아리에서 많이 사귀시더라구요 (케이팝 댄스동아리, 한중교류동아리 등을 들어가시면 한국에 관심이 있는 중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비슷한 취향으로 친해질 기회가 많은 거 같습니다.) 저도 사실 재미없는 수업보단 룸메랑 새벽까지 얘기하고, 같이 한국식당 찾아가고, 같이 화장 열심히해서 새벽에 놀러나가는 그 시간에 중국어가 더 는거 같습니다. 물론 수업도 열심히 들어야겠지만요! 수업을 듣다보면 모르는 단어를 찾게 되잖아요, 그때 전공수업인 경우 네이버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도 많습니다. 그럴땐 youdaocidian 사용을 추천드릴게요! 한국인들이 네이버 사전과 파파고를 많이 이용하듯 중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전과 번역기입니다. 그리고 네이버사전과 youdao사전에 단어장 기능을 사용해서 검색한 단어 흘려보내시지 말고 여러 번 보며 익히는거 추천드려요.
5. 기타 유용한 정보
중국에서 유용하게 쓴 앱 추천해드리겠습니다.
1) vpn
저는 총 3번의 vpn 유목과정을 거쳤는데, Shadowrocket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깔아놓고 가시는 거 추천드려요
2) 고덕지도
걷기, 자전거, 기차, 지하철, 버스 등등 모든 노선을 다 볼 수 있고 택시 잡기(카카오택시처럼), 호텔 예약, 유니버셜이나 디즈니 같은 액티비티 표 구매 등 엄청 자주 썼던 앱입니다.
3) 위챗페이, 알리페이
몇몇 서비스는 위챗페이만 이용가능하고 몇몇은 알리페이만 이용가능해서 결국 둘 다 활성화해야 편하더라구요
4) 메이투완 美团
이것도 되게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 저는 배달음식시키는 용도로 자주 썼습니다. 한식 그리우시면 여기 韩国料理 검색하시면 꽤 다양하게 나옵니다 ㅎㅎ (저는 국밥충인데 양평곱창 국밥덕에 한국생각 덜 났습니다, 맛집리스트 원하시면 메일 주세요)
5) 샤오홍슈 小红书
중국의 인스타그램입니다. mz 세대 집합체라 저희가 궁금한 건(관광지, 여행지 추천 등) 바이두보다 여기 검색했을 때 더 한눈에 더 쉽게 파악하기 좋은거 같아요! 저는 사소한 거 哈喽单车怎么锁 이런것도 샤오홍슈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행은 北京旅行攻略 이런식으로 ‘공략’ 넣어서 검색하시면 아주 깔끔하게 나옵니다.
6) 타오바오
싸고 이쁜 물건을 좋아하는 저에게 타오바오는 천국이었습니다.. 옷, 악세사리, 장신구 등 한국보다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싸다고 좋은건 아니에요, 카피제품으로 퀄리티 낮게 대충 원본 카피 후 판매하는 곳도 많으니 리뷰를 잘 살펴보시고 구매하시길
7) BOC 뱅크오브차이나
네이버에 판다카드라고 검색해보세요! 저는 판다카드 한국에서 만들어가서 여기로 부모님이 생활비 보내주시면 중국계좌로 이체해서 사용했습니다.
8) 파파고
파파고 앱 다운받아가시면 image 기능 요긴하게 쓰실거에요. 메이투완에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카페나 식당에서 扫码点餐 할 때 자스민, 찹쌀 등등등 생소한 단어가 많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수건(중국 수건은 한국수건만큼 두껍지 않고, 쓸만한 것들은 사이즈가 바디커버용처럼 다 크기 때문에 한 4개 정도는 챙겨가시고 모자란건 얇은 수건 쓰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평소 쓰던 스킨케어 정도?
2. 현지 물가 수준
물가는 전반적으로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쌉니다(많이 싸지 않습니다) 하지만 칭화의 경우 학식이 정말 싸서 학식 자주 즐겨먹었습니다. 또한 배달비가 정말 쌉니다. 배달비가 없는 곳도 많고 비싸도 600원 정도 합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배달음식 한달에 한번 먹을까말까 했던 제가 일주일에 다섯 여섯번 꼴로 편하게 배달시킬 수 있었습니다. (밀크티, 아이스크림, 심지어 편의점에서 물 배달도 기숙사 앞까지 해주십니다!)
3.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칭화는 동아리가 100개 정도로 정말 다양합니다. 저는 관심있었던 edm 동아리에 단톡방에 들어가 교류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동아리 외에도 칭화는(돈이 많아서..) 엄청 다양한 행사를 주기적으로 엽니다. (마라톤, 홈커밍데이, 케이팝데이(칭화는 케이팝을 참 사랑하는 거 같습니다), 다문화데이, 스포츠데이 등등) 그래서 저도 동아리 활동은 거의 안 하고 이런 이벤트 하면 가는 길에 잠깐 보고 즐기곤 했습니다.
4. 안전 관련 유의사항
개인적으로 북경 보안, 특히 칭화 보안은 한국보다 훨씬 좋은거 같습니다. 인건비가 싼 덕에 24시간 내내 security 분들이 있고, 캠퍼스를 들어오는 것도 서울대와 다르게 아무나 못 들어옵니다. 학생, 교수, 캠퍼스 관리해주시는 선생님들 제외 후엔 칭화 관련자가 예약시스템을 거쳐 철저하게 신분증 검사 후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항상 많은 紫荆운동장에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학생들이 새벽 3시까지 돗자리 펴놓고 영화를 본다든가 만담을 나누는 캠퍼스 낭만을 누릴 수 있습니다. 기숙사도 통금이 없지만, 각 기숙사마다 security 선생님이 24시간 내내 계시기에 새벽에 나가기 좋아하는 저도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은 스스로가 챙기는 점이라는 거 항상 염두해두시길 바랍니다! 북경의 보안은 좋지만 어딜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기때문에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항상 자신의 행선지를 말해놓길 바랍니다. 또 중국은 한국만큼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없습니다. 말을 걸고 한국인이라고 하면 대놓고 사진을 찍거나 몰래 사진을 찍고 도망가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중국 살다보니 적응(?) 하게 되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칭화는 칭화만의 시스템이 짜여져있습니다. (밥카를 만들어야 학식을 먹을 수 있는 점, 택배수령지가 항상 다른 점 등등) 그래서 처음에 아무것도 모른채로 학교에 오니 참 난감하였습니다. 배가 고파도 밥카가 없어 밥을 못 먹고, 중국 계좌를 만들어야하는데 단기 교환학생이라 여러 은행에서 거절당하였습니다. 하지만 바쁜 학교는 이를 친절하게 안내해주지 않아 저는 서강대에서 칭화로 공부하러 온 원래 알던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 북경대가 아닌 칭화를 고른게 좀 후회되기도 했습니답... 시스템을 하나도 모르겠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북경대에서 수학했던 분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처음이라 어색하고 힘든거지 중국계좌 만들어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쓸 수 있다면 사는 게 편해집니다!! 또한 준비과정이나 학기 초반에 물어볼 곳 없으시면 제게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아는 한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메일 주시거나 인스타 디엠으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meizhen_zhenmei)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았고 또 저는 인생 첫 유학이라 걱정도 많았지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온 시간들이었기에 매우 감사합니다. 교환학생을 고민중이시라면 학생의 특권이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려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들 너무 걱정마시고 안전하고 행복한 교환 기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