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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최O영_TU Delft_2023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October 2023

I. 교환 파견 동기
대학교에 와서 갈망하던 것 중 하나가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어릴 때 미국에서 2년 정도 유학 생활을 했는데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성인이 돼서 외국에서의 유학 생활이 항상 궁금했고, 더 나아가 유학을 고려
하고 있는 저에게 외국살이가 저에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해외의 우수한
교육환경에서 시야를 넓히고 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미국 유학 생활을 해본 저는 미국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대학생활
중에 처음 가본 유럽 여행이 굉장히 인상 깊어, 유럽에 교환학생을 가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네덜란드로 교환
학생을 가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네덜란드는 영어권 국가가 아닌 유럽 국가 중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나
라라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6개월 동안 네덜란드에서 영어로 소통이 안 된 경우는 오직 2회였습니
다. (다른 비영어권 유럽 나라들을 여행했을 때 하루에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되는 현지인 두 명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네덜란드는 중부 유럽에 위치해 있어 유럽 여행을 다니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리고 제가
파견되었던 델프트공대는 유럽을 대표하는 공과대학이며 QS 대학랭킹에서 2022년 기준 공학/기술 분야 10
위에 등재된 우수한 학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네덜란드의 델프트공대로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델프트 공과대학(Technische Universiteit Delft)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최고의 공과대학입니다. 네덜란드
뿐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의 공과대학으로써 토목, 건축, 기계, 항공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학교입니다. 특히 2024년 기준 토목과 기계공학 분야 2위, 3위로 세계를 대표하는 공과대학이라고 할 수 있
습니다.
네덜란드라는 이름은 “낮은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1/3의 땅이 해수면 아래에 존
재하고, 어디에 가든 광활한 들판과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낮고 평평한 나라입니다. 둑과 운하, 그리고 해안의
모래언덕 덕분에 이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 덕분에1) 네덜란드는 공학, 특히 건축과 도시공학이 아주 잘 발
달한 나라입니다. 평지가 많아서인지 네덜란드 사람들은 발이 자전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전거가 일상인
나라입니다. 인구수보다 자전거가 많습니다. 또한 평지라 북해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줄 산이 없어서

바람이 많이 불고, 어딜 가든 풍차를 볼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비바람이 거세어 한국보다 기온은 높아도 습
도가 높아 춥지만, 여름에는 30도가 넘는 날들이 드물고 화창한 날들이 계속됩니다.
TU Delft가 위치한 델프트는 헤이그와 로테르담 사이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헤이그는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 순국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의 행정 수도 역할을 하는 도시이며,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규모 항구도시
로 유럽의 관문이라고도 불립니다. 거대한 두 도시 사이에 끼어있어서인지 델프트는 더더욱 작고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인구는 10만 명이 겨우 넘는 대학도시로, 인구의 큰 비중은 대학생 혹은 델프트공대 관련자입니
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네덜란드는 굉장히 안정되고,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델프트는 대학도시라 그런지 그중에서도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도시였습니다.
델프트는 한국인들에게는 조용하고 할 게 없는 도시로 생각될 수도 있겠습니다. 델프트는 아기자기한 운하들
로 둘러싸인 올드타운과, 소, 양, 오리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들판과 목장 등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도시입니
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교통도 아주 편리하여 헤이
그, 로테르담까지는 15분, 암스테르담까지는 45분 만에 갈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이 항목에서는 출국 전 교환학생 지원부터 현지 거주를 위한 행정절차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다루겠습니다.
1. 교환학생 지원
(1) Studielink를 통해서 교환학생을 지원하면, Osiris 웹사이트 접속을 위한 NetID를 받으실 겁니다.
(2) NetID를 이용해 Osiris에 접속하면 TU Delft 지원을 위한 정보를 작성하고 필요 서류를 제출할 수 있습
니다. 교환학생 기간동안 수강 예정인 과목을 작성하는 단계가 있는데, 과목 학점 합이 한 학기에 24~30
ECTS가 되도록 강좌를 골라야 합니다. 강좌 검색과 관련해서는 III.학업 항목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
지에서의 사정으로 실제로 듣게 되는 과목이 바뀌어도 TU Delft에서 수강하는 데는 문제 되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추후에 서울대의 국외수학변경신청만 잘해주시면 됩니다.
(3) Osiris 신청 후 몇 주가 지나면 TU Delft로부터 Admission Letter를 받을 것입니다. 메일을 받은 날로
부터 5일 이내에 Confirmation Statement를 제출하면 됩니다.
(4) Financial Letter 납부
며칠 뒤 Financial Letter가 전달됩니다. 저는 이 단계가 출국 전에 해야 하는 행정 절차 중 가장 중요하며
빠른 행동력을 요한다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이민청(IND)에서는 외국 학생들이 네덜란드 거주를 위한 금전
적인 능력이 되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7,000유로 가량의 돈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돈
은 현지 계좌를 개설한 뒤에 약간의 행정 처리 비용을 제외한 금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송금하는
순서대로 기숙사를 고를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국제송금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액 자체
가 크고, 환전과 해외송금 절차가 간단하지 않기에 미리 절차에 관해서 알아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여
러 송금 방법을 알아본 뒤 빠르고 유학생에게 수수료가 낮은 모인 이라는 앱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6일 정도
걸려서 송금을 완료할 수 있었는데, 이미 좋은 기숙사 방들이 많이 나가고 난 뒤였습니다.
2. 기숙사 지원
(1) DUWO 기숙사 신청
기숙사 신청은 DUWO라는 웹사이트에서 진행됩니다. Financial Letter대로 송금을 빨리한 학생 순서대로
DUWO 홈페이지가 활성화되는 날짜와 권한이 주어집니다. DUWO에 회원가입을 한 후, 마음에 드는 기숙사
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DUWO라는 기숙사 업체는 네덜란드 전역을 대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택지 중에
서 델프트에 위치한 기숙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 전역으로 기숙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지
라, 몇몇 교환학생 친구들은 로테르담에서 통학하기도 했습니다. 자유롭고 편리한 교환학생 생활을 위해서
financial letter대로 빠르게 송금하여 델프트 내의 기숙사를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2) 기숙사 선정 시 고려할 조건
6개월간의 델프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숙사 선정 시 고려할 점을 중요도 순으로 나열해 보았습니다.
(i) 학교와의 거리: 네덜란드는 비가 굉장히 많이 오고 바람도 거셉니다. 자전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안 좋은 날도 흔하며, 이 경우에는 걸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구하기 전, 자전거가 고장났을
때 등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걸어 다녀야 하는 거리를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략 자전거 15분 거리는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ii) 근처 트램/버스 정류장의 유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델프트 내에서 자전거를 타
고 다닌다고 해도, 다른 도시 혹은 나라로 여행을 갈 때 캐리어 등의 짐이 많아 자전거로는 이동이 어렵습니
다. (간혹 네덜란드 사람들은 캐리어를 한 손으로 끌면서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만..) 기숙사가 트램, 버스정
류장, 혹은 기차역 근처이면 궂은 날씨에도 이런 걱정 없이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iii) 근처 마트의 유무: 네덜란드는 물가가 비싸고, 학식, 음식이 맛있는 편이 아니라서 여러분은 생각보다 요
리를 많이 해 드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Albert Heijn, Jumbo, Lidl과 같은 대형마트 체인이 기숙사 근처에
있다면 아주 큰 위안일 것입니다. 또한 가끔 가게 될 아시안 식료품점이 근처에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iv) 시내까지의 거리: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친구들을 만날 떼 대부분 델프트 시내 쪽에서 모이게 될 것입니
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녁에 역사 깊은 델프트 구시가지를 둘러보는 것이 교환생활의 큰 행복이었습니다.
(3) 델프트 거주구역 분석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지도에 표시해 보면 위와 같습니다. TU Delft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위치에 따라
주황색 5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① 구시가지: DUWO에서 구시가지 쪽 기숙사를 제공하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홈스테이, 혹은 플랫 형식의
집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② DUWO 본부 근처: 학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기숙사 단지로, 현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벤트와 파티가 자주 열리고 socializing 하기 가장 좋은 기숙사입니다. 학교와 구시가지 중간에 있어 인프
라도 괜찮습니다. 다만 건물이 낡고 학생들이 많아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③ 캠퍼스 내: 흔히 on-campus 기숙사로 불리며, 대부분 신식 건물입니다. 쾌적하고 캠퍼스 내에 있다는 장
점이 있지만, 마트와 트램, 버스, 역 정류장까지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④ Voorhof: 구시가지, 학교를 제외한 델프트 서쪽 지역은 전부 주거지역입니다. 이곳의 건물들은 기숙사라
고 하기보다는 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일부를 DUWO에서 관리, 운영하는 시스템입니다. 대부분 아파트

이며, 건물이 낡았지만 주거지역인 만큼 마트와, 교통 등 인프라가 훌륭합니다.
⑤ Buitenhof, Den Hoorn: 주거지역이며, 학교와 구시가지로부터 거리가 멉니다. 인프라와 교통도 좋은 편
이 아니라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장점으로 근처에 델프트 유일의 병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3. 네덜란드 거주 등록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기 위해서 비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6개월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위해서
거주허가(Residence permit)와 주민등록번호(BSN)이 필요합니다.
(1) Residence permit 신청
TU Delft로부터 합격소식을 받은 뒤, Osiris의 residence permit 신청 단계에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서 업
로드하면 됩니다. 며칠 뒤 residence permit 승인 메일을 받으실 겁니다. 이는 네덜란드 입국 심사에 꼭 필
요한 자료이니 hard copy로 프린트해 두시기 바랍니다.
(2) Registration, Biometrics Appointment 신청
거주 허가가 승인되면, 주민등록번호(BSN)를 받기 위하여 Registration과 Biometrics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를 위해서는 현지 관공서에 방문할 날짜를 신청해야 합니다. Registration은 Delft의 주민 등록을 위해위해
필요 서류를 지참하여 시청을 방문하는 절차입니다. Biometrics는 지문 등의 생체정보를 네덜란드 정부에 등
록하는 일입니다. 주민등록번호(BSN)를 받아야 현지 계좌 개설, 교통카드 생성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에 네덜란드 입국 후 최대한 빠른 날짜로 appointment를 신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Appointment 신
청 홈페이지에서 관공서 방문 시 필요할 서류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류들은 한국에서 미리 서류들을 인
쇄하여 hard copy로 준비해 오시는게 좋겠습니다.
(3) BSN 발급
여기서부터는 네덜란드에 도착한 후의 단계입니다. 여러분은 Registration을 위해 delft 시청(Gemeente
Delft)을 방문하여 서류들을 제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Biometrics를 위해 헤이그(Den Haag)의 이민청(IND)
를 방문하여 주민등록증에 들어갈 사진과 지문을 찍을 것입니다. BSN은 Registration 방문 시 확인할 수 있
으며, 주민등록증은 발급되기까지 1달이 넘게 소요됩니다. 주민등록번호(BSN)가 발급되면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에 관해서는 V.생활 항목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4. 파견 대학 지불 비용
교환학생 생활에 든 비용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총 비용 = 행정비용 + 주거비 + 교통비 + 생활비 + 여행비
행정비용은 거주증과 기숙사 지원을 위한 금액, 보험금 등으로 약 80만원이 들었습니다. DUWO로 납부한 월
세는 약 85만원, 총 530만원이 들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의 교통, 즉 기차, 버스, 트램, 그리고 공유자전거를
포함하여 6개월간 약 80만원이 들었습니다. 식료품, 외식 등의 생활비는 여행 기간을 제외하여 6달간 400만
원이 들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쇼핑을 거의 하지 않았고 외식보다는 밥을 주로 해 먹었다는 점 참고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행비용은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TU Delft의 경우 가을에 학년이 시작되며 한 학기가 2개의 Quarter로 나눠져 있습니다. 즉 1, 2 Quarter는
한국의 2학기, 3, 4 Quarter는 한국의 1학기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한국에 비해 한 학기가 조금 더 길며, 쿼
터별로 수강신청을 새로 하게 됩니다. 한 쿼터는 대략 10~11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제 수업이 진행되는 주
는 5주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5주는 프로젝트나, 시험 준비 기간으로 사용되게 됩니다. 그리고 주로 중
간고사가 없고 기말고사만 치릅니다. 저는 Quarter 시스템이 배우는 범위에 비해서 강의 수나 기간이 부족하
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U Delft는 선착순으로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studyguide라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연도 모든 과목에 대한 syllabus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 시, 해당 강좌가 몇 번째 쿼
터에 열리는지, 몇 개의 쿼터에 걸쳐 개설되는지 꼼꼼하게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과목당 수강 정원은 존재하

지 않으며, etl의 역할을 하는 brightspace라는 홈페이지에서 강좌 등록만 하면 됩니다. 한 가지 생소했던 시
스템은, 과목 수강 신청을 했더라도 시험 신청을 따로 진행하지 않으면 학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
수강하는 인원도 많고, 출석도 중요하지 않으며 강의 자료는 전부 온라인에 올려주기 때문에 수업보다는 프
로젝트와 시험에 비중을 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점수 체계는 A~F가 아닌 10~1의 절대평가 체계이며, 5.9
점 이상이면 pass 입니다. 만일 시험 신청을 까먹으신 경우, 교수님께 직접 연락을 드리면 시험 응시를 허락
해주시기도 합니다만, ‘My TU Delft’라는 앱에서 꼭 시험을 제때 신청하시기를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TU Delft의 학사 수업은 몇 개 학과를 제외하면 대부분 네덜란드어로 열리지만, 석사 이상 수업들은 모두 영
어로 진행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교환학생 친구들이 석사 교환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TU Delft
에 지원할 때 “4학년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는 이유도 이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석사 강의를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High Speed Scientific Computing (NB3016): 복잡한 과학 계산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들을 배웁
니다. Parallelism, vectorization, 더 나아가 cuda computing까지 가벼운 수준으로 다루게 됩니다. Pass
or fail 과목이고, 내용도 깊지 않기 때문에 시험공부는 편한 마음으로 하면 되겠습니다.
- Advanced Digital Image Processing (AP3132): 이미지 프로세싱과 관련된 전통적인 기법들에 대해 배우
게 됩니다. 2인1조 프로젝트에서는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미지 프로세싱과 관련된 논문 2개를 읽고 구현을 한
뒤, 논문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를 진행합니다.
- Deep Learning (CS4240): 딥러닝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출석이 없는 매주 실습 시간에
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코딩을 하게 됩니다. 또한 6인 1조로 논문 하나를 리뷰하여 매주 다른 조가
논문 발표를 진행하는 세미나 세션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매주 배경 논문을 접할 수 있
어서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쿼터 후반부에는 흥미로운 딥러닝 주제에 대해 3인 1조로 구현을 하고,
논문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강의 막바지에는 수업 시간에 다룬 내용과,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
문에 대해서 기말고사를 보게 됩니다.
- Evolutionary Algorithms (CS4205): 진화 알고리즘과 이에 대한 응용을 배우게 됩니다. 강의 내용에 대
해서 매주 관련 코딩 과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5인 1조 프로젝트에서는 진화 알고리즘을 실생활에 활
용해 보고, 논문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워낙 내용이 많아 기말고사는 조금 어렵습니다.
- Natural Language Processing (CS4360): 자연어처리의 기본부터 응용까지, 방대한 내용을 모두 다루게
됩니다. 그리고 5주간 매주 선정된 논문에 대해서 리뷰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과목은 시험이 없고
프로젝트 100% 수업입니다. 3인 1조로 주어진 NLP 주제에 대해 실험을 진행하고, 논문 형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마지막에는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교수님과의 면담이 진행되는데, 교수님께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려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 학습 방법
TU Delft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업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수업은 주로 교수님께서 학생들
에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일 교수님께서 학생 간의 교류를 원하신다고 해도,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아 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TU Delft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이 활
발하게 이루어집니다. 강의 도중 열띤 토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매우 직설적이
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어릴 때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TU Delft의 학생들은 수업 시
간에 자신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어떤 질문이든 간에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막혔던 부분에 대해
서 질문을 합니다. 서로 눈치를 주지 않고, 소통을 통해 함께 배워나가려는 자세가 보기 좋았고 굉장히 효율
적인 정보의 확산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이 친구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도, 영어 실력과
무관하게 의견을 듣고, 전달하는 것에 진심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논문이랑 친숙한 분
위기가 좋았습니다. 석사 수업을 많이 들어서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논문 여러 개를 읽고, 관련된 과제
를 하거나 토론을 하는 등 논문이 수업 내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TU Delft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좋은 점수가 아니라 패스를 원하시는 분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준비하
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제 경험상 대부분의 교수님께서는 fail을 최대한 주고 싶지 않아 하십니다.
그래서 점수를 만회하거나, 보너스 점수를 위한 과제들을 추가로 내주시기도 합니다. 제가 들었던 대부분의
과목들은 80퍼센트 이상의 학생들이 패스했습니다. 수강과목 중 가장 성적 받기 어려웠던 Evolutionary
Algorithms의 경우, 60퍼센트 정도 인원이 패스했다는 사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따라서 과제를 아는 선까지 성실하게 제출하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
처럼 수업 시간에 질문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즉시 질문을 하는 것이 어쩌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에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는 주로 프로젝트의 결과가 성공적이었는지 보다
는 노력을 얼마나 들였는지에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TU Delft에서 학점을 받는 데 있어서 시험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됩니다만, 서울대에서 준비하시던 것처럼 꼼꼼히 강의 자료를 정독하시면 전혀 문제가
없으실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외국에 살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그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며, 그것이 예의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영어를 아주 잘하는 나라입니다. 심지어 네덜란드에 오랜 시간 유학하던
친구들도 네덜란드어를 전혀 모르고 그동안 배울 필요성도 못 느꼈다고 할 정도입니다. 저는 그래서 네덜란
드를 배울 시간에 영어 실력 향상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저는 서울대에서 TU Delft로 혼자 파견이 되어서 준비부터 초반의 적응까지 혼자 다 해나갔습니다. 조금 외
롭긴 했지만, 한국 친구들이 있으면 해외에서도 한국어만 쓸 것 같아 한편으로는 영어 배우기에는 다행이라
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성격에 조금 더 가깝지만, 교환학생 생활 중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보
고, 얘기를 한마디라도 더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대화하다가 좋은 영어표현을 들으면 핸드폰 메모
장에 바로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말하려다 생각이 안 나서 찾아봤던 단어, 혹은 표현에 대해서도 메모장에
적어놓았습니다.
처음 며칠은 쉽지 않습니다. 하루는 얘기만 하다가 집에 왔는데 엄청난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영어를 듣고,
머릿속에서 한국어로 한 생각을 영어로 번역해서 얘기하는 과정 자체가 에너지가 생각보다 많이 드는 일이었
습니다. 그런데 1주 뒤, 이 과정이 훨씬 편해졌고, 한 달 뒤, 머릿속으로 번역이 매우 빨라졌으며 세 달 뒤,
한국어로 생각을 안 해도 영어를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신을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구글링을 하다 보면 기출문제 홈페이지가 존재하는 과목들이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공학 과목의 경우 해당
학과의 동아리 사이트에 대부분의 컴공 과목에 대한 기출문제가 존재합니다. 또한 과목별로 과목 Whatsapp
톡방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톡방에서는 학생들끼리 질문을 올리거나, 유용한 정보를 나눠 주기도 하니 수업에
서 로컬 친구를 만들어 물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학업과 관련된 TU Delft 앱으로는 Pulse, My
TUDelft가 되겠습니다.


V. 생활
1. 의식주(衣食住)
(1) 의(衣):
네덜란드의 겨울은 영국 날씨와 비슷하게 비가 많이 옵니다. 그리고 풍차의 나라답게 바람이 거셉니다. 날씨
가 안 좋을 때는 눈, 비가 가로로 올 정도의 악천후가 몇 주간 계속됩니다. 따뜻한 옷도 좋고, 패딩, 잠바 등
의 바람을 잘 막을 수 있는 옷들을 가져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칼바람 때문에 추워서 네덜란드에서 코
트를 거의 입지 못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러한 날씨 속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우산을 쓰지 않고 걸어
다닙니다. 우산을 써도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에 우비를 챙겨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네덜란드의 여름은 화창하고 선선하며, 주로 18~24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합니다. 반팔 위에 입을 얇은 외투
한두 벌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을 여행할 때는 주로 네덜란드보다 덥거나 쨍쨍하
기 때문에 여행을 위해서 한국의 여름옷과 비슷하게 준비해서 오면 될 것 같습니다.

(2) 식(食):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네덜란드, 혹은 북유럽 나라들은 음식이 잘 발달 된 문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의 종류도 아주 적으며, 간을 맞추는데 소금과 후추가 전부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감자를 많이 먹어서 키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말이 있는데 네덜란드 요리는 찐 감자, 삶은 감자,
튀긴 감자, 으깬 감자 같은 감자요리와 빵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식도 부실하며, 유럽 전반적
으로 비건 메뉴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학식에 비건 고기가 아닌 진짜 고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외식
물가는 레스토랑의 경우 인당 평균 12~16유로로 비싼 편입니다. 외식을 할 경우 제가 즐겨 먹었던 가성비 좋
고 맛있는 음식은 케밥, 인도네시아 음식, 중동 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네덜란드 음식 중에서
kibbeling, haring, stroofwafel 은 꼭 맛보라고 추천 드리고 싶은 음식입니다.
식료품 물가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특히 치즈, 우유, 계란 등의 유제품은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외식에 비해
식료품 물가가 싼 편이라 자연스럽게 요리를 많이 해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는 amazing
orinetal이라는 아시안 마트 브랜드, 혹은 작은 동네 아시안 마트가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조금 비싸긴 하지
만 한국 음식이 생각날 때마다 재료를 사서 한식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3) 주(住):
DUWO로 매달 월세를 납부하게 되실 겁니다. 여기에는 전기세, 수도세, 가스 등의 관리비가 전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집의 무언가 고장이 난다면 DUWO 앱으로부터 수리를 무료로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DUWO
앱을 통해 납부나 수리 요청 등의 서비스를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입주하면 welcome package가 제
공되는데, 이불, 배게, kitchenware, 청소용품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 밖의 가
정용품들은 blokker, amazon 혹은 중고거래처 rataplan에서 구하시면 됩니다.
기숙사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i) 10명 각 방, 화장실이 있고, 2개의 주방을 공유하는 corridor 형식: 여러 국제 학생들과의 교류를 원한다
면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만큼 다양한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III-2 파트의 ②③ 지역이 이에 해당합니다.
(ii). 혼자 사는 원룸형식: 다른 사람들과의 트러블을 피할 수 있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됩니다. 다만 타지에서
혼자 사는 것은 굉장히 심심할 수 있습니다. III-2 파트의 ④⑤ 지역이 해당됩니다.
(iii). 3명에서 가정집 하나를 공유해서 쓰는 방식: 제가 구했던 기숙사의 형태입니다. 일반 가정집도 거주하는
아파트의 집 하나를, 세 명에서 함께 사용했습니다. 각방이 있으며 화장실, 부엌을 공유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기숙사 형태의 절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III-2 파트의 ④⑤ 지역이 해당됩니다.
(iv). 이 외에도 홈스테이를 하는 친구, 주택 하나를 8명에서 공유하여 쓰는 친구 등 여러 종류의 거주 형태
가 존재합니다.
2. 네덜란드 생활 기초
(1) 자전거:
네덜란드에서 자전거 없이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 구석구석까지 분포되어 있지 않고, 걸어가기에는 굉장히 먼 거리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자전거를 구할
때 중고 자전거를 사는 방법과 자전거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겠습니다. 중고 자전거는 구
매가 조금 더 저렴한 옵션일 수는 있습니다만, 구하는 과정과 떠나기 전 다시 판매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저
는 자전거 구독 서비스(Swapfiets)를 이용했습니다. 자전거 구독서비스는 기어가 없는 자전거의 경우 월 19
유로, 기어가 있는 경우 월 23유로를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중고품을 구하는 노
력을 안 들여도 되고, 고장 시 수리 비용은 무료이기 때문에 6개월간 구독을 하여 사용했습니다.
(2) 의료:
네덜란드에서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아픈 경우는 바로 병원으
로 갈 수 없고, 해당 지역의 개인 의사(General Practitioner)분께 진료 예약을 하여 확인서를 받은 후 병원
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해도 기본 몇 주 뒤에 진료받을 수 있는 등 아주 느리고 불편한 의료
시스템이기 때문에, 타지에서도 몸관리를 잘 하여 최대한 아프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진료비도 굉장
히 비쌉니다. 주로 파견교에서 의무적으로 국제 학생들에게 보험을 들도록 하는데, 꼭 가입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자연 치유방식을 고수하는 나라라서 병원에 가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이상 특별한 조치를

해주지 않습니다. 약국도 한국에 비해 부실하므로 의약품을 잘 준비해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은행:
네덜란드에는 Abn Amro, ING 등 많은 은행이 있습니다. 대부분 학생 대상으로 무료로 계좌를 열어 주며,
이 점을 잘 확인한 뒤 편한 은행으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다만 네덜란드의 행정 처리는 빠르지 않아 계좌 신
청 후 개설까지 최소 2주 정도 걸리기에 BSN을 받는 대로 빠르게 신청하시면 되겠습니다.
(4) 교통: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네덜란드의 국철(NS)를 이용하게 됩니다. 네덜란드의 교통카드(OV-chipkaart)가 굳
이 없어도 일반 카드의 태그를 지원하기에 personal ov-chipkaart를 만들기 전에는 신용/체크카드를 이용
하시기를 바랍니다. 현지 계좌를 개설하게 되면 personal ov-chipkaart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사용하면
매달 저렴한 subscription으로 혼잡시간을 제외한 시간대에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같이 여행하는 친구 3명한테 40% 할인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은, NS subscription을 신청
하면 무료로 personal ov-chipkaart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개인적으로 personal
ov-chipkaart를 구매한 뒤, NS subscription과 연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차, 버스, 트램 이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하차 시, 혹은 역을 나갈 때도 태그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덜란드 역은 출입 게이트가 없는 경우가 있어 깜빡하기 아주 쉽습니다. 나갈 때 태그를 안 하면 벌금을 내야
하니,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러한 경우 NS 홈페이지에서 form을 작성하시면 몇 번에 한해 환불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5) 통신:
저는 한국에서 유심을 따로 사 가지 않았습니다. 기숙사에 도착하면 DUWO의 welcome package에 Lebara
사의 유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숙사 입주 시작 며칠 전에 입국하여서 스키폴 공항에서 유심
을 샀었습니다. 허나 네덜란드 공항의 유심은 정말 비싸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네덜란드의 유심은 top-up,
즉 충전 방식인데, 홍보 차원에서 공항에서 무료로 유심을 나눠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6) 장보기: Albert Heijn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마트 브랜드입니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판매하는 물건
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품질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Jumbo는 네덜란드에서 2번째로 큰 마트 체
인입니다. 제가 애용했던 마트는 Lidl으로, 값이 마트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품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3. 네덜란드의 문화생활
(1) 로얄콘세르토헤바우
네덜란드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로얄콘세르토헤바우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클래식을 너무나
좋아하는 저로서 그들의 역사적인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는 것이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교환
기간 중 공연을 4번 관람하였습니다. 이에 관해 팁으로 만 24세 이하면 공연 4시간 전에 구매할 수 있는
last minute ticket으로 모든 좌석 16유로라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
연 전과 인터미션 때 공연장 내 바의 모든 음료가 무료입니다.
(2) 스포츠
네덜란드는 스포츠 강국이며, 운하가 발달한 덕에 특히 빙상 스포츠와 수중 스포츠 강국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다양한 국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굉장히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로테르담에서 열린 ATP500
테니스 경기, 네덜란드 축구 리그(Eredivisie) 경기, 네이션스 리그 등 많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였습니다.
굳이 네덜란드가 아니어도, 유럽 전역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관심 있는 종목, 팀
에 대해서 일정을 참고하여 여행과 곁들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3) 네덜란드만의 특별한 문화들
가장 먼저 킹스데이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네덜란드는 총리가 실질적인 국가원수이지만, 국왕이 존재하는 나
라입니다. 킹스데이는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로, 네덜란드의 가장 큰 국경일입니다. 다만 더치 친구들한
테 물어봤을 때는 국왕의 생일은 둘째치고 우스갯소리로 그냥 술 많이 마시는 날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전
역에서 수많은 퍼레이드, 행사, 파티가 진행되니, 친구들과 함께 킹스데이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튤립과 꽃에 진심입니다. 가장 큰 튤립 행사인 쾨겐호프 튤립축제(keukenhof)도 좋지만, 쾨겐호프
옆의 튤립 필드를 자전거를 타고 구경하는 것을 더욱 추천합니다. 또한 바람이 많이 부는 만큼 풍차를 흔하
게 볼 수 있습니다. 풍차 안을 구경하는 것도 생각보다 굉장히 흥미로운데,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나
킨더다이크(Kinderdijk) 풍차마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치즈도 유명한데, 고다 치즈의 고향 고다
(Gouda)에 매주 목요일에 치즈 시장에 가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고다 뿐 아니라 네덜란드 도시들 전반적으
로 목요일 혹은 토요일에 각 도시 중앙 광장에서 마켓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는 반 고흐, 하이네켄, 미피, 델프트 블루 도자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베르메르
등의 고향입니다.
4. 학교 생활
(1) X
저는 TU Delft 학생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X라고 생각합니다. X는 TU Delft의 다목적 체육관으로
온갖 종류의 스포츠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합주 공간, 영상편집실, 공방, 공유주
방, 극장 등 다목적 문화 공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X에서는 이런
다양한 음악, 미술, 스포츠에 대해서 강좌가 저렴한 가격으로 진행됩니다! X subscription이 있다면 할인을
받거나 무료로 강좌를 수강할 수 있으며, 경기장이나 코트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X
subscription에 얼마를 더 내면 넓고 쾌적한 헬스장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게는 X에서 테니스를 치는 것
이 델프트에서의 큰 행복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공유주방도 대여해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나라의 음식
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도 잊을 수 없습니다.
(2) Uni-Life
Uni-Life 앱에서는 파티, 스포츠, 공연, 강연, 강좌 등 TU Delft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사들의 리스트를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College Tour라는 행사에서는 저명한 연사를 초청하여 강연이 진행되는데, 저는 벤
츠 CEO의 토크쇼에 가본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3) 정보를 얻는 법
ESN은 국제 학생들의 교류와 통합을 위해서 힘쓰는 학생단체로, 유럽 전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ESN
whatsapp 톡방을 들어가면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궁금한 점, 어려운 점을 물어볼 수 있고 이들이 개최하
는 행사나, 투어를 참여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낮은 땅 높은 꿈 그룹에서는 네덜란드에 거주하는데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중고 거래도 활발합니다. 마지막으로 델프트공대 한인 톡방입니다. 저는 우연히
만난 한국 유학생분께서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초대해 주셨는데, 한국인으로 델프트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생기는 여러 고충을 해결하는 데 힘이 되었습니다.
5. 여행

중부 유럽에 위치한 네덜란드는 유럽 여행을 하기 위한 최적의 나라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번 교환학생 생
활 중에 네덜란드를 포함하여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 모로코,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폴란드, 프랑스,
모나코, 바티칸시국 총 12개국을 다녀왔습니다. 제게는 여행이 교환학생을 지원한 큰 목적 중 하나였고, 네덜
란드를 제외했을 때도 여행을 44일을 다녀 후회 없이 다닐 만큼 다닌 것 같습니다. 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교통편 관련하여 몇 가지 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1) 항공편
스키폴 공항은 유럽에서도 이용률이 많은 공항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나라로 항공편이 많이 존재합
니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잠깐 몸담았던 아인트호벤에도 공항이 있습니다. 지역 공항 느낌이어서, wizz air
같은 저가 항공사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내놓기도 합니다. 델프트로부터 2시간 반 거리에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항공권을 일찍 구매하신다면 엄청난 특가를 잡으실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영국, 아일
랜드, 프랑스, 폴란드, 북유럽쪽 국가로 가는 항공권이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여행은 가고 싶고 여행비를 아끼고 싶은데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면, skyscanner 모바일 앱에 explore
anywhere 탭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탭에서는 설정한 기간 동안 갈 수 있는 세계의 모든 목적지를
항공권 가격이 싼 순서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기차
유레일 패스를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며칠권 단위로 구매를 할 수 있는데, 사용 선택한 날짜에는 유럽 대
부분의 기차를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자리 예약이 안 되고, 간혹 이용할 수 없는 열차도 있으니
구매 전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3) 버스
플릭스버스는 유럽 전역에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고,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
니다. 가격이 싼 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가까운 벨기에나 독일로 가는 노선이 하루에 몇 번씩 존재하
며, 야간 버스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델프트에서 파리나 스위스까지 직행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암
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버스 노선은 더욱 다양하기에 잘 알아보시면 여행경비를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6. 안전 관련 유의사항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네덜란드는 굉장히 안정된 나라라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소매
치기 걱정은 네덜란드에서 거의 하지 않았고, 인종차별도 6개월간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생 중심
의 도시인 델프트는 새벽에 돌아다녀도 위험하다고 느낀 상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이
고 여성분들에게는 조금 다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경계심을 놓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자전거와 관련하여 주의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암스테르담 혹은 네덜란드에 처음 가면 인파와
차, 트램, 버스와 섞여서 다니는 수많은 자전거에 놀라실 겁니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도로는 빨간색으로 표시
되어 있는데, 걸어 다닐 때 자신이 빨간색 길 위에 있는지 항상 체크하셔야 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주로 자
전거가 보행자와 차보다 우선순위가 높기 때문에 자전거들은 보행자를 봐도 속도를 줄이지 않거나, 심한 경
우 경적을 울리고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의 저렴한 자전거들은 브레이크가 핸들에 없고 페달을 거꾸로 돌려서 작동되는 풋브레이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타시고, 최대한 핸드브레이크가 있는 자전거를 구하
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교차로에서 자전거 도로의 빨간색 표시가 끊기면 자동차 우선이며 이 구간에서는 차
들이 속도를 절대 늦추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다.
7. 준비물
옷, 신발, 화장품, 서류 등 기본적인 물품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잘 준비하셨다고 생각하고, 중요하게 생각되
는 준비물에 대해서 몇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앞서 언급했듯이 네덜란드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의약품, 한국음식 등은 꼼꼼하게 챙기는게 좋습니다. 음식
중에서는 볼록국이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쇠 수저, 고무장갑, 휴대용 헤어드라이기, 가정용 슬리퍼도 잘 가져
갔다고 생각하는 물품입니다. 그리고 태극기와 한국의 기념품 혹은 지폐도 가져가면 좋습니다. International

행사 시 태극기가 생각보다 자주 필요하며 귀국 전 친구들에게 나눠준 작은 기념품을 친구들이 너무 좋아했
던 기억이 납니다. 있었으면 했던 물품으로는 캐리어 무게 확인을 위한 미니 손저울 정도가 되겠습니다.
(2) 가져갈 필요 없는 물품
공유기, 랜선은 기숙사에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휴대용 전기장판을 가져갔었는데, 보일러가 잘 돼서 한
번도 쓰지 않고 팔고 왔습니다. 유럽에서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학생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주로 서울대
학생증이나 교환 대상교의 학생증으로도 동일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어 저는 발급해 가지 않았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 전에 꼭 가고 싶었던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저는 졸업이 한 학기 남은 시점에서 뒤늦게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늦게 교환학생을 가면서 졸업과 진로 관련하여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교환학생을 늦게 간 것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학년 때 교환학생을 다녀왔다면, 한 학
기 동안 배우는 것 없이 놀다가만 왔을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전공지식 그리고 인생
에 대한 경험이 조금 더 생긴 뒤에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더욱더 풍부한 경험을 하고 온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다
양함이 전제된 사회 속에서 살다 보니, 다름에 굉장히 익숙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에 생전 겪어보지 못한 정말 다양한 상황을 겪을 수 있었습니다. 힘든 상황도 많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해 보니 일이 항상 잘 풀려나갔던 것 같습니다. 타지에서 어려운 상황들을 잘 해결해냈
기에 매사에 저를 믿을 수 있게 됐고 어떤 상황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
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낯선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고 열린 사고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에 대한 팁을 조금 드리자면, 교환학생을 가기 전 목적을 잘 생각해보시고,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것
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돈은 적게 들지 않기에 교환학생을 가서는 돈을 아끼느라 흔치 않
은 소중한 경험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조급해지고 내적 갈등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이때는 교환학생 생활 동안에만 할 수 있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는 성취나 여행보다는 경험과 사람들에 초점을 두고 여유를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신 다른 분들의 수기를 읽었을 때 “나를 잘 알게 되었다”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 저는 이해가 잘 안되었고 과장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다양한 상황에 놓아 보면서, 저의 새로운 모습과 반응을 보며 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그렇기에
지금은 제가 저의 가장 친한 듬직한 친구입니다. 제 교환학생 생활이 진로 뿐 아니라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교환학생은 그 누구에게
도 순탄하지 않겠지만, 그 이상의 값진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교환
학생 다녀오시는 모든 분이 안전하고, 즐겁고,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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