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 가서 교환은 한번쯤 가봐야 한다”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교환학생을 가는 것은 제 대학인생에 있어서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그간 글로만 배워온 영어를 현지에 가서 사용하며 생활해보는 도전적이고 신선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기대하는 것과 많이 다르고 훨씬 힘이 들 수 있지만, 전공과 교양 수업을 들으러 따분한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등하교 하는 몇 년 동안의 저의 평범한 일상과는 다른 모험이 될 것 같았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지원당시 1순위로 지원하였던 University of Arizona로 교환을 다녀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를 가고 싶었던 마음이었기 때문에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으로 선택지를 추렸습니다. 이후 서부에 있는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유명한 여행지가 많은 도시적인 동부와 다르게 서부는 교환학생이라는 기회 외에는 올 수 있는 기회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리조나는 캘리포니아와 가까워 주말이나 학기 중간 쉬는 기간에 여행을 하기도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인 투싼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시작되었던 대중교통 무료화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고 학교 자체에서 일주일에 3번씩 식자재 또는 옷을 무료로 나눠주는 캠퍼스 펜트리, 캠퍼스 클로젯과 같은 행사와 그 이외의 다양한 행사들이 적극적으로 열립니다. 돈을 최대한 아끼고 싶거나 학교 행사를 많이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University of Arizona는 훌륭한 학교입니다.
자연경관 또한 정말 아름답습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끝없는 산에 커다란 선인장들이 빼곡하게 나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관경이기 때문에 매우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신청과 관련하여서 파견대학을 통해 안내를 받기 때문에 안내사항을 따라가기만 한다면 비자 신청은 어렵지 않습니다. 크게 보자면 Ds-2019 받기, Sevis Fee 지불, Ds-160 작성, 인터뷰 신청 및 참석 등의 과정이 있습니다. 인터뷰 날짜를 예약해야하는데 잔여 자리가 금방 차기 때문에 인터뷰를 못해서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출국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자는 최대한 일찍 해결해 놓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비자와 관련한 공지를 포함한 다양한 안내 사항을 보내주는 현지 미국대학 메일주소로 질문을 보내면 꽤 빠르게 답장해 주시기 때문에 비자 신청를 신청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궁금한 것이 생길 때 그곳으로 질문한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대학교 측에 따르면 가을학기가 아닌 봄학기에만 기숙사 자리가 널널하여 현지학생 외로도 많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들었습니다. 저는 봄학기에 파견을 다녀왔기 때문에 운이 좋게 기숙사에 거주 할 수 있었고 학기가 시작되기 몇 달 전 메일을 통해 기숙사를 신청 할 수 있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저는 우선순위 중 꽤 높은 순위로 적어 내었던 Coronado를 배정 받았습니다. Coronado는 거주인원이 많은 편의 기숙사에 속하여서 키를 잊고 안가지고 외출하더라도 현관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그들을 따라서 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가격대가 높은 편의 기숙사라 세탁기, 자판기, 엘리베이터의 수가 많고 시설이 전반적으로 훌륭합니다. 단점으로는 학교의 메인(Student Union, 수업건물들)과는 거리가 있어서 꽤 많이 걸어야 하고 다른 기숙사에 비해서 방이 아주 작습니다. 또한 옆방과 화장실로 연결되어 화장실을 공유하는 구조여서 화장실청소나 개인물건 등에 예민한 학생들과 화장실을 공유하게 되거나 본인이 예민하다면 피곤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숙사를 신청하다보면 All-Genger 나 Community 화장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걱정과 다르게 그런 곳들도 화장실 시설이 꽤 괜찮고 화장실이 많이 붐비는 일이 잘 발생하지 않아 그런 곳을 지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저는 미술대학 수업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본교에 지불하는 등록금 이외에 파견교에 미술대학 건물 시설이용비, 재료비등을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했었습니다. 따라서 본교에는 등록금을 지불하고 파견교에는 기숙사 비용+ 미술대학 추가 수업료+ 기타 보험료의 항목들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하였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일반적인 교양과목들은 학생이 직접 수강신청을 할 수 있지만 전공수업과 같은 선이수 과목을 요구하는 과목들을 수강신청하기 위해서는 어드바이서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학교를 통해 어드바이서를 배정받게 되는데 어드바이서에게 원하는 과목들을 메일로 이야기하고 해당 과목들을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여쭤보거나 수강신청을 요청 드려야 합니다. 만약 요청 드린 과목들을 수강 할 수 없다면 수강 가능한 다른 전공수업을 추천해 주시기도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Pilates- 익숙하지 않은 신체구조를 영어로 듣고 이해해서 필라테스 자세를 따라해야하기 때문에 처음 1-2주는 많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단어들이 익숙해지고 주변 친구들의 자세를 보고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수업은 아닙니다.
Relief Printmaking- 목판을 깎아서 판화를 만드는 수업입니다. 내용을 흥미롭지만 미술대학 과목들 특성상 과제량이 정말 많고 실기실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제한적이어서 꽤 철저하고 전략적으로 수업과 과제의 속도를 쫓아가지 않으면 널널하지 않은 수업입니다.
Intro to Darkroom Photography- 앞서 말했듯 이 수업 또한 과제량이 많은 편입니다. 수동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직접 찍고 암실기법을 통해 사진을 현상을 배우는 수업으로 필름카메라, 필름, 사진 인화지 등 재료비가 굉장히 많이 듭니다.($300-$400) 또한 프로젝트 주제를 받으면 일주일 안에 해당 주제에 맞는 사진을 72장 이상 찍어가야지만 다음 수업의 내용을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진을 직접 현상하고 암실을 사용하는 경험은 정말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Modern Dance- 중간고사 이후로는 점프를 하고 바닥을 구르는 듯 꽤나 역동적인 자세들을 배웁니다. 따라가기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Screen Print- 이번 학기에 들었던 미술대학 전공과목 중 가장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스크린 프린트를 위한 스크린과 종이를 사는 등 잔잔하게 재료비는 나가지만 서울대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기법을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학생들과 재료나 시설을 많이 공유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과 대화해보는 기회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Fork Dance- 현지인과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는 수업입니다. 교수님, 학생들과 다 같이 손을 잡아 큰 원을 만들어서 수업 내내 춤을 추는데, 평화롭게 나오는 민속음악들과 다 함께 춤추는 분위기가 큰 힐링 입니다.
3. 외국어 습득 요령
현지인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고 해서 그들이 선생님처럼 저의 잘못된 영어표현을 고쳐주거나 올바른 표현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한 학기의 교환 생활로 외국어 실력이 크게 향상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지인 친구와 문자로 연락을 할 때 말하고 싶었지만 몰랐던 생활 표현들을 바로바로 검색해서 문자로 먼저 활용해 보며 습득하고 이후에는 대화에서도 사용해보는 방법을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수건, 본인에게 맞는 화장품류(로션, 헤어에센스), 손톱깎이 등 잔잔한 생활용품들은 최대한 챙겨간 후 버리고 오고, 옷은 최대한 적게 챙겨 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아는 브랜드도 없는 곳에서 일일이 생활 용품을 사는 것은 꽤나 피곤하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막상 외국에 가면 현지 계절과 스타일에 따라서 옷을 입는 취향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으로 투명 지퍼백을 묶음으로 구비해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미국 내에서 국내 여행을 다니거나 한국으로 귀국 행 짐을 쌀 때 물건들을 이것저것 분류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비용이 아주 비싼 편입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다양한 식당이 입점 되어 있는 교내 Student Union에서 주로 식사를 하였고 캠퍼스 옆 Universal BLVD에도 많은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캠퍼스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Chase 은행이 있기 때문에 현지에 도착하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은행에 방문하여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Mint Mobile 6개월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였고 지역의 특성상 통신이 안 되는 곳이 정말 많았습니다. 캠퍼스 바로 옆 번화가인 Universal BLVD에서 조차도 데이터가 안 되고 전화연결 또한 안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함께 파견 갔던 학생들과 교환기간 동안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곳을 함께 여행하였습니다. 애리조나는 주변에 LA, Las Vegas, 그랜드 케니언 등 다같이 주말동안 날을 잡고 여행하기 좋은 곳들이 꽤 있습니다. 학기중간에 몇 주간 쉬는 기간이 있는데 그럴 때는 미리 계획하여 멀리 다녀오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캠퍼스를 중심으로 주변에 기숙사와 현지 학생들이 사는 아파트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치안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현지 학생들이 이루고 있는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안전하고 평화롭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내가 익숙했던 공간, 언어, 사람들로 부터 떨어져서 모든 것이 새로운 곳에서 이토록 오래 살아 볼 수 있는 경험이 또 다시 있을까 하는 마음에 교환학생을 하는 수학 기간이 너무 값지고 소중했습니다. 제가 파견 갔던 대학교는 특히 서울대학교 외에 교환을 온 다른 한국의 대학교 학생이 없었기 때문에 익숙한 것에 의존하기 보다는 새로운 문화에 더 노출될 수 있었고, 따라서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 처해져 있는 나 자신의 생각, 판단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교환 신청을 고민하고 계신분이 있다면 교환학생이라는 경험을 적극추천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