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에 입학해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뜻깊은 경험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의 지원을 받아 외국에 거주하고 타 학교에서 수학하는 경험은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가질 수 있기에 입학과 동시에 교환학생을 경험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밴쿠버를 선택한 이유는 언어와 안전입니다.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면서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미국과 캐나다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생활하기에는 비교적 안전한 캐나다가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캐나다는 미국보다 총기 규제가 엄격하고, 특히 밴쿠버는 아시아인의 비율이 높아 인종차별의 위험도 적다는 것이 선택의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또 대도시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미국의 대학과 달리 UBC는 밴쿠버 시내 가까이에 위치해 밴쿠버 내에서 이동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밴쿠버는 캐나다의 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해변과 산이 많아 휴양도시와 은퇴자들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인구의 대부분이 이민자로 이루어져 있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름은 날씨가 맑고 청명하기로 유명하지만 여름을 제외한 계절에는 대부분 비가 내립니다. 제가 다녀온 1월~4월에도 주로 비 오는 날이었는데, 저는 오히려 부슬비라서 좋았고 크게 춥지 않아서 잘 지냈어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캐나다에 방문하신다면 두 개의 비자 중에 선택하실 텐데요, 여행비자인 eTA는 6개월간 머무를 수 있고 학생비자인 Study permit은 eTA가 포함되고 캐나다 내에서 아르바이트 등이 허용되는 비자입니다. 다만 Study permit은 준비 비용과 서류 등이 많아 저는 eTA만 발급받았고 결과적으로 문제 없이 잘 지내다 왔습니다.
eTA 발급받는 법은 블로그 후기로 많이 정리되어 있는데,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여권번호 등을 비롯한 기본 정보와 주소 등을 입력하고 결제하면 72시간 내로 허가 이메일이 옵니다. 거주지 주소와 이메일 주소 등을 정확히 기입하면 문제 없이 받을 수 있어요.
2. 숙소 지원 방법
파견 대학의 교환학생 승인까지 받으면 며칠 후 파견 대학으로부터 기숙사 신청 안내 메일이 옵니다. 기숙사 안내와 신청 방법 등을 숙지하고 기간 내로 신청하면 됩니다. 해당 대학에 먼저 교환학생으로 갔던 분들의 후기를 읽으며 기숙사 우선순위를 정했어요. 신청자 중에 일부만 랜덤으로 배정해주어서 우선순위대로 배정되지 않을 수도 있을뿐더러 아예 기숙사 배정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교외 기숙사도 있고 기숙사를 구하지 못한 교환학생들이 룸메이트를 구해서 방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교환학생들에게는 대부분 기숙사를 지원해주는 것 같으니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기한만 잘 맞추어 지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신청해두고 몇 주가 지나면 기숙사 당첨 메일이 오는데 이 때 기한 내에 입소를 확정하고 기숙사비를 지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바로 다른 사람에게 방이 넘어가거든요. 파견 대학에서 필요한 정보를 메일로 보내주니 안내에 따라 차근차근 신청하시면 순조롭게 완료하실 수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교환학생을 위해 대학에 지불하는 비용은 세 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등록금입니다. 교환 학기의 등록금은 서울대학교에 등록금을 납부하는 방식과 똑같이 내시면 됩니다. 두 번째는 기숙사 비용입니다. UBC의 경우 기숙사 배정을 위해 50달러를 내야 했고 기숙사에 배정되면 배정된 방에 따라 안내받은 금액을 납부하면 됩니다. 제 기숙사는 walter gage였고 4개월 동안 약 3700달러를 두 번에 걸쳐서 지불했습니다. 세 번째는 보험료와 교통비입니다. UBC 학생들은 일괄적으로 학생보험인 U-Med와 교통패스를 적용받는데요, 보험은 약 30만원, 교통패스는 15만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교통패스는 한 달 단위로 전달에 미리 신청해두면 무제한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교환학생들은 재학생과 달리 국제처인 goglobal을 통해 수강신청하게 됩니다. 수강 희망 수업을 10개 정해서 보내면 국제처에서 2-4개의 수업을 확정해주는 방식인데, 수업이 이미 마감되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꼭 우선순위가 높은 수업부터 확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후에도 개강 전까지 여러 번 수강정정을 요청할 수 있고, 개강 후에 많은 학생들이 수강변경을 하기 때문에 틈을 잘 노려서 스나이핑하거나 waiting list가 있는 수업은 대기를 걸어놓으시면 원하시는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UBC에서 교환학생 사이에 유명한 수업은 Wine Science1입니다. 와인학개론 같은 수업인데, 이론과 실습으로 나누어 수업합니다. 이론 수업에서는 포도의 재배와 와인의 분류 등의 내용을 배우고 실습 시간에는 테이스팅을 직접 하며 와인을 평가하는 법을 배웁니다. 당연하게도.. 테이스팅 실습이 이 수업의 인기요인이고, 저는 와인을 좋아해서 학기 내내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로드는 없다시피 한 편이고 이론 수업에서 오픈북 중간퀴즈 두 번과 기말고사 한 번, 실습에서 기말고사 한 번으로 총 네 번의 시험이 있습니다. 이론 수업에서 배우는 포도 재배 과정이 비교적 생소하고 낯설어서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공부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긴 한데요.. 오픈북 시험이기 때문에 수업 들으시고 정리만 잘 해두시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3. 외국어 습득 요령
교환학생의 가장 큰 목표 중의 하나가 영어인 만큼,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저 스스로를 노출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밴쿠버와 UBC에는 한국인이 많은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한국인들과 어울려 편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그럴수록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생필품과 식음료 등은 밴쿠버에도 동일하게 있어서 현지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가격적인 부분을 고려하시면 한국에서 사서 가져가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상비약, 문구류, 의류 등 밴쿠버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것 위주로 가져갔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물가는 한국보다 비싼 편이나 4-5개월 정도는 크게 무리하지 않고 감당 가능한 수준입니다. 외식 같은 경우는 보통 최소 2만원에서 3만원 안쪽이고 생필품 가격은 한국의 두 배 정도 되었습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해서 요리하는 것이 저렴하여 많은 친구들이 요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밴쿠버는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여서 상권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식당과 카페, 각종 상점, 쇼핑몰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편의시설은 다운타운에 있고 다만 캐나다는 자국민의 의료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병원 수가 적고 대기가 길다고 들었습니다. 교통 면에서는 버스가 잘 되어 있어 웬만한 곳은 버스를 이용하면 갈 수 있고, 외에도 skytrain(지상철)과 seabus 등이 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UBC는 동아리가 매우 잘 되어 있어 수백개의 다양한 클럽이 있습니다. 학기 초에 동소제를 여니 그 때 둘러보시고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가시면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 동안 빅토리아, 시애틀,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시티, 샌프란시스코, 알버타주를 여행했고 모두 밴쿠버에서 이동하기 편리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여행지는 로키산맥이 있는 알버타주이고 저는 친구가 자차가 있어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지만 대부분 한국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밴쿠버는 북미 도시 중에서는 안전한 편이나, 밤늦게는 되도록 학교 안에 머무는 것이 좋습니다. 홈리스와 마약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면 큰일이 날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는 총기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총기사고뉴스가 휴대폰으로 날라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고 하라는 것 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