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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홍O지_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_2023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October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영어라는 언어는 늘 저에게 있어 정상을 오르고 싶지만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 큰 산 같은 존재였습니다. 수능 시험을 위해서만 영어를 공부했던 저에게 영어로 자유롭게 제 의견을 말하는 능력은 꿈만 같았습니다. 또 누군가가 영어로 말하는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여 버벅거리지 않고 소통을 하는 상황은 제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영어로 이루어지는 각종 세미나나 수업을 피하게 되는 제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영어 교재를 사용하거나 수업이 영어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강의계획서를 통해 알게 되면 포기하였습니다. 또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평소 환경 문제 해결 관련 국제 논의나 세미나에 관심이 많은데, 주로 영어로 이루어지다 보니 심도 있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 조금은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인해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은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영어를 사용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영어로 제 의견을 자유롭게 소통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4개월간의 교환 생활을 마친 지금, 아직도 누군가가 빠르게 영어로 말을 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지만, 예전에는 그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하였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한 번만 다시 말해줄 수 있냐고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즉 그 상황을 마주할 수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확실히 떨쳤다는 확신이 들고, 이것만으로도 저는 제 교환 생활이 정말 후회없는 기억으로 가득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로 교환을 떠났습니다. 제가 해당 대학으로 교환 학생을 떠난 이유는 우선 캐나다라는 나라에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때 잠시 캐나다에 살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당시에 저를 환대해 주었던 캐나다라는 국가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 캐나다의 친절한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다시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또 교환 기간 동안 저는 여행을 자주 다니고 싶었는데, 밴쿠버라는 지역이 캐나다의 3대 도시 안에 들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할 때 여러모로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또 밴쿠버는 미국과도 인접해 있기 때문에 미국 여행도 가기 쉬울 것이라 판단하여 캐나다의 밴쿠버에 있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로 교환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서울대학교보다 큰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학교 안에 다양한 시설이 있습니다. 박물관, 바닷가, 병원, 대형마트, 골프장, 스케이트장, 분수대 등등 정말 많은 시설이 있어 학교 내에서만 한 달을 지내고 정말 볼거리가 많고 놀 거리가 많은 학교입니다. 또 다양한 영화가 촬영될 만큼 예쁘고 고풍스러운 건물도 다수 존재합니다.

밴쿠버의 겨울은 참 비가 많이 오는 계절입니다. 특히 1,2월의 경우 일주일에 이틀은 비가 올 정도로 비가 자주 내립니다. 너무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이러한 날씨에 적응한 듯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우산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 반짝 뜨는 날은 모두가 약속한 듯 바닷가나 운동장 등으로 나와 햇살을 즐깁니다. 3,4월이 되면 1,2월보다는 비가 적게 내리긴 하지만 여전히 많이 내립니다. 밴쿠버에서의 여름은 저도 겪어보지 못했지만, 정말 맑고 여름휴가를 보내기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서 생활하던 사람들도 여름을 보내기 위해 밴쿠버에 올 정도로 밴쿠버의 여름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저처럼 한 학기만 교환학생을 가실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비자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eTA(캐나다 전자여행 허가)입니다. 온라인으로 쉽게 신청할 수 있고 절차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서 한 학기 교환을 떠나시는 분들이 많이 선택하는 비자입니다.

두 번째로는 학생비자(Study Permit)입니다. 학생 비자는 eTA보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발급에 소요되는 시간도 빠르면 2주에서 길면 2달이 걸립니다. 대략적으로 학생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를 나열해 보자면 파견 대학 합격 증명서, 영문 재정 보증 서류(재직 증명서, 소득 금액증명원, 잔고 증명서, 거래내역서, 국민연금 가입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출입국사실 확인서, 재학 증명서, 범죄 및 수사경력 회보서 등이 필요하고 신체검사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저는 학생 비자를 발급받았는데, 비자를 지원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만 한 달이 걸렸고 지원 후에는 2주 정도만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학생 비자를 발급받았을 때의 좋은 점은 캐나다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비자인 eTA로는 아르바이트나 일을 할 수 없지만 학생 비자를 발급받았을 경우 일을 할 수 있기에 해외에서 간단한 아르바이트나 일을 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을 드립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저는 대학교 기숙사에 거주하였습니다. 파견 대학교에서 Letter of Acceptance 메일이 오자마자 해야 할 일은 바로 대학교 기숙사에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파견된 대학의 경우 UBC Housing(https://vancouver.housing.ubc.ca/) 페이지에서 지원이 가능하였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여러 가지 기숙사를 둘러볼 수 있고, 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주로 Fairview CrescentWalter Gage Residence에 배정이 됩니다.

홈페이지에서 기숙사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게 되면 1. 자신의 생활 스타일(아침 혹은 밤 중 언제 생활하기를 좋아하는지, 깨끗한 환경을 좋아하는지, 청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2. 희망하는 기숙사 순위 및 방 사이즈 등에 대해 입력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선호에 기반하여 순위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렇게 지원을 할 때 기숙사에 배정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환불되지 않은 지원 금액을 일정 정도 지불하게 됩니다. 제가 파견된 대학교의 경우 지원자에 비해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하여 추첨을 통해 기숙사를 배정하였습니다.

추가로 교환학생이 주로 배정되는 Fairview CrescentWalter Gage Residence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Fairview Crescent에 거주하였는데, 해당 기숙사는 3층짜리 주택 건물로 대부분 아파트로 이루어진 한국의 대학 기숙사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가정적인 분위기이고 하나의 주택을 총 4명의 친구들이 공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학교의 주요 건물과 조금 거리가 있으며(걸어서 15분 정도) 타 기숙사에 비해 기숙사생들을 위한 이벤트나 축제가 비교적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 나무가 많아 벌레나 쥐도 가끔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교환학생들이 많이 가는 기숙사인 Walter Gage Residence는 아파트형 기숙사이고 6명이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아파트 형태이기 때문에 벌레나 쥐 걱정은 없지만 중앙 제어 난방이기 때문에 겨울의 경우 조금 추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학교의 주요 시설과 가깝고 기숙사생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

파견 대학에서 Letter of Acceptance가 오고 나면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SC(Student Service Center/https://ssc.adm.ubc.ca/sscportal/) 아이디를 만들게 됩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 student fee, 기숙사 비용, tuition fee 등을 모두 지불할 수 있습니다. 지원 시 입력한 메일로 언제까지 어떠한 돈을 내야 한다는 안내가 오기 때문에 메일을 꾸준히 잘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특히 기숙사의 경우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일정 기간 이내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저절로 대기 명단에 있는 학생에게 순서가 넘어가기 때문에 돈을 제시간에 지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살던 Fairview Crescent 기숙사의 비용은 방의 크기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 학기에 평균 3,600CAD 정도였습니다. 교환학생분들이 많이 배정되는 또 다른 기숙사인 Walter Gage의 경우 한 학기에 평균 3,000CAD 정도였습니다.

UBC SSC(https://ssc.adm.ubc.ca/sscportal/)를 통해 온라인으로 Student fee를 지불할 때 포함되는 종목으로는 의료보험비, 교통비 등이 있습니다. 교통비라는 개념이 조금 애매할 것 같아 설명을 드리자면, UBC를 재학하는 한 학기 혹은 두 학기 동안 학생들은 탑승 횟수에 제한이 없는 교통 카드를 발급받게 됩니다. 즉 초기에 Student fee로 일정만큼의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캐나다에 있는 동안 발급받은 교통 카드만 찍으면 원할 때 언제든 제한 없이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UBC 지원 시 입력한 메일로 수강 신청과 관련된 전반적인 안내 사항이 전달됩니다. 수강 신청을 하는 방법, 열리는 수업을 찾아보는 방법 등과 관련된 온라인 설명회가 개최되기 때문에 해당 설명회에 참석하셔서 전반적이고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지원한 2023학년도 1학기의 경우 본인이 희망하는 강좌 10개를 순위를 매겨 설문지로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러면 UBC 측에서 수강 가능 인원과 시간표 등을 고려하여 저의 시간표를 짜주었습니다. , 서울대학교처럼 본인이 선착순으로 수업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희망 수강 강좌를 적어 제출하면 UBC에서 학생의 시간표를 짜주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희망하는 강좌의 정원이 다 찼을 경우 해당 강좌에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개강 후 첫 3주 정도가 서울대학교의 수강신청 변경 기간처럼 설정이 되어 있어 그 기간에 수업을 변경하거나 추가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UBC에서 총 3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사회학과 수업이었던 ‘Global Pandemics’‘Introduction of Social Interaction’, 그리고 언어 수업이었던 ‘Basic Chinese’가 바로 제가 수강했던 수업입니다.

1) Global Pandemics

먼저 Global Pandemics는 제가 교환 생활을 했던 20231학기에 처음 개설된 과목이라 교수님께서도 수업의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셨습니다. 코로나 19를 포함하여 인간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팬데믹에 대해 공부하고, 팬데믹의 사회적 영향과 인간의 반응 등에 대하여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팬데믹과 관련된 실제 사례 연구 케이스 글을 읽고 조원들과 토론도 자주 하였고, 마지막에는 개인이 관심 있는 팬데믹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여 프로젝트도 진행하였습니다.

2) Introduction to Social Interaction

2학년 교양 과목이라 대규모 강의실에서 다수의 학생들과 함께 들은 강의였습니다. 인간의 사회화, 자아, 타인과의 관계 등에 대해 공부를 하는 강의였는데 주 2회 수업 중 한 번은 교수님의 강의로, 다른 한 번은 조원들과의 토론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었습니다. 토론을 하기 위해 읽어가야 하는 리딩의 양이 조금 많은 편이었는데 그만큼 조원들과 자신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3) Basic Chinese

중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설된 수업입니다. 한어병음을 읽는 법, 발음하는 법 등에 대해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흥미를 도우기 위하여 수업 중 중국어로 된 연극도 많이 하고 간단한 게임도 정말 많이 하는 편입니다. 중간 팀 프로젝트로는 직접 대본을 작성하여 촌극(Skit)을 선보여야 했고, 기말 프로젝트로는 중국어로 개인 브이로그를 촬영하여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초 수업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자잘한 과제들이 정말 많은 편이었는데, 덕분에 중국어 실력도 많이 키울 수 있었고 수업 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친구들이랑도 깊이 친해질 수 있었던 재밌는 수업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처음에 저는 장시간 영어를 들어본 경험도 없고 교수님께서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시며 말을 빨리하실 경우 잘 알아듣지 못해 좌절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문화적인 맥락을 알 경우에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하시거나 캐나다의 영화, TV 프로그램 등과 관련된 예시를 들며 설명을 하실 때면 저만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며 스스로를 다독였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예습을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빨리 읽을 수 있는 현지 친구들의 경우 교수님께서 주신 자료를 수업 시간에 바로 읽어도 빠르게 이해 가능하지만, 영어를 읽는 속도도 느리고 아직 알지 못하는 단어도 많은 제가 수업 시간에 자료를 처음 읽을 경우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수업 전에 미리 자료를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갔습니다. 그 결과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내용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토론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제가 교환을 떠난 이유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이유는 바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매일매일 영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저를 노출시켰습니다. 사실 생활을 하다 보면 학기 초반에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지만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끊임없는 새로운 만남에 지치기도 하고 하루 종일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피로감에 눌려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캐나다에 온 이유를 되새기며 피곤하고 힘든 날에도 누군가를 만나서 꼭 영어를 말하고 들을 수 있게끔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자 노력했습니다.

UBC에는 탄뎀(Tandem) 언어 교환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학생 두 명이 매치되어 서로가 배우고자 하는 언어의 선생님이 되어 가르치는 프로그램입니다. 즉 자신이 가르칠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고,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UBC에서 상대 학생을 찾아 매칭 시켜 주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 주고 또 배우면 됩니다. 저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캐나다 친구와 매칭이 되어 매주 그 친구와 한국어 또는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영어로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친구에게 물어보면 친구가 영어로 어떻게 말하면 된다고 알려주어 영어 실력을 많이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나 문제집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용적인 표현이나 유행어도 공부할 수 있어서 영어를 배우고자 하거나, 혹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자 하는 교환 학생분들에게 매우 추천드립니다.

 

V. 생활

1. 짐 챙기기

저는 처음 캐나다로 출발할 때 캐나다에서 물건을 사기 어려울까봐 걱정이 되어 샴푸, 냄비, 수저, 그릇, 수건 등등을 다 가져갔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캐리어 3개와 백팩 1개를 가져갔었는데 캐나다에서도 Dollor Store, Walmart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캐리어에 공간이 없다면 굳이 가져가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의외로 옷은 캐나다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많이 챙겨가지 않았었는데, 디자인이 예쁜 옷이 캐나다에 별로 없기도 했고 사이즈도 잘 맞지 않아서 옷을 구매하는데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던 대로 저렴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주방도구나 세면도구 등은 가서 구매하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옷을 챙겨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겨울철에 꼭 챙겨야 할 물품으로는 부츠(장화)가 있습니다. 밴쿠버는 해안 도시라서 겨울이 되어도 눈은 거의 오지 않지만 비가 정말 많이 옵니다. 1,2월의 경우 일주일에 3,4번 비가 오기 때문에 장화를 구매해 가시면 정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한국에 살면서 한 번도 장화를 신어본 적이 없었는데 밴쿠버에 가서 장화를 처음으로 구매하여 정말 잘 신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마트에서 식료품 장을 보거나 시장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때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점에 가서 외식을 할 경우 우리나라의 2배 정도 비용을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처럼 팁을 지불해야 하고(전체 금액의 15-20%), 메뉴판에 적힌 금액이 세금을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실제 계산을 하려고 하면 메뉴판에서 본 금액에다가 세금과 팁이 더 붙게 됩니다. 따라서 외식을 할 경우 평균 20-30 달러 정도를 소비하게 됩니다.

음식점 뿐 아니라 쇼핑을 할 때에도 가격표에 적힌 가격은 세금을 포함하지 않는 가격이기 때문에 계산 시에는 가격표에 적힌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한편 교통비의 경우 한번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3-6달러 정도인데 한국과 비교하면 비교적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드린 대로 학교에서 발급받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무제한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택시를 타지 않는 이상 교통비가 추가로 들지는 않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1) 식사

밴쿠버에서 가장 추천하는 식당은 Jam CafeWang’s Shanghai Cuisine입니다. Jam Cafe는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장소로 밴쿠버 주민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유명해 웨이팅이 긴 편입니다. 에그 베네딕트가 유명한데 몽글몽글한 수란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Wang’s Shanghai Cuisine의 샤오롱바오는 육즙이 많고 촉촉하여 밴쿠버에 사는 중국인분들도 많이 찾는 식당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신다면 La Casa Gelato를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무려 238가지 맛의 젤라또를 판매하는 가게로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의 젤라또를 무궁무진하게 드셔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로는 Rain or Shine이 유명한데 매달 새로운 맛이 출시되기 때문에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2) 은행

저는 원래 캐나다에서 계좌를 개설할 계획이 없었는데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놀 때 돈을 송금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 계좌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은행사가 있지만 저는 Scotia Bank를 이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학교 안에 지점이 있었고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계좌 개설에 큰 도움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여권과 eTA 혹은 학생비자를 지참해 가면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3) 교통

저는 Google Map을 사용하여 앱 상에 뜨는 배차 시간과 루트를 확인하여 이동하였습니다. 구글맵의 정확도는 매우 높은 편이고 사용하기도 편리하여 밴쿠버를 돌아다니실 경우 잘 활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차와 막차 시간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편입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가야 할 때도 첫차를 타고 갈 수 있었을 만큼 일찍부터 버스나 지하철이 다닙니다. 배차 간격도 그리 넓지 않아서 편리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 버스의 특이한 점은 옆으로 앉아서 가는 좌석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버스의 경우 모든 좌석이 앞을 바라보고 있지만 캐나다 버스는 옆을 바라보고 앉아 가는 좌석도 많습니다. 지하철(Train)의 경우 뒤로 앉아가는 좌석도 있어 저처럼 멀미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지하철이 가는 방향을 고려하여 앉아야 합니다.

버스에서 하차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벨을 누르거나 버스 벽면에 달려있는 줄을 잡아당기면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교통에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벨을 누르지 않아도 거의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는 반면, 캐나다는 하차벨을 누르지 않으면 정류장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꼭 하차하고 싶은 정류장에서 하차벨을 눌러야 합니다.

 

4. 학내 가볼만 한 곳

UBC는 서울대보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가볼 곳이 무궁무진합니다.

1) Wreck Beach

학교 안에 바닷가가 있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UBC의 끝자락으로 가 10분 정도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정말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바닷가가 나타납니다.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커다란 통나무들이 벤치처럼 배치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2) Tower Beach

Tower BeachWrech Beach와 마찬가지로 학교 안에 있는 바닷가 중 하나입니다. Wreck Beach보다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지 않고 사람도 적어 개인적으로 선호했던 바닷가입니다. 자갈로 되어 있어 바닥에 앉기도 편안하고 지평선 너머로 밴쿠버의 다른 지역들도 볼 수 있어 평화롭고 한가했던 기억이 납니다.

3) IKB 도서관(The Irving K. Barber Learning Centre)

UBC의 대표적인 도서관 중 하나입니다. 많은 영화가 촬영되었을 정도로 예쁜 건물을 자랑합니다. 안에는 친구들끼리 모여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많이 있고 수업이 열리는 강의실도 있습니다. IKB 도서관 안에는 해리포터 룸도 있는데 벽면에 커다란 액자가 많이 걸려있고 원형 계단도 있어 정말 호그와트 속에 있는 기분이 듭니다.

4) Nest(학생회관)

UBC의 학생회관으로 음식점, 동아리실, 공부공간, 클럽 등이 위치하여 있습니다. 대표적인 카페는 Blue Chip Cafe인데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정말 유명한 쿠키를 팔고 있으니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과 다른 Nest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클럽이 위치하여 있다는 것인데, 매주 수요일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클럽 안에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니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케줄을 체크하고 참여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 Aquatic Center

UBC의 수영장으로 UBC 학생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방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UBC Aquatic Center 홈페이지(https://recreation.ubc.ca/aquatics/)에서 편리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안에는 온천과 사우나도 있으니 수영을 하지 못하더라도 가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출국 전 일주일까지만 해도 교환학생 신청한 것을 후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를 다니며 학생 비자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혼자 알아보고 지원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어 괜히 교환을 간다고 신청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영어도 잘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나라로 혼자 덜렁 떨어진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도착 후 일주일 정도는 사무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부모님과 함께 살 때 느끼던 정신적인 안정감이 그리웠습니다. 기숙사에 처음으로 입주하던 날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졌는데 그 억센 비를 맞으며 무거운 짐을 낑낑 옮길 때 이 모든 것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도 참 생생합니다.

캐나다에서 지낸 4개월은 제 인생에서 그 어떠한 기간보다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하루하루 매일 다른, 정말 다채로운 이들이 일어났고 제 인생에 있어서 프랑스 친구, 미국 친구, 멕시코 친구, 대만 친구를 하루에 만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소통했습니다. 친구 기숙사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하하 호호 웃었던 순간들, 속상한 일이 있던 친구를 위해 기숙사 발코니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위로하던 순간들, 바닷가에서 작은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돌아다니며 나뭇가지를 모았던 순간들, 4월의 막바지에 열린 야시장에서 출렁이는 불빛들 사이로 돌아다니던 순간들, 호기심으로 밤 10시에 학교 기숙사에서 출발하여 바닷가까지 3시간을 걸어갔던 순간들이 아직도 머리에 선명합니다.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교환의 시작이 충만한 행복감과 소중한 기억들로만 가득 찰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고 그 무엇보다도 자유로웠던 청춘으로 기억될 4개월을 놓아주려니 참 아쉽기도 하지만, 교환의 기억이 앞으로의 삶을 지탱해나갈 커다란 밑받침이 될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니 한편으로는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낸 제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 세계 각국으로 교환을 떠나게 될 앞으로의 여러분께서도 한편으로는 교환을 신청한 순간이 후회되고 새로운 터전이 무섭기도 하겠지만 언제나 대범한 용기와 함께 후회 없는 교환 생활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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