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교환 프로그램은 막연하게 한 번쯤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도
해외에서 홀로 생활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분명 새롭고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하게 먼 미래로만 생각하던 중 실제로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대학원 유학을 고려하면서
부터입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원 유학도 고려하게 됐는데, 한 번도 해외에
서 생활해본 적이 없고 영어를 많이 사용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해외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습
니다. 그래서 해외 생활을 미리 가볍게 체험해보자는 마음으로 교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
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역은 큰 고민 없이 미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에서도 제 전공인 심리학이 유명하면서, 1학기에 열리는 수업이 흥미로워 보이는 학교로 선택했습니
다. 최종적으로 1지망이었던 UC에 갔지만, 2지망, 3지망으로는 Rutgers,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와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을 지원했습니다.
UC의 경우, 교환 프로그램 승인을 받은 뒤에 다시 한 번 UC의 캠퍼스들 중 1, 2, 3지망 캠퍼스를
지원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때 지원 전공, 수학 계획, 지원 이유 등을 적게 되는데, 정확한 선발
기준은 모르겠지만 대체로 3지망 안으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간혹 자신이 희망하지 않은 캠퍼스
로 배정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제 주변에서는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UC의 각 캠퍼스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이나 UC 공식 사이트를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
반적으로 가장 대학 순위가 높은 버클리, 그 다음으로 유명하고 날씨가 좋은 엘에이, 아시안이 많고
치안이 좋은 어바인을 많이 지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버클리는 치안이 좀 안 좋다고 들어 무서웠
고, 엘에이 캠퍼스가 날씨나 심리학 수업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엘에이를 1지망으
로 썼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견대학에서 보내는 메일을 자주, 꼼꼼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강 신청, 기숙사 신청 등 모든 과정이 메일로 공지되고, 그 시기가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기보다 많이 빠르거나 많이 늦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각 메일을
꼼꼼히 읽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는 함께 파견되는 학우 분들과 상의하거나,
대학에 직접 연락해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학에 직접 연락할 때는 우선 메일을 보내보되, 메일
확인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전화나 실시간 비대면 상담 등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UCLA의 경우에는 줌 상담을 제공하는 부서가 종종 있어서 이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은 해당 사이트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마지막 단계
로 간단한 대면 인터뷰를 보게 되는데, 이 인터뷰를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약이
많은 시기에는 한 달 뒤의 인터뷰 일정까지 전부 예약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미리 예약하지 않으
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저는 출국이 이른 편이었는데 조금 뒤늦게 예약해서 출국 3-4
일 전에 아슬아슬하게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UCLA의 경우, 숙소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미리 후기를 많이 찾아보시고 지원 시기
에 맞춰 잘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 기숙사
기숙사는 가장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숙소와 달리 밀플랜(학
식)을 함께 신청하기 때문에 학식당을 많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장
비싸고, 주방이 없어서 직접 요리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기숙사에서 머물렀는데, 기
숙사비가 정말 비싸긴 했지만 UCLA는 학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학교라서 학식은 정말 만족하며 이
용했습니다. 기숙사 안에서도 다양한 방 옵션이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합
니다.
- 학교 운영 아파트
학교 운영 아파트는 기숙사와 같이 학교에서 운영하지만, 캠퍼스 밖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기
숙사도 강의동과 좀 멀리 위치해 있기 때문에 통학 시간은 기숙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숙사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밀플랜은 신청할 수 없어서 직접 요리해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거주 학생들도 한 쿼터 당 열 몇 개의 밀플랜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어서(미리 신
청해야 합니다.), 아파트를 이용하더라도 학식을 충분히 먹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인 것 같습니다.
- 코옵
제 주변에 코옵을 이용하는 학생이 많이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세 옵션 중 가장 저렴한 선택
지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숙소라서, 일주일에 4시간 가량 기숙사 업무(주방 일, 청
소 등)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옵 건물이 많이 낡기도 했고, 오래 머물수록 업무 배정
이 유리한 구조라서 교환학생이 머물기 좋은 선택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옵 안에서
하는 행사도 종종 있고 학생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이 있
습니다. 위의 두 숙소와는 달리, UCLA housing 사이트가 아닌 코옵의 자체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기타
UCLA의 경우 파견 전에 다양한 백신접종 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코로나, 수두 접종 등
다양한 항목이 있었고, 추가적인 접종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 신청은 흔한 선착순 방식의 수강 신청입니다. 다만 1차와 2차 수강 신청이 있고 1차 때는 10
unit까지만 수강 신청이 가능합니다. 또 전공 강의의 경우 1차 때는 전공생만 신청 가능합니다. 수
강 신청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prerequisite 강의들인데, 교환학생의 경우 선이수 과목들
을 수강할 수 없으니 해당 수업의 학부나 교수님께 문의해서 선이수 인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필수 선이수 과목과 권장 선이수 과목입니다. 저는 처음
수강 신청을 할 당시에는 모든 선이수 과목이 필수라고 생각해서 많은 과목을 포기했었는데, 대부분
의 선이수 과목이 권장인 경우가 많고, 그 경우에는 선이수 여부와 관계 없이 신청 가능합니다. 수
강 신청 사이트에 나타난 아이콘으로 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 꼭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제가 들은 수업은 모두 권장 선이수 과목만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별다른 증명 없이 들을 수 있었
습니다.
- Life Sciences 30A Mathematics for Life Scientists
생명과학을 위한 수학1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퀴즈, 과제, 시험 모두 있어서 로드가 조금 있지만
수업 내용이 쉬워서 부담 없이 들었습니다. 매주 실습 시간에 팀플을 하기 때문에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좋습니다.
- Psychology 20A MATLAB Programming for Behavioral Sciences
MATLAB의 기초 문법과 활용 방법을 배웁니다. 출석 체크를 안 하고 강의를 모두 온라인으로 올
려주셔서 첫 주에만 수업을 가고 그 뒤로는 전부 비대면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코딩에 조금이라도
익숙하신 분이면 어렵지 않게 들을 것 같습니다. 매주 과제가 있지만 시험도 없어서 굉장히 편하게
들은 수업이었습니다.
- Psychology 30 Web Programming for Psychology
웹 프로그래밍 기초 문법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심리학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웹 페이지를 만듭
니다. 위 수업보다 과제도 더 어렵고 강의 자체가 덜 체계적이어서 웹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는 분
은 어렵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 Mathematics 33A Linear Algebra and Applications
선형대수학의 기초를 배우는 교양 수업입니다. 선형대수학을 입문하고 싶은 분들에게 굉장히 추천
합니다. 이 수업도 온라인으로 강의를 모두 올려주셔서 출석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 Mathematics 33B Differential Equations
미분방정식의 기초를 배우는 교양 수업입니다. 위 수업과 마찬가지로 기초 교양이기 때문에 입문
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이 수업도 녹화본을 모두 올려주셨습니다.
- Mathematics 115A Linear Algebra
Mathematics 33A의 심화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3A는 문제 풀이와 계산 연습
이 주로 다루는 반면 이 수업은 이론과 증명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시험이 좀 더 어렵긴 했지만
서울대학교 공대의 저학년 전필과 비슷하거나 좀 더 쉬운 수준이었습니다.
V. 생활
1. 현지 물가 수준
미국 물가는 예상한 그대로 굉장히 비쌌습니다. 외식을 하게 되면 팁과 세금을 포함해서 최소 3만
원 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LA는 주거비가 굉장히 비싼 편인데, 저는 밀플랜 포함 기숙사비가
월 2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주변 친구들 얘기를 들어봤을 때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직접 요리를 하
면 기숙사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는 생필품을 대부분 미국에 가서 구매했는데, 한국처럼 저렴한 다이소에서 구매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생각보다 지출이 컸습니다. 어차피 돌아올 때쯤 기념품도 사면서 짐이 늘어나기 때문에,
쓰고 버리는 생필품도 어느 정도 사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치안
미국에 처음 가면 가장 적응이 안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치안인 것 같습니다. 동부의 경우 그래도
대중교통이 깨끗하고 이용할 만한데, LA는 대중교통 수준도 굉장히 열악합니다. 특히 지하철은 굉장
히 더럽고 어두워서 이용하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LA에서 나고 자란 친구도 지하철은 한 번도 이
용해보지 않은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그나마 버스는 탈 만한데, 버스 노선에 따라 냄새가 나거나
노숙자들이 많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LA는 노숙자가 많은 편인데, 학교 앞 번화가에도 종종 있고 할리우드나 다운타운 같은 관광지에는
굉장히 많습니다. 대부분은 딱히 피해를 끼치지 않지만 가끔 말을 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숙자들이 실제로 누구를 공격하거나 하는 일은 드물어서 그냥 무시하고 빠르게 지나치면 괜찮습니
다. 그리고 캠퍼스 안까지 노숙자가 들어오는 일은 잘 없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마주할 일은 잘 없
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남의 나라에서 그 문화에 편입해 산다는 것은 참 의미 있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벗
어나 생활해본 적이 없던 제게는 특히나 시야를 크게 넓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항상 유쾌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경험이 굉장히 의미 깊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준
비하는 분들이 이 보고서를 많이 읽게 될 것 같은데, 모두 안전하고 행복하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