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기숙사 비용, 수용률 및 시설 등 가능한 상세히 기술):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수강편람을 보고 수업에 들어가서 교수가 주는 리스트에 이름을 쓰면 수강신청이 된다. 10월 중순에 개강과 함께 수강신청을 하는데 11월 중순에 수강신청한 과목을 취소할 수도 있다.
나는 딸아이를 데려가서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직접 집을 알아봐야 했는데, 먼저 직접 거래를 중계하는 인터넷 사이트(www.studenten-wg.de)를 통해 알아봤으나 6개월 체류인데다가(보통 1년 단위로 계약) 아이가 딸린 관계로 계속 거절을 당해서 결국에는 단기 체류자를 전문으로 상대하는 중개 사이트(www.e-rent.de)를 통해 집을 구했다. 이 사이트는 중개사에서 직접 확인한 매물만 올리기 때문에 그나마 믿을 수 있었다. 그전에 다른 중개 사이트를 통해서도 집을 알아봤는데 직접 찾아가보니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완전히 다른 집이었다. 중개사를 통해 집을 구했기 때문에 중개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는데 6개월 계약의 경우 한 달 방세에 해당하는 돈을 중개수수료로 내야 했다. 방세도 본 시의 물가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가구가 갖춰진 집이라 더 비쌌다(535유로).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프로그램 담당자: Katharina Schmitt.
담당부서: International Office.
연락처: Tel: +49-228-73 9632/katharina.schmitt@uni-bonn.de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전공과목으로 Hauptseminar에 속하는 두 과목을 신청했는데, Norbert Gabriel 교수의 “Romane der klassischen Moderne”와 Helmut Schneider 교수의 “Romane der klassischen Moderne: Rilke, Kafka, Döblin, Canetti”를 수강했다. 제목은 비슷하지만 다루는 작품과 수업방식은 조금 달랐다. Gabriel 교수의 과목은 하인리히 만의 『Untertan』, 토마스 만의 『Zauberberg』, 알프레드 되블린의 『Berlin Alexanderplatz』, 로베르트 무질의 『Der Mann ohne Eigenschaften』, 엘리아스 카네티의 『Die Blendung』 작품을 다루었고, Schneider 교수의 수업에서는 릴케의 『Die Aufzeichnungen des Malte Laurids Brigge』, 카프카의 『Der Proceßs』, 되블린의 『Berlin Alexanderplatz』, 카네티의 『Die Blendung』을 다루었다. 두 수업 모두 세미나이기 때문에 발표와 토의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Schneider 교수의 수업은 Klassische Moderne를 중심 뼈대로 하여 이론과 작품을 함께 다루었는데, 루카치의 소설 이론, 벤야민의 문예이론, 아도르노의 문예이론, 게오르그 짐멜의 문화 이론을 기본적인 이론으로 함께 다루었다. 반면에 Gabriel 교수의 수업에서는 작품만을 다루었고, 그 중에서도 작품의 내용이 주로 토의 대상이 되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본래 본대학 교환학생을 위한 예비강좌라고 할 수 있는, 어학수업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는 Einführungskurs를 신청했으나 처음에 딸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전일제로 진행되는 수업을 수강하기가 불가능하여 수강신청을 취소하였고 결국 어학수업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수강한 전공수업이 세미나 수업이어서 독어 이해는 물론 표현능력도 많이 필요했는데, 자신감 부족으로 의견 표현은 많이 못했지만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수업에서 다룬 작품들이 모두 두꺼운 장편들이어서 독어 텍스트를 많이 읽어야 했고, 기말 레포트를 쓰면서 독어 표현 연습이 많이 되었다.
3. 학습 방법: 아무래도 독어 텍스트를 많이 읽었고, 매일 꾸준히 인터넷을 통해 독일 뉴스를 청취하고 라디오 방송도 꾸준히 들었다. 딸아이는 1학년으로 입학하여 방과후학교까지 다녀서 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처음에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조금 힘들어했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빠른 속도로 독어를 습득해갔고, 독어를 조금 배우자마자 엄마와도 독어로 대화하기를 원해서 딸아이와 주로 독어로 많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서 딸아이가 독어 연습 상대자가 되어 주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웬만한 물건들은 독일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급하게 쓸 수 있는 비상약을 제외하고는 입국할 때 짐을 많이 가져올 필요는 없다. 본인은 주로 먹을 것을 많이 챙겨왔다. 독일의 경우 화폐가 유로화되면서 물가가 거의 세 배로 뛰었는데, 예를 들면 예전에는 맥도널드에서 제일 싼 햄버거가 500원이었는데 지금은 1500원으로 올랐다. 예전에는 독일의 경우 생필품이 한국보다도 쌌는데 이제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교통비도 많이 비싸서 4정거장 갈 수 있는 표가 2000원이 넘는다. 생수 가격도 가게마다 다른데, 가장 싼 경우는 생수 한 병에 900원에서 비싼 경우는 2000원이 넘는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외식비는 특히 비싸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해결했고, 점심은 학교 구내식당에서 주로 해결했다. 학교 구내식당 식사는 싸게는 3000원에서 비싼 경우는 6000원 정도 된다. 다행히 독일에서 체류하는 동안 아프지 않아서 병원 신세를 질 일은 없었는데 독일의 경우 병원도 주로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진료일을 잡는 데 최소한 1주일은 걸리기 때문에 한 번은 귀가 아파서 진료예약을 했다가 막상 진료일이 되었을 때는 귀 아프던 것이 다 나아 버려서 진료예약을 취소한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생활해 보니 독일의 대중교통은 무척 불편했다. 물론 본인이 체류한 도시가 소도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독일의 수도였는데도 대중교통은 형편없었다. 지하철이라는 것은 거의 없는 셈이었고, 버스 노선도 너무 비효율적인 데다가 20분~30분마다 버스가 다니고, 게다가 주말에는 거의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중교통 요금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에는 독일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을 보고 친환경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생활해보니 독일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 꼭 환경을 생각해서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니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독일은 인터넷도 많이 느리다. 게다가 처음에 인터넷을 신청할 때 인터넷이 개통되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린다. 독일은 거의 모든 서비스가 느리다고 생각하면 된다. 행정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비자를 신청하는 데도 담당자를 만나는 약속을 잡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예약 없이는 아예 건물 안에 들어갈 수도 없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업무시간이 우리나라처럼 일주일 내내 부터 까지 종일이 아니라 주로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오전 아니면 오후, 이런 경우가 많아서 일을 처리하는 데 뭐든지 오래 걸린다.
3. 여가 생활: 본 시의 경우 주민등록을 하면 본 시에 있는 극장,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을 한 번씩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을 준다. 이 쿠폰 덕분에 여가시간에 본 시에 있는 거의 모든 극장들과 박물관, 미술관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4. 월 생활비: 방세가 100만원 정도, 매달 딸아이 방과후 학교 비용, 보험료, 교통비가 40만원 고정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월 생활비는 최소한 200만원이 들었다.
5. 기타 보고 사항
본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기는 하지만 학부생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서 박사과정생의 경우에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뒤늦게 pro-motion 모임을 알게 되어 그곳을 통해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이미 때가 늦어 놓친 기회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학 수업이 따로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Study-Buddy 프로그램의 경우 개인이 메일을 통해 직접 상대 버디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 방식이었는데 본인의 경우 상대 버디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아무 답이 없어서 대학 측에 문의했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계속 연락을 취해보라고 했는데, 결국 아무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 측에서 Study-Buddy 프로그램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주었으면 아쉬움이 있었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세미나 수업들이 주로 오후 늦은 시간이나 저녁 시간에 있다는 것이었는데, 본인처럼 혼자가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학생의 경우 늦은 시간에 있는 수업들은 듣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강신청할 때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하루키가 쓴 여행에세이를 보면 외국에서의 생활을 "부력과 중력 사이의 방황"이라고 표현했는데 본인의 체험과도 딱 맞는 표현이었다. 존재감의 부재를 느낄 때도 많았다. 특히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딸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거라 제약도 많았지만 그래도 단순히 학생으로만 생활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로서의 경험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차원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독일 생활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던 면도 있었다. 애초에 교환학생 기간 동안 책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하는 것이 큰 목표였으므로 어떤 면에서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직접 교환학생으로 지내보니 교환학생으로 1학기만 지내는 것은 너무 짧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기만 오는 경우 독일생활에 적응하느라 시행착오를 겪다가 끝나고 마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아예 1년을 예정하고 오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