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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교토대학_장고은

Submitted by Editor on 12 July 2013

I. 파견대학

 1. 개요

  교토대학교는 1897년 이공과대학으로 설립된 후, 현재는 10개 학부, 15개의 대학원 30개 이상의 연구센터를 갖춘 명문국립대학이다. 대학원 중심의 연구중심 대학에 걸맞게 일본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의 연구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보기술 및 전기공학, 생물공학, 에너지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실적을 보이고 있다. 과학분야 6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결과가 그 단적인 예이다. 캠퍼스는 요시다 캠퍼스, 우지 캠퍼스, 가츠라 캠퍼스가 있다. 교토대학 구성원들은 도쿄대학교가 넘버원이라면 교토대학교는 온리원이라고 할 정도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도쿄대학의 엘리트주의 성향과는 다른 자유로운 학풍을 자랑으로 한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학과가 배정되면 전년도 편람을 보내준다. 대체로 수업 시간이나 내용의 변화가 적은 듯 하다. 그러나 수업에 관한 정보가 매우 적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강신청은 현지에 와서 해당연도의 편람을 보고 튜터의 도움을 받아서 하면 된다. 학과 사무실에 가면 소속 학과 뿐 아니라 다른 학과, 대학원의 편람도 확인할 수 있다. 수강신청은 종이에 수강할 과목을 적어서 제출하는 형식이고, 작년의 10월 학기의 경우, 수강신청이 14일까지였고, 10 21일이 수강확정일이었다. 수업은 10월 둘째주부터 시작하는데 대부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만하고 끝난다. 변경기간에는 새로 신청은 안되고 드롭만 되기 때문에, 일단 여러 수업을 신청한 뒤 일주일간 들어보면서 변경기간에 지우는 방식으로 수강신청을 하면 된다.

  교토대학에는 여러 기숙사가 있지만, 교환학생은 슈가쿠인과 오우바쿠, 우지 기숙사에 배정된다. 10월에 도착하는 1년 파견인 경우 우지시의 오우바쿠기숙사에 배정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오우바쿠기숙사는 교토대학 우지캠퍼스까지는 걸어서 10, 요시다 캠퍼스(본부)까지는 버스나 전철로 1시간 걸리는 곳에 위치한다. 캠퍼스간 연락버스가 있어 여석이 있는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하루에 6대밖에 없다. 케이한 전철을 이용할 경우는 편도 380엔이고 기숙사와 전철역, 전철역과 학교까지 각각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오우바쿠 기숙사는 학교와 매우 먼 편이지만, 시골이라 공기가 좋고 아침에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날 수 있으며, 8월의 우지가와 불꽃놀이를 방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은 1인실이며, 책상, 침대, 책장, 옷장, 냉장고, 에어컨, 인덕션(IH), 인터넷이 갖추어져 있고, 베란다, 화장실이 딸려 있다. 층마다 공동의 세탁기(유료)와 건조기(유료), 다리미 등이 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r. Takeshi UEMURA

e-mail: ryuga561@mail.adm.kyoto-u.ac.jp

Student Exchange Coordinator, Foreign Student Division, Kyoto University, Yoshida Honmachi, Sakyo-ku, Kyoto, 606-8501, JAPAN

Phone (81)-(0)75-753-2561

Fax (81)-(0)75-753-2562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나는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이고, 일반교환학생(GE)으로 10월 파견예정이었기 때문에 인간환경학연구과(이하 인환)의 언어과학전공에 속하게 되었다(문학연구과는 통년 수업이 많기 때문에 4월에 가야 한다). 그런데 일본의 수업 시스템은 같은 수업에 여러 코드를 부여해 똑같은 수업이 학부 과목으로도, 대학원 과목으로도, 문학부 과목으로도, 인환 과목으로도 되어있는 것 같다. 문학부의 수업이더라도 코드를 달리해 인환 수업으로도 되어 있다면 10월부터도 수강이 가능하다. 물론 청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원 수업은 강의 형식과 세미나 형식이 있는데, 세미나 수업은 주로 학생들의 발표로 이루어진다. 인환에서는 내년이 정년인 야마나시 선생님의 인지언어학 수업과, 후지타 선생님의 진화언어학 수업이 들어볼 만 하다. 또 문학 연구과의 카지 선생님의 필드언어학 수업도 추천한다. 선생님이 직접 아프리카에서 조사해 오신 데이터를 전사하고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는 수업이다. 일본의 국어국문학과의 수업 중에는 고전 자료의 어학적 강독 수업도 있는데, 작년의 경우는 만엽집을 대상으로 했고, 해마다 문헌이 바뀌는 듯했다. 그 외에도 해마다 오사카대학, 동경외대 등 다른 학교의 선생님의 특별강의가 있기도 하다.

한편 유학생센터에서는 일본어 수업이 제공된다. 초급, 중급, 상급 과정이 있는데, 어느 정도 회화와 작문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중급, 상급의 수업을 추천한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솔직히 일본에 가기 전까지 JLPT 1급을 따기는 했지만, 일본어를 1년 정도밖에 공부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상회화는 물론 수업을 듣거나 발표, 레포트에 대한 부담이 매우 컸다. 그러나 어순이 거의 같고, 한자어가 많기 때문에 한국인의 경우 금방 익히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빠른 발화속도와 칸사이 방언의 탓으로 알아듣는 것이 힘들 수도 있으나, 한달 정도 수업과 제미에 들어가다 보면 전공에 관하여는 금새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게 된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익히고 친구들을 사귀다 보면 어느덧 일상회화나 레포트를 쓰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게 된다.

 

 

3. 학습 방법

교토대학교의 대학원 수업 자체는 우리 학교에 비하면 요구하는 과제가 적다. 과목당 발표 한두 번 혹은 기말 레포트만 제출하면 되고, 성적도 대부분 (A)를 받을 수 있다. (문학연구과의 경우는 인환에 비하여 수업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다고 하기는 한다.) 역시 자유로운 학풍의 교토대학교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수업보다는 본인의 자율적인 공부를 중시한다. 대학원생은 주로 연구실의 제미를 통해 공부를 한다. 내가 속했던 야마나시 연구실에는 매주 목요일마다 6시간 동안 2명씩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다. 제미를 통해 학생간 토론과 더불어 선생님과 OB로부터 지도를 받고 논문을 완성시켜 간다. 야마나시 연구실은 현역 원생이 30명 정도로 규모가 큰 연구실이다보니 관심 분야가 다양하여 제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분야, 여러 주제의 공부가 가능할 정도였다. 나와 같이 교환학생이거나 연구생 신분이더라도 제미에 참여하여 발표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방면의 조언을 얻어 자신의 연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미 이외에도 연구실 멤버 위주의 스터디, 독서회 등이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주제나 문헌에 대하여 같이 공부할 수 있다. 또 야마나시 연구실의 경우 매월 마지막 토요일 1시 반부터 KLC라는 언어학 콜로퀴엄을 개최한다. 언어학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므로, 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가보는 것도 좋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일본의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1.5배정도 비싸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현재 엔고 상황이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지 않는다면 생활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웬만한 물건은 일본에서 살 수 있지만, 한국>일본으로의 배송비는 얼마 들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한국에서 보내는 것도 좋다고 본다. 특히 전기장판은 필수이다. 교토는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뼛속까지 시린 데다가, 오우바쿠기숙사는 단열이 잘 안 되어 매우 춥기 때문이다. 110V겸용으로 소비전력이 적은 것을 구입해 가는 것이 좋다.

먹는 것의 경우, 식당은 한끼에 800~1500엔 정도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밥을 해먹었다. 야채, 과일, 고기 등이 한국보다 조금 비싸지만 사먹는 것에 비하면 절약할 수 있다. 식품의 경우 원산지표시가 현 단위로 꼼꼼하게 되어 있고 믿을 만 하다고 보이나, 싸게 파는 마트 등에서는 원전 피해 지역의 산물을 섞어서 판다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으므로 너무 싸게 파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달 생활비는 식비(자취, 외식, 회식 포함) 4.5만엔, 교통비 1.2만엔, 기숙사비, 전기세, 통신료, 보험료 등이 약 2만엔 들었고, 기타 책을 사거나 쇼핑, 여행 경비가 들어 한 달에 거의 10만엔 이상 썼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안에는 중앙식당과 남부캠퍼스 식당, 북부캠퍼스 식당, 르네가 있다. 르네의 경우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고 자리도 넓고 저녁까지 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했다. 점심은 11시반경부터 정문에서 파는 도시락을 이용해도 좋다. 500엔이지만 맛있고 편리하다. 학교 주변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많다. 저녁은 대략 800엔 이상이고, 술자리가 있다면 보통 1인당 회비가 3000엔 정도이다. 한편 오우바쿠기숙사 주변은 식당이 거의 없다. 직접 해먹거나 슈퍼나 편의점의 도시락 등을 사먹어야 한다.

일본에 체류하는 사람은 반강제적으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첫 번째 달은 좀 많이 내고 두 번째 달부터는 매달 1600엔 정도를 낸다. 병원에 가본 적이 없어 보험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모르겠다. 보험에 가입하면 해당연도에 만20, 25, 30인 여성은 무료자궁암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우체국을 이용했다. 우체국 통장은 다른 대형은행과 달리 만드는데 많은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기숙사비는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에 납부해야 하는데, 타행이체의 경우 수수료가 비싸므로 시조에 있는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지점에 직접 가서 내야한다.

  전기료는 난방, 냉방을 전혀 쓰지 않으면 2000엔대로 나온다. 11~7시의 심야전기가 저렴하므로, 전기를 많이 쓰는 냉난방, 요리 등을 이 시간대에 하면 한겨울, 한여름에도 전기료를 4000엔대로 아낄 수 있다.

  핸드폰은 docomo, au, softbank등의 통신사가 있다. au의 경우, 가장 저렴한 플랜에 지정번호 3개 무료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적게는 한 달에 1600엔 정도만 내도 되었다. , 해약할 때는 1만엔 정도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교토는 바둑판모양으로 생긴 도시이어서 주요 거리이름을 외우면 처음 가는 곳이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또한 관광도시이어서 교통안내나 1일승차권등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또 교토는 거의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자전거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러나 오우바쿠기숙사에 배정된 사람은 자전거가 그다지 필요가 없다.

 

3. 여가 생활

교토는 어딜 가나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멋진 산책코스가 된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1년 내내 열심히 돌아다녀도 다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특히 단풍철과 벚꽃 필 무렵이 매우 아름답다. 단풍철은 우리와 달리 11월 중순 이후인데, 오하라, 아라시야마 등지에는 사람이 정말 많지만 한번쯤 가볼 만하다. , 학교 근처의 다이몬지야마는 교토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힘들지만 한번쯤은 올라볼 만 하다. 저녁에 등산하면 정말 아름다운 교토의 야경을 볼 수도 있다. 한편 오우바쿠 기숙사에서 걸어서 30분 정도의 거리에는 우지가와와 뵤도인이 있다. 우지는 헤이안시대부터 귀족들의 별장지였다는데, 우지가와 강변을 거닐어 보면 이곳에 별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교토는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답게 일본의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나는 서예를 배웠고, 주위에는 차도, 꽃꽂이, 샤미센 등을 배우러 다닌 사람들도 있었다. 학교의 라쿠고, 합기도 동아리 등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다.

교토대학의 학생증으로 교토, 나라의 국립박물관 등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교토박물관은 지금 공사중이지만 가끔 볼만한 특별전을 한다. 매년 10월 말경(?)에 있는 나라국립박물관의 정창원전은 몇 년만에 나오는 보물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교환학생은 오코시야스 패스를 신청할 수 있는데(http://www.kcif.or.jp/ryusite/pass/pass2011-JP.htm), 1,2월과 7,8월에 일련의 시설들의 입장료를 할인받거나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학교의 유학생센터에서 필드트립을 가기도 한다. 작년에는 시고쿠에 12일간 여행을 갔었고, 올해는 나라 아스카 지역의 견학이 있었다. 그 외에도 도자기 체험, 일본전통무용체험 등의 여러가지 체험 행사도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편, 인간환경학연구과의 경우에는 유학생 수학여행도 있어, 기후현 타카야마로 12일간 여행을 갔었다. 정규 과정의 유학생이 우선이지만, 여석이 있으면 교환학생도 참여 가능하다.

  나는 규모가 큰 연구실에 속했기 때문에 주로 연구실 사람들과 어울린 편이었고, 기숙사와 수업, 유학생센터의 여행 등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좀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언어교환을 하거나 동아리에 들기도 한다.

 

 4. 기타 보고 사항

소속학과와 지도교수 배정은 교토대학 측에서 임의로 하는 것 같은데,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에 관심 있는 선생님의 이름을 썼더니 지도교수님으로 배정되었다.

교토대학에서는 아시아권에서 온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이 있어 3명에게 월 8만엔씩 장학금을 수여하는 것 같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난 1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늘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홀로 부딪히며 배운 것들이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그곳에 있는 동안, 학부 시절에 외국에 나가서 견문을 넓히고 왔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대학원생으로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어쩌면 학업 이외의 일로 시간을 빼앗기는 면도 많으나, 외국에서는 마음 편히(!)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인 데다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른 방면 혹은 다른 방법으로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어학능력도 신장시킬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혹시 지금 학년이나 나이 때문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할지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꼭 다녀오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교토에서 1년간 살았다는 것이 참 좋았다. 몇 박 며칠간의 짧은 여행으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 교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그에 맞추어 변화하는 교토를 보며 일본인들의 미의식, 자연관, 세계관 등을 맛볼 수 있는 1년간이었다.

한편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지진과 원전사태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셨다. 많은 외국인 유학생, 교환학생들이 귀국했고, 나도 도중에 귀국할지 매우 망설였지만 칸사이 지역은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위안하며 남은 교환학생 생활을 계속했었다. 그러한 극한 상황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가까이에서 본 것도 공부라고 생각한다. 하루 빨리 원전 사태가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학교 관계자 분들과 신실크로드 장학금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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