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푸단대학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대학으로 중국 남방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학교입니다. 학교의 규모 또한 넓어서 60개 이상의 학과와 4개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데, 기초 과학과 실용 학문이 특히 발달하였으며 중문학이나 철학과 같은 인문학 분야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푸단대의 상징물이라면 정문의 거대한 마오쩌둥 석상과 35층의 광화루 건물을 들 수 있습니다. 전자가 중국의 이념적 정체성을 상징한다면, 후자는 발전하는 중국과 그 발전을 선도하는 상하이의 모습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여 사전에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을 하게 됩니다. 신청 기간을 놓치면 추가 신청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청 기간과 신청 방법을 확실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푸단대에서 전달받는 관련 서류에 설명되어 있고,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직접 전화로 물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수강 신청 시에는 자신의 학과와 학년에 따라 신청 가능 과목이 조금씩 다른데 저는 일반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의를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푸단대학 홈페이지에서 수강 편람을 찾을 수 있으므로 그것을 참고하여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면 됩니다. 개강 후 수강신청 변경 기간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들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신속하게 수강 과목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숙사는 외국인 전용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인실과 2인실, 그리고 4인실(개인 방 있음)이 있습니다. 각각 1일당 65원, 55원, 45원인데 기숙사비는 신청시 선불금을 납부한 뒤 현지에서 추가 대금을 직접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2인실을 이용하였는데 기숙사 시설은 비교적 깔끔한 편이었고 크게 불편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인터넷과 전기세를 따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Lucy)Xiaohui Liu
Tel : +86 21 5566 4152
Fax : +86 21 6564 9524
Address : Incoming Exchange Students Affairs
Foreign Affairs Office (FAO)
Room 105, Ma Jinming Building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중국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수업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학기당 9-10개의 과목을 듣는데 유학생들의 경우 이것보다는 적어서 5-7정도의 수업을 듣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영어강의가 많이 개설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면 영어강의 위주로 시간표를 짜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는 총 6과목 14학점을 들었는데, 역사관련 과목 3개, 외교사 1개, 지역학 1개, 그리고 중국어 1개를 수강했습니다. 과목당 배당 시간은 서울대학교보다 적은 편이어서 큰 부담은 없었지만, 수업을 직접 듣기에는 중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적응이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강의는 당대중국외교사(当代中国外交史)와 아태지역연구(亚太地区研究), 그리고 중국근현대사강요(中国近现代史纲要) 의 세 과목입니다. 당대중국외교사는 인민공화국 성립부터 후진타오 시대까지 중국 외교의 흐름과 그 의미를 다루고 있는데 수업 그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우들과의 토론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태지역연구 수업에서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현대사와 국제관계를 주로 살펴보았는데, 한국의 경제 발전이나 한반도 문제와 같은 익숙한 주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근현대사강요는 수업 내용 그 자체보다 중국 특유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인민’이나 ‘투쟁’과 같은 다소 이질적인 어휘를 이용한, 조금은 색다르고 조금은 어색한 그들의 역사서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솔직히 저는 중국어 실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로 푸단대학교에 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유학을 위해서는 신HSK 5급 이상의 자격이 필요한데, 저는 영어 과정을 통해 교환학생을 갔기 때문에 중국어 실력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처음에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많이 고생을 했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한 학기가 마친 뒤에도 수업을 완전하게 이해할 정도의 실력을 키우지는 못했습니다. 이 점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점입니다.
3. 학습 방법
중국어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중국어 관련 과목이나 어학 코스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어학 연수 과정의 경우 체계적인 학습 계획이 있기 때문에 잘 따라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외국 유학생과 중국 현지 학생들의 생활공간이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의외로 중국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적습니다. 가능하다면 중국어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좋습니다. 언어교환이나 버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학교 수업에 대해서는 한국과 그다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중국어로 진행되는 강의의 경우 대형강의가 많고, 대부분이 일방적인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외국인들이 많이 듣는 영어강의의 경우 상대적으로 토론이나 발표 수업이 많은 편입니다. 외국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심히 책을 읽으며 예습 및 복습을 하면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것 정도는 가능하니, 수업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고가의 전자기기나 옷, 필요한 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품은 현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옷걸이나 학용품과 같은 소모품을 모두 챙겨갈 필요는 없습니다. 상하이는 상업적으로 발달한 도시이기 때문에 대형 슈퍼는 물론이고 한국산 물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상하이의 물가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의외로 비쌉니다. 중국이라고 해서 막연히 저렴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상하이 물가는 전반적으로 서울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물론 교통비나 책값, 기본적인 식비 등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유 있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버스 기본 요금은 4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지만 택시 기본 요금은 2000원 가까이 됩니다. 그 외에도 여행이나 문화생활 등을 즐기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소비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내에 2개의 큰 식당이 있으며, 슈퍼와 문구점, 편의점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학교 주변에 은행과 우체국, 각종 음식점과 서점이 있으며 학교에서 자전거로 15분 거리에 우자오창(五角场)이라는 번화가가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을 비롯한 각종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 식당의 밥이 그다지 입맛에 맞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학생들의 경우 외국계 은행(주로 시티은행)계좌와 중국측 은행 계좌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는 편이고, 저 역시 그렇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농업은행 계좌를 추천하는데, 교내에도 ATM이 있을 뿐 아니라 정문과 후문에 각각 지점이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중국에서 6개월 이상 장기간 체류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물건 구입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도 유용합니다. 학교 근처 지점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계좌 개설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중국에서 핸드폰을 사용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역시 SIM카드를 구입하여 기존 핸드폰에 끼우는 것입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통신사에 직접 가입할 필요 없이, 통신사별 통화충전카드를 사서 등록하기만 하면 개통이 가능합니다. SIM카드는 일반 통화용과 3G용이 있으며, 충전카드 역시 다양한 종류가 있으므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끔 자신이 기존에 사용하던 핸드폰이 중국어를 잘 읽지 못하거나 SIM카드 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저가용 핸드폰을 구입하여 현지용으로 따로 사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상하이는 대중교통 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시내에서 큰 불편함을 느낄 일은 별로 없습니다. 시내까지 지하철을 이용하여 한번에 갈 수 있고, 학교 주변의 시내버스도 많은 편입니다. 단 중국의 지하철과 버스는 11시 이전에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통비는 한국보다 낮은 편이지만 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이 2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는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교가 넓고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중국 학생들 열중 아홉은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3. 여가 생활
한국과 그다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중국어 실력이 충분하다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현지 학생들의 동아리뿐 아니라 유학생 동아리는 물론 한국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동아리도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 유학생들의 경우 중국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고, 저 역시 베이징과 난징 두 군데를 다녀왔습니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상하이 근교에 제법 볼 곳이 많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짧은 근교 외출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상하이는 여러 가지 놀이 문화가 발달한 도시이기 때문에 스포츠 관람부터 각종 장르의 음악 감상까지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는 데 적합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후회나 아쉬운 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후회는 중국어를 더 열심히 익히지 않은 것이고, 아쉬움은 중국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보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현지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를 세웠더라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푸단대에서 보낸 한 학기는 제게 새롭고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과 중국사회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크고 거창한 것보다는 가깝지만 낯선 곳에서 보낸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교환학생을 생각하거나,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중국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거리가 가깝고 경제적 부담도 타 국가들(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적을 뿐 아니라, 조금만 노력한다면 중국어를 비롯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 생활은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생각이나 편견 등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환학생을 통해 중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행운을 보다 많은 친구들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