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홍콩은 중국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로 전 세계적인 쇼핑, 금융, 문화의 중심지라 꼽을 만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관광지로도 인기가 있으며 길거리 어디에나 외국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The Hongkong Polytechnic University(이하 PolyU)는 규모는 작지만 그만의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서, 잘 갖추어진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편리한 위치, 훌륭한 기숙사 시설 등 해외 교환학생에게 인기가 있는 학교이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 파견 전에 온라인 수강 신청 프로그램을 통해서 희망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하게 된다. 50% 이상을 전공 교과목으로 신청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서 총 4과목 신청 중 2과목은 전공, 나머지 2과목은 언어 및 복수전공 과목으로 했다. 복수전공 학과로 파견을 희망하였으나 해당 학과에서 불허, 불가피하게 주전공 학과로 파견 및 전공과목 수강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복수전공 학과로 파견을 희망하는 경우 미리 해당 학과에 문의를 하여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기숙사 신청도 사전에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희망하는 룸메이트를 선택(현지 홍콩 학생, 외국인, 한국인 중)할 수 있다. 국제적인 교우관계를 희망했던 터라 외국인 룸메이트를 신청하였고, 그 결과 독일인 교환학생과 한 방을 쓰게 되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Debbie Choi (International Affairs Officer), International Affairs Office (IAO)
E-mail : debbie.choi@polyu.edu.hk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INTRODUCTORY CELL BIOLOGY AND BIOCHEMISTRY
: 세포 생물학에 대한 기본 지식 및 이를 바탕으로 생명현상에 관련한 화학 반응 및 작용들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다. 대형 강의이고, 세포 생물학과 생화학 두 분야로 나뉘어 각각 다른 교수님이 지도해 주셨다. PolyU의 많은 강의는 Lecture(이하 Lec)와 Tutorial(이하 Tut)로 구성되어 있는데, Lec 시간에는 강의를, Tut 시간에는 복습 및 조별 협동 문제풀이가 진행되었다. 전반적인 수업 분위기는 어수선한 편이었고 수업 시간에 나오는 핸드아웃에서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의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다.
GENERAL CHEMISTRY
: 대학교 화학에 대한 전반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과목으로, 우리나라 대학교 1학년 과정의 일반화학 1, 2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수강인원 40명 정도의 중형강의로서 교수님(Wing-Yiu Yu)이 상당히 열정적이며 효과적이고 명료한 말투로 수업을 하셔서 강의의 질이 좋았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자주 던지고, 잘 따라오고 있는지 틈틈히 확인하였다. 온라인 과제 프로그램인 ARIS를 활용하였는데 문제의 난이도가 적절하여 과제를 수행하며 배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복습할 수 있었다.
ELEMENTARY CALCULUS
: 기본 미적분학으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미분, 적분에 관한 공식들과 문제풀이, 테일러 급수 및 기본적인 선형대수학 내용까지 다룬다. 한국의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대학교 과정이라 하기에는 꽤 난이도가 수월한 편인데, 현지 학생들은 이를 많이 어려워하는 느낌이었다. Lec과 Tut로 구성되어 있으며 Tut시간에는 조교님과 함께 학습한 단원에 대한 문제풀이를 하였다.
ELEMENTARY CHINESE II
: 홍콩 현지의 주 언어인 광둥어가 아닌, 북경의 보통화를 배우는 수업이다. 거의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로 구성된 수업으로, 아주 기본적인 중국어 지식이 있다면 중국어 1보다 2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적인 한문조차 잘 모르는 유럽, 미국 등지의 교환학생과 함께 듣는 중국어 1 강의는 자칫 너무 쉬워서 원하는 만큼의 중국어 실력을 쌓지 못할 수도 있다. 중국어 2 강의는 기본적인 단어, 기초 회화를 조금이라도 기억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백인, 동양인 등 다양한 구성원의 교환학생들과 영어로 중국어를 배운다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교수님(Rong Li)의 영어가 훌륭하고 열정적이어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 매주 텍스트 읽기 녹음, 단어 시험 등의 과제가 주어지며 1차, 2차(oral test), 3차까지 시험을 치른다. 중간에 중국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가 있었는데 모든 레벨, 모든 반이 참여해야 하는 반의무적인 행사이다. 함께 중국어 노래를 선정, 연습 및 공연까지 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교환학생 파견 기간 동안 들은 과목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 홍콩은 북경의 보통화(Mandarine)보다 광둥어(Cantonese)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으로, 수업을 통해 보통화를 배웠어도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홍콩 학생들과 보통화로 의사소통은 가능하나, 여전히 보통화를 잘 몰라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파견 기간 중에는 주로 영어를 사용하였으며, 현지 대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나 역시 영어에 미숙하고 발음을 알아듣기 힘든 친구들도 있었다. 오히려 유럽, 미국 등 서양권 학생들과 자주 어울리는 편이 영어 학습에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의 다양한 발음 및 억양에 노출되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교환학생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거의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 ??문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영어 실력의 발전이 많이 좌우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파견 기간 동안 영어의 능숙도, 자신감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느낀다.
3. 학습 방법
: 파견 기간 동안 공부에 많은 투자를 하지는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수업 시간에 성실히 참여하며 시험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였다. 비교적 작은 캠퍼스의 규모에 비해 도서관이 크고 잘 갖추어져 있으며 공부하기 편리하다. 기숙사에도 study room이 갖추어져 있고, 방에서 공부하기에도 학습 환경이 괜찮았다. 현지 학생들 및 class mate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더욱 친해지며 유용한 조언과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 현지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홍콩 달러(HKD)로서 파견기간 당시의 환율은 1HKD≒140원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물품들은 현지에서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 가능하며, 콘센트의 모양이 한국과 다르므로 멀티어댑터를 하나 구입해 가는 것이 좋다. 방 안에 콘센트가 많지는 않아서 멀티탭을 챙겨가면 편리하다. 기숙사 방 안에서는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으므로 라우터를 챙겨 온 친구들도 있었다. 페브리즈와 같은 섬유 탈취제는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데 개인 필요에 의해 챙겨오면 좋을 것이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학교 식당(Canteen)은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 맛도 괜찮았다. 그 외에 기숙사 근처에도 가까이 먹을 만한 곳들이 많아 음식에 대한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학교의 보건소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서비스가 괜찮고 진료비가 저렴하였다. 학교의 학생회관에 Hangseng 은행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현지계좌가 필요하여 그쪽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현금출금카드를 만들었다. 현지계좌를 갖고 있으면 환전 수수료 할인이나 ATM 출금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있다.
홍콩 전역으로 지하철(MTR)이 운행하여 다니기 편리하며, PolyU가 위치한 Honghom 역은 위치적으로 홍콩의 어디를 가기에도 용이하고 접근성이 우수하다. 버스 노선이 다양하여 때로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환승은 되지 않는다. 택시 요금은 기본요금 3000원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홍콩에서는 교통카드로 Octopus 카드를 사용하는데 버스, 지하철 및 일부 택시에서도 사용가능하고 편의점, 상점, 웬만한 식당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만큼 사용 범위가 넓어 꼭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선불 충전식이며 지하철 역 및 편의점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대학생 및 교환학생 대부분은 학생용 Octopus 카드를 따로 신청하여 사용하는데 지하철 및 버스 이용시 할인폭이 상당히 크므로 파견기간 초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3. 여가 생활
: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여 기숙사 및 캠퍼스 등지에서 교환학생, 현지 학생들과 축구, 배드민턴, 탁구 등의 스포츠를 즐겨하였다. 기숙사 2층에 수영장, 탁구장, 피아노실 등이 구비되어 있고 과별, 기숙사 층별 스포츠 대항 경기도 종종 열린다. 기숙사 및 학교에서 제공되는 여행, 문화 공연(노래, 춤 경연 대회 등), 교육(쿠키 만들기, 요가 등), 학술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선택하여 즐길 수 있으므로 항상 정보에 귀를 기울여 두는 것이 좋다. 파견 기간 중 International Gala라는 행사가 있었는데, 각 나라의 음식과 문화 공연 등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우리는 라볶이, 김밥을 준비하고 당시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었던 ‘강남스타일’ 공연을 선보여 1등을 차지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수업이 없는 주말 등에는 홍콩의 여러 지역을 구경다녔는데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면 함께 다니는 즐거움과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다. 한국 학생들에게 호의적인 현지의 친구들이 많아 다양한 행사에 초대를 해주고 함께 크리스마스, 연말 등에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다. 쇼핑, 음식, 클럽, 야경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너무나 다양한 곳이므로 적극적으로 다녀보는 것을 추천한다. 학기 중, 그리고 종강 후 마카오 및 광저우, 심천, 대만 등 홍콩에서 가까운 다른 지역을 여행하기도 하였다.
4. 기타 보고 사항
: 홍콩의 여름은 한국에 비해서도 상당히 덥고 습하다. 그로 인해 냉방은 어느 곳을 가나 잘 되어 있는데 오히려 춥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름철에도 강의를 들으러 갈 때 가디건 등의 긴팔 옷을 챙겨야 했다. 강한 냉방에 적응을 못해 감기에 걸리는 친구들이 더러 있었다. 겨울은 한국에 비하면 기온이 많이 높은 편이나, 높은 습도와 바람 탓에 여전히 춥게 느껴지기는 하므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기숙사에서는 냉방은 잘 되나 난방 시설이 전혀 없어 전기 장판 등 개인적인 준비를 해가면 어려움이 덜할 것이다.
홍콩 현지 학생들 및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졌음을 느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소개를 하면 상대방 쪽에서 먼저 한국 문화에 대한 얘기를 건네 올 때도 많았다. 홍콩에 가기 전 한국의 드라마, 예능, 대중음악 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관심을 기울이고 간다면 그런 상황에서 훨씬 즐거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06년도에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을 했어도 벌써 했었을 비교적 늦은 나이이지만 과감히 교환학생 파견이라는 선택을 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내 인생에서 다른 중요한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것을 잠깐 늦추더라도 이번 경험이 정말 소중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선택은 정말 옳았던 것 같다. 짧은 한 학기 동안의 생활이었지만 느낀 것, 얻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국제적인 안목, 전 세계의 많은 친구들과의 교류 및 친분,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 경험, 영어에 대한 자신감 등 이루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의 학교에만 있었을 때와 비교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겪었고 스스로 발전함이 많았던 시기였음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한국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높아졌음을 느꼈다. 홍콩 현지에서 한국은 문화와 경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고 한국을 좋아하고 배우고자 하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뿌듯한 한편으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더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한국이 현재와 같은 국제적 경쟁관계 속에 더욱 앞서 나가기 위하여 나도 내 위치에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리라는 생각도 하곤 했다.
홍콩이라는 멋진 도시를 선택한 것은 참 훌륭한 결정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문화가 섞인 대도시, 그러면서도 고유의 전통과 독특한 정취를 발산하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4개월 동안의 시간은 이미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매김하였고 홍콩은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그리운 장소가 되었다. 이런 멋진 경험을 제공해 준 서울대 및 PolyU의 모든 관계자와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 나의 지평이 넓어졌음을 느끼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시금 돌아 온 한국에서의 생활도 그때만큼 멋있길, 그것을 위해서 앞으로도 즐겁고 열정적으로 시간을 보낼 것임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