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UBC는 캐나다 서부의 British Columbia의 주립대학으로 밴쿠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광역 밴쿠버 내에서도 태평양에 접한 서쪽에 위치해 있고 캠퍼스 내외로 Pacific Regional Park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캐나다 서부에서는 1위, 북미 대학 순위에서도 30위권에 드는, 학문적으로도 명성을 갖고 있는 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은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인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학교 측에서 수강신청 관련 안내 메일을 보내주었는데 그 메일에서 링크된 수강신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강편람을 보고 수강 신청 리스트를 적어서 메일로 첨부해서 제출하면 학교 측에서 대신 수강신청을 해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수강편람의 경우 경영대 같은 경우는 따로 경영대 홈페이지에서 예전 실라버스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다른 과의 수업의 경우는 실라버스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지에 도착하게 되면 시간표 수정을 많이들 하는데 그런 때는 International house라는 그 학교의 국제협력본부 같은 곳에 찾아가서 course add/cancellation form을 제출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학교의 초안지처럼 교수님의 서명을 받고 찾아가야 정상적으로 처리가 됩니다.
기숙사의 경우, 많은 선택지가 있는데, 저와 함께 교환학생을 갔던 친구들은 크게 Walter Gage, Fairview Crescent, Ritsumeikan 이 세 곳에서 생활했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일부 제한이 걸린 기숙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숙사들 모두에 대해서 지망하는 순으로 작성하는데, 웬만하면 교환학생들은 자신이 1지망으로 쓴 기숙사로 배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보다 기숙사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되고, 물론 밖에 나가 살거나 캠퍼스 내에 개인들이 운영하는 레지던스를 렌트할 수도 있지만, 그게 더 비싸기 때문에 기숙사에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숙사 간에도 장단점이 있는데, 대개가 Fairview Crsecent 아니면 Walter Gage 사이에서 고민하기 때문에 이 둘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활했던 Fairview Crescent는 townhouse 형태로 삼층짜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유럽 친구들이 이런 스타일을 선호해서 아시아권보다는 유럽권 교환학생들이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한 unit에 방이 4개~6개가 있는데(4개가 대다수), 방 크기에 따라 기숙사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큰 방을 선호하시는 분은 좀 더 내서 큰 방에서 살아도 좋고 돈을 아끼고 싶은 분은 제일 작은 방을 택할 수도 있다는 선택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bus loop나 Art building, 학생회관 같이 학교의 주요 시설하고 조금 떨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Walter Gage의 경우에는 이런 주요 시설에 대한 근접성이 제일 좋고, 타워 형태라서 일층 라운지에 스터디룸이나 인포메이션 데스크가 잘 관리되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섯 명이 화장실 하나를 공유해야 하는 것이나 부엌이 조금 작다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아마도 Go Global과 자주 연락을 하게 될텐데, 담당자가 자주는 아니더라도 바뀌는 경우도 있는 것 같으므로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은 Mathew Lyle라는 분이 incoming exchange students advisor을 맡고 있습니다.
mathew.lyle@ubc.ca international.house@ubc.ca www.students.ubc.ca/global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Term 1)
JAPN 212-Intermediate Japanese Ⅱ A
일본어 중급 2에 해당하는 클래스입니다. 원래는 1년짜리 수업이기 때문에 term 1은 A, term 2는 B로 진행되게 되는데, 저는 1학기에만 수업을 들었습니다. 일본어 강좌들은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배치고사를 보고 배정받은 일본어 수준에 해당하거나 그보다 위의 클래스만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중급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수준이 그렇게 높지는 않고, 배우는 문법이나 어휘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주로 쓰기와 말하기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고, 이틀에 한 번 꼴로 문법이나 어휘 퀴즈를 보았습니다. 외국어 과목의 특성상 자잘한 숙제들이나 활동들이 많은데, 중간 기말 외에도 free speech 발표, skit 발표, 그룹 프레젠테이션 등 활동이 기억에 납니다. 일본어 말하기나 작문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이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NGL 321- English Grammar and Usage
Leslie Arnovick 교수님의 영문법 수업이었습니다. 평가는 중간, 기말, 리서치 페이퍼, 몇 번의 퀴즈로 이루어졌습니다. 시험 문제가 중간 기말 모두 문학 텍스트 한 지문 안에서 수업 시간에 배운 각종 문법 구조 e.g. deixis, deontic expression 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 내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면 헛갈리기 쉽기 때문에 문제 형태가 단순하더라도 공부는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COMM 362-Consumer Behaviour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면서도 힘들었던 수업입니다. Kirk Kristofferson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수업도 열정적으로 하실 뿐만 아니라, 수업 외적으로도 아주 젠틀하고 외모도 훈훈하신 분입니다. 중간 기말, 두 번의 팀 프로젝트로 평가를 하는데, 두 번의 시험은 multiple choice, short answers, 그리고 short essays로 이루어지는데 암기한 것을 그대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도 늘 강조하셨듯이 응용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공부한 만큼 소비자 행동 전반에 대해서 명확한 개념과 다양한 사례를 공부할 수 있어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적극 추천합니다.
Term 2)
COMM 296-Introduction to Marketing
Liu Ziang이라는 중국 출신 교수님 수업이었습니다. 마케팅 개론 수업인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지는 않고 마케팅 전반에 대한 개념을 훑는 것이 수업의 내용이었습니다. 중간 기말 그리고 한 번의 팀플이 있었는데 한 기업을 선정해서 마케팅 플랜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은 개인 노트북을 들고 와서 온라인으로 보았고, 수업 시간에 가르쳐 준 케이스나 이론 위주로 나와서 쉬운 편이었습니다. 이 수업과 소비자 행동이 내용 면에서 비슷한데, 난이도는 개론이 훨씬 쉽기 때문에 두 수업을 다 들을 계획이라면 이 수업을 먼저 수강하기를 추천합니다.
COMM 495-Business and Sustainability
Peter Nemetz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4학년 수업이어서 그런지 수업 내용도 깊이가 있고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수준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기업 활동과 관련된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여러 이슈를 다루면서 이 분야의 여러 이론과 개념을 학습하게 됩니다. 중간고사와 4번의 케이스 스터디, 그리고 한 번의 기말 프로젝트 페이퍼가 있었는데,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기존의 이론이나 밝혀진 사실들을 빠짐없이 풍부하게 다루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보여주어야만 하기 때문에 정말 힘든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공부한 만큼 남는 것도 많이 있고, 또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인 지속가능성 연구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ENGL 330a-The Structure of Modern English: Sounds and Words
영어의 구조 중에서도 음성학과 형태론을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영어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시각이 공부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원어민이 아닌 학생들이 더 빛을 보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영문과 과목 중에 영어학개론이나 음성학, 형태론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느꼈던 학생이라면 이 수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Jessica DeVille이라는 분이셨는데 굉장히 친절하시고 시험도 수업시간에 중요하게 다룬 부분 위주로 깔끔하게 내주시는 편이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이건 정말 상대적인 문제인데, 같은 기간을 생활하더라도 얼마나 본인이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려 하는지에 따라서 실력 향상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어민이 아닌 이상 누구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기존의 영어 실력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살갑게 현지 친구들과 교환학생 친구들에게 다가간 학생들의 영어가 더 빨리, 많이 느는 것을 보았습니다.
3. 학습 방법
보통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인 만큼 학점도 어느 정도 잘 관리를 했고, 그 간의 공부 경험으로 어느 정도 자기만의 학습 방법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 공부 자체에 대해서는 현지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 영어로 수업을 듣는 것이 익숙지 않기 때문에 수업 이해나 필기 면에서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교수님께 교환학생인 것을 알려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고, 수업 시간에 사귄 친구에게 필기를 빌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캐나다가 전반적으로 물가가 아주 비싸기 때문에, 웬만한 물건은 다 갖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생각 없이 그냥 샀던 물건을 고민하며 사게 될 만큼 비쌉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음식이 갑자기 바뀌면 고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조미료, 햇반, 반찬 통조림 등을 가져가는 것을 권합니다. 이외에도 난방이 잘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전기장판을 가져가는 것도 좋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BC 주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들게 하는 보험이 있는데, 유료이고 꽤 비싸기 때문에 본인이 굳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취소 신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은 캠퍼스 내 빌리지라는 곳에 있는 Bank of Montreal(BMO)을 많이 이용하는데, 여기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체크카드를 사용했고, 한국의 집에서 송금할 때도 이 계좌를 사용했습니다. 교통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학교에서 U-Pass가 나오는데 이것으로 광역 밴쿠버 안에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핸드폰은 fido라는 곳에서 제가 가져간 아이폰의 유심을 바꿔서 개통했는데, 학교에 와이파이가 잘 터지고 집에 공유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data가 없는 가장 싼 플랜을 선택해서 사용했습니다.
2. 여가 생활
시간이 날 때마다 다운타운에 나가거나 학교 근처 맛집을 찾아 다녔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 맛집 정보를 공유하면 참 좋습니다. 학교가 워낙 넓고 아름답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산책하거나 조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Wreck beach라는 곳이 기억에 남는데, 500개 가까이 되는 계단을 내려가면 태평양이 한 눈에 보이는 해변이 나옵니다. 제가 사는 기숙사에서는 조금 멀었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은 날이면 운동 삼아 갔었는데, 그 곳에서 본 일몰이 정말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이 외에도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shin1219@snu.ac.kr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한 최대한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밴쿠버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것을 정말 인생의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제게 익숙했던 환경과 생활 방식과는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면서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 또한 느꼈습니다. 밴쿠버라는 도시는 한 마디로 여유로운 도시였습니다. 물질적인 면에서 여유로운 곳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여유로움이 더욱 돋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시 한 번 제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제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교환학생 틈틈이 스스로 생활을 돌아보면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글을 읽게 되는 예비 교환학생 분들은 가기 전에 거창하지는 않지만 목표도 정해보고 가서는 매일은 아니어도 좋으니 계획한 대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