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2년 8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싱가폴에 있었다는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일 것이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환대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류의 열풍이 불 때, 그것도 ‘강남 스타일’이 세계를 강타할 때 한류를 좋아하는 싱가폴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싱가폴이란 나라는 익숙하지만 참 먼 나라이다. 교환학생 때문이 아니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싱가폴이란 이름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잘사는 국가’, ‘청렴한 국가’, ‘태형’ 등의 몇 단어들로 알려져 있다. 나 역시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특별히 아는 것이 많지는 않았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국가를 선택하였으며 사실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었다. 출국 전의 싱가폴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미지의 세계였고 돌아온 지금은 잊을 수 없는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어디서 싱가폴이라는 단어만 들려와도 반갑고 관련된 글을 읽어보게 되고 대화에 참견하게 된다.
개인적인 감상은 잠시 접어두고 우선 싱가폴이라는 국가에 대해 잠시 개관을 해보자. 인구는 약 5백만 명 정도에 섬 국가이고 크기는 서울보다 약간 큰 정도이다. 서울의 인구가 약 1000만 명이고 경기도에서 수 없이 몰려드는 인파를 생각해보면 싱가폴의 인구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섬 국가라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엄연히 바로 위쪽에 위치한 말레이시아와는 육지로 분리되어 있고 국가 사이에는 2개의 다리가 놓여져 있다. 그리고 적도 바로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항상 여름으로 상당히 덥고 습하지만 어디든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기 때문에 건물 안, 대중 교통 안에서는 추울 정도이므로 항상 가디건을 챙겨 다니는 것이 좋을 정도이다.
내가 출국한 날짜가 8월 1일로 한국에서 가장 더울 때였기 때문에 싱가폴에 도착했을 때 크게 ‘더’ 덥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그러한 더위가 계속 된다는 것은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위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법이 상당히 엄격한 나라이다. 처음에는 법이 엄격하다고 해서 좀 긴장하긴 했지만 본인이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오히려 편하다. 거리가 깨끗하고 밤 늦은 시간 어디를 지나더라도 범죄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큰 장점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치안이 나쁘지 않은 편이고 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큰 장점이라는 것을 잘 몰랐지만 주변의 다른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고 나서 이것이 매우 큰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 싱가폴에 있는 3개의 국립 대학 중 하나로 아시아 3~5위 정도를 자랑하며 서울대학교 보다 순위가 높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생 자체의 질도 있지만 영어권이라는 점, 정부의 엄청난 지원을 통한 강의 & 연구 인력의 확충, 최첨단 시설 및 기숙사 제공 등의 요인이 더 큰 것 같다. 그 예로 싱가폴 경영대학의 경우 설립된지 불과 10년 밖에 안되었지만 이미 순위는 서울대학교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NUS는 싱가폴 최고의 대학으로 유일한 종합대학이다. 나름 긴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상당히 실용적인 학풍을 가지고 있다. 영국의 지배를 잠시 받았던 이유 때문인지 영국식 학제를 따르고 있어 교과 과정이나 수업 진행 방식이 서울대와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 첨단 공학, 통계, 금융 등이 세계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수많은 대학과 교류를 맺고 있어 매 학기 수많은 교환학생들이 학교를 활보하고 다닌다. 본교만 해도 내가 파견될 당시 7명이 본부 파견이 있었으며 경영대 파견 1명, 건축학과 파견도 3명이나 있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출국 전에 이루어진다. 첫 번째 학기 시작인 8월 13일 월요일(2012년)을 기준으로 5월 전후에는 수강 신청 관련 메일이 NUS에서 왔다. 교환학생과 정규학생의 경우 아예 수강 신청 방법이 다르고 TO도 따로 정해져 있다. 부푼 마음으로 듣고 싶은 강좌를 다 뽑아서 보냈지만 결과는 모두 Reject였다. 상경계의 특성상 모든 수업이 인기가 많기 때문에 원하는 수업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Second round가 있고 그 뒤에 Third Round도 있었는데 역시나 계속 원하는 수업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로부터 Admission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3과목은 선정이 되어야 했기에 가서 어떻게든 고치기로 하고 내 전공이랑 아무 관련 없는 비인기 수업을 3개 선정해서 시간표를 만들었다. 다른 수기들을 보면 본교의 초안지 개념인 CAP Form을 이용하면 원하는 수업을 넣을 수 있다고 했으므로 그것을 이용했다. 그리고 1년 파견이라도 할 지라도 출국하기 전에 두 학기 시간표를 모두 확정해야 하는데 사실 힘들다. 이 역시 다음 학기 CAP Form을 이용하여 해결하였다. 본교와 같이 선착순 개념도 아니고 일괄적으로 신청 받아서 과사에서 자리를 배분하고 다시 결과를 알려준다. 그래서 처음 수강 신청을 할 때도 그렇고 다시 추가 신청을 할 때도 그렇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막상 원하는 과목을 얻지 못하고 있으면 불안하긴 하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추가로 한국에 있을 때는 알지 못했던 두 가지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첫째, 본부 파견인 경우 경영대 수업은 들을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최초에 수강 신청을 할 수 없다. 나중에 빈자리가 나면 추가로 신청을 해 볼 수 있지만 매 학기 경영대학의 모든 수업이 단 하나의 빈자리도 없이 다 차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재무관련된 수업을 좀 듣고 싶어서 기대하면서 몇 번을 찾아갔지만 내가 들은 답변은 ‘자리가 없다’는 한 마디였다. 애초에 경영대를 통해 파견이 된 것이 아니라면 수업을 듣는 것이 불가능하니 수업을 넣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자신의 직전 학기에 대한 정보는 NUS에서 모르고 있다. 가령 내 경우 2012년 가을학기부터 파견이었고 2012년 1학기는 본교에서 이수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NUS에서 내가 2012년 1학기에 이수한 수업, 성적 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지 무방하다.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상당히 큰 상관이 있다. 본교와는 달리 NUS에서는 교과목마다 Prerequisite과 preclude 과목에 대한 정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 본인의 최근 정보다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다면 제한 때문에 듣고 싶은 과목을 듣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나의 경우 경제통계를 파견 직전 학기에 들었고 계량경제를 NUS에서 듣고자 했다. 그런데 사소하게 생각했던 선수과목 제한 때문에 reject을 당했다. 결국 친구에게 부탁해서 본교의 성적표 스캔본을 받아서 과사에 제출한 뒤에야 그 과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학교 전체 차원에서 업데이트가 안되므로 다른 학과 수업 중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또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나의 경우 경제통계 한 과목을 업데이트 하기 위해 NUS의 경제학과 사무실, 통계학과 사무실에 최신 성적표를 각각 제출하였을 뿐 아니라 통계학과의 경우 교과 과정도 요구해서 영어로 된 강의계획서를 첨부해서 학과의 교수 한 명에서 본교의 경제통계과목이 NUS에서 요구하는 Prerequisite 과목과 비슷하다는 승인을 따로 받아야 했다. 주변에 교환학생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문제를 겪은 사람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출국 전 본인의 영어 성적표를 출력하여 스캔해서 파일로 만든 뒤 컴퓨터나 웹하드에 보관해 놓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기숙사
기숙사는 거의 다 제공된다. 적어도 한국에서 온 수십 명의 교환학생들 중 기숙사를 제공받지 못한 경우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본교생보다 교환학생을 챙겨주는 시스템이므로 본인이 날짜에 맞춰서 제대로 지원하기만 한다면 기숙사를 배정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숙사 타입 중 NUS Full time 학생 위주로 사는 hall에는 배정받기 힘들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사는 u-town에 배정받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u-town에 살고 시설도 가장 좋으므로 여기에 사는 것이 좋다. U-town은 Graduate Residence(GR), Tembusu, Cinnamon, Angsana, Khaya(or Resident 4) 로 이루어져 있는데 GR의 경우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고 대부분 에어컨이 없다. 나머지는 아침과 저녁 식사가 강제로 제공되며 에어컨이 있는 방도 있고 없는 방도 있다. Khaya의 경우는 전부 에어컨이 있다. 이전의 자료에 보면 PGP가 가장 좋다고 나와있지만 오래된 자료이므로 무시해도 된다. PGP의 경우 오히려 u-town과 멀리 있어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거주하고 노는 u-town에 오랜 시간에 걸려 왔다갔다 하게 되는 불편함이 있으므로 강력하게 비추천한다.(비유하자면 농생대 쯤에 혼자 있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은 기숙사에서 살고 같이 놀려면 그리로 가야 된다고나 할까. 실제 두 기숙사 사이의 거리는 이보다 훨씬 멀다.)
아침 저녁 제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GR의 거주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환학생의 신분이고 많은 다양한 친구를 사귀는 것이 목적이라면 식당을 공유하는 것은 좋은 기회이다. 아는 친구가 있다면 옆에 가서 먹고 새로운 친구도 소개 받고, 아예 초창기라면 그냥 모르는 사람 옆에 가서 먹으면서 말을 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방 타입에는 싱글과 거실형이 있다. 싱글은 말 그대로 혼자 사는 형태이고 거실형태는 거실과 화장실을 공유하며 4명 또는 6명이 따로 방을 쓰며 하나의 집을 이루어 사는 형태이다. GR은 모두 거실형태이므로 참고하길 바란다. 나는 싱글룸에만 살았는데 거실에서 살면 소수의 룸메이트들과 상당히 가까워 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반대로 생활 패턴이 안 맞으면 사이가 엄청 나빠지기도 한다. 룸메이트와 관련한 부분은 기숙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정도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기숙사 비는 홈페이지에 가보면 나와 있지만 대략적으로 환율 900원을 기준으로 말하면 한 학기 유타운 거주비용은 300만원 정도(아침 저녁 식사비 포함)이다. 합리적인 국가답게 거실 유무, 에어컨 유무에 따라 가격이 다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에어컨은 사용한 만큼 추가로 또 돈을 내야하므로 무조건 많이 쓸 수는 없긴 하지만 가격이 상당히 싸다. 한 학기에 2만원 정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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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Application 담당
"Lin Xinying" reglinx@nus.edu.sg
대외협력본부 담당
"Anne Pakir (Director, IRO)" irohead@nus.edu.sg
대외협력본부 직원
"Zann Lum" irolym@nus.edu.sg
Hostel 담당
OSA Hostel Admission Services" osabox4@nus.edu.sg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한 과목당 4학점인데 본교의 3학점 짜리 강의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단과대학, 수업 마다 같은 4학점인데도 불구하고 수업시간이 상당히 다르다. 대략 문과 계열의 경우 언어 수업을 제외하면 4학점은 1주당 2시간의 강의 1시간의 튜토리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과 계열의 경우 수업이 더 많고 실험이 추가되는 등 수업 시간이 길어진다. 특별히 좋았던 점은 시간표를 짜기 전 모든 강의 계획과 일정이 나와 있다는 점이다. 엉성한 본교의 시스템과는 달리 수업을 듣기 전이 아니라 수업을 선택하기 전 수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강의를 하고 과제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기말 고사 날짜와 시간도 나온다.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면 공지된 것 이외에는 추가적인 과제는 없고 강의도 진행된 날짜에 따라 그대로 나간다. 진도가 부족할 경우는 조금 빠르게 나가고 진도가 남는 경우는 휴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인이 계획적인 타입이라면 한 학기에 대한 계획을 모두 세우고 학기를 시작할 수 있다.
나는 1년을 있었지만 수업을 많이 듣지는 않았다. Full time 학생들이 한 학기에 5~6개 정도를 수강하는데 나는 한 학기당 3개씩 총 6 과목을 들었다. 수업이 빡센 측면보다는 개인적인 여건상 이미 학점을 대부분 이수하고 왔기 때문에 NUS에서 굳이 많은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학과 수업을 많이 듣는 것이 교환학생의 최우선 목적이 아니었으므로 최소한의 수업만을 들었다. 물론 더 듣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업을 더 들을수록 학과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수업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 과목당 로드는 꽤나 있다. 그리고 영어라는 외국어로 수업을 들어야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5과목을 들으면 본교에서 6과목 이상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물론 교양과 전공, 그리고 몇 학년 수업이냐에 따라 편차가 크긴 하다. 강좌명 코드를 보면 AB 1xxx, CB 2xxx, EG 3xxx, TD 4xxx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데 맨 앞의 알파벳 두 글자는 어느 학과 수업인지 알려주며 뒤의 맨 첫 숫자는 학년 그 다음 숫자는 강좌의 고유 번호를 나타낸다. 가령 EC 3XXX 이라고 하면 경제학과 3학년의 수업을 나타낸다.
학기 중간에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휴식 주간이 두 번 있다. 중간 고사 전 1주일과 기말 고사 전 1주일이다. 이를 이용하여 공부를 해도 되지만 보통 교환학생의 경우 중간 고사 전의 휴식 주간인 Recess week 때는 주변 국가로 놀러 간다. 기말 고사 전의 Reading week의 경우는 교환학생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은 해야하고 주변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으므로 보통 Full time 학생들과 같이 공부를 하게 된다. 내가 들은 수업은 첫 학기 Econometrics 1, Computer Aided Data Analysis, English for Academic Purpose 두 번째 학기 Business Communication, Development Economy, Introduction to Media Writing 이었다. 수업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다양한 학과 수업을 들었다. 상기 언급했듯이 학점에 대한 부담이 없었으므로 본교에서는 시간상, 학점 부담상 듣기 힘들었던 수업들 위주로 들었다. Econometrics 1, Computer Aided Data Analysis는 향후 진로 선택상 기술적인 부분들을 배워 놓을 필요가 있어서 선택했지만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수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본교의 커리큘럼이 더 좋고 빡세고 배울 것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국까지 와서 수학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 굳이 여기까지 와서 이걸 들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수식을 손으로 풀거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이러한 것은 굳이 NUS까지 와서 배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학기 수업은 별로 추천할 만한 것이 없고 두 번째 학기 Business Communication은 정말 좋았는데, 싱가폴이 Multi nation, melting pot 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업이었다. 수업은 10~15명 정도로 진행되는데 필기 시험은 없고 여러 가지 형태의 발표, 토론, 보고서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내가 들은 강좌에는 11명 가량이 있었는데 어찌나 국적이 다양하던지 싱가폴인 중에서도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계가 각각 있었고 한국인, 일본인, 영국인, 호주인, 홍콩인, 베트남인이 있었다. 각종 토론을 할 때 다양한 국가의 관점을 들어보는 것은 정말 좋았다. 문화적 다양성이라고 하면 너무 뻔한 것들만 떠올릴 법 하지만 책으로 배우는 다양성과 실제 겪는 다양성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개발 경제는 무난했고 Media Writing은 Writing을 연습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었는데 영어의 기본기도 잘 안된 상황에서 native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좌절감도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좀 뻔한 말이지만 본인이 하는 만큼 는다는 것이 정답이다. 기본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기는 하지만 수업을 듣는 것부터 어울려 다니는 사람을 정하는 것까지 모두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학기에는 한국인 파견 학생이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같은 학교에서 애초에 아는 사람들끼리 파견되었고 영어 기초 실력도 높지 않은 경우 한국인들끼리 어울려 다니는 경우도 꽤나 있었다. 나는 적어도 첫 번째 학기는 한국인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만나지는 않았다. 두 번째 학기는 심심하기도 하고 다른 이유들로 한국인들과 같이 많이 놀았지만 어느 정도는 조절하였다.
주관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나는 영어가 꽤나 많이 늘었다. 외국 거주 경험은 없지만 카투사에서 2년간 미군들과 복무를 했는데 그 때의 2년 보다 교환학생의 1년의 효과가 큰 것 같았다. 얼핏 보면 절대적인 시간 자체는 카투사 시절이 길지만, 영어를 사용하고 공부하는 시간만 따지면 교환학생이 당연히 압도적으로 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영어능력 향상이 교환학생의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첫 학기에는 스터디를 조직해가면서 강제로 영어 글쓰기와 말하기를 연습했다. 상당히 귀찮긴 했는데 매주 글을 몇 편씩 작문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말하기 부분은 하는 만큼 느는데 나는 친한 친구들을 만들어서 잡담을 많이 하면서 실력을 향상 시켰다.
파견 전에는 영어에 대해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1년 간의 생활로 인해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다. 실력이 향상 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어학이라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강제로 공부해야 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파견 한 뒤 영어가 많이 늘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환경이라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고 성취는 본인의 노력에 달려있다. 그리고 파견 전에 가능한 영어를 많이 공부할 것을 권한다. 교환학생이 영어의 기초를 쌓으러 가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되어 있는 기초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보통 말하기, 글쓰기)를 향상 시키고 영어로 강좌를 수강하고 다른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본인이 영어가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겨우 파견 기준을 맞추어서 온다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얻어가는 것은 더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학습 방법
학과 공부에 대한 학습 방법 자체는 본교에 있을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강의 교재를 보고 수업 시간에 따로 언급한 내용들 공부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내용들은 일정 범위 이내에서 찾아 보았다. 어떻게 보면 가서 수업 자체를 열심히 듣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이 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하려고 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비행기 탑승 시 무게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입국 시 가능한 물건을 적게 들고 가는 것이 좋지만 그 반대 급부로 현지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비싸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들은 가능한 많이 들고 가는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젤 좋은 방법은 항목별로 현지와 한국의 물가를 비교하여 무게당 물가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제품을 들고 가는 것이다. 내가 들고 갔던 물품들 중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깜빡하고 잊어서 아쉬웠던 것들 것 언급해 보겠다.
우선 멀티탭이 필요하다. 전압이 다르므로 변환을 해야 하는데 어댑터를 전자 기기 개수만큼 사기에는 돈이 아까우므로 멀티탭이 있으면 어댑터를 한 두 개정도만 사도 충분하다. 무선 공유기. 우리나라만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이 잘 되는 환경이 아니다. 심지어 기숙사에서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 곳도 있다. 무선 공유기는 필수. 정장 또는 드레스. 기숙사에서 가끔씩 Formal dinner 등의 행사가 한 번씩 있는데 정장류의 옷이 하나 쯤은 있으면 좋다. 그리고 내 경우는 다른 발표 수업들에서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꼭 필요했다. 선크림. 여름 국가니 당연히 필요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다. 우리나라의 중저가 샵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가격이 2~3배 이상이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반드시 사가면 좋다. 그리고 여자들의 경우 해당하는 제품이지만 팩. 팩 가격 역시 비싸다 그리고 한국 제품을 들고 가서 싱가폴 친구들 주면 좋아하므로 여유 있게 들고 가는 센스도 필요하다. 옷은 여름 옷만 챙겨가면 되지만 햇빛을 가리기 위한 용의 긴 옷 한 두 벌 정도는 들고가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한 학기 파견이라면 돌아갈 때 한국의 날씨가 상당히 많이 바뀌어 있게 되므로 돌아갈 시절을 생각한 옷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는 12월에 여행을 할 생각이었고 추운 지역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긴 바지와 재킷, 후드 티도 챙겨갔다. 그리고 실제로 12월에 홍콩 여행을 할 때 다 사용하였다. 그리고 기타 본인이 필요한 아이템은 본인이 들고가면 되지만 돌아올 때 보통 짐이 더 많아 지는데 그러면 아주 비싼 싱가폴 택배를 이용하거나 비행기에서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하거나 짐을 버려야 하므로 가능한 적게 들고가야 한다. 살아보면 뭐 필요한 거 한 두 개 없어도 다 잘 산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
식사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비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학교에서 식사를 할 경우 900원 환율 기준으로 대략 2500원~4000원 정도이다. 일인당 GDP가 우리나라 2배가 되는 나라에서 이 정도의 물가라면 확실히 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밖에 나가서 먹으면 상당히 비싸다는 점이다. 밖에도 우리나라의 푸드코트와 같은 곳이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hawker center라고 에어컨도 없는 야외 푸드코트의 경우는 학교보다 겨우 1천원 정도 비싼 가격대를 보여주지만 괜찮은 식당으로 가면 일인당 1~2만원은 그냥 나간다. 좀 비싸게 먹을 경우 일인당 2~3만원 이상도 금방이다. 특히나 체감적으로 비싸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물, 물수건 등에 대한 항목이 개별로 다 청구되며 (레스토랑의 경우) 서비스 비 10%, 소비세 7%가 최종적으로 합산되어 17%가 더 나오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최종 가격이 적힌 생활 패턴을 하던 한국인으로서는 싱가폴에서는 결제 할 때 찜찜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흥
그리고 무엇보다 술과 담배가 엄청 비싸다. 금욕적인 국가답게 세금을 엄청 쎄게 메기기 때문에 술집에 가서 한국에서처럼 안주 시키고 취할 때 까지 엄청 마시고 했다가는 일인당 10만원도 금새나간다. 시내 중심가에 맥주 한 잔에 1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담배는 한 갑에 1만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미리 사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입 제한이 있고 공항에서 걸리면 뒤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담배가 비싼데다가 학교 전체가 금연구역이라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았다. 학교 어디를 가더라도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의료
학교 안에 Clinic이 있다. 웬만큼 아픈 것들은 여기서 다 처리되는데 우리는 외국인이므로 보험 등의 혜택이 없고 돈을 그대로 다 내야 한다. 항목별로 다르긴 하지만 사마귀 치료를 여러 번 받으러 갈 때 처음에는 의사 진료 2만원 정도, 약값 1~2만원 정도, 치료비 2만원 정도가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부터는 치료비만 2만원 정도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달리 의료가 면세 항목이 아니며 소비세가 7% 청구되어 계산된다. 학교 안에서 병원을 가면 이 정도지만 밖에서 나면 훨씬 더 비싸다. 병원마다 가격이 다 다르고 시간대별로, 의사가 누구냐에 따라도 진료비가 다 달라진다. 가능하면 안 아프고 갔다 오는 것이 좋다.
대중 교통
우리나라처럼 환승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다. 버스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싸고 지하철은 거리에 따라 다르다. 구간이 상당히 세분화 되어 있어 짧은 거리를 가면 1천원 정도면 되지만 먼 거리를 갈 경우 지하철비가 2천원 정도 나오기도 한다. 택시는 우리나라보다 좀 더 비싸다. 그리고 시내에서 탈 경우 추가 요금이 붙고 콜을 할 경우 또 추가 요금이 붙는다. 그리고 할증 시간대가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다. 여러 가지 옵션을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 3천원인 기본료가 만원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옵션 없이 긴 거리를 탄 경우는 우리나라보다 좀 싼 것 같았다. 옵션 없이 공항에서 학교 기숙사까지 2만원 조금 넘게 들었다.
은행
많은 학생들이 이야기 하는 씨티은행의 ATM은 학교 안에 두 개 정도 밖에 없다. 찾으려면 찾을 수 있지만 귀찮다. 그리고 뽑을 때마다 수수료도 나가는데 나 같이 그런데 신경 쓰는 사람은 그런 것도 아까워한다. 그래서 나는 통장을 개설해서 체크 카드 비슷한 Net Card를 만들어서 들고 다녔다. 환율이 쌀 때 씨티은행 카드에서 돈을 왕창 뽑아서 돈을 넣어놓고 이 카드에서 돈을 뽑아 쓰거나 결제를 했다.
통신
우리나라에서 쓰는 스마트폰 중 대부분은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들고가서 유심카드만 사서 넣으면 된다. 보통 선불 카드를 사용하는데 통신비가 훨씬 적게 든다.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