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싱가포르 국립대학(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3개 대학 가운데 하나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국립대학, 난양 기술대학(NTU;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싱가폴 경영대학(SMU;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이 있는데 종합대학으로서 싱가포르 내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유명한 대학교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입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는 2013년 QS Asian University Rankings에서 홍콩 과학기술대학교와 홍콩 대학교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많은 싱가포르 학생들뿐만 아니라 중국 혹은 주변 동남아 국가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이며 실제로 캠퍼스 내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혹은 수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싱가포르 풀타임(full-time) 학생들의 경우 수강신청 시 주어진 크래딧을 갖고 입찰하는 식(bidding)으로 수강신청을 하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출국 전 학교로 수강을 희망하는 과목을 적어서 보내고 이를 학교에서 강의 정원 수에 맞추어 임의로 배정하는 식으로 수강신청이 됩니다. 저도 출국 전 약 8과목 정도 수강신청을 하였는데 나중에 결과를 받았을 때는 3과목밖에 신청이 안되어있었고 신청되어 있는 과목도 전공과목이 아니고 그리 듣고 싶었던 과목 또한 아니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따라서 출국 전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모듈을 찾아보고 성심 성의껏 수강신청을 하되 그 과목을 듣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운이 좋으면 잘 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학에도 서울대학교와 같이 수강신청 변경기간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싱가포르 기준 1학기에 해당하는 8월부터 12월까지는 Week0 기간 동안 수강변경이 가능했고 2학기에 해당하는 1월부터 5월까지는 Week1 기간에 변경이 가능했습니다. (2학기에는 오리엔테이션 주간에 해당하는 Week0가 없습니다.) 다만 수강을 변경하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습니다. 인터넷 수강신청 홈페이지에서 수강 변경 신청을 한 다음에 온라인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초안지와 유사한 문서를 작성하여 과목을 개설한 과 사무실에 가서 서명을 받고 이를 최종적으로 본인의 해당 과에 제출하면 됩니다. 물론 정원이 없다고 잘 받아주지 않습니다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열심히 조르시고 사정을 설명하면 받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도 교수님 연구실까지 찾아가 교수님을 설득하여 수강을 신청한 과목이 있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모르거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주저하지 마시고 아래 메일 주소를 통해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친절하게 잘 답변해주십니다.
Mr Ho Shi Ning Simon
Executive
Tel: +65-65162314
Email: reghsns@nus.edu.sg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2012-2013 Semester1
EC2104 Quantitative methods for economic analysis
EC2374 Economy Of Modern ChinaI
LAC1101 Chinese1
2012-2013 Semester2
LAC2373 Global Economic Dimensions of Singapore
LAC3341 International Economics I
GEK1055 Theater Experiences
LAC2201 Chinese2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한 과목 당 학점은 대개 4학점이므로 1학기에는 12학점, 2학기에는 16학점을 들은 셈입니다. 풍요로운 교환학생의 삶을 위해서는 3과목을, 조금 더 학업에 집중하고 싶으면 4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주로 경제학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전공의 특성 상 한국에서 배우는 경제학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울대학교에서 한 학기에 배우는 내용을 싱가포르에서는 강좌1, 강좌2로 나눠놓은 경우가 많아 수업의 난이도는 조금 낮은 편에 속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만 있는 한 가지 특징적인 과목은 Global Economic Dimensions of Singapore입니다. 이 과목은 싱가포르 경제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과목을 수강하며 싱가포르에 대한 이해가 여러 방면에서 훨씬 심화될 수 있었습니다. 경제 이론이나 경제 모형은 수업에서 거의 다루지 않고 주로 평이한 내용으로 싱가포르에 대해 설명을 하는 수업이므로 굳이 경제학과 학생이 아니더라도 싱가포르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학생이라면 꼭 이 수업을 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중국어는 싱가포르에서 영어, 말레이어와 함께 자주 쓰이는 언어기 때문에 수강을 하였습니다. 친구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중국어 수업은 주로 단어와 쓰기, 읽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 비해 싱가포르의 수업은 회화에 초점을 맞춘다고 합니다. 실제로 수업을 들으면 회화 연습을 자주 할 기회를 갖게 되는데 이를 응용하여 중국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때에는 꽤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처음 싱가포르 공항에 입국했을 때는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싱가포르지만 그 발음이 다소 특이하고 미국, 영국식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흔히 싱글리시로 불리는 독특한 단어들이 있어 소통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평소에 싱글리시를 심하게 쓰고 말도 짧았던 그 학생들이 발표시간만 되면 정확하고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선 싱가포르 특유의 억양과 몇몇 단어들에만 익숙해지게 되면 소통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외국어를 얼마나 습득하는지는 교환학생 개인의 의지와 많이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의지가 충만하여 풍경화 속 풍경과 같이 어디를 가든 존재하였던 교환학생이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귀찮아지기 시작하자 방에만 머무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이겨내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현지 학생들 혹은 타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어울린다면 외국어 습득은 물론 다른 문화에 대한 간접 체험이 가능하고 이해도 넓어질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학습방법은 기본적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하던 방식을 유지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싱가포르 수업의 경우 각 강의가 대부분 한 번 이상의 발표가 있기 때문에 조를 짜고 이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발표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싱가포르에서의 조별 발표가 서울대에서의 조별 발표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영어로 토의를 하고 영어로 자료를 조사하고 레포트와 발표자료를 만들며 영어로 발표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처음에는 다소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친구들과 단순히 신변잡기적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러한 조별 발표가 영어 실력 향상에는 훨씬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파견 기간의 성적이 학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홀히 하지 마시고, 멋진 한국인, 예쁜 서울대생으로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열심히 참여하셔서 영어 실력 향상과 새로운 친구와의 교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시기 바랍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해외에서 4개월에서 10개월 간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교환학생 학우들의 짐은 상당히 무거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한국 못지않게 대형 마트들이 다수 위치해있고 대부분의 물건들은 한국과 별 차이 없는 가격으로 그곳에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필요 없는 짐은 줄이시고 입국을 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빠뜨리기 쉬운 물품을 몇 가지 상기해보자면
상비약
화장품 충분히(화장품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멀티탭(한국 멀티탭이 있으면 변환플러그 하나로 모든 한국 전기 제품이 해결됩니다.)
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짐을 철저히 싸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에 있으면 가져오고 없거나 너무 무거우면 싱가포르에 가서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싱가포르는 정책적으로 생필품 물가를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생필품의 경우 크게 비싸지 않습니다. 일례로 싱가포르 특유의 푸드코트라 할 수 있는 호커센터에 가면 한국에서보다도 싸게, 약 2000원에서 3000원정도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거나 브랜드샵 쇼핑을 즐겨하신다면 한국에서 지불하는 것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싱가포르의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실제로 가벼운 감기증상으로 멋모르고 사설 영리병원에 갔다가 5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온 친구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사설 영리병원이 아니라면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에게 청구되는 싱가포르의 의료 비용은 매우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다소 아깝더라도 출국 전 보험을 들어둘 것을 권장합니다.
교통의 경우 EZ-Link라 불리는 교통카드를 사면 한국과 동일한 방법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버스를 내릴 때 환승을 안 했더라도 반드시 교통카드를 접촉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버스 내에 안내방송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항상 긴장을 하고 계시다가 내릴 정류장이 가까워 질 때에 맞춰 부저를 눌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저를 누르지 않으면 버스가 서지 않고 정류장을 그냥 지나칩니다. 또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탈 때에도 손을 흔들어 버스를 타겠다는 의사를 보여주어야 버스가 정차합니다.
통신을 이용하기 위해선 선불 심카드(Prepaid Simcard)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싱가포르에는 Singtel, M1, Starhub 3개의 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있습니다. 세 통신사 중 가장 통화 품질이 좋고 3g가 잘 작동하며 데이터플랜이 잘 갖춰져 있는 Singtel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매우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우선 Singtel 샵에서 심카드를 구매하신 후 가까운 편의점에서 충전을 하기 위한 카드(Top-up card)를 구매하신 후 카드 뒷면에 적혀있는 방법을 따라서 충전을 하고 데이터플랜을 구매하셔서 사용하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 데이터를 낭비하지 않으려 주의하며 선불 심카드를 활용하다 보니 한 달 통신비로 S$20정도를 사용하였습니다. 오히려 한국보다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가능하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싱가포르 현지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싱가포르는 한류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친구들이 한국과 한국 사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친구를 만나고 그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찾고 대화를 나누며 친해지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 교환학생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싱가포르에서 생존하기 위한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싱가포르 대학교 내 한국문화동아리에서 지정해준 싱가포르 버디와 다양한 여가활동을 같이 하였고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쉽게 가기 힘든 여러 장소를 갔다 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부터 기타를 즐겨 쳤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내 The Amplified라는 락 밴드에 가입하여 두 차례 공연을 하였습니다.
싱가포르 학기 시작에 즈음해서 여러 단체로부터 끊임 없는 메일과 페이스북 이벤트 초대를 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학기 시작 1주 전부터 학기 시작 후 2~3주까지 다수의 이벤트 안내를 받게 될 것인데 이 때 만난 친구들이 교환학생 기간이 끝날 때까지, 혹은 끝난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히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이벤트가 아니라면 한번쯤 참여하셔서 새로운 친구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는 CCA(Co-curricular Activity)라고 일컬어지는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습니다. 교환학생이라고, 짧은 기간만 체류한다고 주저하지 마시고 혹시 취미가 맞는 CCA를 발견하신다면 적극적으로 알아보시고 가입하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조별 발표를 준비하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들 중 몇몇은 한국 귀국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직전인 2012년 7월, 저는 설렘과 기대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가서 적응 못하고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등등... 그 때 저보다 2년 정도 먼저 교환학생을 다녀온 선배가 해 준 말이 있습니다.
“네 인생에 다시 안 올지도 모를 전성기가 될테니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오시라.”
그 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다녀온 지금에서야 그 말을 실감하며 한국에서 과제와 숙제, 시험에 치일 때마다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 없이 되뇌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우 여러분이 곧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신다면, 현재 지니고 있는 긴장감을 열정으로 서서히 대체해가며 교환학생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시고 많은 지혜와 경험을 쌓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싱가포르에서의 한 학기 또는 1년을 진정 여러분 인생의 전성기로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