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홍콩 섬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 홍콩대학교는 아시아 대학 랭킹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Finance, Accounting 전공이 특히 유명하며,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유명한 홍콩인 만큼 금융권에 관심이 있다면 홍콩대학에서 공부하며 금융관련 강의를 듣는 것도 향후 이력에 보탬이 될 듯 합니다. 홍콩의 공식 언어는 광동어(만다린과 다름)와 영어이며, 홍콩대학교의 수업과 교내 공식 행사는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홍콩대의 학사연도는 9월~12월의 가을학기와 1월~5월의 봄학기로 이루어지며 1년치의 수강신청을 8월 초 무렵 하게 됩니다. 교환학생 수학허가가 나오고 나서 온라인 지원을 할 때에 듣고 싶은 강의를 36학점(6개 강의)까지 신청할 수 있으나, 그대로 강의 배정을 해주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봄학기 파견 교환학생이었던 저는 1월 중순 수강변경기간을 이용해서 수강신청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미 수강인원이 다 차서 선택할 수 없었던 강좌도 있었습니다. 가을학기 파견을 가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은 해당 Faculty 오피스에 문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홍콩대에는 한 학기 학점 중 반드시 소속 학부에서 절반 이상의 학점을 취득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제 교환학생 친구들 가운데에서는 학기 중에 오피스에 문의해 학부를 바꾼 사례도 있습니다만 아주 예외적인 일일 것 같습니다. 홍콩대 교직원 분들과 영어로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소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니 처음부터 확실하게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홍콩대의 기숙사는 크게 hall과 non-hall residence로 나뉘는데, 홍콩대는 전통적으로 hall culture를 중시하기 때문에 열 군데가 넘는 hall은 각각의 자치회를 두고 봉사활동, 운동경기, 친목활동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학생들의 경우 hall activity 참여 여부가 이듬해 기숙사 신청 심사 때에 반영되기 때문에 은근히 압박이 있는 모양입니다. 로컬 학생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Non-hall residence는 더 분방한 분위기인데, 저는 처음에는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야 하는 Sassoon campus의 Patrick Manson Student Residence에 살다가 방 이동 신청을 해서 운 좋게 새로 지은 Residential College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PM은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주로 모아둔 곳이라 친구를 사귀기 편할지 모르지만, 시설이 낡았고 벌레가 자주 나온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RC의 경우 2012년에 개장해서 아직 새 건물인 곳으로, non-hall dorm이지만 서서히 hall activity가 생겨나고 있는 중인 기숙사입니다. 각 기숙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페이스북 ‘HKU 한인 학생회’그룹에 유학생 분들이 올려두신 관련 게시글이 있으니 입학 허가가 나신 뒤에 가입하셔서 찾아보시면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정해진 담당자는 없고 OISE exchange@hku.hk 에서 학생비자신청 및 교환학생 생활 관련 문의를, CEDARS의 accommodation@cedars.hku.hk 에서 기숙사 관련 문의를, 수업 학사 관련 문의는 해당 학부에서 받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복수전공인 영어영문학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Faculty of Arts로 신청을 해서 그 쪽 강의만 들었습니다. Arts Faculty는 외국인 교수 비율이 높고, 교수님들의 영어도 유창하다고 합니다.
AMER2048 American Literature: The Great Gatsby, The Bluest Eye, Death of a Salesman, The Adventure of Huckleberry Finn 네 소설을 비롯해 단편 몇 편을 다루었습니다.
CLIT2092 Modern American Poetry: 현대 미국 시인 15명 정도를 다루었습니다. Daniel Vukovich 교수님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CLIT2037 Gender and Sexuality in Chinese Literature and Film: 중국 영화를 한 주에 한 편씩 보고 토론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페미니즘의 기초에 대해 배운 적 있다면 영화 비평에 이를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수업입니다.
CHIN9502 Mandarin Level 2: 아래 항목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홍콩대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나, 캠퍼스에서, 그리고 학교 밖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어는 결국 광동어 혹은 보통어입니다. 영어만을 생각하고 홍콩으로 오시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중국어를 이미 배운 상태에서 중국어와 영어 둘 다 사용하고 싶다면 홍콩 내지는 싱가폴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교환학생은 교환학생들끼리(절반 이상이 북아메리카 출신) 어울리게 되므로 영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저도 영어권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며 영어에 많이 노출될 수 있었습니다.
중국어의 경우, 홍콩대의 중국어 강좌는 보통어 level 1-7, 광동어 level 1-4가 있는데, 한 학기에 중국어 수업은 한 개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더 높은 보통어를 많이 듣습니다. 저는 새내기 때에 우리 학교에서 중국어입문 1을 수강했기에 Level 2를 수강하였는데, 우리 학교와는 달리 문법보다는 회화표현 위주의 수업이다 보니 Level 2는 약간 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Level 1, 2에는 한자문화권이 아닌 서양인 학생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한자부터 한 획씩 설명하게 되므로 살짝 수업이 지루할 때도 있었습니다. Level 3부터는 수업 진행을 보통어로 한다고 하니 이 기회에 제대로 중국어를 배우고 싶으시다면 3에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Level 6부터는 광동어가 모국어인 홍콩 로컬 학생들이 듣기도 합니다.
3. 학습 방법
강의 방식은 대체로 우리 학교와 비슷하게 진행되는데, 토의를 장려하기 위해 Lecture시간 외에 따로 Tutorial 시간을 두는 강의들이 많습니다. 튜토리얼 시간의 운용은 교수님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학생들의 발제와 디스커션으로 진행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홍콩의 물가 수준은 대체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홍콩에는 실내 난방이 없기 때문에 겨울을 보내신다면 전기담요(전자제품점에서 5만원 내외)를 사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향, 홈매트나 바퀴벌레약도 사오시면 좋습니다. 기타 침구류, 세면도구 등은 현지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흔히 홍콩 하면 떠올리시는 딤섬, 완탕면 등은 한국보다 싸게 많이 드실 수 있습니다. ‘중국요리’말고도 양식, 일식,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요리 등 다양한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홍콩대 안에도 다양한 Canteen이 있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이곳저곳 도전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중식 캔틴 말고도 SUBWAY나, 학생 할인율 30%라는 착한 가격의 스타벅스도 있습니다.
은행은 저는 씨티은행 국제체크카드를 한국에서 발급받아 가서 필요할 때마다 인출해 사용했습니다. 캠퍼스 안에는 씨티은행이 없으나 시내로 나가면 뙈 보입니다. 현지 은행에서도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데, HKID가 없으면 여권과 비자 및 address proof를 가져가야 하는 등 증명하는 과정이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또한 HSBC의 경우 계좌 개설시 최소 잔고가 HKD2000 이상이어야 합니다.
교통은 홍콩 교통으로 검색해보시면 한국과 꽤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용 옥터푸스 카드로 MTR 반값 할인을 받으시려면 우선 홍콩대 Faculty Office에 구비되어 있는 관련 서류에 도장을 받아서 MTR역으로 가서 신청한 뒤 한 달을 기다리셔야 합니다.
핸드폰은 주로 Prepaid USIM을 구매해서 기존에 쓰던 폰에 넣어 쓰시게 되는데 통신사는 3.com이 가장 흔합니다. 아니면 갤럭시 초기 모델과 같이 싼 스마트폰을 10만원 이내로 대리점에서 구매해서 선불유심을 넣어 쓰실 수도 있습니다. 최신 핸드폰을 한국에서 사는 것처럼 약정을 걸어서 구매하려면 HKID가 있어야 하고, 없다면 HKD4000정도의 예치금을 내야 합니다.
3. 여가 생활
홍콩의 장점은 서울보다도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도심에 놀 거리가 많이 몰려있다는 점입니다. 중심지 쪽에는 쇼핑몰과 음식점, 카페, 바, 클럽 등이 있어 예산이 허락하지 않는 한 질릴 줄 모르고 놀고 먹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 홍콩섬 외의 섬들에 가면 사람이 없는 한적한 해변이나 유명한 트래킹 코스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흔히들 홍콩은 쇼핑의 천국이다, 쇼핑 말고는 할 게 없다고 하지만 사실 명품 세일 기간을 노릴 것이 아니라면 홍콩에서의 쇼핑은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한국 면세점이 더 싸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홍콩은 한국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싸면서도, 국제적인 도시라는 이점이 있습니다. 영미권 국가와 비교하자면 생활비를 덜 들이고, 같은 동양 문화권이 주는 안정감을 누리면서, 짧은 시간 동안 집약적으로 교환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홍콩대 교환학생 생활의 행운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