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사카 대학은 교토 대학과 더불어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 중 한 곳으로, 오사카 시내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다소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크게 도요나카/스이타/미노 캠퍼스의 세 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도요나카 캠퍼스의 경우 법학부, 문학부, 경제학부 등 문과계열의 학부와 일부 이과/공과계열 학부가 존재하고 1학년들이 필수로 듣는 교양 강의가 열리기 때문에 가장 활기차고 ‘대학교스러운’ 분위기를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이타 캠퍼스의 경우 의학부와 인간과학부, 공학부 등 이과계열 학부가 있으며 2학년 이상의 학부생들과 대학원생 이상의 연구자들이 많아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하며, 미노 캠퍼스의 경우 과거에 오사카외국어대학이 외국어학부로 편입된 것으로서 학부 규모가 작고 산 위에 위치하여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냅니다. 일본의 학교는 한국보다 학기의 시작이 한 달 가량 늦고 학기 중에 휴일을 제외하고 15주의 수업을 모두 채워서 학사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 달 반 가량 늦게 종강을 합니다. 저는 2013년 봄학기에 정규교환학생으로 파견되어 4월 첫째 주에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4월 8일부터 수업을 들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에 대해서는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규교환학생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의 교환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체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본인이 소속된 학부에서 따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이 때 수강신청에 대한 안내와 함께 책자로 된 수강편람을 주기도 합니다. 학기 내 개설된 강의들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수강편람을 통해 찾아볼 수 있으며, 한국과 다른 점은 인터넷을 통해서는 수강편람의 확인만 할 수 있을 뿐 수강신청은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받은 수강신청 용지에 원하는 강의를 써서 교무과에 기간 내에 제출하면 되며, 수강신청 기간이 개강 후 2주 가량 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관심이 있는 강의에 들어가보고 수강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의 경우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는 네 곳이 존재하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자신이 배정받기를 원하는 기숙사를 3순위까지 써낼 수 있지만 자신의 희망이 완전히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사카 대학은 교환학생 규모에 비해 기숙사 시설이 부족한 편이라고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1지망이었던 ‘국제교류회관’에 배정이 되었습니다. 국제교류회관의 경우 주로 수업을 듣는 토요나카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통학이 매우 수월하고 한큐 다카라즈카선 이시바시(石橋)역과 모노레일 시바하라(柴原)역이 비교적 가까이 있어 교통편이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기숙사비가 월 6000엔 정도로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기/가스/수도세/관리비를 별도 납부해야 하지만, 이를 모두 합해도 월 1만엔~1만5천엔 가량으로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경제적 부담이 적습니다. 하지만 1인1실인 방 안에 침대/책상/조리시설/세탁기/욕조/베란다(!)까지 모두 갖추어져 있고 1층 로비의 개방시간이 저녁 때로 제한되어 있어 본인의 노력 없이는 다른 구성원들과의 교류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교환학생들을 위한 1인실 외에도 일본인 대학원생, 외국인 교직원 가족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살고 있어서 학부 교환학생의 비중도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도요나카 캠퍼스와 매우 가깝고, 주로 정규교환 프로그램으로 온 학생들이 배정되기 때문에 본인이 노력한다면 일본인 친구들 혹은 일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을 사귈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Chie KITANO (Ms.)
International Student Affairs Division, Osaka University
TEL: 06-6879-4026 (+81-6-6879-4026)
FAX: 06-6879-8964 (+81-6-6879-8964)
E-mail: kitano-ch@office.osaka-u.ac.jp (personal)
exchange@isc.osaka-u.ac.jp (section)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문학부 정규교환학생으로서 특별청강학생 신분으로 주로 일본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으며, 문학부 일본학 전공의 키타하라(北原) 선생님을 담당 교수로 배정받아 일본학 연구실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정규교환학생의 경우 10-15학점의 강의를 신청할 수 있는데, 보통 한 강의는 90분짜리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 있으며 2학점이 부여됩니다. 전공 수업은 수업 방식에 따라 세미나(연습)과 강의로 구분되는데, 저는 일본학 전공의 일본사상사연습 수업과 독일문학 전공의 중부유럽문화론강의 수업, 인간과학부 비교문명학 전공의 비교사상사강의, 그리고 문학부 유학생들을 위한 고급 일본어 수업인 실천전문일본어(1), 전체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일본어 수업인 JA500, 이렇게 다섯 개의 강의를 수강했고, 담당 교수님이 개설하신 현대의 차별문제에 관한 교양 강의를 청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추천할 만한 강의는 제가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일본사상사연습’ 수업과 ‘비교사상사강의’ 수업입니다. 일본학 전공의 우노다(宇野田) 선생님이 개설하신 일본사상사연습은 학부 대상의 세미나 수업으로, 일본의 근현대사를 다룹니다. 「Modern History of Japan: From Tokugawa Time to the Present」(Andrew Gordon 著)라는 책을 매주 1-2챕터씩 읽어가서 핵심 단어들의 뜻을 묻는 간단한 퀴즈를 보고, 매주 정해진 발제자가 발제문을 준비해오면 이에 대해 영어로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젊고 친절하신 일본인 교수님과 아르헨티나, 독일 출신의 TA 두 분, 저를 포함한 학부생 7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야 하지만 원어민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fluent하게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일본인의 시각이 아닌 미국인의 시각에서 쓰여진 책을 주교재로 삼기 때문에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일본의 근현대사를 배울 수 있고, 동시에 이에 대한 일본학생들의 의견, 문제의식 등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비교사상사강의의 경우 독일 출신의 슈벤트커(Schwentker) 선생님이 개설하신 수업으로, 근현대 일본 사상가들에게서 나타나는 아시아론(論)에 대해 다룹니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50분 정도의 강의와 나눠주시는 짧은 읽기자료를 바탕으로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역시나 다양한 출신의 학부생/대학원생들이 함께 한 소규모 수업으로, 선생님께서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시고 열정적으로 임하셔서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단한 중간고사와 기말 서평의 경우 영어/일본어/독일어 중에서 편한 언어로 쓸 수 있게 하시고 종강 후 개별 피드백을 해주시는 등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많이 배려해주십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일본어 프로그램으로 지원해서 간 것이었지만 겨우 자격증만 따서 간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는 수업을 따라가기도 버거웠고 말하기도 일상적 회화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었지만,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자연스럽게 언어를 접하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도 일본어 실력이 꽤나 능숙해졌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평소에는 거의 매주 수업시간에 읽을거리나 자잘한 과제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하는 식으로 학습하였고, 모르는 내용은 튜터나 다른 일본인 친구들에게 질문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어로 진행되는 수업의 경우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받는 강의 형식이 많아 일본어로 말하는 연습보다는 듣기, 전공 내용의 습득 위주로 공부가 되었고, 수업 중에 알게 된 새로운 단어, 표현들은 매주 노트에 따로 정리하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일본인 학생들과 교류하고, 호스트패밀리 프로그램을 통해 호스트 가족들과 많은 체험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실질적인 회화 연습을 할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의 경우 개인적으로 영어권 출신의 다른 교환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주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기회로 삼아 영어 공부를 놓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다른 유학생 친구들을 만들어 영어로 회화연습을 하고자 한다면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실력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왠만한 생필품은 쉽게 구할 수 있고, 특히 자잘한 생활용품들은 시내의 대형 다이소나 100엔샵, 드럭스토어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기의 경우 한국에서 쓰는 모델은 전압이 맞지 않으므로 요도바시카메라 등에 가셔서 110v 짜리로 새로 사셔야 합니다. 노트, 파일과 같은 학용품이 대체로 비싼 편이므로 가능하면 한국에서 사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의류의 경우 시내의 커다란 몰에 가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에서도 괜찮은 물건을 구할 수 있고, 특히 7월 (상반기의 경우) 중순의 바겐세일 기간에는 거의 모든 매장에서 기본으로 50% 세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현지의 고온다습한(!) 여름에 대비한 옷을 사두기에 좋습니다. 참고로 일본, 특히 오사카는 교통비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중고로 자전거를 사두면 멀지 않은 거리를 다닐 때에 굉장히 유용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일본은 기본적으로 유학생들에게도 외국인등록증(재류카드)을 발급하고 건강보험에 가입시키기 때문에, 매달 의료보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의무가입이기에 매달 2000엔 가량 보험료가 나갔던 것 같지만 한 번도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없어서 정확한 의료체계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벼운 감기약 정도는 드럭스토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경우 일본 현지 은행 혹은 우체국의 경우 지점이나 ATM이 흔히 보이는 편이지만 시티은행의 경우 난바와 우메다 같은 번화가에만 있기 때문에 한 번 시내에 나갈 때 보름~한달 치 생활비를 찾아오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계약을 위해 현지예금구좌가 필요했기 때문에 우체국에 구좌를 만들었고, 현금이 부족할 땐 시티국제체크카드를 이용했습니다. 학교가 오사카 시내와는 떨어져 있는 편이라, 가장 가까운 시내의 번화가인 우메다까지 나가려면 최소한 왕복 440엔 (약 5000원)의 교통비가 들지만, 학교에서 가까운 한큐전철역 부근에 나름 번화가가 있어서 무난한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이자카야, 가라오케 등은 동네에서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은 현지에서 연락을 위해 소프트뱅크에서 나오는 선불폰(pre-paid)을 사고, 한국에서 쓰던 스마트폰도 가져가서 정지시킨 후 와이파이만 이용해서 SNS나 인터넷 등은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여가 생활
오사카는 무엇보다도 간사이 지방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교토, 고베, 나라 등 다른 지역으로 놀러 나가기 편리하고, 특히 교토나 고베는 한큐선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스이타 캠퍼스 근처에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개최지였던 만박공원이 있는데, 학교 학생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산책 겸 전시를 보러 가기 좋아서 종종 놀러가곤 했습니다. 특히 공원 내에 있는 국립민족학박물관은 정말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너무 늦게 가게 되어 미처 다 보지 못하고 온 것이 굉장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반 년이 채 안되는, 5개월 가량의 짧은 교환학생 생활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아 나름대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짧은 여행으로도 몇 번이나 가본 지역이었지만 수 개월 동안 정말 그곳의 주민으로서 살면서 느낀 일본은 내가 알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내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향수병에 힘들어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