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Maastricht 대학은 네덜란드 남부 국경 근처에 위치한 Maastricht 도시에 위치해 있는, 비교적 새로 생긴 대학입니다. 유럽은 ESN 프로그램으로 유럽 내의 대학들이 서로 교류하는 체계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데 이 대학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대학의 졸업 규정상 필수로 교환학생을 갔다 와야 하기 때문에 유독 교환학생의 비율이 높은 대학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본부교환은 FASoS 학부 하나밖에 교류하지 않지만, 경영대는 매우 유명한 학부로 그 교환학생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교환학생을 지원하고 합격 후 기다리고 있으면, 다음 학기 시작일의 대략 4개월 전에 본인의 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그 메일에 쓰인 절차에 따라 우선 시스템상으로 그 쪽 대학의 교환학생으로 다시 한 번 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서울대 시스템과 비교하면 마이스누에 들어가서 학적 신청을 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정상적으로 신청이 되면 본인의 학번과 임의로 주어진 비밀번호가 메일로 또 오게 됩니다. 그러면 그 정보를 가지고 나중에 수강하는 메일이 또 오면 그 순서에 따라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비자, 즉 거주 허가증도 담당자에게 메일이 오니 그 메일에 적힌 절차에 따라 신청하고 서류를 보내고 돈을 부치면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Maastricht 대학은 학교 기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대신에 게스트하우스가 학교와 계약을 맺고 학생들의 주거공간을 책임지는데 이 또한 학교에서 온 안내메일 중에 기숙사와 관련된 사이트가 게재되어 있으니 들어가서 가입하고 본인에게 맞는 집을 구하면 됩니다. 그곳엔 크게 메인 게스트 하우스와 작은 게스트 하우스들, 그리고 개인 집을 빌리는 flat이 모두 있습니다. 보통의 교환학생들은 메인 게스트 하우스인 P빌딩, C빌딩, M빌딩 중에 선택해서 머뭅니다. P빌딩은 2인1실이 많고 방에 주방시설이 되어 있고 같은 복도를 공유하는 18개의 다른 방들과 화장실과 샤워를 함께 씁니다. C빌딩, M빌딩은 1인실이 많고(물론 2인1실도 있습니다) 주방, 샤워, 화장실 모두를 함께 씁니다.
이 외에도 Maas 강 건너 멀리, 그리고 기차역 근처에 큰 게스트 하우스가 하나씩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모두 한 달에 70-80만원 정도 합니다.
위치도 그렇고 가격도 그렇고 해서 많은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개인 flat을 구해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이는 미리 페이스북 페이지나 하우징 사이트를 이용해서 구하게 되는데, 정보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 때문에 조금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FASoS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이름은 International Relations Office의
Ine Mourmans이고, 연락처는 이메일은 i.mourmans@maastrichtuniversity.nl 이고, 전화는 +3143 3882770 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제가 들었던 과목은 ‘Crucial Differences’였습니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수업인지 감이 안 잡히는데, 그 이유는 원래 gender에 관한 제목이었는데 좀 더 포괄적인 주제를 다루고자 이름을 바꾸었다고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수업은 역사 속에서 ‘소수자’로 취급되어 온 이들에 대한 고찰입니다. 여성, 흑인, 성소수자를 비롯하여 더 나아가 여성성과 남성성의 기준에 대하여, 종교가 사람들을 어떻게 나누는지, 또 흑인의 불평등함과 백인의 우월의식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들을 토론합니다. 조금 어렵고 철학적인 주제도 많이 나오지만 이쪽에 흥미가 있다면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 특히 Maastricht 대학은 PBL (Problem Based Learning)이라는 학습방법을 채택한 학교로 유명한데, 말 그대로 문제를 정하고 그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즉, 수업의 전체적인 주제를 세부적으로 나눈 후, 각 세부적 문제마다 생각할 거리를 함께 정해 개인이 따로 공부하고 연구한 후에 다 함께 모였을 때 토론의 방식을 통하여 해결 혹은 답을 도출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님이라는 선생님이 없고, 대신에 토론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주는 tutor가 한 명 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혼자 공부하는 것도, 토론하는 것도 많이 어색해 힘이 들었지만, tutor도 많이 격려해주고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차근차근 들어주기 때문에 나중에는 토론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는 중간, 기말 이렇게 두 번을 쓰게 되며 시험은 따로 보지 않았습니다. 출석이 매우 중요하고 일주일에 한 번 토론 말고 그냥 강의도 한 번씩 있었습니다. 자세한 수업 일정은 오리엔테이션 날에 나누어줍니다.
제가 듣기로는 FASoS에서 인기 많은 과목은 Globalization and Development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이 수업을 듣고 동시에 다른 수업을 들었었습니다. 이쪽에 관심이 많다면 들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과제는 매주 나가는 에세이가 있고, 기말 시험과 기말 리포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Maastricht대학의 가장 좋은 점은 본인 말고도 교환학생이 많다는 점입니다. 교환학생이 많다 보니 자국의 언어로 대화하기 보다는 국제적인 공용어인 영어를 의사소통시에 사용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도 토론 방식이라 영어를 연습하는 데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딱히 네덜란드어를 하지 못해도 생활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렇게 환경이 좋다고 해서 영어가 갑자기 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늘고, 본인도 노력한다면 많이 늘어서 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이 곳에 머물면서 주변국들로 여행을 다녀오는 경험이 실전 영어실력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수업방식은 PBL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방식은 수업을 듣는 것보다 자신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은 방법입니다. 먼저 첫 날 수업(토론)에 가게 되면 tutor가 앞으로의 일정과 어떠한 방식으로 토론을 할지 모두와 함께 상의를 해 정하게 합니다. 개강 전에 reading 자료와 course book을 받게 되는데 course book에 한 학기 동안 다뤄야 하는 problem들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매주마다 하나의 problem을 가지고 어떤 질문들을 던져야 하는지 다른 친구들과 정한 뒤, 정해진 reading 자료를 읽고 그 질문에 답을 준비해 가면 됩니다. 저는 자료를 읽을 때 옆에 간단히 메모를 하고 문서로 답을 따로 작성해 갔습니다. 보통 다른 친구들은 인용구를 많이 적어 왔는데, 이를 참조해 자료를 읽으면서 문제에 맞는 인용구를 찾아서 정리해 가는 것도 좋은 학습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저마다 한국에서 꼭 쓰던 물건은 가져 오시는 것이 편할 테지만 웬만한 것들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본 게스트 하우스 옆에는 큰 쇼핑몰(Brussels Port)이 있는데, 여기서 이불, 세면도구, 샤워용품 등등 전부 구할 수 있으니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들은 여기서 구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아주 비싸지도 않고 괜찮을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져오지 않았지만 밥솥과 전기담요를 가져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밥솥은 여기서도 팔지만 그렇게 성능이 좋지는 못합니다. 혹은 중고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것이 있으니 거기서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현지 물가는 어떤 것은 한국보다 싸고 어떤 것은 한국보다 비쌉니다. 주로 비싼 것은 교통비(대중교통)와 외식비 정도입니다. 대신에 생활물가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특히 농산물은 한국보다 조금 더 저렴하면서 질도 좋습니다. 치즈나 고기, 과일, 맥주 등은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Maastricht는 대도시는 아니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있는 알찬 도시입니다. 병원 같은 경우 본 게스트 하우스의 여러 건물 중 오른쪽 건물이 개인 가족 병원인데 급한 것은 거기서 진료받으실 수 있습니다. 은행은 보통 ING은행을 많이 이용하는데 먼저 student service center(학생회관의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에 가서 계좌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신청서를 가지고 은행을 방문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교환 기간이 6개월로 짧은 경우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신청서만 작성하고 결국 계좌를 개설하지 않았고 생활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1년씩 있는 분은 해외송금 등 필요한 일이 꽤 있으니 개설하길 권장 드립니다.
네덜란드의 교통은 자전거만 있으면 됩니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자전거 도로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실제 교통 질서 안에서도 사람보다 자전거가 더 먼저입니다. 자전거는 중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구하시거나 도시 곳곳에 기간제 대여를 해주는 곳이 있으니 본인이 맞게 구하여 사용하기 바랍니다. 종종 버스를 이용할 때도 있는데 버스비는 2.5유로입니다. 또한 네덜란드는 기차도 잘 되어 있는데, 기차로 네덜란드 전 지역을 손쉽게 갈 수 있고, 바로 옆 국가인 벨기에와도 연결이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벨기에 철도청에서 국경 도시들을 상대로 저렴한 기차표를 판매하고 있으니 사이트에서 구매해서 벨기에 여행 때 쓰시길 바랍니다.
전화는 기존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와서 네덜란드 유심칩을 끼워 사용하면 됩니다. 이 유심칩은 인터넷에서 충전이 가능한데, 인터넷 사이트에서 결제 후 그 금액 한도 내에서 전화와 메시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혹은 데이터 충전도 가능해서 네덜란드 내에선 무제한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비용도 아주 비싸지 않고, 같은 회사 유심칩끼리는 메시지도 무료입니다.
3. 여가 생활
Maastricht는 벨기에와 독일 국경 사이에 있는 국경 도시입니다. 원래 네덜란드의 위치가 유럽 내에서 중간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Maastricht는 훨씬 국경에 접해 주변 국가로의 여행이 매우 간편합니다. 이 덕분에 기회가 되는 주말마다 벨기에 도시들에 놀러 가거나 독일의 도시들에 놀러 가곤 했습니다. 또한 저가 비행기나 저가 버스가 많아 국경 국가 외에도 놀러갈 수 있었습니다. 여행 외에도 기숙사 내의 친구들과 기숙사 안에서 함께 밥을 먹거나 파티를 하는 등의 모임을 가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화관도 있어 같이 영화를 보러 간 적도 있었고, 도시 곳곳에 있는 작은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Maastricht 구석구석 찾아보면 맛있는 집도 많고 할 거리도 꽤 있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UM Sports에 등록하여 축구를 하거나 수영을 다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좀 비싸고 생활 운동이 하고 싶은 친구들은 사설 피트니스 센터인 Mac에서 요가나 필라테스, 잠바댄스 등을 추러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제가 제일 낭패 봤던 것이 기숙사 계약 기간이었습니다. 기숙사 계약은 처음에 정해진 것에서 더 줄일 수 없으니 처음에 짧게 계약을 하고 그 후에 필요한 만큼 늘려가는 것으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꽤 늦은 나이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서 그 곳으로 온 교환학생 중에 제일 나이가 많아서 이런저런 걱정도 많았고 마음도 조급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가게 되면 한국에서의 고민거리라든가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조금 자유롭게 그 곳 생활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이나 스스로의 고민거리 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어느 순간 그 곳에 있는 순간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타지 생활하면서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거리 만든 것도 좋았고, 우연히 같은 시기에 교환학생 온 친구들과 서로의 집을 방문할 만큼 친구가 된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의 환경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각자가 생각한 바, 원하는 바 모두 잘 이루시고 더 큰 스스로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