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슬로 대학교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위치한 국립대학교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대부분의 단과대학이 모여있는 블린던 캠퍼스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고 법학대학은 시내 중앙역 근처에 따로 위치하고 있다. 노르웨이 학생들 외에도 많은 교환학생들,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영어 강의도 많이 열리고 있고 대규모의 버디프로그램도 운영된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노르웨이로 출발하기 전에 한국에서 미리 이루어진다.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이 오면 원하는 과목을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고, 강의계획서나 시험 방법, 강의 일정 등을 고려해서 정해진 기간 동안 student web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수강신청을 한다. 전공과목들은 강의뿐 아니라 세미나도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세미나에 대한 신청도 함께 하게 된다. 세미나를 원하는 시간대를 1지망, 2지망, 3지망까지 지원하게 되는데 운이 좋다면 1지망에 그렇지 않은 경우 지망하지 않은 시간대에 세미나가 배정되는 경우도 보았다. 나중에 노르웨이에 도착해서 시간표를 조정하는 기간에 다른 수업과 겹친다거나 혹은 시간대를 바꾸고 싶어하는 다른 학생이 있다면 오피스에 방문하여 조정도 가능하다는 한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두 기숙사에 나누어 산다. 하나는 송이고 다른 하나는 크링쇼로 불리는데, 송은 6~7명의 학생이 화장실과 부엌을 공유하고 크링쇼는 화장실은 2명이, 부엌은 6~7명이 함께 공유하는 식이다. (유투브에서 두 방을 찍어서 비교하는 동영상도 보았다!) 크링쇼에서는 원하는 경우 혼자 화장실을 쓰는 방을 받을 수도 있는 것 같았다(대신 방값이 더 비싸지기는 하지만). 기숙사비는 천차만별이다. 크링쇼가 화장실을 2명이 공유하기 때문에 더 비싼 경우도 있고, 송이라고 해도 방의 크기나 키친 테라스 유무에 따라 방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원하는 조건의 방에서 살기 위해서는 출국을 일찍 하는 편이 좋다. 가령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거나 방 안에 세면대가 있다거나 하는 등의 방들은 상대적으로 일찍 빠져나가서 늦게 가면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 있게 된다. 위치상으로는 송이 학교까지 지하철로 1~2정거장이면 갈 수 있어서 더 좋은 곳에 있고 지하철 노선도 3개가 다녀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송은 지하철 역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거나 혹은 약 5~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반면 크링쇼의 장점은 지하철역도 비교적 가깝고, 기숙사 근처에 송스반이라는 멋진 호수가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수영도 하고 조깅도 하고 바비큐 파티도 하고 운이 좋다면 오로라까지 볼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호수이다. 하지만 학교가 멀고 지하철 노선이 하나 밖에 다니지 않는데다가 배차간격이 넓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송에 살았는데, 처음에는 공용화장실 때문에 불편할 것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세면대가 2개가 있고 각자 수업 시간대가 많이 달라서인지 샤워시간이 부딪힌다거나 하는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또 옷장이 방 밖에 있는 크링쇼와 달리 송은 방 안에 옷장이 있어서 편하기도 했고 학교와 헬스장이 가깝고 기숙사 안에 있는 레마1000, 지하철 역 근처에 키위 등의 마트가 있어서 편리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Helene Johansen
Exchange-students@admin.uio.no
노르웨이 가기 전에 입학허가서 문제 등으로 인해 이메일을 주고 받았었는데 답장도 빠르고 친절하셨다. 교환을 준비하면서, 특히 application에 관련해서 급한 문의사항이 있을 때 연락하면 친절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 학업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심리학 전공 과목인 psychology of religion과 organizational psychology 2개, 그리고 교양으로 Norwegian life and society 총 30credits를 수강했다. 학교에서도 한 학기에 30credits을 권장한다. 많은 교환학생들이 노르웨이어 과목을 수강하는데 본인은 한 학기 교환학생을 간 것이고 특히 노르웨이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딱히 노르웨이어를 들을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수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라고 해도 노르웨이어를 하나도 모를 경우엔 조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다른 한국인들을 보니 노르웨이어를 수강할 경우 확실히 생활에서 바로 쓰일 수 있도록 실용적인 언어 수업을 하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본다거나 물건을 사거나, 혹은 처음 만나는 노르웨이인과 대화를 하는 경우 등 실생활에서 편리해지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본인은 대신 노르웨이의 역사, 정치, 사회, 경제,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전반적으로 알 수 있는 Norwegian life and society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각 분야의 전공 교수님들이 팀티칭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일주일에 한번 2시간, 레포트 하나, 기말고사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과목이라서 다른 전공과목에 비해 부담이 덜한 교양과목이었다. 수업 내용도 바이킹부터 시작하는 노르웨이의 역사, 경제적인 상황, 정치외교적 이슈, 그리고 뭉크와 입센과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예술가까지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주제들이었다. 전공은 실제로 강의하는 시간은 적지만 리딩의 양이 상당히 많고 세미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또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Organizational psychology 같은 경우에는 매주 페이퍼를 한 장씩 써가야 하는 과목이었지만 강의보다 스스로 리딩하고 팀원들과 과제를 완성해나가면서 배운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교수님께서 바로 피드백을 해주셔서 뿌듯하기도 하고 부족한 점을 알아갈 수도 있었다. 시험은 전공 과목 둘 다 take-home exam이었다. 약 2주간의 시간 동안 교수님께서 내주신 주제에 대해 강의내용과 리딩, 다른 논문들을 찾아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평가 방식은 교수님에 따라 다른데, A~F까지 학점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A를 받는 학생은 거의 극소수이고 B도 굉장히 높다고 받아들여지는 학점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C, D를 받게 된다고 한다. 학점을 부여하지 않고 pass/fail로만 나눈 과목도 있었다.
-외국어 습득 정도
영어 습득을 목적으로 어학연수를 간 것이 아니라 교환학생을 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6개월 동안 급격히 좋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매일 기숙사에서 플랫메이트들을 마주치고 간단한 대화들을 나누고, 학교에서도 팀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하다 보니 이전보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고 자연스러워졌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을 수 있었다.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영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사람들과 편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학습방법
교환학생으로 왔다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었다. 많은 교환학생들이 수업을 자주 빠지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그랬지만, 가능한 수업은 꼬박꼬박 가려고 노력했다. 리딩은 팀플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나누어서 했고, 교양과목 시험을 공부할 때도 같이 수업을 들었던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자료를 공유하여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
5. 생활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널리 알려져 있듯이 노르웨이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은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공유기나 랜선 등은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갔고 이불이나 커튼 이런 것은 이케아에서 싼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할 수 있으니 가져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라디에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달리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이 있으면 좀 더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 사이에 짐을 양도하는 것도 있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교환학생들이 질 좋고 싼 물건을 많이 사고 팔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물가는 자기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물가가 비싸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그랬는지 본인은 한국에서보다 (방값과 여행경비를 제외하고는) 한 달 생활비를 더 적게 썼었다. 채소나 과일 같은 것도 가까운 마트에서 사면 비싸지만 지하철을 타고 조금만 가면 그롤란드라고 충분히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애용했다. 마트에도 다 비싼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first price나 그 마트 자체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었고, 세일 기간이나 2+1과 같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식사 및 편의시설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학교에서 학식을 사먹거나 외식을 자주 했던 한국에서의 생활과 달리 주로 집에서 만들어먹었다.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지 식당이 비싼 편이고 맥도날드도 2만원 정도는 들여야 햄버거 세트를 먹을 수 있다. 기숙사에 조리기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어서 재료만 한국에서 가져가거나 현지에서 산 것으로 직접 해먹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친구들이랑 서로 요리도 같이 해먹고 소규모 키친 파티도 하고 한국 기숙사와는 조금은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학교에서 점심을 먹어야 할 때는 대부분 도시락을 싸가서 먹었고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이나 노르웨이 학생들도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경우가 많다. 학교 내에 있는 식당에서도 밥을 사먹을 수 있고 외부에서 먹는 것보다는 학교 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그것도 최소 만 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핸드폰은 prepaid 유심칩을 사서 이용했다. 처음에 노르웨이에 가면 병원이나 경찰서에 예약 전화를 해야 하고 버디 그룹 친구들과 연락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 생각보다 전화를 많이 사용했다. 유심칩은 송 기숙사 근처의 전자매장에서 구입했는데, 학교나 시내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받아서 사용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Prepaid한 걸로 전화, 문자, 데이터를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밖에서 데이터를 그렇게 많이 사용할 일은 없었고 학교는 와이파이가 대부분 잘 되고 방에도 공유기를 설치해서 이용했다. 교통카드는 한 달 정기권을 사서 사용했는데 semester 카드를 보여주면 학생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한화로 약 8만원 정도 했던 것 같고 지하철, 버스, 그리고 가까운 섬으로 가는 배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교통카드를 찍어야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하는 시스템은 아니고 가끔 티켓을 검사하는 직원들이 불시로 와서 확인을 요구하는데, 그래서인지 교통비를 내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걸릴 경우 많은 돈의 벌금을 내야 하니 교통카드를 꼭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카드를 집에 두고 왔다고 변명해도 절대 융통성을 발휘해주지 않고 학생 할인을 받은 카드인데 그 자리에서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지 못해도 벌금을 내야 하니 교통카드와 함께 꼭 시메스터 카드나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은행 업무와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계좌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Sio에 잔고증명을 위해 보낸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노르웨이 계좌를 만들어야 했다. Nordea, DnB 등의 은행이 주로 많이 쓰이고 본인은 DnB에서 학생계좌와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를 만들면 체크카드라고 해도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물건을 살 때 수수료가 붙지 않고 인터넷 뱅킹이나 폰 뱅킹을 이용하면 계좌이체나 결제도 수수료 없이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노르웨이는 은행 수수료가 많이 비싼 편이라서 카드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방 값을 계좌 없이 송금할 때는 한 번 송금하는데 만 오 천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6개월 거주허가증을 가지고 있는 교환학생은 은행 계좌를 만들기가 좀 더 복잡한데, 노르웨이에 도착한 후 경찰서에서 D-number을 받고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면 은행에서 경찰서 쪽으로 서류를 보내서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처리를 도와준다. 이 때 한국처럼 행정 처리가 하루 만에 빨리 빨리 되는 것이 아니라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급하게 처리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여유로울 때 미리 신청을 해두어야 한다.
-여가생활
특별한 여가생활을 즐긴 것은 없고, 기숙사 근처에 있는 헬스장에 다니고 시간이 날 때는 틈틈이 가까운 국가로 여행을 갔다. 또 학기 초에는 환영회나 파티가 자주 열리고 같은 플랫을 쓰는 친구들과 저녁을 해먹거나 한국 음식을 해서 나눠먹는 등 정도로 시간을 보냈다. 헬스장은 블린던 캠퍼스, 도무스 아틀랜티카, 그리고 중앙역 근처 이렇게 3개가 있어서 등록을 하면 3개의 헬스장과 수영장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은 송과 도무스가 가까워서 도무스를 자주 이용했다. 한 학기 혹은 3개월 단위로 등록하면 좀 더 할인된 가격으로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 노르웨이로 교환을 가게 되었을 때는 다른 유럽 국가에 있는 것보다 여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노르웨이는 여행하기 편리한 나라였다. 거의 무조건 비행기를 타야 다른 국가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저가항공이 많이 취항하고 있고 라이언에어를 타고 대부분 원하는 국가에 갈 수 있었다. 가까운 스웨덴은 기차로 여행을 했고, 덴마크까지는 크루즈를 타고 갔었다. 크루즈 사에서 이벤트를 자주 하는데 누구나 쉽게 1등에 당첨될 수 있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친구들이 무료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물가가 비싼 만큼 시내에서 공항까지 가는 비용이 조금 많이 드는 편이라서 독일에 갈 때는 비행기 표가 4만원이었는데 왕복 공항버스가 그보다 더 비쌌던 웃지 못할 경험도 했었다.
6.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이 끝난 지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때의 생활이 너무나 꿈만 같게 느껴진다. 정말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노르웨이에서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를 3년을 다니고 지치고 힘든 마음에 아무런 목표의식을 가지지 않고 떠났던 교환학생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온 것 같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고, 또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나중에 나이가 들면 꼭 다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노르웨이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었다. 자신이 소위 말해서 노는 문화를 좋아하고 정말 외국에 나갔으니 한국에서 풀지 못했던 것을 다 풀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오슬로는 조금 재미 없는 조용한 도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여유가 넘치고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서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다면 추천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물가나 기후 등의 측면에서 본다면 단점을 많이 가진 곳이기도 하지만, 교환학생이 아니라면 언제 노르웨이라는 생소한 나라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살아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