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University of Sussex (서섹스대학교)는 1960년대에 설립된 영국의 종합대학으로, 영국 남동부의 대표적인 해안도시 브라이튼에 위치해 있습니다. 영국에서 20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의 학과 평가에서 모든 개설학과가 Excellent로 평가될 만큼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학교입니다. 서섹스대학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학내 구성원의 국적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 20퍼센트 가량은 영국 밖에서 온 국제 학생들이며, 교직원들 또한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만큼 전반적으로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행사 등이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섹스대학교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지리적인 위치입니다. 서섹스대학교가 위치한 브라이튼은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늘 사람들이 북적이며, 런던과도 기차로 1시간 떨어져 있어 자주 런던에 오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
서섹스대학교의 교환학생으로 선정이 되면 서섹스대학교 측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게 됩니다. 서섹스대학교에 따로 형식상 지원서를 다시 내게 되어있는데 지원서에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순서대로 적는 항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리 학교 웹사이트 등을 통해 자신이 속한 학과의 과목 목록과 설명 등을 보고 자신이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들을 지원서에 기재하면 됩니다. 학과 측에서 이를 참고하여 각 학기에 수강할 과목을 확정시켜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학과 사정에 따라 자신이 원하던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1, 2순위로 기재한 과목이 되지 않기도 했고, 아예 기재하지 않은 과목이 넣어지기도 했지만, 일부 과목의 경우 담당자와 이메일로 연락하여 원하는 과목을 다시 확정 받기도 했습니다.
-기숙사
서섹스대학교는 주로 학부 1학년생, 국제교환학생, 대학원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시내에 따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저는 학교 건물과의 접근성, 친구들과의 교류의 수월함 등을 고려하여 학교 기숙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서섹스대학교에는 총 8개 종류의 기숙사가 있는데 조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납니다. 보통 1인실이지만 욕실이 포함되어있는 en-suite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다르므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기숙사에 지원을 하면 됩니다. 미리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각 기숙사에 대한 영상 및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Elisabeth Akerblom
(Email: e.h.akerblom@sussex.ac.uk)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수강과목 설명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를 전공하여 서섹스대학교에서도 School of Media, Film, and Music에 속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두 학기 교환 생활을 하는 동안 한 학기에 두 과목씩 수강하여 총 네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1) News, Politics, and Power A (가을학기)
정치외교학을 부전공하고 있는 저에게는 가장 흥미로웠던 수업입니다. 이 수업에서는 미디어와 정치, 더 넓게는 미디어와 권력의 관계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특히 뉴스를 중심으로 미디어가 미디어를 둘러싼 다양한 권력 집단과 어떤 관계를 갖고 이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언론정보학과 정치외교학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는 정치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수업이었습니다.
2) Questioning the Media A (가을학기)
현대사회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디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해 “Question”해봐야 한다는 것이 이 강의의 취지입니다. 미디어의 생산과 텍스트, 그리고 소비에 대해 “Question”해보는데 특히 계층, 성별, 인종 등의 기준을 갖고 각종 미디어 사례들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분석해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미디어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틀에 대해서도 학습합니다. 미디어가 생산, 소비, 분배될 수 있게끔 하는 플랫폼으로써의 기술, 그리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충돌 등에 대해 공부하게 됩니다.
3) Debates in Media Studies A (봄학기)
가을학기에 수강했던 Questioning the Media를 심화 보충하는 수업이어서 비판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어 필요한 ‘framework’를 배우며 이 ‘framework’를 통해 실제 사례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해 토론합니다. 과목명 그대로 미디어학문과 관련한 다양한 논쟁점에 대해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미나 시간에도 서로 다른 의견들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tutor 또한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도록 많이 격려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4) Advertising and Social Change A (봄학기)
광고 자체에 대한 단순한 분석이 아닌 광고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불러일으키는지 살펴보는 수업입니다. 외국 광고 사례들을 바탕으로 수업하다 보니 한국 광고들과 비교 대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에 광고를 자본주의의 산물로 보는 시각에서 광고를 반대하는 움직임과 미디어 시스템의 자금 운용 변화에 따른 광고의 역할 변화 등에 대해서도 공부합니다.
-추천강의
저는 수강하지 않았지만 서섹스대학교에서는 국제교류학생들을 위해 정규 강의 외에 별도의 수업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study skills workshops이나 reading sessions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두 학기 동안 공부하게 되어 아무래도 외국어가 많이 향상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영국에 가기 전에는 회화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교환학생을 계기로 회화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고 학교 리딩 등을 하면서 모르는 표현들, 계속 쓰고 싶은 표현들을 나만의 노트에 정리하였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 외국인들과 직접 부딪히고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려는 등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이 결과 첫 학기보다 두 번째 학기에는 문법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외국인 앞에서 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업 시간에 손을 들고 더 자주 발표하게 되었고, 조 발표 시간에도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해내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지면서 영국식 발음도 자연스럽게 익혀졌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영국식 발음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꼭 영국식 영어를 배워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어, 발음 그리고 악센트 등이 미국식과 다른 점이 많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두 번째 학기에 들어서는 일부 단어나 표현들이 오히려 영국식으로 하는 게 더 편해질 만큼 영국식 영어가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회화뿐 아니라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미디어 분야와 관련된 많은 영어 표현들을 익힌 것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과 관련된 강의를 듣고, 세미나에서 토론하고, 각종 리딩 자료들을 읽는 과정 속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전문 용어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한국에 가서도 미디어학과 관련된 다양한 외국 서적들을 읽어 조금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학습 방법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업 전에 필요한 리딩을 미리 해가고 수업에서 요구하는 과제나 팀플, 에세이 등을 준비하는 것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다른 점이라면 서섹스대학교와 서울대학교의 강의시스템의 차이입니다. 한 학기에 보통 15학점-18학점, 즉 주당 15시간-18시간의 강의를 서울대학교에서 들었다면 서섹스대학교는 수업시간보다 자율학습시간이 많습니다. 서섹스대학교는 한 과목이 강의와 세미나로 나뉘어 있습니다. 강의는 서울대학교에서 하는 강의와 비슷하게 교수님의 수업을 다수의 학생들이 듣는 형식의 수업입니다. 반면 세미나는 한국 학생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수업일 수도 있는데,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tutor와 함께 소그룹의 학생들이 함께 토론도 하고 발표도 하는 등 다방향으로 하는 수업의 형태를 말합니다. 저의 경우 서섹스에서 제시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으로 한 학기에 60 credit을 수강했습니다. 30 credit짜리 강의 두 개를 수강하였는데 30credit 과목의 경우 일주일에 강의 2시간, 세미나 1시간으로 이뤄져 있어, 60 credit을 모두 들었음에도 일주일에 6시간의 수업이 있을 뿐 나머지는 자율학습시간으로 주어졌습니다. 이렇게 수업시간이 적기 때문에 자율학습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평소에 주어지는 과제나 팀플, 에세이 이외에 서섹스대학교에서는 봄방학과 겨울방학 이후에 assessment period가 따로 있습니다. 보통 이 때 학생들은 시험을 보거나 기말 에세이 등을 제출하게 됩니다. 저는 과목의 특성상 시험이 아니라 에세이를 제출하게 되었는데, 그 에세이를 쓰기까지 많은 시간이 주어지고 그 과정에서 tutor와의 면담을 통해 에세이가 바른 방향으로 써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습니다. 따라서 에세이를 쓰기까지 도서관에서 스스로 자료를 찾고 리딩을 열심히 하는 과정 속에서 에세이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며 깊이 있게 에세이를 작성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처음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도록 돈을 파운드로 환전해 준비해 가고, 멀티 어댑터와 여분의 배터리 등을 챙겨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핸드폰의 경우에는 공항에서 영국 유심을 쉽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식기류나 침구류 등은 학교 측에 미리 신청하여 구입할 수도 있고, 나중에 시내에 나가 구입할 수도 있으므로 따로 챙겨갈 필요는 없습니다. 현지 물가 수준은 영국이 파운드를 사용하는 만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모든 것이 훨씬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두 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특히 외식을 할 경우 보통 10파운드대이기 때문에 학생으로서는 많은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보고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경우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가끔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장을 봐서 집에서 요리해 먹었습니다. 하지만 시내에 굳이 나가지 않아도 교내에 식당과 펍이 여러 개 있어 편리하게 식사가 가능하고, 캠퍼스 중심에 co-operative라는 슈퍼가 들어와 있어 편리하게 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 내에 Healthcare centre, pharmacy 등의 의료시설과 Barclays라는 영국은행이 위치해 있습니다. 브라이튼 시내와 학교 캠퍼스는 거리가 있지만 기차로 10분 거리이고, 교내를 오가는 버스가 자주 있어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통신의 경우 한국 휴대폰을 가지고 가 영국 유심을 사용해 한 달마다 top-up (충전)하는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통신사에 따라 조건과 가격이 다양하므로 잘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충전 방식을 사용하면 됩니다.
3. 여가 생활
학업 이외의 시간은 학교에서 사귄 국제학생들과 어울린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그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 일주일에 여러 번 모여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영화를 같이 보는 등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친구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학교에서 마련해준 여행을 통해서였습니다. 서섹스대학교는 국제학생을 많이 받는 만큼 국제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예를 들어 buddyscheme, school trip, pizza party, international food party 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 다른 나라의 친구들을 만나고 사귈 기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행은 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school trip을 이용해 많이 다녔습니다. 영국 곳곳을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갈 경우보다 훨씬 더 저렴하며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고, 여행하는 도중 학교 친구들을 보다 쉽게 사귀고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 브라이튼은 도시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휴양도시이기 때문에 시내에 구경거리가 많고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이 많아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낼 곳들이 많습니다. 또한 브라이튼 피어 근처, 그리고 해변가에서 여유롭게 친구들과 보낸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주말에는 특히 기차와 런던 지하철 통합 티켓인 London all zone travel card를 이용하여 저렴한 가격에 런던에 다녀올 수 있어 이주에 한 번 정도는 런던에 가서 다양한 문화체험과 관광 등을 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에는 한 학기로 할까 두 학기로 할까 고민이 많았지만, 제대로 영어를 배우고 그 문화를 제대로 느끼려면 한 한기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고 느껴져 두 학기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두 학기를 영국에서 보내니 잠시 교류하러 갔다 왔다는 느낌보다는 진짜 그 나라에서 생활하고 살았다는 느낌이 더 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고민이 많고 가장 중요한 대학 3,4 학년 시기에 외국에 나갔다 오게 되었지만 오히려 어느 때보다 배운 점이 많아 후회 없고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조급함보다는 여유를 더 배운 것 같고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자신을 발전시켜나갈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들도 이렇게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정도로 운이 좋게도 너무나 좋은 친구들,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만든 한 해였습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 타지에 가서 적응해야 한다는 점,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외국에서 혼자 일 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교환학생 생활이 끝난 이 시점에서 누군가 저에게 교환학생 생활이 어땠냐는 질문을 하면 저는 늘 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준 좋은 경험들과 추억들을 주로 말씀 드리는 것 같습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을 덮을 만큼 행복하고 즐거웠던 일들이 많았고 그 긍정적인 기억들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짧은 글이었지만 특히 서섹스대학교를 준비하는 교환학생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