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2013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학기 동안 핀란드 남부에 위치한 수도 헬싱키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수강을 하였습니다. 헬싱키대학교는 스웨덴 제국 시절 1640년에 투르쿠 시에서 투르쿠 왕립 아카데미라는 이름을 설립되었습니다. 1828년에 헬싱키로 옮겨졌으며 1917년 핀란드가 주권국민국가가 되었을 때 헬싱키 대학교로 개명되었습니다. 헬싱키 대학교는 총 4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헬싱키 시내 가운데에 위치한 본 캠퍼스라 불리는 Main Campus와 Meilahti, Viikki, Kumpul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Main Campus는 인문, 사회과학을 다루고 있고 나머지 3개의 캠퍼스는 의학, 공학, 자연과학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강의는 핀란드어로 진행되며 스웨덴어가 제 2공용어이기 때문에 스웨덴어, 더불어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홈페이지 : http://weboodi.helsinki.fi/
수강신청 자체는 위에 적은 Weboodi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미리 수강신청을 하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헬싱키대학교는 학기가 개강하기 며칠 전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거기서 수강신청에 관련된 모든 정보(수강신청 방법, 강의계획서 등)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환학생을 가기 전 학기에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는데 이 때 모든 학생은 무슨 과목을 들을 것인지 상세하게 적어서 제출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는 Weboodi에 접속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기 이전이므로 그냥 접속해서 과거에 무슨 강좌들이 열렸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earning Agreement에 썼던 강좌들이 그대로 열린다는 보장이 없고 실제로 수강신청과 관련된 강의 정보는 8월 중순, 심지어는 the second term이 시작되기 직전에 업로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핀란드는 한 학기가 2개로 나눠져서 진행됨, 보통 1 term 혹은 2 term에만 집중적으로 강의가 이루어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가 익숙한 방식처럼 학기 내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상당히 유동적임) 따라서 수강신청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이후부터 조금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 보통 학교 측에서는 30credits을 권장하는데 과목마다 유동적이지만 보통 한 과목당 5credits 이기에 권장 학점을 모두 채운다면 학교에서 6과목 정도를 수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숙사 홈페이지 : http://www.hoas.fi
한국의 경우 각 대학마다 기숙사가 있고 또 따로 관리되고 있는 반면 핀란드는 HOAS라는 기관에서 각 대학 학생들의 주거 시설 관련 업무를 모두 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 관련 서류 작성을 다 마치고 나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숙사 신청입니다. 대개 학교 측 담당자나 핀란드의 교환학생 담당자가 충분한 정보를 미리 공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늦지 않게 미리 신청하는 것이 혹시 모를 주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좋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1인 1실을 쓰면서 화장실 및 부엌을 공유하는 플랫 형태, 개인별 방 안에 화장실과 부엌이 다 갖추어져 있어 혼자서 사는 스튜디오 형태, 2인 1실로서 한 방을 룸메이트와 함께 쓰면서 화장실 및 부엌 역시 여러 명의 룸메이트들과 공유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기숙사를 신청할 때 이 세 가지 형태 중에서 개인이 선호하는 것을 하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가 너무 많거나 신청기간을 초과하면 원하는 방에 배정받지 못할 확률도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Ida Aalbergintie라는 플랫에 배정되었는데 매월 162유로씩 냈습니다. HOAS가 운영하는 다른 플랫과 비교해 봤을 때 학교로부터 조금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버스를 타면 약 30분, 트레인을 타도 걷는 것 포함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 거리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당시 중국인 친구 중 한 명은 불가피하게 2인 1실을 배정받았는데 방값이 400유로여서 룸메이트와 200유로씩 나눠냈습니다. 다른 중국인 친구들이 약간 안타깝게 생각한 걸로 봐서 많은 학생들이 시설은 좀 안 좋아도 1인 1실의 나머지 시설을 공유하는 플랫 형태를 많이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아파트의 가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다 나오지만 모두 Ida 보다 더 비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Ida의 경우 시설은 조금 낙후되었지만 세탁기, 체력단련실, 사우나를 포함한 여러 편의시설 이용이 모두 무료라서 좋았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종종 바뀌는 것 같아 확실하진 않지만 제가 있을 땐 이렇습니다.
Tuula Hellstedt (Ms)
Student Exchange Co-ordinator, ISEP Coordinator
tel. +358-9-191 22177, fax. +358-9-191 22176
Raisa Asikainen (Ms)
Student Exchange Co-ordinator
tel. +358-9-191 22241, fax. +358-9-191 22176
International Exchange Services
POB 3 (Fabianinkatu 33), FI-00014 University of Helsinki, Finland
e-mail: studentexchange@helsinki.fi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① Introduction to Korean History and Culture(Andrew Logie)
원래는 자주 열리지는 않지만 우연히 한국사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한국인인 데다가 한국사 전공이었기 때문에 강의자의 사전 허락을 받고 듣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이미 다 아는 것이었는데 평소에 한국어로만 배웠던 용어, 내용들을 영어로 배우니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수업은 the second term에 열렸기 때문에 2월초까지 진행되는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12월 중순에 불가피하게 귀국해야 했기에 수업을 다 못 들어서 Andrew와 업무 담당자의 허락 하에 5 credits이 아닌 3credits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Andrew는 영국에서 SOAS(School of Oriental African Studies)를 졸업했고 학부 때는 중국사를, 석,박사 과정에서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당시 박사과정 4-5년차 였고 거의 마무리단계였다고 합니다. 한국과 관련된 강의를 종종 연다고 하니 기회가 되고 관심이 있다면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사를 배워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② Nordic Societies and Culture(Peter Stadius)
거의 매년 말 열리는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입니다. 저도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할 때부터 이 강의를 듣기로 계획했었고 실제로도 가능한 시간대에 개설되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미리 나눠주시는 수업 자료의 내용을 토대로 PPT로 진행되는데 충실하게 수업 자료만 읽어가신다면 따라가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각 수업자료는 북유럽의 사회 및 문화에 관해 저술한 책이나 논문의 일부를 PDF파일로 만든 것입니다. 종종 선생님이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강의를 대체하시기도 하는데 제가 들었을 때 오신 분(Nordic Cooperation을 강의하신 Johan Strang)은 강의력이 그다지 뛰어나신 분이 아니라 많이들 지루해했습니다. 과제는 Lecture Diary를 8개 정도 작성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기초 강의로서 북유럽 전반의 탄생 과정, 북유럽이라는 테두리 내의 동질감을 형성해온 역사, 협력, 노동시장, 여성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③ Nordic Welfare States
말 그대로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해서 배우는 강의입니다. 강의자가 초반의 3강 정도만을 강의하시고 나머지 강의는 전부다 각 주제별 전문적 지식을 갖고 계신 초빙 강사들이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필자는 북유럽 복지 모델에 워낙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강의 중 하나였습니다. 이 강의를 비롯해서 북유럽 복지에 대해 다루는 강의가 몇 개 있는데 모두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의가 중요한 텍스트로 Mary Hilson의 ‘the Nordic Model : Scandinavia since 1945’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이 진행되므로 강의와 더불어 읽어보신다면 상당한 도움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제는 딱히 없었고 기말 시험 한방이었습니다.
④ International Economics(Fidelis Landy)
알토대학교 건물에서 진행되었던 국제경제학 수업입니다. 필자는 경제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는 않았고 훑어보는 식으로만 미시, 거시를 한번 하고 갔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용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수업을 따라가거나 시험을 볼 때 어려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강의자께서 영어 발음이 프랑스식 영어 발음이라서 초반에는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적응하면 들을만 합니다. 중간에 과제가 몇 번 있었고 기말고사로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고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만 나옵니다.
⑤ Finnish for Exchange Students : basic course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수강하는 기초 핀란드어 수업입니다. 여러 개의 강의가 개설되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대에 넣어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보통의 강의가 1 term이나 2 term에만 진행되는 것과는 반대로 아무래도 언어수업이나 보니 일주일에 두 번씩 한 학기 내내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업이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스스로 복습을 하지 않으신다면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자칫 드랍을 선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 주변에 중국인 친구들은 어차피 1학기 지나고 돌아가면 무용지물이라면서 안 듣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제 생각에는 기왕 핀란드에 온 김에 새로운 언어를 접해보면서 핀란드인들의 사고 방식, 문화 등을 알아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업을 들으면 길거리에서 표지판을 알아보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꽤나 도움이 되므로 꼭 들으시길 추천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많은 학생들이 핀란드를 선택하는 이유로서,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의 문화도 배우는 동시에 핀란드가 영어권으로 분류되기에 교환학생들과 영어로 소통하면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입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얼마나 영어를 쓰려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핀란드에 있다고 영어가 는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하지만 분명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점, 핀란드인들도 거의 대부분이 일상에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등 때문에 영어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은 맞습니다. 또한 영어가 다들 제2외국어이기 때문에 교환학생들끼리 대화할 때도 영어를 조금 못 한다고 할지라도 기죽을 필요 없이 자신 있게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플랫에 중국인 친구들, 일본인 친구들이 많아 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았는데 다들 저 정도 영어를 구사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영어로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글쓰기가 충분히 늘 수 있습니다. 한국 강의에 비해 수업 시간에 읽어와야 할 Reading material이 많은 편이므로 충실히 수업에 임하다 보면 독해와 글쓰기 모두 상당히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핀란드어의 경우에는 사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기초 수업을 듣는 정도의 수준이고 핀란드어를 구사할 줄 아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 완벽하게 습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열심히 하신다면 1년 과정을 놓고 봤을 때 한 학기는 Basic course를 수강하시고 다음 학기에 Intermediate course를 수강하신다면 꽤 많은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핀란드어의 경우 습득 정도와 무관하게 기본적인 표현을 습득해서 영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교환학생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하실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배우시길 권장합니다.
3. 학습 방법
전반적으로 수업 자체가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유럽식의 수업이 수업 자체가 부담이 되기보다는 읽기 자료를 많이 제시해주는 편이고 그것만 충실히 읽어가신다면 수업은 물론 시험을 대비하는 데도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성적은 잘 주는 편이라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학습에 있어 적극 추천하는 것은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시라는 것입니다. 책이 굉장히 많고 교환학생 기간은 영어로 관심 분야의 서적들을 여유있게 두루 읽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 수준은 1유로를 약 1500원이라고 가정해 봤을 때 한국보다 4-5배정도 비싸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 식당의 경우 적정 가격이 10-12유로정도 되며 싼 경우에는 8-9유로로 판매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다른 공산품의 경우도 식비만큼은 아니지만 3-4배 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여러 군데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기에 그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시설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입국 시 필요한 물품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 좀더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경우에는 출국할 때 짐을 많이 가지고 가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이라 최대한 배낭 하나 꽉 채우고, 약간 큰 캐리어 하나만 가지고 갔습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물품 몇 가지만 적어보겠습니다. 핀란드는 겨울이 굉장히 오래 지속되고 눈이 잘 녹지 않으며 겨울을 전후로 비가 많이 오는 편입니다. 따라서 방수가 되는 신발이 하나 있으면 매우 편합니다. 저는 워커를 한국에서 하나 구입해서 갔는데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워커를 굉장히 많이 신기 때문에 도착하신 뒤에 쇼핑을 하면서 워커를 하나 구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70-120유로로 한국에 비해 크게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파카는 부피가 커도 한 두개 정도는 가져가시는 것이 좋고 필요하시다면 벼룩시장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난방 시설이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난방 걱정은 안 하셔도 되지만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전기장판을 1인용, 즉 가장 작은 걸로 하나 가져가시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한국식 밥상에 집착하지 않는 타입이라 밥솥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음식이 안 맞는 분들은 하나 가져가시거나 가서 구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도 핀란드에서 한 두달 생활하시다 보면 슬슬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는 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김, 멸치, 햇반 등을 가져가시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학교에서 약간 떨어진 Hakaniemi에 위치한 아시안 마켓에 가서 몇 안 되는 한국 음식 및 재료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핀란드에 도착한 직후에는 플랫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베개와 이불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간단한 담요 하나 정도는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베개와 이불은 플랫에 입주한 후 며칠 안에 IKEA로 가셔서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과 함께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2.1. 식사
식사는 Unicafe라는 학교 식당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2.5유로)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생증 발급에 시일이 좀 걸려서 Confirmation paper로 학생증을 대신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2.6유로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학생증을 가급적 빨리 발급받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Unicafe는 대학교 건물 곳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메뉴가 매우 다양하고 샐러드와 빵, 감자 등은 무한 리필이 되므로 만족스럽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Unicafe는 Sok&Com으로서 Swedish School에 위치한 Unicafe였는데 크기가 크지 않으면서도 약간 외곽에 위치한 식당이라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아침은 빵, 치즈, 계란 등으로 토스트를 해먹거나 시리얼을 많이 먹었고 저녁은 종종 한국식 재료를 사다 음식을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음식을 잘 할 줄 모르고 즐기지도 않아서 Unicafe 중 Central Station 바로 앞에 위치한 중앙 Unicafe가 7시까지 열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을 모두 Unicafe에서 해결하였습니다. 대부분은 식재료는 앞서 언급했듯이 Hakaniemi라는 지역에서 아시안 마켓에 가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한국보다는 비싸지만 그렇게 부담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2. 은행
필자가 처음 도착했을 때 정말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현금으로 500유로 정도를 가지고 가고 가서 은행 계좌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현금 인출이 가능한 체크카드 하나만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2013년 1월부터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Nordea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려면 은행장 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당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여러 은행을 돌아다닌 뒤 결국 Aktia라는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었고 다행스럽게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송금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를 꼭 준비해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만일에 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행을 다닐 때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실생활에서는 현금을 이용하실 수도 있고 신용카드를 이용하실 수도 있는데 필자는 현금만을 사용해서 신용카드 이용 시 결제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ATM을 이용하실 때 현지 은행 계좌라면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좌를 이용하실 때 좋은 점은 기숙사 비용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달 이체를 했기 때문에 167유로(기숙사 162유로 + 수수료 5유로)를 지불했지만 오랫동안 머무를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자동이체를 신청하시면 수수료가 안 든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같이 식사를 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비용은 현금을, Unicafe 또한 현금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 였습니다.
2.3. 교통
원칙적으로는 학생증을 발급받아야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오리엔테이션 직후 Conformation form을 가지고 가도 교통카드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바로 만들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는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한 달에 27유로를 내면서 모든 교통 시설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는 보통 핀란드인들이 내는 요금의 절반 값이며 한국과 비교했을 때 통학을 하는 학생 기준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를 만들 당시에 자신이 이용할 개월 수만큼을 한꺼번에 충전할 수도 있지만 저는 현금이 충분치 않아 그 자리에서는 한 달치만 충전하고 한 달 뒤에 와서 3달치를 한꺼번에 충전했습니다. 그리고 무제한이라는 것은 헬싱키 시에서 정한 일정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라서 약간 멀리 나가신다 싶으시면(공항이나 IKEA) 추가요금을 내셔야 한다는 것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2.4. 통신
해외에 나간다면 pre-paid 심카드를 이용하는 것과 로밍을 걸고 쓰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학기만 있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로밍으로 폰을 이용하신다면 굉장히 비싸므로 현지에 가서 심카드를 구매해서 끼워 사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갤럭시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썼던 아이폰은 심카드를 바꿔 끼기에 용이했습니다. 심카드를 한 번만 끼면 이후 필요할 때마다 Kiosk라는 편의점 같은 데 가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합니다.
2.5. 의료
핀란드의 의료 서비스는 한국과 조금 다르게 운영됩니다. 한국은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면 되지만 핀란드에서는 전화로 의사와 약속을 잡고 정해진 시간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시스템입니다. 필자는 다치거나 아픈 적이 없어서 의료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은 없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받는 방식과 절차 등은 오리엔테이션 이후 각 그룹의 핀란드인 Buddy들이 친절하게 병원까지 방문해서 위치와 더불어 많은 정보를 상세히 소개해주며, 오리엔테이션 책자에도 자세히 나오기 때문에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여가 생활
교환학생을 갔다 오신 분들이면 누구나 그렇듯이, 필자 역시 학업보다는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녀 많이 보고 배우며, 주변의 친구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여 파티, 모임 등을 자주 갖길 추천합니다. 필자는 불가피하게 12월 중순에 귀국해야 했기 때문에 학기가 종료된 이후에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꼭 교환학생 전후에 한번은 시간을 꼭 내서 유럽 여행을 하실 것을 권합니다. 따라서 필자는 시간이 날 때면 플랫에 함께 살며 교류가 활발했던 중국인 친구들,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스웨덴, 덴마크, 에스토니아 및 핀란드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며 즐거운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정말 좋지만 오리엔테이션에서 가입할 수 있는Student Union에서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Tour Program들을 기획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여행을 한다면 러시아의 세인트피터스버그는 매우 위험하고 하지만 Student Union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값싸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필자는 예기치 않게 학기 초에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친구들 덕분에 핀란드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되었으며 한국사를 가르치는 Andrew Logie도 알게 되어 그의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습니다. 12월 중순에 귀국해야 했기에 그들이 기획하고 있었던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듣기로는 매년 12월 중순에 핀란드의 초등, 중등학교에 가서 한국에 대해 알리는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거나 한복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행사가 있으며 이는 한국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심이 많아 일본인 친구와 더불어 플랫 주변에 위치했던 어느 Secondary School에 메일을 넣어 하루 동안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각 과목 선생님들과 여러 이야기도 나누며 핀란드 교육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학 및 Asian Studies 학생들과 친해진다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은 적극적으로 개별 학교에 접촉해보면 좋은 소식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는 분의 권유로 아이스하키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서 4달이 채 되지도 않는 기간 동안 5번이나 관람을 했습니다. 핀란드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스포츠 중 하나기에 아이스하키를 관람하면 핀란드의 문화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학교에서 파견국가로 가는 유일한 학생이 되겠다며 헬싱키대학교 교환학생에 지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11월이 되자 오후 3시가 되면 해가 저버리는 우울하고 음침한 나라였기에 자칫하면 외로울 법도 했지만, 핀란드인들이 가졌던 삶의 활력과 주변 친구들과의 재미있는 교환학생 생활 덕분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 왔습니다. ‘핀란드 교육은 개인차를 존중하며 개별적으로 대응합니다. 그리고 한 명의 낙오자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한 중등학교에 갔을 때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핀란드 복지도 국민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구체적 방향은 다르겠지만 핀란드는 필자가 평소 고민해왔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분명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