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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기간 |
2014년 2학기 – 2015년 1학기 |
교 환 학 생 귀국 보고서 |
소 속 |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
파견국가 |
싱가포르 |
성 명 |
박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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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대학 |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
작성일 |
2015.08.31 |
I. 파견대학
1. 개요
싱가포르의 3대 국립대 중 하나인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는 그 명성에 걸맞게 학생들에게 훌륭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며 뛰어난 면학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열기가 실로 대단해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그것을 능가할 정도이며, 공부에만 치중하지 않고 축제나 스포츠 같은 각종 과외 활동에도 굉장히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교환학생 수가 매우 많고 Full-time 학생 중에도 외국 국적 학생 수가 상당해서 외국인이 편안히 공부할 수 있는 학교이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들은 재학생들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 출국 전에 학교측으로부터 교환학생이 수강 가능한 개설강좌 리스트를 받으면 이 중에 본인이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을 골라 우선순위를 매겨 담당자에게 보내고, 각 과목의 신청 여부를 한꺼번에 메일로 받아보는 형식이다. 이 때, 수강이 불가한 경우 ‘관련 배경지식이 부족함’, ‘자리가 없음’ 과 같이 이유를 함께 알려준다. 원하는 혹은 필요한 만큼 강의를 신청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학기 초 수강정정기간을 통해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두 학기 동안 머무르는 경우에는 일 년치 수강신청을 미리 한꺼번에 진행하며, 비슷하게 두 번째 학기가 시작할 때 신청내역을 정정할 수 있다.
절차 진행 시 학교측에서 알려 주는 사이트 목록에서 빠진 중요한 사이트가 있는데, 바로 nusmods.com이다. 우리학교의 스누타임과 비슷한데, 직접 수강신청을 할 수는 없지만 강의 검색, 수강편람 조회가 공식 사이트에 비해 편리하고 예쁘게 내 시간표까지 만들 수 있어 재학생들은 모두 이를 활용한다. 교환학생들은 이를 모르기 때문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 후에 로컬 학생들이 이를 알고는 매우 놀라워하며 알려주었다.
기숙사는 Halls와 PGPR, Utown 세 종류가 있는데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Utown에 배정되며, 두 학기 동안 지켜본 결과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Utown에서도 Utown Residence를 제외한 나머지 세 Residential College에 배정되는 것 같다. Residential College는 Dining Hall이 있어 아침 저녁으로 식사가 제공되며, 음식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기숙사가 주관하는 행사도 많기에 Dining Hall에서 밥을 먹고 행사에 참여하면서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어 교환학생에게는 최적의 기숙사가 아닐까 생각된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는 학기마다 달라지는 것 같은데, 내 경우 Lin Xinying이라는 분이었으며 이메일 주소는 reglinx@nus.edu.sg 이었다. 출국 전 모든 절차는 이 담당자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내가 보낸 메일을 꼼꼼히 읽지 않고 대충 답장하는 일이 몇 번 있어 미스커뮤니케이션이 많았다. 이와는 별개로 전반적인 Non-graduating 학생들의 문의를 담당하는 nghelp@nus.edu.sg 라는 계정이 있어 프로그램 자체나 학교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문의를 할 때에는 이 쪽으로 하는 편이 좋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2014/2015 Semester 1
LAC2201 Chinese 2: 초급중국어 1.5 정도의 강의이다. 회화 중심 수업이며, 짝을 이루어 롤플레잉을 하거나 조를 짜서 게임을 하는 등의 부가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학우들과 친밀해질 수 있어 좋고, 과제나 시험도 부담스럽지 않아 인기가 많다.
NM3215 Advertising Strategies: 광고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며, 조별로 브랜드를 하나 선정해 현황을 분석하고 새로운 광고 모델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따라가기가 꽤 힘들다.
GEM1003 Introduction to Theatre and Performance: 연극에 대한 개론 수업이며 교수가 매우 웃긴 분이고 조별 과제가 재미있어 인기가 많은 강좌이다. 이론의 양이 상당히 많지만 공부할 수 있는 양이고, 조별로 작품을 선정해 직접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를 두 번 진행한다. 첫 번째 과제를 간단하게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두 번째에는 연기와 연출, 조명까지 모든 것을 작품화한다. 흔치 않은 기회이다 보니 흥미롭게 배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교환학생들뿐만 아니라 로컬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개인적으로 강력히 추천하는 강의이다.
2014/2015 Semester 2
LAC3201 Chinese 3: 초급중국어 2 정도의 강의이다. 이하 LAC2201과 같다. NUS의 language module은 모두 인기가 많다.
GEK1056 Visual Image around the World: Visual Image around the World이지만 동남아 학부에서 개설한 강좌이다. 전반부에서는 전형적인 서양미술사 위주로 다루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동남아시아의 비중이 높아지고 건축, 음악, 주술 등과 같은 타 분야에 대해서도 많이 다룬다. 아이템을 하나 선정해 Visualizing하는 프로젝트가 흥미롭다.
SE2210 Popular Culture in Southeast Asia: 말 그대로 동남아시아의 대중 문화를 다루는 수업인데 비주류 문화에 대해서도 꽤나 비중 있게 다룬다. 베트남의 대중가요, 태국의 성전환자들, 한류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Popular culture 하나를 정해 이에 대해 분석하고 비디오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 습득 정도는 개개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내 경우는 10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말하기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는데,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토론에 끼는 것은 여전히 어렵지만 지인들과의 편안한 대화는 꽤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중국어와 영어가 공동 공용어라는 이점이 있는데, 실제로 중국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어 말하기 능력이 매우 낮은 편이었던 나와 같은 사람보다는 중간 정도 갖춘 사람에게 연습할 기회가 많이 제공돼 실력향상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만 할 줄 아는 현지인도 많지만 중국어도 유창하게 하거나 혹은 중국어만 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중국어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은 정말 많다.
3. 학습 방법
제일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과 일부러 어울리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가능한 한 외국인들과의 교류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 틀릴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뱉으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것이 쉽지 않다. 나의 영어와 원어민의 영어가 다를 수밖에 없으며 비원어민뿐만 아니라 원어민들조차도 출신에 따라 각기 다른 악센트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데 6개월이 걸렸다.
싱가포리언들이 대체로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나는 보다 효율적인 표현력 향상을 위해 친한 싱가포리언 친구와 언어교환을 했다. 한국어에 대한 기본기가 어느 정도 있는 친구였기에 가능했다. 매주 주제를 정해서 관련된 표현을 구어 위주로, 슬랭을 곁들여 서로 가르쳐 주었는데, 배울 때뿐만 아니라 가르쳐 줄 한국어 표현을 영어로 번역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공부가 많이 되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사실 필요한 것들은 현지에서 모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짐을 과다하게 챙겨올 필요는 없다. 특별히 챙길 것이라고 한다면 개인 화장품과 정장 한 벌 정도. 한국 화장품이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마스크 팩을 여러 개 사오거나 하면 매우 좋고,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얼굴용 고급 화장솜을 여기에서는 구할 수 없으니 챙겨오는 편이 좋다. 또, 이곳에서는 학교에서 발표할 때 옷을 갖추어 입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장을 갖추어 입으므로 무난한 정장 또는 세미 정장과 이에 어울리는 구두 한 켤레쯤 있으면 좋다.
반대로 필요 없는 물건들에 대해 첨언하자면, 입던 옷들은 많이 가져올 필요가 없다. 북위 1도의 열대 기후와 편안한 옷차림을 지향하는 싱가포르의 문화 때문에, 한국에서 입던 패셔너블한 옷들은 거의 입지 않게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학생들의 경우 이 곳 학생들 사이에서 ‘화장한 여자들은 다 한국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로 화장에 굉장한 열성을 보이는데, 한 달만 생활해 보면 화장이 필요하지도 않거니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므로 메이크업 도구를 바리바리 싸 들고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기본적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데, 특별히 식비는 호커센터의 경우 굉장히 저렴하나 레스토랑의 경우 매우 높다고 느낄 수 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Utown뿐만 아니라 학교 곳곳에 맛집으로 소문난 Canteen의 Stall이나 카페 등이 있으므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Utown에는 편의점, 수영장, 미용실, ATM, 헬스장 등 온갖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사실상 밖을 나가지 않고도 웬만큼 생활이 가능하다. 의료시설의 경우 학교 보건소를 이용할 수 있고, 외부 병원을 이용할 경우 NUS 학생 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고, 환승 할인은 안 되나 기본요금이 매우 저렴하다. Utown의 경우 위치가 좋아서 주요 지역으로 가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가 매우 편리하다. 휴대폰은 심카드를 구입해 매달 충전하는 방식이 좋다.
3. 여가 생활
동남아시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아시아 곳곳으로 여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나라다. 항공권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하며, 단시간에 페리나 버스로 다른 나라를 갈 수도 있다. 교환학생이라는 신분 덕에 학기 중에 주어지는 일주일간의 break들과 주말을 잘 활용해서 외국여행을 다녀 올 수 있는데, 매번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또한, 한국과는 달리 친구의 친구가 여는 파티라든지, 모르는 친구들이 가는 맛집탐방에 자연스럽게 낄 수 있기 때문에 각종 파티를 통해 사람들을 많이 사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싱가포르의 국민성 때문인지 교내에 운동 관련 동아리가 많고 체육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있는데, 한국에서는 할 수 없었던 운동 하나쯤 취미로 하게 되면 매우 좋을 것이다.
4. 기타 보고 사항
※ 캠퍼스 사진(기숙사, 식당, 편의시설 등)_사진 있을 경우 첨부 바랍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여덟 번째 학기라는, 어찌 보면 남들보다는 조금은 늦은 감이 있는 시기에,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싱가포르의 NUS로 교환학생을 다녀 온 것은 돌이켜 보니 내 대학 생활 중 가장 잘 한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로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근 1년 동안,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활자로는 다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보고 느꼈고, 이로 인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진 것을 나 스스로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평범한 4학년 2학기를 보냈다면 절대 가질 수 없었을, 그 어떤 보물과도 맞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경험과 기억과 친구들을 얻게 되었고 지금 나는 이것들을 정말 정말 사랑한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서 한국에 돌아온 지금 꿈같던 그 시절을 가끔 그리워하지만, 이 귀중한 경험이 앞으로 나에게 가져다 줄 또 다른 기회와 시간들을 나는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