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러시아인들에 의해 ‘두 개의 수도’라는 표현이 널리 받아들여져 있을 정도로 수도에 가까운 위치를 점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 역시 모스크바 국립 대학과 함께 긴 역사를 가진 명문 대학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학교 캠퍼스는 일원화 되어있지 않으며, 도시 전체에 곳곳 분포되어 있으며 기숙사도 마찬가지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기숙사는 Капитанская улица에 위치한 19번 기숙사(д.3)에 거주하게 될 것이며 사생들의 대부분은 교환학생으로 있는 외국인 학생들입니다. 시설은 다른 러시아 기숙사들에 비해서 훨씬 양호한 편이긴 하나, 서울대학교의 구관 기숙사보다 조금 나은 수준입니다. 물론 생활하시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은 없습니다.
입국 전 학부수업 프로그램과 랭귀지 코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하시게 되는데, 저를 포함한 절대 다수가 선택하게 되실 랭귀지 코스를 고르실 경우 입국 후 인문대학(Филологический факультет) 국제교류 사무실에 가 거주등록신청을 하시면서 해당 수업이 진행되는 학부건물의 위치와 레벨 테스트 방법 역시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학부수업은 청강만 하실 수 있으며 이 역시 국제교류 담당자 Айшету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수강편람은 해당 사무실로 가는 길에 있는 홀 게시판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Ayshetu Sheykh, Academic Mobility Department
Im.international.office@gmail.com
+7 (812) 328-96-46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상술한 대로, 레벨 테스트를 보고 반에 배정받게 됩니다. 어느 반이든 주 5회 3시간 수업을 하게 되며 수강 내용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토르플 과목에 따른 문법/어휘, 쓰기, 듣기, 말하기, 독해를 모두 다루지만, 과목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언어 능력이 높은 반일수록 구분이 명확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당 반에서 공부하시다가 반에 비해 성취도가 높으실 경우, 강사 선생님께 부탁드려 월반을 할 수 있으나, 눈에 띄게 수준이 높지 않으신 이상 절차가 귀찮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처음에 배치시험을 최선을 다해 보시고 높은 반에 들어가 수준을 맞추는 것이 러시아어 실력 향상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학교 수업의 경우 저는 운이 좋아 높은 반으로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어를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고 말을 유창하게 하는 슬라브어권 학생들 비중이 높다는 점이나, 높은 수업 수준이 기본적인 실력 향상에 크게 일조하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업내용은 목표로 하던 토르플 3단계와 일치하였고, 응시하여 합격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3. 학습 방법
기본적으로 언어습득에 있어서 말하기나 듣기가 느리게 성장하는 편이라 이번 교환학생을 결정한 만큼 최대한 원어민들과의 교류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모국어와 목표언어의 차이가 너무나 심하여 모국어로 표현이나 알맞은 어구를 유추할 수도 없는데 다른 매체를 이용해서 실력을 늘리기엔 자료가 적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느 언어든 그렇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언어의 차이도 심하기 때문에 겁내지 않고 최대한 원어민들과 많이 접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수업은 하루에 3시간이지만 원어로 진행된다는 점, 쓰기나 독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복습까지 꼼꼼하게 한다면 학습량이 적지 않은 편입니다. 또한 단순히 수업 내에서 목표로 하는 것 외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들에서도 문장에서 어떤 동사가 어떤 명사들과 결합되어 사용될 수 있는지, 어떤 동사의 상이 쓰이는지, 전치사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 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시는 것이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의복의 경우 체형이나 미감에 맞는 제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최대한 가져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5월 말까지도 예외적인 며칠을 제외하고는 덥지 않지만 두꺼운 외투는 한 두개만 챙기시고 얇지만 긴 봄가을 의류와 점퍼를 최대한 많이 가지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기장판 역시 10개월 중 7개월 가량은 사용할 정도로 유용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미니 밥솥을 가져가거나 소포로 받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현지 우산 가격이 비싸고 질이 낮기 때문에 우산을 가져가시면 유용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필요한 물품은 현지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구입하실 수 있으며, 특히 화장품류는 매우 싼 가격에 무난한 제품들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굉장히 많이 오기 때문에 웬만한 신발로는 걷기도 힘들고 다 젖기 때문에 겨울이 오기 전 백화점에서 겨울용 신발을 한 개 구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4500-6000루블 가량)
현지 물가의 경우, 한국보다 식료품 물가는 상당히 저렴한 편, 사먹는 물가는 비슷한 편, 공산품 물가는 다소 저렴하거나 비슷한 편인데 루블화 폭락으로 인해 물가는 올랐으나 어쨌든 조금 더 여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보험은 비자기간 전체를 커버하는 것을 어차피 러시아에서 가입해야 하나, 보장해주는 양이 적고 러시아 의료의 질은 좋지는 않은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한국 유학생들은 매우 비싸더라도 미국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러시아 병원 치료에도 크게 문제가 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현지 병원 및 보건소에 가서 치료받으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교통은 지하철과 버스가 있는데, 지하철역이 매우 깊긴 하지만 배차간격이 매우 짧고(평균 2분 30초 가량) 버스가 다소 느린 편이라 단거리를 가더라도 대부분 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등하교 시에는 7번, 47번 버스와 11번 트롤리 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은행 업무는 시티은행을 통해 비교적 낮은 수수료로 해결하실 수 있고, 통신은 메가폰이 페테르부르크에서는 가장 나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나 다름 없는 페테르부르크는 역사, 음악, 미술 및 공연에 관심이 많다면 매우 저렴하게 여가생활을 하실 수 있는 곳입니다. 한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부분의 연주회, 연극, 발레 등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접근 가능하며 세계 3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쉬를 제외하더라도 엄청난 수의 박물관이 존재합니다. 또한 도처에 공원이나 광장이 있고 근교에 페테르고프, 파블로프스크, 푸쉬킨, ??보르그 같은 관광지들도 매우 많아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도 좋습니다. 해외여행에도 좋은데, 핀란드 헬싱키와는 육로로 연결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유럽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유럽여행 역시 편리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해외에 나가서 생활하고 공부하는 일은 저에게 상당히 큰 도전이었습니다. 언어 능력에 자신이 없어 원어민들과 어울리는 것에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고,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에 다녀온 이후로 오랫동안 잃고 살았던 러시아어에 대한 애정을 다시 회복한 것 같고 꽤 많은 실력 향상을 이루어 낸 것 같아서 상당히 만족스럽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러시아 교환학생의 경우는 다른 영어권이나 일반적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편은 전혀 아니나, 생활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거나 치안 및 국가에 대한 인식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인 만큼 직접 가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점들이 많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해서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