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파리 7대학은 파리 13구에 위치한다. 가까운 곳에 Bibliothèque François Mitterrand (프랑수아 미테랑 도서관)과 Institut Arabe (아랍 연구소)가 있고, 파리 중심가(Châtelet, Cité)까지 지하철로 15분이면 갈 수 있다. 약 25000명의 학생들이 수학하며, 문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과 지리학, 경제학, 외국어 활용 등 다양한 전공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한국어학과를 포함한 동아시아학과가 활성화된 프랑스 내의 몇 개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각 학과 사무실 앞 게시판에 나와 있는 시간표를 직접 보고 담당자를 만나서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임의로 수강 신청을 한 과목들은 정확한 시간표를 알지 못한 상태로 신청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프랑스에서 수강 과목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 때 coordinateur에게 우선 허가를 받은 뒤에 과 사무실에서 최종적인 수강 신청을 하게 된다. 수업마다 인원 제한이 있으나, 초안지 제도가 있다.
파리의 월세는 매우 비싸며, 게다가 집을 찾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에 계좌가 없는 비유럽인 학생에게 선뜻 집을 빌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본인은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 모든 교환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줄 알았으나, 에라스무스 학생들(유럽권 학생들)의 경우 거주할 아파트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대학교에서 파견된 학생들 중에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이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각 학교에서 교내 기숙사를 관리하지만, 프랑스에서는 CROUS라고 불리는, 일종의 전국의 대학교 연합 단체에서 기숙사를 관리한다. 본인은 Gare d’Austerlitz 근처에 있는 Pitié-Salpêtrière라는 기숙사에 배정을 받았는데, 파리 7대학에 할당된 5군데의 기숙사 중에서는 비교적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 비용은 월세 425유로.
프랑스에는 allocation(알로카시옹)이라는 주택 보조금 제도가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월세의 일부분을 프랑스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데, 이 allocation의 혜택은 기숙사에서 사는 학생들도 누릴 수가 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y Gao Djou YANG: Bureau des Relations Internationales, +33 1 57 27 57 36
Email: mygaodjou.yang@univ-paris-diderot.fr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파리 7대학에서 영어 강의는 매우 제한적이다. 영어 수업이 있다면 그것은 영어 번역 같은, 영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수업이며 (그 수업에서도 프랑스어가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 외의 과목은 프랑스어로 진행된다. 한 학기간 체류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수업을 들어 보지 못했는데, 그 중에서도 Oeuvres Narratives 수업은 추천할 만 하다. 두 작품을 다루었으며, 작품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 수업은 텍스트 분석 과제와 발표 등 능동적으로 이루어진다.
다양한 언어 수업도 제공된다. 다만 학과 전공 과목 (예컨대 중국어나 베트남어) 이 아니라면 대개는 온라인 수업이다. 한 주에 한 시간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한 번씩 과제를 제출하면 된다.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본인은 이탈리아어 수업을 선택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프랑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기 이전에 본인은 DALF가 있었음에도 처음에는 회화나 듣기에 있어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교수에 따라 학점을 매기거나 하는 상황에서 적당히 교환학생들을 배려하기도 하지만, 수업 자체나 과제, 시험 등은 구별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말하기와 듣기를 향상시키려면 가급적 프랑스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으며, 유럽계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이다. 확실히 유럽계 학생들이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는 편이다.
3. 학습 방법
프랑스에서의 수업은 전반적으로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가진 지식을 정리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 같았다. 그런 만큼 수업 시간에 ‘진도’라는 개념이 모호하고 지식의 습득과 더불어 지식을 활용하는 법을 주로 배우고, 과제나 시험도 그것과 관련이 깊다. 그런 만큼 공부를 하는 것은 자료를 찾는 것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유난히 본인의 프랑스 체류 기간에 유로화 환율이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었음에도, 프랑스의 물가는 비싼 편이다. 생활용품 가격은 한국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식료품의 경우 조금 더 저렴한 반면, 어떤 것이든 서비스가 추가되면 물가가 크게 뛴다.
다른 것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챙겨 가면 되겠지만, 꼭 챙겨가라고 권장하고 싶은 물품은 수건이다. 수건은 의외로 매우 비싸다. 그 외에도 주택보조금이나 OFII, 기숙사 등 관련 서류들은 빠지지 말고 한국에서 모두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프랑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서류는 제한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에서 직접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오래 걸리는 행정 절차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26세 미만의 대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imagine R라는 교통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데, 한 학기 파견되는 학생들에게는 권장하고 싶지 않다. 행정 업무가 하나 늘어날뿐더러, 계약 기간을 자신이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을 개시하는 시기와 자신의 신청 날짜가 달라 실제로 자신이 교통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은행은 따로 은행 측과 약속을 잡아야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학생이라고 하여 편의를 많이 봐 주는 편이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집 주소가 있어야 하며, 실 거주지가 아닌 프랑스에 사는 다른 사람의 집 주소로 계좌를 열 경우 절차가 복잡해진다.
학교 내에 CROUS 식당이 두 군데 있으며, 그 외에도 CROUS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3. 여가 생활
파리는 빛의 도시(Ville de Lumière)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수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음식이면 음식, 관광이면 관광, 야경이면 야경, 쇼핑이면 쇼핑,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수가 없는 도시이다. Cité, Saint-Michel, Châtelet, République, Bastilles, les Marais 등 서울의 6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에 즐길 만한 것들이 많다.
프랑스 자체가 유럽의 중심에 있다 보니 유럽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파리에는 기차역이 총 6개가 있고 (Nord, Est, Saint-Lazare, Lyon, Austerlitz, Bercy) 이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남한의 5.5배가 되는 프랑스 전역을 이어줄 뿐만 아니라 스위스,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룩셈부르크로 운행하기도 한다. 가까운 국가는 파리에서 2-3시간이면 도착하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를 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야간 기차도 있다.
항공편으로만 보면 파리에서 그리스까지도 3시간이면 갈 수 있으며, 북부 아프리카는 물론이거니와 서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다른 프랑스어권 국가로 갈 수 있는 직항편이 잘 마련되어 있다.
4. 기타 보고 사항
학교에서 교환학생들만을 위한 프랑스어 캠프가 학기 시작 직전에 있다. 모든 교환학생이 참가할 수는 없고, 40명만이 선착순으로 선발된다. SILC (Stage Intensif de Langue et Civilisation)라고 불리는 이 수업은 수준별로 2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언어 수업과 문화 수업, 그리고 견학 수업으로 열흘 간 진행된다. 수업 자체도 프랑스어와 친숙해 지는 데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의 교환학생 친구들을 학기가 시작하기 이전 '한가로운' 시간에 미리 만나서 친해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외국에서 장기간 체류해 본 것은 처음이고, 수많은 행정 절차를 스스로 처리하는 것은 꽤나 힘들고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파리에서 보낸 6개월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앞으로 또 갖기는 어려울 교환학생 신분으로의 이 시간을 추억하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