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파리 4대학-소르본은 프랑스의 유서 깊은 대학들 중에서도 특히 인문학부가 발달되어 있고, 뛰어난 교수진과 양질의 수업을 자랑하므로 불문학을 보다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파리의 중심인 5구에 위치한 본교를 중심으로 Malesherbes와 Clignancourt 캠퍼스가 있으며 수업의 종류와 어느 학년 수업인가에 따라 수강 캠퍼스가 달라진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소르본 교환학생 수강신청은 본교학생과는 다른 방식으로 따로 이루어진다. 수강신청 전에 수강신청 방식을 알려주고 학생들의 여러 질문에 대답해주는 오리엔테이션이 있으니 참석하는 것이 좋다. 강의 목록과 시간표를 찾지 못해 헷갈려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소르본 대학교의 공식 사이트인 http://www.paris-sorbonne.fr/ 의 “Les UFR” 코너에서 수강하고자 하는 강의의 개설 학과로 들어가서 학년별로 정리된 수강편람을 볼 수 있다. 1학기와 2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강의의 종류가 다르니 잘 확인해야 한다. 사이트에서 수강편람을 확인하고 시간표를 짜고 난 뒤, 지정된 날짜에 가서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배부해주는 종이에 원하는 강의를 써서 제출한다. 강의 이름과 강의 번호, 강의 시간을 작성해야 하니 미리 써가는 것이 좋다. 교환학생의 경우 웬만해서는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각자의 계획에 맞추어 시간표를 자유롭게 짤 수 있다. 한 번 종이를 내고 난 뒤의 수강신청 취소나 변경은 매우 자유롭다. 이메일을 통해 담당자와 연락하여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므로, 수업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후에 결정된 목록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소르본의 경우 기숙사는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기숙사를 원하는지 여부를 물어보기도 하고 기회가 있다면 안내해 주는 편이지만, 매우 가변적이므로 숙소를 따로 구해 놓는 것이 좋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me / Mrs. Carole TORRIERO
Responsable des Echanges par Conventions/International
Exchange Coordinator
Service des Relations Internationales
UNIVERSITE PARIS-SORBONNE
1, rue Victor Cousin
75005 Paris
Escalier I, 1er étage
Bureau F-670
Tél : +33 (0)1 40 46 32 08
Fax : +33 (0)1 40 46 33 77
conventions2.ri@paris-sorbonne.fr
carole.torriero@paris-sorbonne.fr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소르본에는 훌륭한 문학 수업이 많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불문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선호하는 세기나 작가 관련 문학 수업을 들으면 좋다. 개인적으로 문법이나 어학 관련 수업보다는 문학 관련 수업들이 더욱 흥미롭고 체계적이었고, CM(대형강의)과 TD(소형강의)로 나누어져 있는 수업 방식도 문학 수업에 더욱 적합하다고 여겨졌다. 소르본의 문학 수업들은 보통 참신하고 실험적이라기보다는 대부분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다.
Littérature française des XIXe et XXe siècles(19, 20세기 프랑스 문학)이라는 수업을 1학년 수업, 3학년 수업으로 2번 수강하게 되었는데, Baudelaire, Sartre, Beckett 등 비교적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들을 다루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간과했던 부분들을 심화적으로 학습하고, 그 작품들을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다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수업이었다. 특히 베케트의 경우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작가였는데 본교의 여러 수업들에서 굉장히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Approche des genres littéraires(문학 장르의 이해)라는 수업은 1학년 수업인데, 대표적 문학 장르의 특성들과 그 역사의 큰 줄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므로 개념을 정리하고 싶은 학생들이 들으면 좋다. CM시간에 문학 장르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다루고, TD시간에 각각 장르에서 몇 작품을 선정하여 심화적으로 다룬다. 1학기에는 적응을 위해 1,2학년 수업을 듣고 2학기에는 3,4학년 수업을 들었는데, 문학 수업들이라 그런지 난이도 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1,2학년 수업의 경우에는 작문 방식을 보다 자세히 알려주고 신입생들을 위한 배려가 있기 때문에 적응을 위해 들으면 좋다. 그러나 3,4학년 수업이 본교에서 진행되고, (1,2학년 수업은 Malesherbes 캠퍼스에서 진행되는데 캠퍼스 자체가 멀고 본교에 비해 규모가 작다.) 어차피 문학 수업은 본인 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보다 양질의 수업을 수강하고 싶은 학생이나 1학기만 수학하는 학생들은 꼭 3,4학년 수업을 듣기를 추천한다. 또 교양 수업으로 L’anglais du cinéma라는 영어 수업을 수강했는데, 고딕 영화 속에 내재한 여러 코드들과 그 표현 기법에 관한 굉장히 흥미로운 수업이었고, 잠시나마 불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대부분의 수업이 완전한 불어로 진행되고 리포트 작성과 시험 답안 작성도 모두 불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어는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그 외에도 친구들과의 대화, 행정 처리, 신문이나 광고 등 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학습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귀국하고 나면 놀라운 속도로 잊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3. 학습 방법
내 경우에는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소르본 본교의 도서관은 굉장히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고 인터넷으로 책을 예약하면 직원이 찾아다 주는 시스템으로 편리하며, 학교 내부와 도서관 건축도 무척 아름다워 그 속에서 책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문학 수업의 경우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 그 시대의 다른 작품, 관련 비평 등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했고, 수업에서 다루는 작품은 좀 더 꼼꼼히 읽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으면 각각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며, 리포트도 보다 수월하게 쓸 수 있다. 리포트 쓰는 법이나 작문법을 잘 모르겠다면 도서관에 비치된 작문법 책들을 참고하거나, 구글에 수많은 예와 설명이 나와 있으니 도움을 받아도 좋다. 또한 책이 비교적 싸고 가벼우며 중고 책 매장도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이 있던 작품이 있으면 사서 읽는 것도 좋다. 학교를 오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읽은 신문들도 많은 도움이 됐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챙겨가야 할 생활 물품들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꼼꼼히 챙겨가야 할 것은 각종 서류들이다. 여권과 비자 사본 등은 충분히 챙겨놓고, 특히 주택 보조금(allocation)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공증을 받은 acte de naissance등을 제출해야 하므로 미리 잘 확인하고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비싸지만 마트에서 파는 식료품들은 좋은 질에 비해 저렴한 편이므로 계획을 잘 짠다면 생활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핸드폰을 개통하고 학생 교통카드를 신청하는 등의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 계좌가 필요하므로, 최대한 빨리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은행을 추천해주는 경우도 있고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긴 하지만 문제가 생길 경우 대부분 계좌를 개설한 지점의 지정 직원을 직접 찾아가서 해결해야 하니 집 주위나 학교 주위의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프랑스에 도착하면 이리저리 신청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을 텐데, 대부분의 일들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미리 약속을 잡아야 하고, 많은 일들이 우편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여유를 두고서 입국하는 것이 좋고, 행정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서류들은 추후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니 꼭 보관해 놓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일들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변수를 생각하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여유롭게 일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3. 여가 생활
일단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박물관, 미술관이 무료인 데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루브르, 오르세 등 대형 미술관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방문하여 속속들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공연들이나 문화 행사들도 무척 다양하므로 개인적 취향에 맞추어 잘 알아보고 충분히 누리는 것을 권장한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원하는 학문을 우수한 환경에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유익함을 넘어 개인적인 충족감까지도 가져다 주었던 굉장한 경험이었다. 일개 학생으로서 이러한 행운을 좋은 조건에서 누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