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파리 7대학은 파리 남동쪽 13구에 위치한 대학교로, 인문학과 과학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학교입니다. 파리에 있는 다른 대학교들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넓은 캠퍼스와 신식 건물들이 많이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한국과 달리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데 상당히 복잡한 편입니다. 먼저 각자의 학과 사무실 앞에 붙어있는 강의 목록을 보고 직접 시간표를 짠 뒤, 담당 secretariat에게 가서 수강신청을 확정하고 그 종이에 서울대학교 학과 사무실, 파리 7대학 coordinateur의 싸인을 받아 파리 7대학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파리 7대학은 교환학생들에게 기숙사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교환학생 합격 시 기숙사를 신청할 것인지 묻는 이메일이 옵니다. 그러면 그 이메일에 답장만 하면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의 성함은 Mygaodjou Yang이고 이메일 주소는 mygaodjou.yang@univ-paris-diderot.fr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주로 Lettres Modernes 혹은 Lettres et Arts 분야의 과목들을 수강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과목들은 9월 학기에 들었던 “Analyse de textes litteraires”라는 과목과 1월 학기에 들었던 “Lecture d’oeuvres narratives”입니다. 첫 번째 수업은 문학 작품을 어떻게 분석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수업인데, 제가 들었을 때는 Racine의 <Bajazet>와 Ponge의 <Parti pris des choses>를 교재로 매 수업 시간마다 그 일부를 골라 분석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실 대학교에 입학해 전공 수업 때마다 레포트를 제출하면서도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용어와 구성을 통해, 어떠한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답답했었는데, 이 수업을 들으면서 매 시간마다 반복해서 분석하는 것을 연습하고 교수님께서 피드백도 해주셔서 감을 잡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수업은 Laclos의 <Les Liaisons Dangereuses>와 Giono의 <Un roi sans divertissement>을 교재로 역시나 소설을 분석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이야기’의 측면에 집중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 작가의 서술의도를 큰 축으로 분석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실제로 작품 활동을 하시는 작가셨기 때문에 더더욱 세세하고 미묘한 디테일을 잡아내는 기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학기 때 들었던 수업이 분석의 기초를 다루었다면 이 수업은 그 분석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심화하고 자유롭게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처음에는 프랑스어로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굉장히 답답하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두 번째 학기 초반부터 적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우선 프랑스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력과 상관없이 시도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학교의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친구나 기숙사 앞집 친구, 기숙사 파티에 가서 만났던 친구, 수업을 듣다가 만난 친구 등등 다양한 경로로 친구를 사귀어서 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뻔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신문이나 라디오도 큰 도움이 되고, 수업 시간에 발표 기회가 있으면 시도해보는 것도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는 유럽 중에서도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합니다. 예를 들어 파리에서 따로 방을 얻거나 밖에서 밥을 먹는 데에 드는 돈은 한국의 1.6~2배 가까이 되죠. 반면에 식재료의 가격은 한국보다도 싸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것으로 생활비를 줄였습니다. 때문에 오래 사실 계획이라면 한국 밥솥을 사서 가져가거나 현지에서 ‘프랑스존’이라는 한인 사이트를 통해 사서 사용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겨울에도 혹시 추울 수 있으므로 전기장판이나 침낭을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사실 공책 같은 문구류나 주방용품 등은 프랑스가 한국보다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가져가는 데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필요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집에서 해먹거나 학교에 있는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고요. 종종 아시아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면 13구의 차이나타운이나 파리 곳곳에 있는 한인마트나 한식당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병원은 학생보험이 있다면 무료이고요(보험 신청을 완료하는 과정이 복잡하기는 합니다) 은행이나 통신사의 서비스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일 처리의 속도가 한국에 비해서는 많이 느리고 몇 번 다시 요구를 해야 들어주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교통비는 Imagine R라는 청년 요금제 사용 시 한국보다 싼 가격에 한달 치 정액제 교통권을 살 수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파리는 여가 생활을 하기에는 최적의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루브르나 오르세 말고도 수없이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시기마다 좋은 퀄리티의 새로운 전시들을 선보이기 때문이죠. 또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들도 추천하고요. 연극 공연, 오페라 공연, 발레 공연 등 취소표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파리 곳곳마다 굉장히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동네 탐방을 해보는 것도, 빵집 투어를 해보는 것도, 이곳 저곳에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을 가보거나 센느 강변에서 조깅을 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파리 근교에도 아름다운 곳들이 많아서 수업이 없는 날에는 근교 여행을 가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이고요.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외국에서 살아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과 음식, 문화생활, 교육, 사회 전반의 분위기나 시스템의 차이 등을 접하면서 얼마나 편협하고 일방적인 관점으로 살아왔었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한국과는 정말 모든 면에서 상극인 프랑스라는 사회에서 어떠한 점을 배워야 하고 어떠한 점은 비판해야 하는지 등등 전에 하지 못한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리저리 방황하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게 멍하니 보낸 시간들도 있었지만 결국 일년을 보내고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정말로 후회하지 않을 일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의지만 있다면 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