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College London(UCL)은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 위치한 대학입니다. 런던대학교 구성 대학들 가운데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가장 규모가 큰 UCL은 1826년 공리주의자들이 설립했습니다. 특징은 개방성과 다양성입니다. 영국 대학 중 처음으로 종교나 계급,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학생들을 받아들인 개방적인 곳으로, 오늘날에도 약 150여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교직원들로 구성된 열린 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UCL 홈페이지의 study abroad guide를 통해 이번 학기 열리는 과목들의 리스트와 간단한 강의계획, 필요 선수과목이나 수강조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학부 홈페이지로 가면, 그 학부에서 열리는 수업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담당자분이 이메일로 알려주는 대로 UCL 학생으로 가입을 하면, timetable도 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표를 만들어 보고 원하는 수업 목록을 담당자분께 전달하면 됩니다.
기숙사 신청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기숙사는 굉장히 다양하게 있습니다. 1인실, 2인실, 화장실이 딸린 방, 아닌 방, cafeteria가 있는 곳, kitchen만 딸린 곳 등등 방 종류도 여러 가지고, 학교에서 대중교통을 탈 정도로 먼 곳부터 학교에서 3분 거리까지 거리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특정 기숙사를 고르는 것은 아니고 거리, 가격, 부대시설 등 자기가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는지 선호도를 체크해서 온라인 신청을 하면 그에 맞게 배정되게 되는데 최대한 요구를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 종류나 비용에 대해서는 학교 사이트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서울대 교환학생은 Arts and Sciences(BASc)학부에서 받아주었으므로 BASc의 교환학생 담당자 Owain Evans가 담당했습니다. 매우 친절하신 분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Tel: +44 (0)20 7679 2573
Email: o.evans@ucl.ac.uk
Web: www.ucl.ac.uk/basc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대부분의 수업은 0.5 unit인데 학기당 2.0 unit을 듣기를 권장받았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은 수업의 50% 이상을 소속학부의 수업으로 채워야 합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어떻게 될 지 모르나 일단 지금 UCL에서 서울대 교환학생을 받아들이는 학부가 Arts and Sciences(BASc)뿐이어서 저의 전공과 무관하게 UCL에서의 소속학부는 BASc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BASc 과목을 두 개, 제 전공인 경제 과목을 두 개 수강하였습니다.
BASc는 자유전공과 비슷한 학부로, 학문간 통합을 위해 만들어진 신생 학과입니다. BASc과목은 (1) Interdisciplinary Research method 와 (2) Law in Action을 수강했습니다. (1)은 research를 하는 법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주로 팀프로젝트를 했습니다. 현지 학생들과 이야기해보거나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적어서, 팀프로젝트도 흥미 있게 했습니다. (2)는 사례 위주로 진행되는 교양 느낌의 법 수업이었는데, 법대를 위한 강의가 아니어서 좀더 흥미로운 주제 위주로 가르치셨습니다. 경제학부 강의는 (3) Economics of Public Sector 와 (4) Money and Banking을 수강했습니다.
수업은 대부분 1주일에 2시간 lecture가 고정적으로 있고, 소규모 그룹으로 모이는 seminar나 T/A가 한 학기에 4~6번 정도 추가적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4과목 수강해도 1주일에 수업이 많아야 12시간입니다. 대신 수업이 자기가 스스로 더 파고들어 공부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리딩도 많고, 추천도서도 많습니다. 그래서 4과목만 수강해도 충실하게 수업에 임한다면 충분히 바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원하면 5과목 이상을 수강할 수도 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생각보다는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과제로 essay를 여러 편 써내면서 글쓰기 실력은 향상된 것 같습니다. 말하기 실력을 많이 늘리려면 역시 활발하게 여러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3. 학습 방법
BASc 과목은 팀프로젝트나 기말 essay로만 평가되었기에 글 쓰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참고자료를 찾아보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경제학부 과목은 term 3때 치는 시험 한 번이 평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수업 빠지지 않고 가고 복습한 후, 시험 전에 다시 다 훑어보며 공부하면 될 것 같습니다. Pass뿐 아니라 훌륭한 성적을 받기를 원한다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만 써내는 것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리딩이나 참고자료도 읽어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 수준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비싸지만 살다 보면 어느새 적응이 되어 있습니다…. 돌아가실 때는 자신만의 생활비 아끼기 노하우가 생겨 계실 겁니다. 그리고 식료품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고, 생각보다 런던 1존이 좁아서 웬만한 데는 대중교통 안 타고 다 걸어 다니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물가 생각하면 교환학생 대상 장학금 신청은 꼭 여러 군데 해보시길 바랍니다.
입국할 때 굳이 많은 것을 챙겨 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식품도 한인마트도 있고, 한인마트보다 가격이 싼 아시안 마켓도 있어서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돌아갈 때 짐이 많이 불어나니 차라리 꼭 필요한 것만 싸서 규정무게보다 가볍게 왔다가 돌아갈 때 꽉 채워 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편할 것 같습니다. 들고 왔던 것 중 제일 ‘도대체 왜 들고왔지’ 라는 생각이 든 것이 1위 식품, 2위 여분의 학용품(…) 이었네요.
안 챙겨서 후회한 것은 친구들에게 이별 선물로 줄 한국 전통 물건입니다. Ucl에 한국인이 정말 적어서 그런지 한국 문화에 굉장히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전통 기념품 같은 것을 주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젓가락질도 배우고 한글까지 배워간 한 친구에게는 제가 꼭 뭘 주고 싶어서 급한대로 아마존으로 한국 젓가락을 주문해서 줬는데 그때 참 이런걸 왜 안 준비해왔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의 GP Clinic에 찾아가서 등록을 하면 영국 의료보험제도 NHS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에 대비해서 등록을 해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NHS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은행은 학교에서 Bank Letter를 받아가면 계좌를 열 수 있습니다. 교문 들어서서 오른편의 student centre에 가면 계좌 열고자 하는 은행에 맞춰 bank letter를 주니 어느 은행에 계좌를 열지 생각해가시면 됩니다. 보통 Barclays를 많이 여는 것 같습니다.
은행에 계좌를 열려면 appointment가 필요합니다. 학기 초엔 학생들이 많이 몰려서 2주 반 뒤에나 약속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방문해 예약을 잡아 놓으시거나, 조금 덜 번잡한 곳의 지점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예약 날짜 시간에 맞춰 bank letter를 갖고 재방문하면 학생계좌를 열 수 있습니다. 체류기간이 짧아 거절당할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경우 다른 은행이나, 같은 은행의 다른 지점을 방문하셔서 다시 시도하시면 됩니다. 계좌를 열고도 바로 체크카드를 사용하실 수는 없고 1주일 정도 기간을 두고 우편으로 날아오는 핀번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계좌 열고 카드 쓸 수 있게 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므로 그에 맞추어 현금이나 다른 카드를 준비해 놓으셔야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카드를 시티카드밖에 안 만들어 와서 회당 결제 수수료가 부담스러웠기에 Barclays 카드를 굉장히 유용하게 썼습니다. 그리고 이 카드가 현지 카드라서 온라인 결제가 굉장히 편합니다.. 제 시티카드는 해외결제에 문제가 무척 많았는데, barclays카드를 쓰고부터 정말 너무나 편하게 살았던 것 같네요. 물론 파운드통장이라 원화를 파운드로 바꾸고 송금하는 데서 수수료가 좀 드니 다른 결제수단과 비교해 보시고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런던 대중교통은 지하철과 버스로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 편리합니다. 지하철은 빠르고 비싸고, 버스는 느리지만 쌉니다. 어느 대도시나 출퇴근 시간은 그렇겠지만 런던도 출퇴근 시간에 버스 타면 차라리 걸어가는 게 빠를 정도로 안 움직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거리를 그냥 걸어다녔기 때문에 정기권은 안 사고 oyster card로 충전식으로 썼습니다. 교통비가 워낙 비싸니 절로 걸어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하루 교통비 상한선인 price cap도 있고, 1주일이나 한 달 정기권 같은 것도 있으니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면 여러가지 잘 비교해보시고 맞는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한달 버스 정기권은 학생할인 30%도 되서 할인이 많이 되는 편입니다.
이번 여름부터는 24시간 운행되는 지하철 노선도 있고, 버스도 야간버스night bus가 잘되어 있으니 요금이 어마어마한 택시를 탈 일은 거의 없습니다.
통신의 경우 three에서 유심칩을 사서 제 핸드폰에 끼워서 썼습니다. 선불식 서비스를 사용했는데, 들어가 있는 돈을 다 쓰면 충전하는 식입니다. three외에도 다른 통신사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듯 합니다. 처음엔 three매장에 가서 칩을 사고 그 뒤부턴 tesco나 sainsbury같은 곳에서 10파운드, 15파운드씩 사서 충전했습니다. 10파운드당 1기가 정도 데이터가 제공되는데 15파운드로 1달 무제한 데이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Three는 또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여행 다니면서도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영국에선 지하에선 통신이 전혀 안 되고 지상이어도 천장 있는 곳은 가끔 안되거나 길에서도 그냥 이유 없이(….) 안되거나 하는 일이 잦은데, 곧 익숙해지게 됩니다. 처음엔 데이터가 갑자기 이유 없이 끊겨서 유심칩이 잘못된 줄 알고 three 매장에 재방문해보기도 했지만 보통 길면 반나절 정도 기다리면 데이터가 다시 연결되었습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여가로 주로 여행/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관람/산책을 했습니다. 런던은 영국 국내든 유럽이든 여행을 떠나기 아주 편리한 곳입니다. 기차는 비싸서 버스나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기차를 많이 이용하실 거라면 rail card를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정말 많이 보고 왔습니다. Day seat 등을 통해 싼값으로 좋은 뮤지컬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으니 추천합니다. 그 외에는 런던의 큰 공원들을 돌아다니거나 템즈강 강변 산책을 많이 했습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 국내 관광지 day trip 같은 프로그램도 이메일로 많이 알려주니 이런 것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아리 종류도 엄청나니 관심 있는 동아리에 들어서 친구도 사귀고 여가생활도 함께 하셔도 됩니다. 런던은 쇼핑/여행/공연/세계 맛집/클럽,bar,pub/자연/스포츠/관광/각종박물관 등등 웬만한 취미생활은 다 받쳐 줄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니 많이 누리고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없음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 런던에 도착했을 때는 우울한 도시 분위기에 잘못 온 거 아닌가 란 생각까지 들었지만, 떠나기 전에는 어떻게든 런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여행을 더는 안가는 정도로까지 변했습니다. 변덕쟁이 날씨에도 정들게 될 정도로 런던은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그 외에도 처음으로 혼자 모든 생활을 책임져 보고, 매일 새로운 결정을 내려 보면서 좀더 자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네요. 학생 신분으로 외국 단기 체류.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후기를 쓰는 지금도 못 해 봤던 것들이 생각나 아쉽습니다. 돌아와서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게 알찬 교환학생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