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Grand Canyon State라 불리는 애리조나는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사막 기후의 지역입니다. 날씨얘기를 먼저 하자면, 8월부터 12월 동안 애리조나에 있게 되는 2학기 학생들은 도착했을 때부터 아주 숨 막히는 열기를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많은 귀국보고서에서 애리조나 정말 덥다고, 찜질방 같다고들 얘기하는데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가늠이 잘 안됩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습기 찬 열기와는 또 다른 ‘익는’ 열기를 맛보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제가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애리조나의 더위 속에서 10분 이상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가 지나면 10월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날들이 이어집니다. 비가 전체 교환 기간 중 딱 두 번 정도 내렸고 애리조나의 하늘과 자연은 이 더위를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ASU의 학생들은 자유분방하고,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곳이라 그런지 개방적이며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편입니다. 또한 여유로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입니다. 공강 시간에 잔디밭과 테라스에 모여 여가를 즐기는 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ASU 캠퍼스는 정말 넓습니다. 캠퍼스가 4개로 이루어져있는데, 대부분의 단과대는 Tempe 캠퍼스에 집중되어있습니다. 이외에도 Poly Tech, West, Phoenix 캠퍼스에도 공과 대학과 생활과학대학 과목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캠퍼스 간 무료 셔틀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간의 거리가 차로 약 3-40분 정도 걸리기에 웬만하면 한 캠퍼스에 집중해서 수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캠퍼스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학생들에게 무료로 Sun Devil Fitness Center를 개방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수영과 스쿼시, 배드민턴을 포함한 다양한 운동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이 우리 학교처럼 어렵고 경쟁이 세지는 않습니다. 웬만한 교환 절차가 끝나고 아이디를 발급받으면 거의 바로 신청을 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학기 시작 직전까지도 열성적으로 수강신청을 하는 게 아니어서 여유롭게 골라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친구는 수강신청을 아예 안하고 애리조나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전공과 인기 있는 살사댄스 수업도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ebapp4.asu.edu/catalog/?t=2171 에서 수강 목록을 확인하시고 초록색으로 Open 되어 있는 강의를 골라 수강 신청을 하시면 끝납니다. 다만 pre-requisite이 필요한 과목들은 미리 교수님과의 연락을 필요로 하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기숙사가 약간 힘겨웠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거처를 정해두지 않으면 불안하고, 더군다나 렌트를 직접 구하러 다니기엔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아서 웬만하면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갔던 시기가 오래된 기숙사를 재건하는 기간이어서 기숙사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학교에서 직접 렌트를 내주는 형식으로, 학교의 관리를 받으면서 학교 근처의 멘션들을 이용할 수 있는 off-campus housing이라는 제도를 이용했습니다. 저는 Dorsey place 에 들어갔는데, 학교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일반 렌트보다 셉니다. 그래도 넓고 쾌적한 주거환경, 수영장, 가구들이 많아서 꽤 만족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nternational Exchange Student Team
Study Abroad Office | Arizona State University
E: asuexchangestudent@asu.edu | https://studyabroad.asu.edu
1120 South Cady Mall (Interdisciplinary B, 255) | Tempe, AZ 85287-4003 USA
T: +1 (480) 965-5965 | F: +1 (480) 965-4026
Betty Lee
Occupancy Manager, Sr.
University Housing
Arizona State University - Tempe Campus
PO Box 870212, Tempe, AZ 85287-0212
Phone: 480-965-3515 | E-mail: housing@asu.edu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정치학 수업은 4개, 12학점을 들었고 나머지 3학점을 한국에서 듣기 어려운 체육 수업들로 채웠습니다.
1) POS394 Do you want to build a nation?
우리학교처럼 딱딱한 강의 이름이 아닌, 굉장히 흥미로운 강의 제목이어서 듣고 싶었습니다. 수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처음 8주간은 플라톤의 국가 등을 통해 국가의 기본 이념을 배웁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State Game을 진행합니다. Zamia라는 가상 대륙에서 10개의 국가, 혹은 비국가 주체 팀에 배정되어 주어진 국제 사건에서 직접 국가 간의 외교를 진행해서 점수를 따는 게임입니다. 매 시간마다 다른 외교 사건이 발생합니다. 해적 출몰, 환경오염, 무역 등 각 사건에 대해 각 국가의 이념에 따라(왕정주의,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입장을 표명하고 주변 국가들을 직접 설득하는 게임인데, 한국과 다른 수업방식에 재밌었습니다.
2) POS394 U.S. Presidential Election
2016년 2학기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간 것은 미국 대선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미국 대선이라는 이름의 수업이 있어서 거리낌없이 바로 수강했습니다. 수업은 교수님의 전문 분야가 Political Advertising 쪽이어서 그런지 미국 대선을 최근의 캠페인과 연관 지어서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힐러리 클린턴과 도날드 트럼프의 광고를 Snapchat, 라디오, 영상 세 가지 분야로 만들어보는 것이 팀 프로젝트 주제였습니다. 학기 초에 트럼프팀과 클러리팀으로 나누어서 한 학기동안 쭉 같은 팀으로 가는 방식인데, 저는 원치 않게 트럼프팀에 걸려서 한 학기동안 트럼프를 옹호하는 글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다시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3) POS394 Political Marketing
하이브리드 수업이라고 해서 반은 온라인으로, 반은 현장강의로 진행됩니다. 교수님의 딕션도 좋으시고 질문도 잘 받아주셔서 용기를 많이 얻은 강의였습니다. 온라인 수업과 다양한 영상자료가 제공되고 시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노력만 한다면 만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4) POS434 Media and Politics
수업 전부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만 크게 부담되지는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교수님이 정해주시는 주제에 따라 스스로 공부하고 이에 관한 짧은 글을 제출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것이 전부인 수업입니다. 하지만 미국 미디어 프로그램을 세세하게 다루기 때문에 미국 뉴스나 예능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PPE240 Karate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만화에서 여주인공이 가라데를 합니다. 그래서 이 수업을 보자마자 이건 꼭 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초보자라서 가라데를 수준급처럼 잘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아주 친절하시고 아시아에 관심이 많으신 교수님이 수업을 차근차근 진행하셔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습니다. 가라데를 더 배우고 싶은 사람은 교수님이 진행하는 가라데 동아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Session A수업이어서 반 학기동안 수강했습니다.
6) PPE240 Softball, PPE240 Dodgeball
저는 미국에서 구기 과목들을 꼭 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미국 체육 수업도 너무 즐거웠고 거기서 친구들과 의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Session A에서는 소프트볼을, Session B에서는 피구를 들었습니다. 사실 피구도 한국과는 룰이 다르고 소프트볼은 룰을 아예 몰라서 저는 수업 초반에 쩔쩔맸습니다. 그런데 교수님도 아이들도 친절하게 룰을 알려주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어쩌다 진루를 하면 잘했다면서 상대편 선수들이 축하해줄 정도였습니다. 마지막 피구 수업에서 상대 팀의 마지막 선수가 던진 공을 우연히 잡는 바람에 팀을 승리로 이끌고 친구들과 하이파이브하면서 즐거워하던 기억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일상의 활력을 줄 수 있는 구기 과목들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사실 학교 수업보다는 생활하면서 영어를 더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특히 교환 생활동안 미국 드라마를 룸메들과 함께 봤는데, 드라마에서 배운 표현을 바로 생활에서 적용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말할 기회를 많이 찾았습니다. 우버 기사와도 대화하고, 동아리에도 참여해보고, 파티도 자주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지만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열심히 사용하니까 사람들이 칭찬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신나서 영어 사용을 열심히 했습니다. 특히 내가 먼저 웃으면서 다가간다면 Friendly한 대부분의 사람들과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3. 학습 방법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수업에도 팀플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팀플에서 열심히 하는 게 큰 점수를 차지합니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한다면 어렵지 않게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ASU에서는 하루만 열심히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수업이 PPT위주로 진행되어서 PPT와 노트 필기를 바탕으로 공부를 했는데, 시험보다 중요한 것은 팀플과 에세이들이어서 제출 기한에 맞추어 제출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Syllabus가 굉장히 중요해서 Syllabus의 일정이 거의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서 스케줄을 짜야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애리조나에서 생활하는 데에는 여름 용 옷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12월에 되어서야 가을용 옷들을 입는 정도며 코트나 패딩은 절대 입을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는 데 두꺼운 옷들이 없어서 저는 나중에 Buffalo Exchange에서 중고 의류를 구매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citibank 계좌를 한국에서 개설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현금으로 생활비를 가져와서 여기서 은행 계좌를 개설해서 생활했는데, 초반에 이것을 보관하는데 불안했습니다. 또 나중에 외국인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한국 기념품을 챙겨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작은 한국의 인형들을 정말 좋아하더군요. 미국이 기본적으로 물가가 좀 센 편이지만 애리조나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식당에서는 팁과 tax가 항상 추가적으로 붙기 때문에 체감물가는 정말 비쌉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저는 대부분의 식사를 집에서 해결했습니다. 룸메들과 같이 장을 보고 와서 함께 요리를 해 먹었는데, 돈도 아끼고 요리 실려고 늘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M&G라는 제도를 이용했습니다. 이것은 학교 내 학생증에 200불 정도 넣어두면서 학교 내 편의 시설에서 세금 없이 음료나 음식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제도입니다. (추가로 20불정도 더 넣어줍니다) 막판에는 이 M&G를 다 사용하지 못해서 스타벅스 음료와 텀블러를 열심히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내부에는 버거킹, Subway, 잠바 주스를 비롯한 프렌차이즈와 스시, 지중해 요리, 멕시칸 요리 등의 다양한 식당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M&G를 받으니 다양하게 점심을 시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주변의 음식점들을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Mill Av. 쪽의 그릴드 에비뉴와 하와이안 식당을, 그리고 우버나 차를 사용한다면 호도리, Korea town 등의 식당을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University에 있는 Oregano’s 는 파스타 피자 등을 파는 곳인데, 믿고 가셔도 좋습니다. 정말 맛있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공차가 그립다면 Tea Swirl을 비롯한 다양한 밀크티 전문점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Tempe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행스럽게도 Tempe 북쪽으로 조금만 더 이동하신다면 미국 최고의 가성비 버거, In n Out Burger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적절하고 정말 맛있기 때문에 많이 드시고 오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정말 좋아해서 인앤아웃 티셔츠도 기념으로 사왔습니다.
어디서도 다치면 손해이지만, 미국에서 다치면 정말 손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 몸 건강히 왔지만 제 친구는 자전거를 타다가 한 번 넘어져서 학교 내의 의료센터에서 간단한 연고 치료를 받았는데 15불이 나왔습니다. 이전에 학생 보험을 800불 정도 지불했는데도 말입니다. 은행은 Bank of America를 썼는데, 어떤 은행도 조건은 다 비슷하니 가까운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안에는 WellsFargo은행이 있습니다. 계좌유지비는 웬만하면 학생이라 안 받는 듯 합니다. 저는 자전거를 월마트에서 가장 싼 것으로 구매하고 (약 80불) U-lock도 함께 사서 자전거로 통학했습니다. 특히 캠퍼스 주변에 자전거 도둑이 정말 많기 때문에 단단한 자물쇠를 구매하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올 때 친구한테 50불에 다시 팔았습니다. 학교 주변에 라이트 레일이 있긴 하지만 피닉스나 공항 갈 때가 아닌 이상 그냥 자전거, 도보,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는 우버로 웬만한 템피 지역은 불편함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통신은 여기서 Tmobile Pre-paid 로 유심스토어에서 미리 사갔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정도 감수할 수 있다면 가서 개통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T-mobile같은 곳에서는 네 명이 모여서 같이 지불하면 더 싸기 떄문입니다. at&t와 verizon등의 다른 통신사도 있지만 커버리지가 각각 다르므로 직접 커버리지를 판단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T-mobile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3. 여가 생활
애리조나에서의 생활은 최고였습니다. 관악에서의 생활에 지쳐있었던 제가 한 학기 동안 했던 가장 큰 고민은 이번 주말에는 어떤 파티를 갈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였습니다. 우스갯소리로 ASU가 파티스쿨이라는 말을 친구들끼리 하곤 했는데, 페이스북으로 항상 파티초대가 오고 제가 살던 off-campus 아파트도 파티들이 굉장히 많이 열려서 심심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났습니다. 미국에서 여행 할 곳은 정말, 정말 많습니다. 제가 살던 애리조나는 미국 서부에 있어서 학기 중에는 거의 서부 지역을, 그리고 교환 생활 이후에는 미국 동부와 남아메리카를 여행했습니다. 특히 2학기에 애리조나에 파견가시는 분들은 중간에 휴일이 약 네 번 정도 있으니 잘 이용하면 수업에 지장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Grand Canyon, San Francisco, Los Angeles, Yosemite, Page trip(Antelope Canyon, Horseshoe Bend), Sedona, Las Vegas, Seattle, Tucson지역 등을 학기 중의 휴일을 이용해서 다녀왔고, 학기가 끝난 후에는 Boston 과 New York을 다녀왔습니다. 세도나, 페이지는 애리조나의 wildness를 직접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하여 강력히 추천합니다.
학기 중에 캠핑을 세 번 정도 다녀왔는데, 미국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S’mores를 직접 구워 먹어보고 해먹 위에서 쉬고 밤에는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던 순간순간이 예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학교 체육관에서 직접 주최하는 캠핑도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2학기에 미국에서 지내면 할로윈과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할로윈을 몇 주 전부터 준비하는 미국 가게들에 한번 놀라고 진짜 호박을 깎아서 Jack o Lantern을 만드는 주민들을 보며 두 번 놀랐고 코스튬에 인생을 거는 친구들에 세 번 놀랐습니다. 실제로 호박을 파니까 참 재밌었고 생각보다 호박이 무거웠던 기억이 있군요. 그리고 할로윈 코스튬을 입고 친구들과 할로윈 파티들을 다니고 Mill Av.를 누비기도 하고, 유치하지만 친구 집에 놀러가서 이웃집에 Trick or Treat을 하러다녔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미국인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 한다는 것과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모두가 아무 걱정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문화가 있었으면 좋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인들의 정치 문화를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갔을 시기는 미국 대선시기와 겹쳐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습니다. 수업에서 트럼프 팀에서 활동하다보니 트럼프 팀의 조장 친구를 따라서 얼결에 트럼프 캠페인의 현장에 있어보기도 하였고 학교에 클린턴이 찾아와서 4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려서 그녀의 강연을 들어보기도 했는데, 관객과 바로바로 반응하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생각을 위트 있게 전달하는 정치인들의 모습과, 이에 활발한 환호 혹은 열렬한 야유로 반응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정말 다르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제도적인 결함을 현장에서 확인하면서 막연하게 정치적 이상향으로 동경했던 미국이 완전한 해답은 아니라는 것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정신을 잘 담을 수 있는 제도를 정립하는 것이 정치학의 역할임을 깨달았습니다.
여담으로 운전면허를 따고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전거로 통학 할 거라서 굳이 운전을 배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여행하는 데에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행기보다 차를 렌트하는 것이 훨씬 싼데, 운전을 할 줄 몰라서 친구들이 운전할 때 굉장히 고마우면서도 미안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꿈같은 교환학생 생활이 끝나고 제가 귀국 보고서를 쓰고 있고 관악에서의 새로운 학기를 기다리고 있는 제가 어색합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처음으로 ASU로 파견되어서 연세대와 고려대의 귀국보고서를 찾아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사실 교환학생 생활은 명암이 뚜렷합니다. 최대한 좋은 기억 위주로 생각하고 기록하려 했지만 정말 힘든 점도 많습니다. 애리조나를 떠나는 날들까지 저를 괴롭히던 복잡한 온갖 서류와 행정 문제들, 모든 생활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학업과 여가 사이의 시간 분배,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자기 관리까지,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아주 고독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교환기간입니다. 하지만 그 고독한 과정을 무탈하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언제든지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친구들과 한국에서 저를 응원하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라는 한 명의 교환학생을 위해 과사와 국제협력본부의 사람들, 그리고 교수님들이 신경써주시고 애써주신 것에도 감사합니다. 이 글을 어떤 사람들이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교환학생이라는 귀중한 경험은 단지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노력위에 얻게 되는 것을 알고 맘껏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