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제가 한 학기 동안 다녀온 Simon Fraser University는 광역 밴쿠버 소속 버나비 시에 위치해 있는 공립 종합대학입니다. 제가 공부한 메인 캠퍼스인 버나비 마운틴 캠퍼스, 그리고 밴쿠버 다운타운 캠퍼스, 서리 캠퍼스 이렇게 세 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있는 학교입니다. 서울대학교에 비해 학교 규모는 작지만 캐나다에서 3위권안에 드는 명문대학교라고 하며 다양한 전공이 개설되어있는 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학기가 시작되기 대략1~2개월 전부터 관련 이메일이 오고 이메일에서 지시하는 절차대로 차근차근 하면 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우리학교의 수강편람 수업들 정보가 있는 부분에서 원하는 수업들을 골라서 이메일로 보내주신 형식에 채워 넣어 담당자 분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제가 고른 수업 중 겹치는 것이 없고 모두 이상이 없다면 담당자가 대신 수강신청을 해줍니다. 수강인원이 넘칠 경우를 대비해서 1순위부터 8순위까지 원하는 수업을 제출할 수 있는데 저의 경우는 가장 앞 순위의 수업들로 넣어주셨었습니다.
기숙사 역시 학기가 시작되기 아주 전부터 미리미리 신청절차가 시작됩니다. 저는 9월학기였는데 그 전 3-4월부터 관련 이메일이 와서 기숙사 포털에 가입을 해서 이메일에서 안내하는대로 기숙사 신청을 했습니다. 그 과정이 조금 복잡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미리미리 꼼꼼히 확인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교환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은 McCowen, Shell, 그리고 Town House 이렇게 세가지가 있는데 McCowen과 Shell은 1인실이며 화장실과 부엌을 같은 층 사람들과 공유하는 형태이고 비용이 Town House에 비해 저렴합니다. Town House는 가보지 못해 잘 모르지만 3인실이었던 것 같고 각 방에 모두 거실, 부엌, 화장실이 있는 아파트 형태이며 시설이 좋고 비용이 비쌉니다. 저는 Shell에 살았는데 시설은 나쁘지 않은 편이며 부엌도 깔끔했습니다. 다만 남녀 공용으로 층을 사용하고 화장실도 공용이어서 조금 적응하는데 시간이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 칸은 다 분리되어있고 샤워실은 딱 한 칸짜리로 되어있는 구조여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McCowen은 가장 오래됐지만 2층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해서 꽤 시설이 좋으니 이왕이면 2층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다른 한국인과 아시아권 교환학생들이 거의 다 McCowen에 살고 저만 Shell에 살아서 조금 외로운 느낌이 있었지만 이런 우연적인 요소는 상황마다 다르고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Linda Wang
Inbound Program Assistant
International Services for Students (ISS) | Simon Fraser University
MBC 1200 - 8888 University Drive, Burnaby, BC V5A 1S6 CANADA
Phone:+1(778)782-4232|
E-mail: exchange@sfu.ca | http://www.sfu.ca/students/exchange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ENGL 311 Early Shakespeare
전공인 영문학 수업을 듣고 싶어 신청한 수업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5편을 풀로 읽는 수업이었는데 강사가 꽤 젊어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현대적인 관점과 현대 대중문화와의 접점 등을 보여준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강사의 말이 너무 빠르고 제가 잘 모르는 영미 대중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강의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고, 에세이 과제의 경우 외국인이라고 봐주지 않고 매우 가차없이 채점해서 엄청난 평가를 받아 스트레스가 좀 있었습니다. 강사가 학생들에게는 약간 무관심해 제가 외국인인지를 알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강사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확실히 영어가 모국어이며 영미 문학을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친구들과 영문학 공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럴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조금 더 기초적인 영문학 수업을 듣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2) CMNS 110 Introduction to Communication Studies
다른 분들의 귀국보고서를 읽다가 발견해서 듣게 된 강의이며 언론 분야에 원래 관심이 있어서 듣게 되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Communication과목의 완전 기초를 다루는 수업이며 주로 1학년 학생들이 듣는 것 같았습니다. 아주 대형강의였고 강의와 소그룹으로 나눠서 TA가 진행하는 튜토리얼이 병행되는 형식의 수업이었습니다. 기초 강의이다 보니까 얕게 훑는 느낌도 있었지만 강사가 실제 사례들을 여럿 가져와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자세히 기본 개념들을 설명해주어서 공부하기도 나쁘지 않고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 담당 TA분이 한국인 대학원생이셔서 좀 더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Communication학부 자체가 아시아권 유학생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3) CMNS 130 Communication and Social Changes
CMNS110 수업의 연장선으로 좀 더 Communication 과목을 공부해 보고 싶어서 들은 수업입니다. 이것 역시 대형강의와 튜토리얼이 병행되는 형식이었고 110수업과 비슷하게 1학년이 많이 듣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기본 개념들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실제 사회의 사례들을 더 많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SFU학교의 Communication 학부 자체가 매우 진보적인 학풍을 가진 분위기 인 것 같고 이 수업에서는 특히 그런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리딩이 조금 많아 다 챙기지는 못했지만 수업과 튜토리얼에서 잘 정리해줘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원래 약간의 회화 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외국에 나가니 처음 한달 정도는 거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주눅들어 지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차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서툰 영어로 대화하기도 하고, 또 Student Learning Common 이라는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학습 지원 프로그램 중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1대1로 현지 학생과 주기적으로 만나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조금씩 그런 심리적인 어려움은 극복해 나갔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4개월 정도는 절대적 영어 실력이 늘기에는 아주 부족한 시간이어서 여전히 현지 학생들이 빠르게 얘기하면 놓치는 내용이 대다수고 말도 더듬더듬하지만, 영어로 말하는 것이 조금은 더 편해지고 언어로서 받아들이게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어 습득은 정말 개인차가 크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으니 저처럼 처음부터 주눅들지 마시고 더 철판 깔고 부딪혀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들은 수업들은 다 리딩이 많아 꾸준한 리딩이 필수였고, 시험 방식도 암기는 거의 없고 에세이 제출이나 시험장에서 배운 것을 기반으로 내 생각을 쓰는 짧은 에세이 형식이어서 오히려 시험기간에 막 공부할 양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절대적인 영작문 실력과 글쓰기 실력을 도전 받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영문과 수업 빼고는 대부분 1학년 학생들이어서 다들 어려워하는 분위기여서 크게 뒤처지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른 학과 시험들은 암기형식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 학교가 리딩이 많고 특히 현지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라 조금 부담되긴 하지만 서울대 학생들이라면 그냥 평소 하는 대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학교 근처에 로히드라는 지역에 가면, 물론 버스와 스카이트레인을 조금 타고 나가야 하긴 하지만 큰 월마트와 한인마트가 있어서 기초적인 것들은 물론 밥솥이나 전기장판 까지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숙사 코앞에 마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고 다녀와야 하고, 또 가격이 싸지는 않기 때문에 학기 초에 모든 것을 다 사려하면 조금 정신이 없고 돈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들고 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웬만한 것은 들고 가되, 그렇다고 무리해서 모든 것을 다 들고 가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들고 가는 데에 드는 무게, 불편함, 비용과 가서 사는 데에 드는 비용과 불편을 잘 비교해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불이나 햇반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것들은 안 가져가도 큰 상관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학교에 가면 휴대폰이나 계좌와 같은 챙길 것들이 좀 많고 정신 없기 때문에 당장 이불을 사야 하고 먹을 것이 없으면 약간 멘붕이 올 수 있으니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지 물가는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대로 사먹으면 비싸고 해먹으면 쌉니다. 식재료는 정말 싼 편이고 다만 물컵, 물티슈 뭐 이런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들이 한국에 비해 약간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달러 환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그게 보완되어서 서울에서 자취나 기숙사 생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옷이나 화장품의 경우도 h&m, forever 21과 같은 익숙한 브랜드 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은 확실히 한국보다 비싼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기숙사 부엌에서 주로 해먹어서 식비를 많이 아낀 편이었지만 그게 자신이 없으시면 기숙사 바로 앞에 뷔페식으로 된 식당이 있어서 그곳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점심은 8-9불정도, 저녁은 12불정도 해서 싸지는 않지만 배불리 먹고 싶을 때는 저도 가끔 이용했었습니다. 과거 보고서에는 식당 음식이 정말 별로라는 이야기를 봤었는데 최근에 개선을 했다는 것 같아서, 저는 메뉴도 다양하고 먹을 만 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식당이 아니어도 학교 건물에 가면 푸드코트가 두 군데 있어서 그 곳에서 간단하게 사먹으면 10불 내로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원이라는 한국 푸드코트가 있어서 원한다면 언제든 김치와 비빔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은행은 학교 후문으로 나가면 Scotia Bank라는 곳에서 Debit카드와 계좌를 만들어서 썼습니다. 외국 계좌로 부모님이 송금하는 것은 까다롭고 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한국에서 마스터나 비자가 되는 카드를 들고 와서 그 계좌에 부모님이 한 달치 돈을 넣어주면 그것을 그 곳 ATM에서 캐나다 달러로 뽑아 다시 Scotia 카드에 옮겨 넣어서 쓰는 식으로 사용했습니다.
교통은 학교에서 U-pass 를 신청해서 돈을 내고 카드를 등록하면 벤쿠버 내에서 한 학기 동안 무제한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학교가 고립되어 있어서 나가려면 꼭 버스를 타야 해서 기숙사에 살더라도 잘 썼던 것 같습니다.
통신은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 아저씨가 추천해 준 WIND mobile(나중에 freedom mobile로 이름이 바뀐 듯)에서 유심을 사서 원래 폰에 끼워서 사용했는데 로히드에 가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매장이 있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통신사가 다른 bell이나 rogers에 비해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서 저는 훨씬 싸게 월 40불정도에 2기가 문제전화 무제한 프리 패이드 플랜을 썼습니다. 하지만 안 터지는 곳이 종종 있고 특히 동부 여행을 갔을 때는 아예 그 지역을 커버하지 않아서 추가 비용을 내서 써야만 했습니다.
3. 여가 생활
수업을 많이 듣지 않아서 시간이 정말 많이 남았는데 주로 마트에 나가 장을 보고 이것 저것 요리를 시도해보면서 여가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를 가입해서 미드를 보며 영어 실력을 늘리기도 했고 아 그리고 버나비와 밴쿠버 다운타운의 중간 쯤에 Britania Ice Rink라는 주민 체육센터 같은 아이스 스케이팅 장이 있는데 금요일 특정 시간에는 스케이트 대여와 이용이 모두 무료여서 여러 번 친구들과 가서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배웠는데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스케이팅 시설이 넓고 좋으니 한 번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학기 시작 전 8월말에는 록키와 옐로나이프 여행을 다녀왔고 학기 중 중간 고사가 끝나고 6일 정도 동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밴쿠버 시내에 맛집들이 많으니 그곳을 탐방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아이스 링크 꼭 가보세요!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에 생각보다 힘든 일도 있고 외로운 시간들도 있어서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것 같고 남들에 비해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결국 힘든 시간들도 교환학생 경험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이고 어쨌든 다 추억으로 남는 일들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이런저런 일들을 헤쳐나가 보면서 성장하고, 결국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으며, 또 보는 세상이 확실히 넓어진 것 같아 다녀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