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UNAM)
▲ Bibloteca central & Rectoria
서울대학교는 국제협력본부에서 2015년 12월경 실시한 16년도 2학기 파견 모집 때 처음 UNAM 교환학생을 선발하였습니다. 저는 얼마전 귀국했지만 UNAM에는 2017년도 1학기 파견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는 서울대에서는 혼자 파견을 왔습니다. 반면 한국외대, 고려대, 단국대 등에서는 기존부터 학교마다 3~5명 사이 인원이 매학기 교환학생으로 오기 때문에 선배들과 정보 교류도 용이할 뿐 아니라 참고할 만한 귀국보고서도 많습니다. 저 또한 UNAM 교환학기 파견을 준비하면서 다리 건너 고려대학교 교환학생과 연락이 닿았는데 여기 학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여하튼 그만큼 앞으로 멕시코 교환학생 파견을 고려하는 서울대 학우분들에게는 제 귀국보고서가 유용한 정보가 되리라 생각하기에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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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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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UNAM은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 종합대학으로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대학입니다. 그 외부 벽화로 인해 학교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지는 중앙도서관 바로 옆에 철문대(Facultad de Filosofia y Letras; 인문대이지만 직역하여 통상 철문대라는 표현을 씁니다)가 위치해 있어 도서관 출입이 편리합니다. 자유로운 학풍과 방대한 학문적 자산을 자랑하는 학교 내 분위기는 아주 특징적이고 종합대학인만큼 수많은 학과 전공이 개설되어 있어 학과당 학생수도 매우 많습니다 UNAM은 서울의 남쪽 끝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대와 유사하게 멕시코시티 도심과 멀리 떨어져 남쪽에 위치해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학교가 있는 지역은 별도로 CU(Ciudad Universitaria)라고 부릅니다. 이를테면 학교 내에 TU Tienda UNAM이란 이름의 대형마트(우리나라의 홈플러스급)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이론적으로 CU 안에만 거주하면서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또 CU 내에 지하철역 2개 역과 메트로버스 2개 역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철문대는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건물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간이상점들이 taco나 quesadilla 등 간단한 먹거리를 비롯해 각종 수공예품, 문구류, 중고 도서류, 귀금속류, 커피류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등하교길에 늘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중간중간 비치된 의자에 앉아 체스를 두는 학생들도 찾아볼 수 있고 철문에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헤비메탈 음악이 크게 흘러나옵니다. 철문대에 들어서면 얼마 못 가 오른쪽에 입점해있는 작은 카페(하단 사진 첨부)는 용기를 따로 준비해오면 커피 한 잔을 5페소(한화 약 300원), 용기를 포함하면 10페소에 팔고 있는데 아메리카노 대신 라티노아메리카노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한편 제가 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남성우월주의 폭력(violencia machista)와 여성혐오살인(feminicidio)이 큰 화두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포스터들이 단대 내 이곳저곳에 붙어있었는데 우리나라의 대자보와 달리 학생들이 미술용품을 가지고 와 게시판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포스터를 직접 꾸미는 것이 차이입니다. 이러한 학교 분위기는 서울대 인문대와도 크게 다르게 느껴졌는데 오히려 그런 점에서 모종의 저항적이고 토착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제 맘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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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남성우월주의 폭력 반대 포스터
저는 제2전공으로 연계전공 라틴아메리카학을 이수하고 있어 주전공과 함께 두 개의 학과의 수업을 수강했는데 모두 철문대 내 설치된 전공이었습니다. 따라서 교환학기 파견을 파견교로부터 허가받는 과정에서도 한 단과대의 입학허가서만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타교의 교환학생들은 상경계열이나 기타 사회과학계열의 제2전공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단과대의 수업을 듣고 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단과대에서도 마찬가지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UNAM은 이 허가절차를 매우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어 바로 깔끔하게 입학허가를 내어주지 않고 학생을 조건부합격시킨 채 멕시코시티에 도착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주로 스페인어 어학능력 등을 문제삼는데 저의 경험은 아니니 이 정도로만 약술하고 다음절에서 철문대 내 서어서문학과에서 스페인어 능력과 관련한 수강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서술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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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및 기숙사
일단 UNAM을 포함하여 라틴아메리카의 대부분의 대학은 기숙사 시설이 따로 마련되어없는 것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직접 방을 보러 다니며 월세살이를 해야하는데 전세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이라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멕시코로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은 대부분 스페인어 관련 전공자였습니다. 학교에서 특정 학과의 특정 경우가 아니면 수업을 영어로 개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철문대에서 수업을 듣고 복수전공이 타단대인 경우 그곳에서 추가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철문대는 캠퍼스의 북쪽에 위치해있는데 여기서 도보 20분 거리 안쪽에 여러 아파트 단지와 학생 주거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위 사진에 철문대가 표시되어 있는데 그 주변에 법대, 경제대, 언어교육원(CEPE), 중앙도서관 등이 인근해 있습니다. 표시해드린 1부터 4까지의 지역이 학교 인근 도보 통학거리 내에 있는 주요 아파트 단지와 거주지역입니다.
1번, 76단지 : 76단지는 외면이 하얀색인 아파트 단지인데 아파드 중에서는 가장 좋은 시설을 자랑하는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아파트 단지의 입구를 경비들이 늘 지키고 있으므로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76단지는 월마트와 수페라마(Superama : 월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로 식료품 위주)에 가깝고 인근에 세탁소(kg당 18페소 약 1100원)가 있는 것이 장점이며 통학거리도 짧은 편입니다. 시설이 좋은 만큼 월세가 비싼 편에 속하고 방 매물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곳은 따로 방 렌트 게시판이 없어 중개업자를 통해야 하는데 보통 경비원에게 이들 연락처를 물어볼 수 있고 또 인근 메뜨로버스 Dr. Galvez역 사거리 oxxo가 1층에 입점해있는 사무빌딩에 부동산 중개업자(bienes raices)가 있는데 이곳을 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갔을 때는 이미 늦어서 방이 없다고 말했으니 이 단지에 관심이 있으시면 미리 연락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연락을 취하면 약속을 잡아서 하루 동안 매물이 나온 방을 싹 둘러본다고 합니다. 이후 생활을 하다가 발생하는 민원도 이 중개업자를 통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2번, 1950단지 : 1950단지는 76단지 바로 옆에 붙어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인근에 월마트, 수페라마, 세탁소 등이 있습니다. 76단지보다는 시설이 좋진 않지만 일찍 방을 구하면 좋은 매물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1950단지는 입구쪽의 아파트빌딩이 주상복합형태로 되어 있어 1층에 음식점, 사무용품점 등이 들어가 있는데 한쪽 벽면에 매물이 나온 방들의 연락처가 적힌 쪽지들이 게시판처럼 모여있는 곳이 있습니다. 또한 수페라마와 월마트의 방 렌트 게시판을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마트들에 붙여있는 게시판은 인근 단지뿐 아니라 좀 더 멀리 있는 여러 단지들의 매물도 함께 적어놓습니다.
3번, 1900단지 : 1900단지도 마찬가지로 아파트 단지 형태이고 시설은 76단지와 1950단지의 중간 정도인 것 같습니다. 단지 입구에 게시판이 있는데 이곳에 매물이 나온 방들의 쪽지가 연락처와 함께 붙어있습니다. 1900단지는 학교와 조금 먼 편에 속하지만 크게 차이가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월마트 이외에 1900단지 맞은편에는 또 다른 월마트가 있는데 이 월마트가 보다 규모가 크고 물건의 종류가 조금 더 많습니다. 무엇보다 Oasis라는 이름의 쇼핑몰이 북쪽 5분거리에 있는데 각종 의류브랜드, 푸트코드, 영화관,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어 아주 유용합니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나가면 Mega라는 다른 대형마트가 있는데 이곳은 물건의 질이 월마트보다 좋아 가끔 좋은 먹거리가 필요하면 갈만한 곳입니다. 그리고 1900단지 입구에는 정육점이 있는데 얼마나 한국인이 많이 방문했는지 한국어로 목심과 삼겹살을 달라고 하면 알아서 그 부위를 줄 정도입니다.
4번, 코필코 역 주거지역 : 코필코쪽은 우리나라의 대학가와 비슷한 곳인데 프린트와 복사, 스캔을 싸게 할 수 있습니다. 음식점도 많이 들어서 있고 수많은 대학생들이 방을 얻어 살고 있습니다. 참고로 코필코는 지하철역 이름입니다. 방 매물 공고는 딱히 게시판이 지정되어 있다기 보다는 길거리 이곳저곳에 붙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지하철역 주변에 많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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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Santo Domingo 지역의 매물은 치안 상의 문제로 피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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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compartodepa, vivanuncio, easyroommate 등의 사이트가 있고 또 페이스북에도 rommies UNAM이라는 그룹이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또 학교의 언어교육원 CEPE의 홈페이지에 가서 회원가입을 하면 alojamiento라는 페이지(http://www.cepe.unam.mx/alojamiento : 로그인 필요)에서도 매물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만 안전하고 이른 시기에는 좋은 방들이 더러 나올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UNAM 교환학생들을 위한 Internacional PUMA의 그룹(서울대의 스누버디)도 있는데 이곳에 도움을 요청하면 그곳 친구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니 여러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멕시코 도착이 매우 늦어서 발품을 팔아 얻은 매물 연락처들을 통해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50%는 이미 방이 나갔고 25%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나머지 25% 중에는 맘에 드는 것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시 말해 그 때까지 방이 안나가고 있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었기에... 결국 vivanuncio에서 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실 때에는 문자보다는 전화로 해야 합니다. 스페인어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겠지만 주변의 도움을 얻으시거나 아예 상대방에게 si/no 정도로만 답변을 유도하게끔 질문을 미리 구상해가면 됩니다. 잘 듣지 못했으면 si/no로 대답하게끔 다시 물어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방이 있냐고 물었는데 알 수 없게 말을 하고 방이 없다는 취지인 것만 같다면 bueno, entonces ya no tienes la habitacion, ya se rento, verdad? 이렇게 되물어 확인을 한다던 지... 기본적으로는 방이 있다면 시간약속을 잡고 직접 방문해서 여러 부대조건들을 따져보고 계약을 하는 방식입니다.
부대조건이란 여러가지가 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온수가 잘 나오는 지, 수압이 센 지(한국인들에게는 당연한 것들이지만 그곳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얼추 그럼 당연하지! 하면서 얼버무리게 두지 마시고 직접 틀어서 확인해보세요!)부터 시작해 부엌의 식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세제나 화장실 휴지 등은 제공되는 지, 청소인력이 따로 있을 경우 그 청소비용이 포함되는 지, 세탁기가 있는 지, 룸메들은 흡연을 하는 지, 최소거주기간이 있는 지(돌발 문제가 발생하면 방을 바꿔야하므로), 규칙이 있는 지(조용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파티를 금지하는 곳으로,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지 등도 볼 것), 벌레가 자주 출몰하는 지(바퀴벌레, 거미, 파리 등 그곳에서는 아주 친숙한 벌레들입니다. 아파트들은 문제가 적은 편입니다),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지(교환학생에게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등등을 살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아파트에 살지 않고 2층에 살았는데 금요일 밤부터 동네 아저씨들이 차에서 크게 음악 틀어 놓고 술 먹으면서 카드놀이 하는데 그 소음이 커서 불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동네는 아침에 닭이 울고 개가 짖는데 이건 뭐 시간이 지나니 적응이 되더군요 뭔가 멕시코스러운 거 같아서 맘에 들기도 했고요. 이렇게 여러가지 조건을 잘 따지고 계약을 하신다면 계약서와 영수증을 챙겨놓는 것은 기본적인 일입니다. 실제로 저의 집주인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정말 인성을 의심할 정도로 악독한 집주인들도 많고 그만큼 집문제로 고충을 겪는 주변인을 더러 보았습니다. 돈 문제는 꼼꼼해서 나쁠 것이 없습니다. 참고로 주인이 문제가 있는 무언가는 일단 살면 몇 개월 내에 해결해주겠다고 공언하는 경우가 있는데 믿지 않는 편이 속 편합니다.
그렇다면 월세가 어느 정도인 지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방의 상태에 따라 3000에서 5000사이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76단지는 5000까지는 안가고 이에 근접하는 편이고 꼬삘꼬 지역에 싼 방이 많은 편입니다. 물론 그 이하, 심지어는 2000이 안되는 월세를 받는 방들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의 기준에는 저 정도 월세를 받는 방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한 달치 월세 정도의 보증금을 요구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이를 마지막 달 월세로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철거를 앞둔 아파트들이 멕시코에서는 적어도 괜찮은 정도의 시설임을 염두해두세요 상상을 초월하는 방들이 많습니다. 제가 처음 방문한 1900단지의 한 집에서는 집주인이 매우 이상했고 집 전체가 어두웠으며 방의 각종 가구들은 반 부서져 있었는데 제게 3700을 요구하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여하튼 저 가격범위에서 월세 이외 추가적으로 드는 거주비용이 무엇인 지 잘 알아놓으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두 명이서 한 집을 썼는데 화장실 휴지는 돌아가면서 한 팩씩 구입해 썼고 쓰레기도 돌아가면서 내다버렸습니다. 식기와 집기류 등은 모두 사용할 수 있었고 식재료는 각자 사용했습니다. 아 그리고 멕시코는 수돗물을 먹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끓여먹지도 못하고 따라서 채소를 씻을 때도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고 사서 먹는 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물 같은 경우 제공해주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수기 크기의 물통(garrafon)을 주기적으로 배달해 쓰면 됩니다만 저는 그냥 귀가하는 길에 한번씩 마트에서 사서 썼습니다. 정수기 물통보다 작은 리터 단위의 물병도 많이 팝니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다면 쌀을 씻고 채소를 씻고 하는 물을 모두 식수로 충당해야 하므로 물 소비가 많습니다.
이제 수강신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UNAM의 수강신청은 한국과는 다릅니다. 교환학생들은 UNAM에서 메일로 안내가 오는 수학신청원(교환학생 파견절차에서 다시 설명)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면서 대충 가수강신청을 같이 하게 되는데 실제 이 과목들이 수강신청이 되긴 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일단 서어서문학과에서는 스페인어 실력이 검증되지 않으면 수강신청을 애초에 해주지 않습니다. 도착 후 학과사무실에서 간단한 면접을 통해 수업수강 가능 여부가 판단이 되면 그 때 수강신청을 받아줍니다. 테스트를 열심히 본다기 보다는 스페인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지를 보는 것입니다. 저는 수학신청 단계에서 C단계의 델레 성적표를 제출했음에도 너의 스페인어는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도착하면 과사로 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예외없이 이 면담 절차를 거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학과(라틴아메리카학)의 강의는 얼추 가수강신청 한대로 꽂아줍니다만 이것도 마음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수배정이 랜덤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재학생들 우선적으로 꽂고 남는 강의에 배정한다는 말이 더 정확할 지도 모릅니다. UNAM은 학생 수가 워낙 많은 만큼 하나의 강의에 교수 여럿이 배정됩니다. 예를 들어, lexicologia y semantica 1이라는 과목에는 네 명의 교수가 배정되어 각기 다른 시간대에 강의를 개설합니다. 마치 경제원론1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여럿 계시듯... 다만 UNAM은 거의 대부분의 강의가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이것을 한 materia에 속한 여러 Grupo라고 합니다. 같은 명칭의 강의 내에서 교수님에 따라 이 grupo가 달라진다고 보면 됩니다. 여하튼 간에 이런 식으로 가수강신청된 본인 시간표를 멕시코에 도착하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바꿔야합니다. 사실 수학신청할 당시에는 아는 것이 없으므로 이름을 보고 얼추 맘에 들으면 신청하는 식이었는데 이후 타대 UNAM 후기도 많이 읽고 여러 경로로 조언도 얻으면서 기존에 수강신청된 것은 최종본에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개강 첫째주에는 가수강신청된 시간표를 바탕으로 여러 수업의 시간을 찾아 들어가보고 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지를 결정하면 됩니다. 수강편람은 http://galileo.filos.unam.mx/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수업에 들어가서 교수님이 설명하는 수업개요와 무엇보다 평가항목을 주의 깊게 듣고 교수님이 말하는 방식이 적정한 지 등을 판단하면 됩니다. 교수님마다 말씀하시는 방식(발음의 명확도, 속도 등)이 다 다릅니다. 평가요소가 예를 들어 너무 벅차다고 느껴지면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께 찾아가 자신이 누구임을 밝히고 스페인어가 부족해서 이것들을 다 할 수 있을 지 솔직히 걱정된다 혹시 교환학생들에게는 조금 기준을 완화해주실 수 있으실 지를 정중하게 여쭤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중해야 합니다. 교수 중에는 그걸 왜 물어보느냐, 그걸 왜 미리 걱정하느냐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교수님은 당연히 네가 교환학생임(과 스펜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제시하고 어떤 평가요소를 면제해준다던 지 구체적인 답변을 안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그야말로 교수님 나름이므로 잘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렇게 매번 찾아가서 무엇을 면제해달라는 말을 하기 불편해서 웬만하면 하시는 말씀을 따르고 이후 조교가 있다면 조교를 통해 상담을 요청한다던 지 하는 식이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첫 주에 탐색전을 마치면 둘째 주부터는 변경기간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기존에 본인이 수강신청을 한 종이(개별 과목의 정보리스트가 적힌 표입니다)를 가지고 각 학과를 돌아다니면서 수강신청을 취소하거나 새로 하는 것입니다. 변경은 기본적으로 취소하고 다른 것을 꽂는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가 서어서문학과에서 한 과목을 바꾸고 싶다면 그 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어떤 수업을 빼고 어떤 수업을 넣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 담당자가 전산으로 수강인원과 강의실 상황 등을 보고 가부 여부를 판단해줍니다. 가능하다면 수강신청 종이에 변경을 원하는 과목을 새로 적고 사인을 받습니다. 그러면 그 과목을 획득한 것입니다. 뺄 과목이 있다면 그 끝에 취소 사인을 받으면 됩니다. 그러나 학과사무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너무 고학년 강의를 듣는다고 하면 들을 수 있겠냐고 되묻기도 하고 얼추 강의실이 작은 강의실이면 의자가 없어 앉을 수가 없다는 핑계로 다른 과목을 알아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의자가 부족할 일은 없습니다. 부족하면 빈 강의실에서 의자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이는 매우 일반적입니다... 즉 우리나라와 달리 강의실 상황에 따라 의자들이 늘 오고갑니다. (늦게 도착한 학생이 알아서 의자를 들고 강의실로 들어옵니다) 또 의자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강의실이 작지도 않습니다. 물론 너무 많으면 안되겠지만 교환학생 한 명 정도는 됩니다!!! 여하튼 담당자가 수강신청을 안 해 주면 열심히 따지고 부탁하고 빌면 설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한 과목이 너무 듣고 싶어서 담당자 말고 학과장님께 간곡히 빌어서 수강신청한 과목도 있습니다. 주로 나는 교환학생이라 교수님의 말하기 방식이 중요한데 이 교수님이 깔끔하게 발음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교수님들 수업은 내 스페인어 실력을 고려하면 얻어가는 것이 적다! 부터 시작해 나는 이 교수님의 이 과목을 듣고 싶어서 이 학교에 교환학생을 온 것이다! 등 다소 과장 섞인 말을 동원해 설득하다 보면 들을 수 있는 과목들도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하튼 이런식으로 학과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담당자 면담을 통해 강의변경을 하고 최종적으로 단과대 내 교환학생 학사 담당자(애초에 이 사람을 먼저 만나서 수강신청 종이를 받을 것입니다)의 최종 사인을 받으면 최종 수강신청종이를 다시 뽑아줍니다. 그것이 시간표입니다.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이 수강신청 절차는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실제 종이에 수기로 모든 것을 작성해서 사인으로 컨펌하는 절차이므로 단과대 학사 담당자가 사인 등을 오인하여 수강신청을 해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론적으로 학과에서 이 과목에 너를 넣어줄 수 없다고 말했는데 뭐 종이에 이것저것이 적혀 있어 학사담당자가 헷갈리면 실수로 전산에 과목을 넣어줄 수도 있는 것이므로 상술하지 않겠습니다만 수강신청에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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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파견절차
교환학생 담당자는 사실 명확하지 않습니다. UNAM의 국제처는 CU에서 40분 가량 떨어진 도심의 한 곳에 따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우리말로는 교환학생파견이므로 intercambio 정도를 생각하고 또 모두가 이해하지만 공식적으로는 movilidad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실제 교환학생 수학신청에서부터 학점을 받고 귀국하는 데까지의 일련의 절차를 통칭하는 말입니다)들은 멕시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이곳을 방문해야 하지만 이후 일련의 절차는 각 단과대의 교환학생 담당자들과 이루어집니다. 주로 수강신청에 대해 단대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단과대 학장을 찾아가야하는 경우도 있고 개별 수업에 관한 사항은 또 각 학과의 학과장을 면담해야하므로 교환학생 담당자가 명시적으로 누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키는 대로 누구 누구를 찾아가다 보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들은 본인의 이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다만 늘 연락이 오긴 오는데 매번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메일이 오기 때문에 더더욱 담당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교환학생 파견절차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그 절차가 다른 멕시코의 두 협정대학과 달리 복잡하고 많은 것을 요구하여 단순한 요식행위임에도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서울대 국제처에서 교환학생 파견모집에 합격하면 담당자가 이들을 파견학교에 알려줄 텐데 기다리다보면 UNAM에서 위와 같은 메일이 옵니다. 이는 Solicitud de movilidad en linea인데 movilidad(교환학생파견) 신청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 링크에서 각종 개인 정보와 수많은 첨부서류를 pdf로 업로드하면 됩니다. 일단 형식적으로 이 모든 절차는 파견학교에 지원하는 절차로 단순히 교환학생을 받아주는 데 필요한 몇 가지 형식정보를 제출하고 수학신청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모두 작성하여 입학신청을 제출하고 최종적으로 수학이 허가되면 각 단과대별로 수학허가서를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서류목록을 보면 주요하게, 영어 성적표, 지금까지 수강신청내역, 자기소개서(스페인어), 추천서 2부(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보험가입서약서(지정 양식 없음), 스페인어 성적표 등입니다. 여기에서 가수강신청도 하게 됩니다. 자기소개서는 스페인어로 작성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지만 한 번 적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추천서는 2부나 받아야하는 것이 또한 부담스럽지만 이 기회에 교수님들 한 번 뵙는 것도 좋은 경험이... 이 중 보험가입서약서는 별도의 양식이 없습니다. 이 것이 무엇일까 저도 오래 고민했는데 구글에 carta compromiso라고 치면 나오는 양식들 중 하나를 택일해 보험에 꼭 가입하겠다고 쓰고 출력해 서명한 뒤 스캔하면 됩니다. 참고로 저는 동부화재에서 장기여행자보험을 가입했으니 참고하세요. 멕시코뿐 아니라 다른 해외 지역도 커버해준다고 합니다.
좀 기다리다 보면 파견학교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별도의 문제가 없으면 입학허가서를 줄 것이고(원본은 국제처로 우편배송) 혹여나 교환학생이 들을 수 없는 수업을 가수강신청했거나 철문대 이외 다른 단과대에도 수강신청했는데 이 관련 문제가 있으면 담당자가 친절하게 회신하여 다음 절차를 안내해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지체류에 필요한 짐을 싸고 출국하여 멕시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UNAM의 oficina de internacionalizacion을 방문하시면 되는데 국제처가 캠퍼스에 있지 않고 메뜨로버스의 Poliforum역 근처에 있습니다. 구글지도에 이곳을 검색하고 방문해 담당자를 찾아가면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학교로 가서 단과대 담당자를 보라는 안내를 해줄 테니 하는 말을 잘 들어 놓으면 됩니다. 혹시 본인의 스페인어에 자신이 없으시면 다른 파견자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 누굴 찾아가야 하는 지 메일을 통해 알려주니 담당자의 이름 정도를 알고 가시면 됩니다. 이후 학교의 단과대 담당자와는 주로 수강신청에 관한 업무를 하므로 위에 상술한 수강신청 절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후 국제처를 직접 방문할 일은 없고 메일을 통해 소통하게 됩니다. 학기가 일단 시작되면 학생증(creedencial)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는 입학허가서를 사용해 각종 학생할인혜택을 누리면 됩니다. 대부분의 박물관 등은 이를 제시하면 무료입니다. 다만 학생증 발급을 위한 수속을 위해 DGAE(direccion general de administracion escolar)을 방문해야 합니다. 구글맵을 치면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학생증 발급은 교환학생은 가을학기의 경우 신입생들의 학생증 발급 이후이기 때문에 최종 수령이 9월 중순 즈음에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 절차는 다시 메일로 안내를 받으실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증명사진이 필요하니 한국에서 미리 구비해가시면 좋습니다. 또 그 전에 RIU라는 학교 와이파이 사용을 위해 DGTIC(direccion general de tecnologias de informacion y de comunicacion)을 방문해 전산에 등록하는 일이 필요한데 이 또한 메일로 안내가 옵니다. RIU는 철문대 강의실 내에서는 잡히지 않고(다른 단대 와이파이가 있는데 교직원용이므로 학생을 접속할 수 없다 합니다) 도서관이나 부속건물(anexo : Edificio Adolfo Sanchez Vazquez)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기억에 여권과 입학허가서 정도를 요구했던 거 같은데 이 또한 직접방문 없이 메일로 처리가 가능합니다. 저는 입학허가서 원본(서명이 있는)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메일주소를 받아오고 메일로 처리했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회신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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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U 접속이 가능한 인문대 내 Samuel Ramos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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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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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과목
사실 저는 기존에는 교환학생을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군복무로 4학기 동안 학교에 없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한두학기를 외국대학에 파견 가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공어인 스페인어를 습득하면서 국내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의 한계를 느꼈고 또 마침 교내외 행사에서 알게 된 UNAM이 처음 교환학교로 열렸기에 국제협력본부의 16-2 교환학생 모집 공지가 올라와서야 뒤늦게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사실 서울대학교는 전공과목으로 6학점 이하를 학점으로 인정해주고 또 저희 학과의 경우 순수 어학과 문학 과목을 전공으로 인정하는 등 그 절차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반면 UNAM의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본인 학교에서 최대 15학점을 인정해주고 그 학과에서 개설된 문화나 여타 광범위한 주제의 강의도 전공으로 인정해주어 이들은 평균적으로 수업을 듣는 시수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주전공인 서어서문학의 경우 저는 어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Introduccion a la linguistica I, Lexicologia y semantica I 그리고 Espanol 5 : Gramatica del texto 이렇게 3개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시간표를 짤 때 과목마다 시수가 6 또는 4로 적혀있을 텐데 이는 실제로 한 주에 각각 3시간, 2시간 수업을 하는 것이므로 2분의 1을 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스페인어학 입문 강의는 3학점, 나머지 두 강의는 2학점 과목이었습니다. 보통 저학년 강의는 3학점인 경향이 있습니다. 스페인어학 입문도 1학년 과목입니다. 그러나 어휘론과 의미론, 음성학과 음운론 등 세분화된 과목은 보통 고학년에 열리며 2학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편 통사론과 형태론은 Espanol 1부터 Espanol 8까지 4년에 걸쳐 매학기마다 지정과목으로 수강하게 되어있는데 Espanol 4까지는 시수도 많고 기본적인 문법 사항을 학습하는 과정이고 Espanol 5부터는 심화된 형태/통사론 이외 스페인어교육론(didactica), 텍트스어학(gramatica del texto) 등의 주제로 진행됩니다. 수강신청과 관해 제가 앞서 서술한 절에 수강편람을 볼 수 있는 링크를 첨부했는데 그곳에 들어가보면 Espanol 5 이상과 여타 심화과목은 pdf 파일로 그 세부 주제를 구분하여 올려놓았습니다. 다시 말해, Espanol 5를 예로 들면 교수님이 여러 분 이 과목을 담당하여 각 교수님마다 교육론, 텍스트어학, 화용론 등 다른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실 과목명인 Espanol 5보다는 세부 주제가 무엇인지 보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이들 과목들은 선행과목인 espanol 1부터 espanol 4까지의 형태/통사론의 지식을 모두 학습했다고 전제하는 것이므로 과목명을 보고 교양 등의 강의를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외 Linguistica라는 과목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과의 강의가 수많은 주제로 개설되니 본인이 관심 있는 강좌를 잘 찾아 수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철문대 강의들은 대부분 통강입니다.
저는 서어서문학 이외에 연계전공 라틴아메리카학을 제2전공으로 이수하고 있는데 사실 UNAM으로 교환학생을 가면서 많은 기대를 하였습니다. UNAM의 라틴아메리카학과에서는 사회학, 역사학, 정치학, 인류학, 문학, 문화학 등 전분야에서 백 개 이상의 강의가 개설되는 등 그 학문적 방대함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저는 중남미학과에서 Teoria social en America Latina I, Teoria de la cultura I, Mexico y America Latina I 이렇게 세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서어서문학과와 달리 이 학과의 강의들은 대부분이 3학점입니다. 사회과학 분야의 강의들은 보통 이론을 위주로 진행됩니다. 저학년 때에는 개론 수준의 강의들이고 고학년부터는 세부적으로, 제가 꽂은 과목의 경우 사회학, 인류학, 국제관계학 등으로 분류됩니다. 지역학이라는 학문 분야는 본래 종합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고학년 강좌도 크게 심화된 내용을 배운다기 보다는 여러 학문 분야의 이론을 논문 읽기를 통해 학습하고 이를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에 적용해보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중남미학과에서 개설된 강의는 이외에도 아주 많으며 특히 수강신청 변경기간에 다양한 수업에 들어가 수강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선택지를 고려하다보면 오히려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본인이 꼭 관심을 갖고 있었던 강의 몇 개를 놓고 비교하길 추천합니다.
덧붙여 저는 서울대 학기 구분 상 16-2 파견이었지만 우남에서는 17-1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외국대학의 학제가 그렇듯 가을에 학기를 시작학기로 보기 때문에 이렇게 구분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가을학기 모집에서는 1년 파견이 가능하고 봄학기 모집에서는 한 학기 수학만 가능한 것입니다. 아울러 아주 많은 강의들은 1년을 단위로 진행됩니다. 예컨대, 강의명에 I 이 붙은 것은 1년 2개 학기 중 첫 학기의 강좌이기 때문입니다. Lexicologia y semantica I의 경우 제가 수강한 강의의 교수님께서는 첫 학기에 어휘론 두번째 학기에 의미론을 배울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의미론에 방점을 두고 참석한 저로서는 당황한 적도 있습니다. Teoria social en America Latina I의 경우도 크게 근대와 현대로 나눠 제가 수강했던 첫 학기에는 근대, 그리고 이후 학기에는 현대의 이론을 살펴보는 식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수강했던 6개 과목에 대한 강의평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그 이외 몇 개 강의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으나 이는 타교 파견자들의 정보이므로 이곳에 공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생각되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하는 제가 수강했던 6개 강의에 대한 과목별 후기입니다. 참고로 실라버스는 첫 수업 때 교수님께서 직접 나눠주거나 그 때까지 준비가 안되면 메일로 송부해주시는데 내용을 잘 살펴보고 학점인정을 받는 데 부족한 부분(강의시간 등)이 있으면 사정을 설명하고 정중하게 개인적으로 보완을 요청드리면 됩니다.
서어서문학 전공>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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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cion a la Linguistica I (Victor Garcia) |
스페인어학 입문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매우 특이하시고 깐깐한 스타일입니다만 수업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일반언어학의 기초 이론에서부터 음운론, 음성학, 형태론, 통사론 등에 대해 배웁니다. 피피티나 유인물 없이 선생님 강의로만 진행됩니다. 체계적으로 꼼꼼히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몇몇 주제를 선정하여 깊게 파는 형식인데 저는 매우 흥미롭게 잘 들었습니다. 그러나 현지 학생 중에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언어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렵고 무질서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과제는 매주 선생님께서 수업 중이나 끝에 내주시는데 답이 정해져있기 보다는 이 주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고민해보고 자유롭게 자기생각을 펼치라는 취지입니다. 언어학적 사고를 매우 강조하고 기말과제도 레퍼런스를 찾지 말고 주제를 하나 찾아서 그에 대해 자기 생각과 분석내용을 서술하는 것입니다. 기말시험은 한 언어학 개론 책을 선정해 그 내용에 대해 서술형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평가요소가 있지만 시간을 아주 넉넉히 주십니다. 모든 평가요소를 성실히 이행하면 학점으로 보답해주십니다. 교환학생이라고 평가요소를 면제해주지는 않고 다만 제출된 과제를 후하게 봐주십니다. 교수님의 발음이 상당히 빠르며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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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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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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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xicologia y semantica I (Rangel Laura) |
이번학기에는 어휘론에 대해 학습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어휘론이 어떤 분야인지도 잘 몰랐는데 초반부에 언어학의 다양한 층위에 대해 소개해주고 개념을 설명해줍니다. 이 수업에는 조교가 있는데 수업에 조교가 있으면 조교와 보다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교환학생들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챙겨줍니다. 이 강의는 필요할 경우 피피티와 유인물을 주지만 일반적으로는 교수님이 미리 강의내용을 칠판에 적고 2시간 동안 그 내용을 설명하는 식입니다. 전반부에는 언어학 방법론(주로 설문지법)에 대해 배우고 후반부에는 여러 개념에 대해(이를 테면 lexico, termino, palabra, unidad lexica의 차이) 학습합니다. 어휘론은 필연적으로 형태론과 많은 관련을 갖기 때문에 형태론에 대해서도 이해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정시 참여와 출석을 중요시하시고 3번의 조별과제와 examen parcial로 평가합니다. 조별과제는 4명이 한조가 되어 어휘론에 대한 한 주제를 선정, 설문 등의 방법으로 레포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팀플을 생각하면 됩니다. 성실히 과제를 이행하면 역시 학점을 잘 주시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발음이 명확하고 충분히 느리지만 종종 글씨를 못 알아 볼 때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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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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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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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anol 5 : Gramatica del texto (Maria Figueroa) |
서문과 Espanol 시리즈 중 5번째 강의로 저는 Gramatica del texto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심화된 문법 강의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사실 내용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강의는 2년 간 형태 통사론에 대한 지식을 함양한 것으로 전제하고 단어나 문장 수준을 초월한 텍스트 수준에서 논의되는 언어학의 주제들을 다룹니다. 텍스트의 유형론, 각 텍스트의 특징 등을 다양한 논문자료를 통해 알아보고 후반부에는 수사학에 대해 배웁니다. 난이도는 매우 높은 편이고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다루므로 고급 수준의 독해 능력이 필요합니다. 거의 매 수업마다 과제가 있는데 전반부는 그럭저럭 적절한 난이도라 생각했으나 후반부 수사학에 들어가면서 매우 어려웠습니다. 예컨대, 스페인 사회와 문화에서 키케로에 대해 배우면서 eloquence나 수사의 기교에 대해 짧게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에 대해 세부적으로 배우는 것인 것 같습니다. 기말 과제는 한 텍스트를 선정해 그 동안 배웠던 모든 개념을 적용해 레포트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수업 내용을 잘 점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유인물도 매우 많고 까다로웠지만 성실히 과제를 이행하면 학점으로 보답해주십니다. 교수님의 발음은 깔끔하지만 필체가... 알아보기 조금 힘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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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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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중남미학 전공>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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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ria social en America Latina (Francisco Pamplona) |
제가 들었던 강의 중에 교환학생 배려가 가장 많았던 수업입니다. 일단 조교와 교수님 모두 물심양면으로 배려해주십니다. 추가적으로 챙겨주시는 것보다 기존의 과제를 면제해주시는 방향입니다. 수업은 근대의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논문을 통해 살펴보고 수업시간에 교수님 설명 + 학생발표로 같이 공부해보는 형식입니다. 교수님이 발음이 깔끔하신 것이 장점이지만 까다로운 어휘들을 선택하셔서 가만히 잘 듣고 있다가도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 리딩을 미리 해오면(하다 못해 한국어 해설이라도) 유익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딩을 안해오면 고급수준의 델레 리스닝을 3시간 하고 가는 기분이 듭니다. 모든 학생은 순번을 정해 발표를 해야 하는데 교환학생은 면제해주셨습니다. 과제는 수시로 에세이(1-3장)를 내어주시는데 학술적인 주제가 아니고 아주 일상적이고 무난한 주제이므로 작문 연습을 한다 치고 써가면 됩니다. 예를 들면 집에서 귤을 까먹고 그 준비 과정에서부터 설거지까지 과정과 감상에 대해 쓰라던지... 아마 현상(사물)을 관찰하는 방법론 정도를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말 과제는 보다 학술적인 주제를 하나 선정해 7장 정도 분량으로 레포트를 적는 것입니다. 모든 과제 제출은 조교를 통하거나 인쇄해 교수님께 제출하고 Alberto 조교가 잘 챙겨줬습니다. 배려가 많으신 만큼 학점도 후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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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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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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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xico y America Latina (Hector Lerin) |
외교관 출신의 교수님이 멕시코의 시각에서 라틴아메리카 내 국제관계사를 강의하시는 수업인데 화려한 이력과 달리 매우 후덕한 모습의 교수님이십니다. 발음은 알아듣기가 힘든 편이고 수업도 별도 유인물 없이 3시간 강의 형식이므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매주 리딩을 요약해야 하는 과제를 교환학생에게는 면제해 주셨고 그저 참석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끝까지 들었던 강의입니다. 리딩의 난이도 자체는 낮으나 그 모든 리딩을 다 해가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교과서 정도의 서술입니다. 후반부에는 발표를 시키셔서 발표를 했고 그 이외 과제는 없었습니다. 시험, 레포트 없습니다. 그러나 요구하는 것이 적은 만큼 저도 느슨하게 참여해서 얻어가는 것이 그리 많았는 지는 의문입니다. 발표 후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학점을 기대했는데 그럭저럭의 학점을 주셨습니다. 사실 평가요소로 제가 제출한 게 없으니 불만을 가질 수도 없습니다. 여하튼 교수님이 정치적 입장이 매우 분명하셔서 주로 미국과 연관된 라틴아메리카 국제 관계의 역사에 대해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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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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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강의명 |
강의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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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ria de la cultura (Istar Cardona) |
이 강의는 라틴아메리카학과의 인류학 강의입니다. 사실 전에는 들을 생각이 없었는데 변경기간에 갑자기 흥미와 의구심이 들어서 수강신청했습니다. 위의 사회학 수업과 마찬가지로 리딩을 해가면 이에 대해 교수님이 강의하고 학생들이 질문하는 형식입니다. 수업은 대단히 흥미로웠습니다. 3시간이 훅훅 지나갈 정도로 집중해서 들었는데 교수님 말씀이 빠른 편이기는 하지만 발음이 깔끔하고 무엇보다 각종 비속어를 섞어 쓰셔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사회과학으로서의 인류학, 종교와 신앙, 인종 등의 주제를 다룹니다. 다만, 저는 학기 거의 끝에 이 수업을 자체 드랍했는데 그 동안 수업은 재미있게 들었지만 수많은 레포트 과제가 쇄도해 우선순위를 두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고 이 경우 성적표에는 NP(no presentado)라고 적혀나옵니다. 이번학기의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ㅠㅠ) 인류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적극 추천하며 열심히 하는 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기말시험과 레포트로 평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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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난이도 |
과제량 및 로드 |
학점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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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자체드랍 |
UNAM은 학생 운동이 대단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철문대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지난 가을 아르헨티나에서 한 어린 여성이 살해당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남성우월적 폭력, 여성혐오살인에 반대하는 운동이 전개되었고 이에 발맞춰 철문대는 하루 파업을 결의하고 그 하루 동안 단과대를 폐쇄했습니다. 이는 학생의결 기구에서 파업을 결의하면 이것을 학장에게 전달하고 공식적으로 파업을 승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사전에 공지되기 보다는 어느 날 급하게 공지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교수들은 단과대 페이스북에 휴강 공지를 올리거나 단체메일을 발송하는데 이 경우 과제를 내주시거나 작은 시험 과제를 내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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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부속건물에서 열렸던 Mexico y America Latina 수업 중 발표
발음은 보통 어학 교수님들은 느리고 또박또박 말씀하시는 경향이 있고 라틴아메리카학 교수님들은 그런 거 없이 본인 스타일로 말씀하셔서 여러모로 보다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서울대는 각 강의실마다 컴퓨터와 피피티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건물내 관리실(?)에서 빔 프로젝터를 빌려서 해야합니다. 노트북도 빌려주는 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인쇄는 코필코 근처에서 하는 것이 가장 저렴합니다만 철문대 내에서 하시려면 철문대 입구 왼쪽으로 들어가서 지하로 내려가시면 인쇄를 할 수 있는 데스크가 있습니다. 10장, 30장 등 vale라 부르는 선구매 쿠폰을 사서 사용하면 되고 학교 밖보다 조금 비쌉니다. 복사는 철문대로 들어오셔서 우측의 창구에서 하면 됩니다.
참고로 부속건물(anexo)인 ASV(Adolfo Sanchez Vazquez였던 거로 기억합니다...)는 학교 estadio 넘어에 위치해서 단과대에서 15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학과마다 어느 요일은 모든 수업이 부속 건물에서 열립니다. 예를 들어 이번 학기에는 서어서문학과와 중남미학과 등의 화요일 수업이 모두 부속건물에서 열렸습니다. 다른 학과들은 다른 요일에 부속건물에서 소속된 모든 수업이 열리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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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습득
저는 제대 후 멕시코에 바로 오는 일정이어서 학기가 시작하고 조금 늦게 도착했고 종강일에 맞춰 급하게 떠난 만큼 5개월 정도밖에 있지 못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1년을 왔어도 매우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배우고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일단 학교에서 16학점을 수강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듣기 연습이 되었습니다. 또 수업의 리딩과제만 다 읽어도 독해 공부는 충분할 정도입니다. 사실 스페인어를 공부하려는 학생이 교환학생을 오는 이유는 실제적 상황에서 회화하는 능력 등을 키우기 위함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현지에 가만히 있는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열심히 대화하고, 현지에서 여행을 다니는 등 그 과정 속에서 느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서울대의 스누버디인 Internacional PUMA라는 교환학생 모임을 통해 주로 멕시코 여행을 다녔는데 그곳 멕시코 학생들도 매우 친절할 뿐 아니라 스페인어권 각국의 모국어 화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스페인어 발음을 체험하고 듣는 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스페인어를 말하고 듣는 것 자체가 많은 집중력을 요하는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면 오후 즈음에는 너무 지쳐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계속 겪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무엇보다 스페인어가 유창하게 나온다기 보다는 스페인어로 말하고 소통하는데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간이 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들과 함께 4박5일 정도 여행을 한 번 다녀오면 스페인어가 향상된 느낌이 들 정도로 여행뿐 아니라 스페인어 공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스페인어와 친해진다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보다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교환학생을 다녀왔으면 마땅히 어느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어 학교 수업 이외에 추가적으로 과외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향상된 나의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창구이겠지만 성실히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스페인어에 익숙해진다면 그런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저희들은 한 학기 교환생활을 하면 marco comun de referencia para las lenguas europeas 기준으로 한 단계 정도 상승한다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실제 11월 DELE에 응시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international house라는 모종의 어학당에서 DELE를 보는데 우리나라처럼 시험진행이나 관리가 엄격하지 않아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일단 리스닝을 해야 하는데 바로 옆방에서 공사하는 소음이 계속 발생해 항의했더니 저것은 건물이 무너져가는 것을 보수하는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라는 답변을 얻었고(덕분해 청해 시험 난이도가 상승) 스피킹을 하는데 분명히 30분으로 알고 있던 준비시간을 감독관측이 20분이라고 우겨서 결국 시간을 손해보고 시험에 임하는 등 개인적으로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진지하게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에게는 문제의 소지가 될 것입니다. 다만 응시료는 한국보다 저렴하고 회화 시험 채점에 보다 후하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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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방법
스페인어로 대학 수준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UNAM은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도 적고 실제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의 영어 구사능력이 대단히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때때로 교환학생 개인의 학업계획에 따라 대학 강의는 적절히 수강신청하고 이외 시간에 원어민과 과외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언어교육원인 CEPE의 강의가 B2 수준을 넘어가면 그저 그렇다라는 평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DELE 시험을 준비하고 스페인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UNAM 서어서문학과의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았습니다. 시험 공부도 시험 공부였지만 학교에서 어학 수업을 들으며 생겼던 의구심들을 이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해소하곤 했는데 그 때문에 보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외에 저는 한 수업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와 언어교환도 했는데 이 친구에게는 Espanol 5 강의의 보습받고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에 들었던 의구심에 대해 질문했고 저는 간단하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특히 이 친구는 내년에 한국으로 석사 유학을 희망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친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조력자들의 도움은 강의를 보다 수월하게 수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만 그래도 이외의 공부는 본인이 스스로 진행해야 합니다. UNAM에는 중간고사라는 개념이 딱히 없고 중간 중간 간단히 시험을 보는 일은 있는데 보통은 과제 중심입니다. 제가 들은 수업 중에는 두 강의가 시험을 평가요소로 제시했는데 운 좋게 두 번 모두 집에서 답을 작성해 제출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시간 여유를 갖고 나름 공을 들여서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레포트나 작문 과제 등은 교수님이 제시하는 형식에 맞춰 제출하면 되는 것이고 리딩은 시간여력이 되는 대로 집이나 카페에서(멕시코에서도 스타벅스는 한국인들의 만남의 광장과도 같았습니다) 해갔습니다. 교환학생들에게 아주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실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성의를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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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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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준비 및 물가
교환학생 짐싸기 등의 검색어로 초록창에 검색해보시면 많은 블로거들이 상세히 준비물품에 대해 서술해놓았으므로 멕시코에서 특별히 뭐가 더 필요할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상비약은 기본이지만 그 가운데 지사제, 소화제 등 장염에 유의할 것을 권합니다. 저는 멕시코 이전에 몇 개 국가에 여행을 다닌 적이 있지만 단 한 번도 음식 때문에 장염에 걸린 적은 없어서 남의 이야기일 줄만 알았는데 저도 장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 없이 잘 현지 생활을 마치고 들어온 사람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 잘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장이 약하신 분들은 처방약을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멕시코에서 병원을 가려면 비용이 비싸고 따라서 보통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사먹습니다. 한편 멕시코시티에는 모기가 없습니다. 저는 모기에 물린 적도 없고 모기를 목격한 적도 없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교환학생 지원 자체를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만 이는 숲이 많은 멕시코 남부나 여타 지역에 국한되는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멕시코시티와는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실제 현지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모기에 물리면 경우에 따라 심하게 불어나고 염증반응이 있어 모기약을 잔뜩 가져갔는데 멕시코시티에서는 쓸 일이 없었고 칸쿤, 메리다 등 유카탄 반도와 중미여행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또, 멕시코시티는 계절이 있기는 있지만 여름겨울의 차이가 크지 않고 오히려 하루 중 아침은 춥고 낮에는 다시 더워지는 식의 날씨입니다. 따라서 일교차에 유의해야 하므로 감기약 정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상비약을 챙겨가시면 되고 멕시코시티는 서울에 준하는 대도시이므로 지카보다는 도시적 삶에 필요한 것 위주를 떠올리시고 이를 챙기시면 됩니다.
이외 110볼트 돼지코는 필수입니다. 저는 세 개 정도를 챙겨갔는데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돼지코는 그저 콘센트 구멍에 기존의 것을 끼워맞게 하는 기능이고 압력을 실질적으로 변환해주는 변압기는 따로 있습니다. 교환학생 중에는 이것과 함께 소형 전기밥솥 등을 챙겨오는 경우도 있는데(전기밥솥 등은 이것이 없으면 제기능을 못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밥도 냄비에 해먹고 별다른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없어서 불편함은 못 느꼈습니다. 다만, 전기장판은 챙겨오길 권합니다. 11월 즈음에는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후드티를 입고 이불을 두 겹으로 덮어도 아침에 특히 추울 때가 있는데 그 때 전기장판이 없었다면 어땠을 지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귀국할 때 현지의 지인에게 주고 왔습니다.
기타 의류로는 기본적으로 봄가을 옷을 생각하면 되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가벼운 패딩 정도가 있으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 후기 중에는 멕시코에 없는 것이 많으니 한국에서 무엇 무엇을 공수해오라는 것이 있었는데 제 경험상 멕시코에 생활 면에서 없는 것은 없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현지에서 구할 수 있으니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수영복은 여행을 다닐 때나 수영장으로 놀러갈 때나 필요하니 챙겨오시면 좋고 현지인들은 옷이나 패션에 관심이 적은 편이고 칙칙한 색깔을 선호하니 참고하셔서 너무 튀는 색의 옷가지를 가져오면 입고 다니시는 데 부담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민트색 뉴발란스 신발이 너무 튀어서 현지에서 한 켤레를 새로 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출국 일정이 촉박해 시간여유를 갖고 짐을 쌀 시간이 없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물품을 위주로 현지에서 사다 썼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습니다. 특히 도착해보니 바지류가 부족해 현지 월마트에서 샀는데 지금까지도 잘 입고 있습니다. 핏은 스키니부터 나팔바지까지 종류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현지의 물가는 저렴합니다. 월마트 등에서 주로 장을 봤는데 몇 개의 식료품은 집 앞에 열리는 일일장(tianguis)가 더 싸서 그 곳에서 사곤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50페소(3000원) 정도면 가판대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괜찮은 레스토랑에 가면 100-200페소 이내에서 충분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의류도 멕시코가 싼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또 11월에 블랙프라이데이 같이 대규모 세일을 하는 기간이 있는데 그 때 2000페소 짜리 여행배낭을 1200에 산 기억이 있습니다. 교통비도 지하철, 버스, 택시를 포함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술값도 매우 비싼 음식점이 아니면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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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체류(음식, 생활, 교통 등)
음식과 생활>
저는 집에서 보통 음식을 해먹었는데 초반에는 월마트에서 파스타나 어울리지 않는 스테이크 등을 해먹다가 이후에는 물려서 한국식료품 마트에서 식재료를 공수해 해먹었습니다. 멕시코시티의 zona rosa(지하철, 메뜨로버스 insurgentes역)에는 수많은 한국음식점과 식료품가게, 미용실 등이 있습니다. 모두 한국에 준하는 수준이므로 음식에 대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곳에는 커피그루나루가 Florencia길에 들어서 있는데 그 맞은 편에 청하, 고향집 등 음식점이 있습니다. 식료품 가게 근처에는 반찬가게가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중독이라는 음식점은 국물떡볶이를 파는 것으로 유명하고 사랑방은 이모님이 요리를 잘하셔서 안주가 맛이 좋고 한 끼 식사하러 가기도 좋습니다. 김밥천국이나 백반집 느낌의 식사로는 고향집을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송림이라는 음식점은 중국음식은 파는 곳인데 탕수육이 꽤 맛있었습니다. 피플스라는 곳은 입구가 좀 숨어져 있는데 (florencia길 그루나루 맞은편 카페 pasion del cielo 왼편 중국음식점으로 다가서면 왼편에 통로가 보임) 서울에 하나쯤 있을 법한 술집입니다. 치킨이 맛있습니다! 이 수많은 한국 음식점들의 주소는 다음 카페 MEX(?)에 올라가 있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회원가입을 승인해주지 않아서 저는 자료가 없습니다만 연락주시면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또 현지에 지내다보면 물어물어 알게 되는 면도 있습니다.
장은 학교 근처의 월마트에서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질 좋은 식료품은 Mega라는 마트에 있는데 Miguel Angel Quevedo역 근처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Polanco 지역에 코스트코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저는 들어가보지는 않았고 지나가다 보기만 했습니다. 참고로 폴랑코 쪽에는 유럽을 방불케하는 브런치카페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꼬요아깐쪽을 좋아합니다. Parque centenario를 둘러싸고 좋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 la coyoacana라는 cantina는 멕시코 마리아치들이 연주하는 술집인데 늘 대기자가 많으니 유의하세요. 또 el bipo라는 술집은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는 술집인데 해산물이 매우 맛있습니다 꼭 가보세요! 그 근처에 프리다칼로의 집 casa azul과 트로츠키 박물관(거주하던 집)이 있습니다.
Roma Norte 지역은 밤 늦게 열시 즈음 가서 해뜨기 전에 귀가하면 좋을 장소입니다.(ㅎㅎㅎ) 분위기 있는 술집과 클럽 등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클럽이라고 해서 모두 서서 춤추고 하는 곳은 아니고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는 가운데 앉아서 칵테일 마시는 곳도 있고 여러모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자주 가진 않지만 시험 끝나고 한 번씩 가서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Zona rosa 지역의 Casa de tono 음식점은 pozole(고기 수프의 일종), quesadilla 등 멕시코 음식과 michelada(호불호가 갈리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몬즙+멕주+소금), horchata 등 음료를 파는 음식점입니다. Pozole에 아보카도를 추가해먹으시면 정말 맛있습니다. 타코의 경우 학교 근처에는 1956단지 입구쪽에 한 타코집이 있는데 유명해서 붐비는 시간 대에는 몇 십분 씩 줄을 서야하는 맛집입니다. 타코 중에 pastor가 특히 유명합니다. 근방은 지나다니시다 보면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1956단지 입구쪽 타코맛집
소나로사 피플스 치킨집
Casa de Tono의 멕시코음식
통신>
대부분 telcel 통신사에서 amigo 칩을 구매해 saldo를 충전해서 데이터, 전화, 문자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pospago(후불) 방식입니다. 저는 보통 100-200페소 사이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했는데 멕시코에서는 길거리에서 핸드폰을 자유롭게 사용하기가 불편해서(소매치기나 강도의 타켓이 될 우려 때문에) 잠깐잠깐 메신저 위주로 사용했고 와이파이가 있는 곳을 찾아다녀서 데이터 사용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페이스북이나 구글지도 검색(이미지 때문에 그런지 데이터를 엄청 먹습니다)을 많이 사용하면 금방 소진되었습니다ㅠㅠ 이에 반해 prepago는 선불 형식으로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어떻게 이용하는 지 직접 알아본 것은 아니고 어떻게 알게 된 telcel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설명을 들었습니다만… 절대 다수의 교환학생들은 유심칩을 구매해 충전식으로 사용하니 근처의 telcel 매장을 방문해 상담을 받으면 됩니다. 공항 내에도 2층에 매장이 있습니다. 참고로 어플리케이션 중 foursquare는 여행다니며 맛집을 찾는 데 유용합니다. Whatsapp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같이 모두가 사용하는 메신저 어플입니다. 메뜨로 어플도 처음에 설치하시면 대중교통을 타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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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 Amigo 칩의 모습. 멕시코 번호가 적혀 나온다
참고로 저는 갑자기 핸드폰이 어느 날 아침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크게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삼성 서비스 센터는 폴랑코 지역의 Liverpool 쇼핑몰 맞은 편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가서도 갤럭시 노트5는 멕시코에 출시되는 제품이 아니므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어 당황스러웠는데 이후 현지 법인과 연락이 닿아 몇 주 걸려 한국에서 부품을 조달받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인증문제가 있어서 현지에서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 멕시코 법인에는 제 핸드폰 보증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을 개인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삼성전자 한국 본사, 멕시코 법인, 보험회사와 소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현지에서 대여폰을 제공해주어 그것으로 쿠바, 중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한 시간도 안 걸려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것을 멕시코에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도 고치지 못해 불편을 겪었습니다. 다른 한국인들도 비슷한 문제로 불편을 겪은 바가 있다고 들었는데 현지 직원과 해결이 되지 않으면 멕시코 법인의 한국인 직원을 찾아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비스 센터 안에는 한국인이 없고 이들은 그 같은 건물 위층(5층?...) 사무실에서 근무합니다.
교통>
대중교통은 크게 메뜨로버스, 지하철, 일반택시, 우버택시가 있습니다. 멕시코시티는 도시의 규모도 크지만 상주 인구도 매우 많아 이들 대중교통은 늘상 사람이 많습니다. 메뜨로버스와 지하철은 하나의 교통카드로 모두 이용이 가능한데 이 교통카드는 메뜨로버스 역 개출구 앞에 설치된 기기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만 종종 재고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나, 교통카드를 깜빡하고 놓고 나온 경우에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현금 6페소를 지급하고 혹시 대신 찍어줄 수 있냐고 물어보면 됩니다.
위 지도는 메뜨로버스와 메뜨로(지하철)의 노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굵은 선들은 메뜨로버스이며 얇은 선들이 메뜨로입니다. 먼저 메뜨로버스는 왼쪽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지상을 달리는 빨간색 버스로 2개의 차체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앞칸은 여성전용칸이므로 유의하세요. 아예 남성이 탈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관 중 간혹 제지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버스전용차로처럼 메뜨로버스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로 달리는데 지도의 빨간색 1번 노선이 메뜨로버스 1번 라인의 노선입니다. 우남은 멕시코시티 남쪽 끝에 위치해있으므로 남북을 가로지르는 1번 노선은 아주 유용합니다. 위에 숙소 정보를 설명할 때 올려놓았던 지도에서 1번 76단지 왼편에 있는 Av. Insurgentes Sur대로에 Dr. Galvez 메뜨로버스역이 위치해있어 도심이나 시내 일대를 나갈 때는 통상 이 역을 통해 출발하게 됩니다. 이 노선은 Av. Insurgentes Sur 대로를 따라 가는데 멕시코시티 교통의 중추를 이루는 도로이므로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메뜨로버스는 편도 6페소(360원 가량)입니다. 배차 간격은 보통 5분 이내일 것입니다. 한국음식점과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는 zona rosa 일대를 갈 때 특히 유용합니다. insurgentes역에 내리면 도보 10분 이내에 다양한 음식점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메뜨로의 경우 서울에 비할 수는 없지만 멕시코시티 크기에 상응하는 수준의 지하철 노선입니다. 시설 자체는 낙후되어 있고 지하철이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운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퇴근 시간 등에는 사람이 매우 많으므로 소매치기에 유의하세요. 지도에서 메뜨로버스 1번 노선 오른쪽에 남쪽 universidad역에서 시작하는 노선이 아마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지하철 노선일 것입니다. (다만 인문대생이라면 이 역을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위에 숙소 정보를 설명한 절에 첨부한 지도를 보면 M Copilco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하철은 편도 5페소이고 환승은 무료입니다. 메뜨로버스가 모든 지역을 다니지 않으므로 가고 싶은 곳에 대중교통으로 도착하려면 지하철도 많이 타게 됩니다(특히 코필꼬역 인근에 방을 구할 경우). 메뜨로버스는 카드를 찍어야 역에 입장할 수 있지만 지하철은 역 창구에서 일회용 티켓을 살 수 있습니다.
낮 시간이나 차가 밀리는 시간에는 이렇게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지만 짐이 많거나(공항에 가는 경우) 밤 시간에는 편의와 안전 상 우버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우버의 사용법은 별다른 것이 없고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하면 근처의 우버 기사를 배정해줍니다. 구글 지도와 연동되어 있어 외국에서는 특히 간편하고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와 거의 같지만 우버는 미리 등록해놓은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것이 차이입니다. 따라서 우버 차량을 찾아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계산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하차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 카드를 등록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씨티은행 체크카드가 우버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해외사용이 막혀 있어서 우버 측에 메일을 보내 이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메일을 제 때 확인하지 않거나 답장이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메일 제목에 매우 급하다는 문구를 넣는 등 빠른 답변을 촉구했더니 거의 당일이나 그 다음날에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택시이지만 가격이 우리나라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어서 예컨대 한 시간 가까이 우버를 타고 공항을 가도 150-200페소 사이가 나왔던 거 같습니다. (한화 약 9000-12000원) 우버 자체가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굳이 일반 택시를 타지 않았고 데이터가 없거나 핸드폰에 문제가 있을 때 종종 이용했습니다. 일반택시는 radio 택시, sitio 택시 등 종류가 여럿이고 요금이 시간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UNAM에서 수학신청 절차가 끝나면 주는 pdf 안내책자에 이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나라 중 멕시코 이외 미국, 파나마, 코스타리카에도 우버가 있었습니다.
은행>
저는 씨티은행 체크카드와 하나은행 국제학생증 비바G 체크카드, 그리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기존 서울대 농협 학생증 체크카드를 비자 카드로 바꿔 갔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씨티은행 체크카드를 사용하였습니다. 멕시코의 banamex가 씨티은행의 자회사여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Banamex는 학교 주변의 경우 superama 내부 atm, Walmart copilco 옆 Banamex의 atm, Miguel Angel Quevedo 지하철역 인근 Banamex의 atm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는 미국 대선이 있었는데 트럼프의 당선은 물론이고 그 전에도 주목할 만한 발언을 하거나 대선후보 토론회 등이 있을 때는 이에 따라 페소 환율이 요동쳤습니다. 그래서 페소 환율이 낮아지면 (보통 1페소=60원이라 보면 되었으나 56까지 떨어졌었음) 미리 은행에서 돈을 많이 뽑아두었습니다. 참고로 멕시코 사람들은 월급을 보름 단위로 받아 이를 quincena라고 하는 데 월급날 이후 금요일이나 토요일 등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돈을 뽑아 시내 곳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 수 있습니다.
저는 멕시코 여행을 할 때 주로 교환학생모임을 통했는데 이 때 입금 순서대로 자리를 선점해야 했습니다. 이 때 편의점 oxxo에서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시간에 따라 수수료 없이, 또는 약간의 수수료와 함께 송금이 가능합니다. 그 외 atm기에는 카드 번호를 알면 송금할 수 있습니다.
안전>
멕시코시티로 교환학생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안전 문제에 가장 민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멕시코시티에서는 사건사고가 늘 끊이지 않고 그 외 멕시코 북쪽 지역, 특히 국경 근처는 여행자들에게도 대담함을 필요로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멕시코시티 남쪽은 안전한 편이고 제가 머무르던 당시에는 큰 사건 사고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도 많으실텐데 멕시코시티에서는 일단 모기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실제로 제가 머물렀던 8월부터 12월까지는 모기에 물린 적도, 모기를 본 적도 없습니다. 한편 학교 주변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어서 종종 밤 늦게 돌아다닌 적이 있었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만 늘 언제 생길 지 모르는 위협에 대해 의식하여야 하며 기본적인 안전수칙 등을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시내에 머무른다면 특히 인적이 드문 골목은 피하고 귀가할 때는 가급적 우버를 이용해야 합니다. Zona rosa, Polanco, roma norte, coyoacan 등 지역은 금요일이나 주말에는 사람이 늦은 시간까지 많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동네는 아니지만 늘 조심해야 합니다. 멕시코시티 이외 지역을 여행할 때는 주로 교환학생 모임에서 현지 학생들이 인솔하고 콜롬비아, 페루 등 스페인어 원어민이 동행했기에 별다른 위험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혼자서 유카탄 반도의 메리다, 칸쿤, 플라야델카르멘, 툴룸 등을 혼자 여행했는데 이 곳들은 외국인이 많은 관광지여서 안전한 편입니다만 제가 귀국하고 3주 정도 뒤에 플라야델카르멘에서 총기사건이 있었습니다. 1월 초중순에는 bpm 페스티벌이라는 행사 기간이어서 많은 인파가 모이는 때였습니다. 이처럼 사람 일은 알 수가 없고 실제 위험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므로 늘 긴장해야 하고 처음 보는 사람을 쉽게 신뢰해서도 안됩니다. 다만, 여러가지 안전 수칙을 지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 절대 다수는 예방가능한 일들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린 적이 없이 무탈하게 귀국했습니다. 또한 멕시코가 미국, 유럽에 비해 교환학생 파견을 꺼릴 정도로 특별히 위험한 국가는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회자되는 현지의 안전에 관한 이야기들은 많은 부분 과장된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멕시코에 지내면서 한국에서는 국정농단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져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었고 경주에서는 지진이 났으며 겨울이 되자 AI 문제가 터지는 등 귀국하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사실과 실제 현지 생활 간에는 차이가 있으니 이를 감안하여 지원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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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
멕시코시티에서의 여가생활이라면 친구들과 또는 혼자서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특히 처음에는 어떤 지역의 치안이 어떤 지 모르기 때문에 멕시코 현지에서 만난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리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스페인어도 많이 편해졌고 젊은 친구들이 말하는 스페인어도 배우면서 한국에서 책으로만 공부하던 스페인어의 외연을 확장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또 간혹 관광지 음식점에서는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는데 멕시코인 친구와 동행하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 줄어듭니다. 실제로 소칼로 지역 인근 가리발디 광장에서 마리아치 공연을 볼 수 있는 cantina들은 공연료 별도, 의무 부과되는 팁 별도인데 금액이 작지가 않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모든 음식점에서 팁은 손님 자율적으로 책정하고(보통 10%) 이를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는 다른 학교 교환학생들과 소나로사 지역에 가서 치킨이나 떡볶이 등을 먹었던 것도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곳의 학과 동문들과도 연락이 닿아 종종 찾아뵈면서 식사를 하는 등 가족과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시티는 볼거리가 매우 많습니다. 프리다 칼로, 트로츠키, 디에고 리베라, 오로스코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 이외에 인류학 박물관도 세계최대 규모이고 기타 스포츠경기, 연극 등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많습니다. 저는 실제로 멕시코시티 구석구석을 다 보고 오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특히 학기 초에 시간이 날 때 미리미리 이곳저곳 다녀보길 추천합니다. 교환학생 모임에서도 종종 멕시코 시티 내에서 모임을 기획하니 이를 이용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는 교환학생 중에서도 수업을 많이 듣는 편에 속해서 그 수업 준비와 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단과대 도서관, 중앙도서관뿐 아니라 학교 주변의 수많은 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공부하였는데 이것도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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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학기가 끝나고 저는 카리브 4개국을 여행했습니다. 사실 멕시코 자체가 매우 방대하고 지역적 다양성이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실제 제가 보았던 타대학 귀국보고서 중에는 학기가 끝나고 멕시코만 여행하다 돌아왔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라틴아메리카 내지는 중남미로 생각하는 대륙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넓어서 어느정도 거리에 비례하는 항공권 가격이 절대 싸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는 멕시코 인근 중미와 쿠바를 방문해보고 싶어서 쿠바,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지를 여행했습니다. 바다를 가운데 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항공권으로 이동했고 중미에서는 티카버스로 국경을 넘었습니다.
쿠바는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이미 관광객들이 많고 관광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제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이미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실제 쿠바 국민들의 월평균 소득은 약 25불로 관광객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에 국가경제가 관광업에 대단히 의존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을 위한 화폐가 따로 있고 관광객을 위한 물가는 따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관광지 중심으로 다니면 물가가 크게 싸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하려면 1시간 짜리 인터넷 카드를 구매해서 특정 지역에서 와이파이로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쿠바에는 방문할 만한 도시가 생각보다 매우 많습니다만 저는 그 중 비냘레스, 바라데로를 다녀왔고 아바나에 오래 있었는데 도시 간 이동이 쉽지 만은 않아 본인 취향에 맞는 도시 몇 개를 선정해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파나마의 파나마시티는 중미에서 가장 발전되고 현대화된 도시로 신시가지에는 고층빌딩들이 밀집되어 있어 해운대 마린시티가 떠오르게 합니다. 이에 반해 구시가지는 또 다른 매력이고 파나마운하도 좋은 볼거리였습니다. 코스타리카는 관광자원과 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어 안전하게 생태관광을 할 수 있는 나라였지만 물가가 비싼 편이었습니다. 산호세의 치안이 조금 주의가 필요한 정도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카리브해 바닷가인 리몬, 숲속 에코투어를 즐길 수 있는 몬떼베르데, 화산지형을 볼 수 있는 라포르투나, 야생동물과 태평양을 볼 수 있는 마누엘안토니오 국립공원 등이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니키라과는 용암이 흐르는 화산과 큰 호수들이 볼거리입니다. 수도인 마나과는 오히려 볼 거리가 많지 않고 식민 양식이 잘 남아있는 그라나다가 최대의 관광도시이고 (니카라과 내에서) 여유가 있다면 두 개의 큰 화산으로 이루어진 오메떼뻬 섬도 가볼 만 합니다. 또 저는 마사야에서 인생처음으로 흐르는 용암을 보았는데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쿠바와 중미 지역에서는 달러가 통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파나마는 동전만 자국의 화폐를 미국 동전과 혼용하고 지폐는 그대로 달러를 사용합니다. 코스타리카는 자국 화폐 콜론 외에 달러도 사용하고 니카라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쿠바는 외국인화폐 1CUC를 통상 1달러로 보는데 호텔 내부 여행사 등에서는 공식환율(16년12월 기준)에 따라 1달러=0.87CUC로 낮춰 보기도 합니다.
근래에 중미지역의 정치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중미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저는 여행하면서 사건사고 없이 다녔지만 특히 혼자 다니는 여행객이라면 안전에 유의해야할 것 같습니다. 캐리어가 번거로운 분들은 미리 여행배낭을 챙겨오는 것을 권합니다. 이외 여행용 등산신발 등도 필요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미리 챙겨오지 못해 학기가 끝날 때 즈음 있는 대규모 할인기간에 이런 물품들을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멕시코에서 멕시코 외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입국 시 발급받았던 Forma Migratoria Multiple를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 제시해야 합니다. 이 양식은 멕시코로 입국할 때 기내에서 나눠주며 입국심사대에서 비자 없이 체류 가능한 최대 기간인 180일 이내로 도장을 찍어줍니다. 저는 멕시코 거점으로 미국, 쿠바 및 중미 지역을 여행했기 때문에 멕시코시티 공항 입국심사대를 여러 번 거쳤는데 UNAM 교환학생임을 말하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번거로운 질문 없이 매우 반겨주며 통과시켜주었습니다. 여하튼 이 양식은 다음 번 공항을 이용할 때 반드시 챙겨와야 하며 만약 분실하거나 집에 두고 왔다면 공항 내 oficina de inmigracion을 방문해 몇 백 페소를 지불하고 다시 발급받아야 합니다. 사무실에서는 카드 결제가 불가하고 현금만 받습니다. 이후 멕시코로 다시 돌아오면 처음에 취득했던 방식으로 다시 받으면 되고 다른 멕시코 국내 여행지를 가기 위해 공항을 이용할 때에는 필요가 없습니다. 이 양식은 멕시코에 처음 도착해야 하면 UNAM의 국제처에도 사본 또는 사진을 제출해야 하니 잘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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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a Migratoria Multiple. 검정 음영 칸 아래쪽에 180이라고 적혀있으면
입국일로부터 180일 간의 무비자 체류 기간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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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이번 학기 UNAM은 8월 8일에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저는 군 제대 관련 문제로 8월 11일에 출국하여 첫 주 수업을 듣지 못했고 이에 따라 방을 구하고 수강신청을 하는 일정이 매우 촉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방을 찾지 못해 매우 불안해 했던 기억이 있고 수강신청을 하면서도 마음에 꼭 맞는 강의를 비교선택할 수는 없었습니다. 출발은 이렇게 불안했지만 멕시코에서의 일상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학기 도중 1년 파견을 왔다면 보다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습니다. UNAM에 파견 온 수많은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다들 저마다의 계기와 목표를 가지고 현지 생활을 했는데 이 친구들을 처음 사귀고 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기쁨이었고 현지에서 만난 멕시코 및 여타 라틴아메리카 출신 친구들과 만났던 것 또한 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에게 매우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만큼 학생과 교수들 모두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대학 규모나 강의수, 기타 학문적 자산은 놀라울 수준이었습니다. 앞으로 서울대에 복학해 공부하는 데에도 UNAM에서의 짧은 교환학생 경험은 좋은 자양분이 되어 줄 것으로 확신하고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 스페인어와 스페인어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학우들께도 UNAM으로의 교환학기 파견을 추천드리며 이미 교환학생으로 선정된 분들께는 앞으로 이 곳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최대한 자세히 서술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혹시 이외 의문사항이 있으신 분은 학내메일로 연락주시면 아는 선에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