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국제도시 홍콩의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으로서 역사가 깊은 홍콩대학교는 매년 발표되는 QS 대학순위에서 거의 항상 아시아 3위권 안에 있는 학교이다. 특히 globalization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홍콩대학교는 재학생 정원의 약 1/3을 교환학생으로 쿼터를 두는 만큼 학생들의 다양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학기가 시작하기 약 1~2개월 전쯤에 홍콩대학교에서 수강신청에 관한 연락이 오며, 제공되는 instruction을 따라 ‘미리’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수학하고자 하는 학기의 정확한 편람이 나오기 전에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은 직전 학기와 편람이 비슷하므로 수강신청을 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미리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을 신청을 하면, 홍콩대학교 측에서 학생의 성적표, 수강정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수강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따라서 수강 신청을 하더라도 그 과목을 무조건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학교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본인 같은 경우는 4가지 과목을 미리 신청하였는데 그 중에서 2과목만 승인을 받았다.
학기가 시작하면, 학기 시작 후 1주일간 수강신청변경기간이 있다. 본인과 같이 2과목 밖에 수강 신청을 못한 경우에는 이 1주일의 기간을 이용해서 추가 신청하면 된다. 본인도 2과목을 추가 신청하여 결과적으로 총 4과목의 수업을 수강하였다.
기숙사는 크게 Hall, Residence, Off-campus residence 형태로 나뉜다. Hall은 기숙사 내부 규율이 강하고 학생들간의 자치 활동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따라서 학교생활만큼이나 기숙사 내부에서 학생들간의 생활이 중요하며 많은 단체 활동을 하게 된다.
본인은 Sassoon Road에 위치한 Students Flat에 살았는데, Students Flat은 교환학생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Wei Lun Hall 등 3개의 Hall이 마치 아파트 단지처럼 모여있는 곳에, 그 사이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다. 다른 Hall들이 거의 20층 정도 되는 아파트 크기의 건물이라면, Students Flat은 고작 3층 정도로 밖에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Residence이므로 Hall과 달리 기숙사 자치 생활이 없으며 로컬 학생이 없고 기숙사 내부 규율도 없어서 생활이 자유롭다. 위치는 HKU역 A번 출구에 있는 정류장에 있는 거의 모든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위치이며(Queen Mary Hospital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 타고 약 5~10분 정도 걸린다. 걸어갈 수도 있으나 홍콩 날씨가 워낙 더워서 걸어 다닌 적은 거의 없다. 아침과 저녁에는 셔틀버스도 운영하므로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닐 수도 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기숙사 안에 7/11 편의점과 학생식당이 있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서울대학교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는 아시아권 담당자이고 홍콩대학교에서는 교환학생 총괄 프로그램 담당으로 CEDARS가 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Transportation Economics
직역하자면 ‘교통경제학’인데, 상당히 생소한 과목이라 흥미로울 것 같아 신청하게 된 과목이다. 내용은 미시경제학의 개념을 교통이라는 공공재적 특성이 강한 부문에 적용시키는 것으로서, 미시경제학의 일부를 심화해서 응용하는 과목이다. 수강 당시에는 선이수과목을 요구하지 않지만 수업수준은 미시경제학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수월하게 들을 수 있다. 팀 프로젝트와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모두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간에 2번 정도 problem set을 풀어 제출하는 과제가 있었다. 새로운 경제학을 배워보고 싶다면 한번쯤 들을 만한 수업인 것 같다.
2) Games and Decisions
게임이론 수업이다. 기본적인 게임이론부터 다소 심화된 부분까지 폭넓게 다루며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게임이론 수업을 듣지 않아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게임이론을 가장 무난하면서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인 것 같다.
3) Theory of International Trade
국제무역론 수업이다. 국제경제론에서 무역부분만 자세하게 다루는 것으로서 난이도
는 중간이었다.
4) Management of Commercial Banks
과목코드는 ECON이 아니라 FIN이어서 경영학 수업인가? 했지만, 수업 내용은 서울대학교의 미시금융론을 좀 더 심화시킨 것과 같다. 수식을 많이 다루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수업시간에 다루는 연습문제를 변형/심화시킨 형태로 나온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다루는 연습문제를 연습해간다면 시험 보는 데에 무리가 전혀 없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홍콩대학교의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교수님도 영어로 진행하고 수업시간에 학생들과의 질의응답도 영어로 진행되며, 팀 프로젝트도 영어로 진행한다. 따라서 교환학생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인 것 같다. 학교의 모든 편의시설도 다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으며 교내 직원은 모두 어느 정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다.
홍콩이라는 곳 자체도 영어를 공통어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지에서는 웬만하면 모두 영어로 해결이 가능하다. 지하철 및 버스, 그리고 모든 표지판에도 영어로 따로 표기가 되어있어서 생활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로컬 식당이나 교외로 나갈수록 일반인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워낙 홍콩에 외국인 비율이 높고 관광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광동어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지장이 없다.
3. 학습 방법
서울대학교와 달리 홍콩대학교의 경제학부에는 TA수업이 거의 항상 마련되어있으며 성적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 한다. TA수업은 정규수업시간 외에 1주일에 1회 1시간 진행되는 수업으로서 TA와 추가 문제를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A에서의 출석점수가 전체 성적에 반영되므로 TA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정규 수업은 빠지더라도 TA수업은 참여할 정도이니, 가볍게 생각할 수업은 아닌 것 같다. TA수업 외에는, 홍콩대학교의 경제학부도 서울대학교의 경제학부처럼 정규수업은 큰 로드가 없고 출석체크도 하지 않는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홍콩은 소비재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웬만한 것은 현지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심지어 한국화장품들, 한국음식들도 모두 홍콩에서 비슷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9월부터 12월까지 홍콩 날씨는 우리나라의 여름~초가을 날씨이므로 여름 옷만 준비해가도 충분하다. 다만 가끔 추울 때도 있으므로 여벌의 얇은 긴 팔 혹은 얇은 아우터는 챙겨갈 것을 권장한다. 또한 홍콩의 12월은 전혀 춥지 않으나, 홍콩에 난방시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12월의 기숙사는 아침, 밤으로 약간 추울 수도 있다. 따라서 전기담요를 챙겨가면 좋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같이 220V를 사용하지만, 플러그가 구멍이 3개짜리이므로 어댑터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만약 어댑터가 없더라도 홍콩대학교 교내 문구점에서 구할 수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지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홍콩에는 정말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 미슐랭 가이드에 추천 받거나 스타를 받은 음식점만 찾아 다녀도 4개월을 지겹지 않게 보낼 수 있을 정도이다. 광동식부터 시작해서, 상해식, 사천식 등 중국요리의 다양한 풍미를 맛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일식, 프렌치, 이탈리안, 인도, 한식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훌륭한 수준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홍콩관광청 측에서도 주기적으로 음식과 관련한 축제를 개최하므로 이 기회를 이용해보아도 좋다.
의료는 기본적인 약은 Watsons와 같은 드럭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다. 학교 근처 가장 큰 병원은 Queen Mary Hospital이다.
홍콩의 교통은 주로 지하철 아니면 버스이다. 지하철은 한국의 지하철보다 더 잘 정비되어 있고 배차간격도 짧다. 또한 요금은 완전한 거리비례라서 짧은 거리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지하철 내부에는 공용화장실이 없다. 또한 버스는 크게 2층버스와 같이 큰 버스와 미니버스로 나뉘는데, 미니버스라고 요금이 더 적은 것은 절대 아니며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다소 특이하다. 승객이 탑승한 지점부터 내리는 곳까지 거리를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버스의 기점에서 승객이 어디서 타는가를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쉽게 말하면, 버스 기점에서 멀어진 곳에서 승객이 탈수록 승객이 내는 요금이 적어진다. 또한 미니버스는 보통 기사가 광동어만 사용할 수 있고, 하차벨이 따로 없기 때문에 광동어를 할 수 없다면 굳이 타지 않는 것이 좋다.
통신은 유심칩을 구매하면 된다. 7/11과 같은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으며 통신사마다 유심을 팔고, 본인은 china mobile 유심을 사용했다. 처음에 약 100달러 정도를 내고 구입하며, 충전된 금액을 다 사용하면 편의점에서 다시 충전하여 사용하면 된다.
3. 여가 생활
홍콩은 흔히 쇼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도 더 많은 매력이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홍콩은 자연환경이 매우 멋있고 접근성도 좋으며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아시아 트레킹의 최대 명소인 dragon’s back도 홍콩대역에서 1시간 내에 갈 수 있다. 이 외에도 11월까지도 즐길 수 있는 해변가가 많고,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섬도 많아서 관광하기에 매우 좋다. 도심을 벗어나서 한적한 자연환경 속에 맞이하는 홍콩은 매우 매력적이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홍콩에서의 4개월은 절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늦은 학년에 교환학생을 가게 된 터라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홍콩에 갔다 온 뒤 생각해보니 갔다 오길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콩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홍콩에서 만든 소중한 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을 고민한다면, 고민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동서양이 섞인 도시의 매력, 낡음과 최첨단이 공존하는 도시의 풍경, 활기차면서도 차분한 홍콩에서의 교환학생은 그 누구에게라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