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는 1477년에 설립된 정말 오래된 전통의 대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어서 그런지 학부나 대학원생 교환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한국 학생들도 매 학기 20명 정도 파견되는 것 같습니다. 웁살라 대학교는 말 그대로 ‘웁살라’라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웁살라는 수도인 스톡홀름과는 기차로 40분정도 떨어져있는 도시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스웨덴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라고 합니다. 주거지역은 정말 조용한 한적한 동네이지만 시내는 나름대로의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에 대해서는 웁살라 대학의 아시아권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가 친절하게 메일을 보내 줍니다. 그 분이 보내주시는 메일에 아마 이번 학기에 열리는 수업 리스트를 보여주는 사이트 링크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사이트 링크를 타고 어떤 수업들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몇월 몇일까지 수강희망 과목을 보내라고 할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것 역시 어떤 사이트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경영대학의 경우에는 수강희망과목 신청이 다른 단과대보다 빨랐습니다. 그 점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강희망 과목은 8개까지 적어서 보낼 수 있는데, 무조건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기가 많은 수업의 경우에는 못 들을 가능성도 고려하셔서 8위까지 수강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수강과목이 확정되면 담당자가 다시 학생이 어떤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메일을 보내줄 것입니다. 만약에 본인이 원하는 수업이 아니다, 바꾸고 싶다라면 메일을 통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듣고 싶지 않은 수업을 다른 수업으로 바꾸어달라고 조정을 요청했었고 그것이 허가되었었습니다.
기숙사는 대략 6종류가 있었습니다. 각 기숙사의 옵션에 대한 정보와 기숙사 신청 역시 담당자가 보내준 메일의 링크를 통해 확인가능합니다. 희망하는 기숙사를 3위까지 적어 낼 수 있고, 이것 역시 수강신청처럼 본인이 1순위로 적었다고 해서 꼭 되는 건 아닙니다. 저는 Flogsta라는 기숙사를 1순위로 적었었고 당첨이 되어서 그곳에 살았었습니다. Flogsta는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사는 기숙사입니다. 1인실이며 각자의 화장실이 따로 달려있고, 한 복도에는 12명의 학생들이 살게 됩니다. 부엌은 공용이여서 같은 복도 학생들끼리 함께 쓰게 됩니다. Flogsta는 개인 화장실이 있고 교환학생들이 많이 사는 곳이며 한달 방 값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는 장점이 있는데 반해서 학교와 멀고 난방이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Flogsta에서 웬만한 학교 수업을 들으러 가거나 시내를 가려면 자전거로는 20분에서 30분이 걸립니다. 걸어서는 대략 40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난방이 잘 안 되는 것도 너무 슬펐습니다. 방 안에 있는 라디에이터는 거의 장식용인 수준이니 이불을 여러 개 덮고 주무시거나 개인 히터를 따로 사시기를 권장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JingJing씨가 제가 있을 때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였습니다. 혹시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JingJing.HuangStaaf@uadm.uu.se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Practical English ? speaking and writing 수업과 Sweden’s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in the 19th and 20th centuries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학과 학생인데 웁살라대학에는 사회복지 관련 교환학생 수업이 열리지 않아 비록 전공수업은 아니지만 제가 흥미를 가진 과목들을 수강하였습니다. 우선 Practical English는 20명 정도의 학생들로 구성되고 영어 말하기와 쓰기에 대해서 수업을 듣습니다. 교수님의 수업은 거의 다 문법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사실 고등학교 때 다 배운 내용이라서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과제로는 말하기 발표 과제 두 번과 영어로 글 쓰기 과제 두 번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님께서 각각에게 피드백은 잘 해주십니다. 부담 없이 들은 과목이지만 사실 영어 말하기 실력을 많이 키우고 싶었던 저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Sweden’s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in the 19th and 20th centuries 수업은 스웨덴의 근대 정치경제 역사에 대해서 배운 수업입니다. 스웨덴이 어떻게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사회민주주의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젠더 문제는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강의는 대부분 교수님의 일방적인 티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험은 지필시험 한 번으로 이루어졌고 수업자료와 리딩자료를 열심히 공부하고 익혔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들은 수업이었습니다. 스웨덴의 발전 과정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 분들은 수강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우선 스웨덴 사람들은 영어를 정말 잘 합니다. 저는 스웨덴어를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을 정도로 스웨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영어로 잘 이루어졌습니다. 수업도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었고 교수님들의 영어 실력 역시 다 훌륭했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한 수업은 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었고 한 수업은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가 이루어지는 수업이었습니다. 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은 교수님이 가르친 내용을 딱히 외우려고 하지는 않았고 참고만 하면서 과제를 작성했습니다.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가 이루어졌던 수업은 강의시간에 필기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교수님이 올려주신 ppt와 reading자료를 노트북으로 보면서 시험에 대비했습니다. 공부를 할 때는 주로 웁살라 도서관에 갔습니다. 웁살라 성 근처에 있는 도서관인데, 비록 대부분 스웨덴어로 된 책이긴 했지만 책도 정말 많이 있고 공부할 자리도 많아서 저는 자주 거기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웅장하고 멋진 곳이니 공부할 때 웁살라 도서관에서 한 번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입국 시 필요한 물품은 개인마다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교환학생 준비물 같은 내용으로 검색을 하시면 블로그 같은 곳에서 준비물 리스트 같은 것을 올려놓은 게시물들이 있습니다. 그걸 참고하시면서 본인이 필요할 것 같은 건 가져가고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건 안 가져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지 물가 수준은, 저는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았습니다. 북유럽 물가가 정말 비싸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제가 느끼기엔 교통비나 외식비 그리고 기숙사비만 비쌌습니다. 교통비는 버스 한 번 탈 때 2500원정도가 드는데, 한 달 짜리 정기권을 끊으면 6~7만원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밖에서 사먹는 것도 꽤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기숙사 부엌에서 직접 해 먹었습니다. 식재료는 정말정말 싸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의 모든 식재료가 한국의 절반 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유제품이 싸서(우유가 1리터에 1300원정도밖에 안해요!) 우유, 요거트, 치즈를 즐겨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고기도 싸고 파스타도 싸고 채소도 싸고 과일도 싸고(제스프리 골든키위를 5개에 1300원에 산 적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쌉니다. 그래서 많은 요리를 시도해볼 수 있었고 식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비는 한 달에 40~50만원 정도 합니다. 우리학교 기숙사비를 생각하면 많이 비싼 것 같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자취하는 거랑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참고로 외식비는 비싸지만 카페는 우리나라랑 물가가 비슷합니다. 저는 카페를 좋아해서 자주 가는 카페가 몇 군데 있었는데, 케이크 같은 디저트는 5~7천원 정도 하고 커피, 차 류는 대부분 5000원을 넘지 않습니다. 아메리카노가 3600원 정도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위 항목에서 언급을 했고 사실 제가 의료나 은행 서비스를 받아본 적은 없어서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교통에 대해서 말씀 드리면 버스가 초록버스와 노란버스로 나뉘는데 초록버스가 우리나라의 초록버스와 비슷한 개념이고 노란버스는 파란버스와 비슷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초록버스는 대략 10분에 한 번씩 오고 노란버스는 그것보다 배차간격이 길었습니다. 스톡홀름을 갈 때는 보통 기차를 타고,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을 갈 때는 보통 노란 버스를 탑니다. 기차와 노란 버스 둘 다 한 번 탈 때 10000원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통신은, 학교에서 OT 때 나눠주는 유심칩을 받아서 시내의 대리점으로 가서 핸드폰 개통을 했습니다. 저는 6개월 동안 한 달에 2기가씩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옵션으로 개통을 했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한국보다 통신비가 싼 편이었습니다. 그 점은 좋은데, 문제는 여기는 4G도 아니고 LTE도 아니라는 점 입니다. 제일 좋은 상태가 3G이고 가끔씩은 그마저도 안 터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좀 많이 답답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이 데이터 속도가 정말 빠른 편입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중고자전거를 학기 초에 사서 주로 자전거를 타면서 여가 생활을 즐겼습니다. 웁살라는 정말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도 멋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아직도 그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뛸 정도네요.. 저는 구글맵을 보면서 웁살라 이곳저곳을 자전거로 다녔는데, 가장 좋아했던 곳은 IKEA와 Ekoln Lake, Gamla Uppsala입니다. 이케아는 가구 구경하는 재미, 밥 저렴하게 먹는 재미로 자주 갔었고 Ekoln Lake는 맑은 호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아름다웠고 Gamla Uppsala는 초록빛 들판이 펼쳐져 있어서 드러누워 쉬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다 꽤 거리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제가 살았던 Flogsta를 기준으로 했을 때 IKEA는 3km정도, Gamla Uppsala는 4km정도, Ekoln Lake는 5km정도 떨어져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갈 땐 괜찮았는데 돌아올 때 체력이 부족해서 고생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웁살라 곳곳을 다니던 것은 정말 저에게 최고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학기 초에 중고자전거를 구입해서 자전거로 여가생활을 보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다른 대학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웁살라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받기가 좀 어렵다고 느낍니다. 서울대는 실제 수업 시간이 얼마냐에 따라서 학점을 인정해주는데 제가 들었던 수업들은 모두 수업 시수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교수님이 실제로 수업하신 시간이 대략 15시간 밖에 안됩니다. 다른 수업들의 경우에도 많아야 30시간 정도의 수업을 진행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교수의 수업보다는 학생들의 자습과 과제를 중시하여서 그렇게 수업 시수가 적은 것 같은데, 그렇다 보니 서울대에 돌아와 환산하면 학점 인정을 적게 받게 됩니다. 저는 한 과목 당 1학점 밖에 인정을 못 받는 셈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애초에 전공수업을 들은 게 아니라서 학점 인정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상관 없었지만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학점 인정을 받으려는 분들이라면 수업 시수를 고려하면서 수강신청을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제가 귀국한지 반 년이 지난 후에야 이렇게 귀국보고서를 쓰게 되었네요. 그래서 교환학생 시절이 기억 속에서 많이 잊혀진 상태였는데 귀국보고서를 쓰면서 다시 새록새록 떠올라 좋았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조금 특별한 교환학생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가졌던 교환학생에 대한 이미지는, 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수업도 열심히 듣고 친구들과 놀러다니기도 많이 놀러다니는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교환학생을 오니 아름답고 조용한 자연 환경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을 감상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카페에서 일기를 쓰고 틈틈이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일상을 많이 차지하였습니다. 저에게는 교환학생 시절이 저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 있다 보니 제 내면을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기존에 제가 상상했던 교환학생 시절을 보낸 것은 딱히 아니었지만 제겐 제 일생에서 의미 있고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Exciting한 경험을 많이 하는 교환학생 생활이든, 혼자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교환학생 생활이든 교환학생이라는 건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면서 추억도 많이 생기고 무엇이 되었든 느끼는 바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갈지 말지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용기를 내서 도전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