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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O혜_Science Po_2016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7 July 2017

I. 파견대학

 1. 개요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 Science Po)는 프랑스의 그랑제꼴 중 하나로 정치 분야에 특화된 학교입니다. 국내외적으로 국제정치 분야에서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으며 파리의 정계 및 국제정치 분야로의 진출에 있어 주요하게 거론되는 교육기관입니다. 시앙스포에는 (국제)정치 분야에 있어 매우 양질의 수업들이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사회과학적, 인문학적 수업이 제공되기 때문에 반드시 정치외교 등의 전공 학생에게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오래된 사회과학적, 인문학적 역사의 유산은 시앙스포에서도 상당히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만큼, 국제정치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파리의 지식사적 유산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시앙스포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시앙스포 교환학생으로 선정되면 시앙스포용 포털에 접속하는 메일 계정을 제공받게 됩니다. 여기서 수강신청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과 행정 전반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방식은 서울대학교와 비슷하게 선착순으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수업 리스트는 신청하기 1~2주 전에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됩니다. 인기 있는 강좌에 대한 경쟁은 당연히 치열하며 시앙스포 교환학생 페이스북 홈페이지 등에서 강의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수강신청 당일에 파리에 입국하는 날이어서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해 애초에 수강신청 자체가 늦어졌는데, 이 때문에 희망했던 강의 대신 다른 과목들로 결국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강의로 들어가고자 문의해 보았으나, 시앙스포에서는 전공생이라고 하여 인원을 초과하여 학생을 받아들여주는 소위 ‘초안지’라는 개념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처음 수강신청을 잘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만 사실 서울대학교에 비하면 수강신청이 치열한 것은 아니므로, 출국날짜 등을 잘 정하기만 하시면 될 것 같네요.

시앙스포는 애초에 모여 있는 큰 캠퍼스가 아니고 파리 시내 군데군데에 강의실이 퍼져 있습니다. 따라서 기숙사가 따로 없고 보통 일반 자취방을 구하거나 파리의 사설 기숙사로 지원하곤 한다고 들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먼저 인터넷 상 파리의 한인 커뮤니티 등에 스랖의 복덕방 개념의 플랫폼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서는 한인들 위주로 혹은 그를 중개해서 자취방, 하숙집 등을 제공합니다. 안정성이 있지만 가격대가 높거나 혹은 파리 중심부에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교환학생 페이스북에서 학기가 끝나는 교환학생들이 방을 내놓는 형식으로 구해볼 수 있는데 저는 이 방법을 통해 같이 교환학생을 간 친구와 함께 숙소를 구했습니다. 세 번째로 시앙스포에서 제공하는 숙소가 있는데 아마 메일로 안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종의 셰어 하우스 개념으로 학교 차원에서 숙소와 제휴한 형태 같았는데 가격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드리는 것은 시앙스포 교환학생 페이스북을 통해서 구하는 것으로, 이 방법이 가장 안전하고 특히 가격대가 저렴한 것을 찾을 수 있어 보입니다. 또한 파리는 행정 처리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기존에 방을 썼던 학생을 통해 알로까시옹 등의 보조금이나 원래의 계약 조건 등에 대해 상세하게 전해 듣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확실할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premiercycle.echange@sciencepo.fr 라는 메일로부터 수강신청과 행정 등에 관한 메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주소로 문의를 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시앙스포는 총 3가지 수업 종류가 있는데 먼저 60~100명 정도의 Lecture, 30~50명 정도의 Seminar, 20명 정도의 Elective라는 수업으로 나뉘어 집니다. Lecture 수업은 실제로 들어 본 적이 없지만 대규모 수업으로 강의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Seminar 수업의 경우 Lecture보다는 덜하지만 실제 수업을 들어본 결과로는 여전히 대규모 강의여서 강의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생 수가 많다 보니 학생 발제나 수업 참여 보다는 시험과 특히 소논문이나 보고서 작성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가장 소규모 수업인 Elective는 수업 중 교수와 학생 간 교류가 가장 활발한 수업이고 학생들의 직접 발표와 수업 내 토론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교수에 따라 스타일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업 중 반은 교수 강의와 중간중간의 학생들의 질문이나 토론, 나머지 반은 학생들의 발제의 구조로 가는 형태여서 기본적인 수업 참여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저는 애초에 수강신청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결국 남은 수업들로 시간표를 다시 짜는 과정을 거쳤고 그러다 보니 수업을 많이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세미나로 Political Psychology and Public Opinion이라는 수업을 들었고, 일렉티브 수업으로는 Liberal Democracies and the use of Force in Counter-Terrorism, 마지막으로 Ending Wars and Thinking Peace in 20th 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1.     Political Psychology and Public Opinion(Pavlos VASILOPOULOS)

정치 전공 수업 중 인기 있는 강좌들은 거의 다 차버린 상태에서 사실 고육지책으로 수강하게 된 수업입니다. 정치 전공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보다 심리학과 언론학과에 가까운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나 정치 성향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들을 다양하게 배우고 이를 현실과 연계하여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대학교 학부 수준에서 특히 정치외교학과 전공생인 저로서는 생소한 실증주의적인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자체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특히 마지막 기말 보고서가 표와 통계, 여론조사 자료 등을 직접 인용하여 실증 분석을 조금이라도 시도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정밀한 실증주의적 연구 방법론에 익숙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매우 유익하고 현실적인 적용을 해볼 수 있는 수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     Liberal Democracies and the use of Force in Counter-Terrorism(Amelie FEREY)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 특히 그중에서도 미국의 반테러 정책에 대하여 고찰하는 수업입니다. 유럽적 관점에서 무력사용이나 선제적/예방적 무력 개입에 대한 탈근대적인 고찰이 얼마나 앞서 나가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업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가장 교수-학생 교류가 많은 수업이었는데 선생님께서 매우 자유롭게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허용하시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외교학 전공생으로서 미국 중심적인 정책이나 사고 방식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이 없이 학부 수업을 들어왔다는 점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미국의 대중동 및 반테러 정책을 중심으로 그 정당화 논리의 개발에 대한 고찰, 급발전하는 드론 등의 무기 체계와 미 지상군의 축소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targeted strike와 민간 희생의 감소라는 신화 등에 대한 비판적 논의 등을 하는데 개별 주제 하나하나가 매우 인상적이고 날카롭습니다. 팀프로젝트로 다루었던 테러와 낭만주의까지, 일반적으로 국제정치학 전공을 하면서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다양하고 심도있는 주제들에 대해 접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퀴즈와 개별 발표, 중간기말 시험에 팀플 보고서까지, 일렉티브 수업은 대체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그만큼 얻어갈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3.     Ending Wars and Thinking Peace in 20th 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Maja SPANU)

유럽의 국제정치학계에서 탈근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수업입니다. 특히 수업 주제가 전쟁과 평화에 관련하여 있는데 위의 무력사용과 예방 공격 논리 등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기반으로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와 냉전을 거치며 있었던 다양한 무력충돌과 학살의 역사를 통해 발전해온 국제형사법 및 국제인도법을 위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국제법적인 기반이 갖추어져 있다면 수업에 더욱 활발히 참여할 수 있겠지만 기반이 전혀 없더라도 기본적인 강의에서 커버되는 부분이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한국 국제정치학과에서는 국제법에 대해서 특히 그 인도주의나 보편주의적 발전의 경향에 대해 깊게 다루지 않는데, 유럽에서는 논의가 이 부분으로 이미 한참 전에 넘어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르완다나 코소보에 대해 국제사회가 개입하는 과정에 대해서 감추어지거나 논리적으로 정당화된 다국적군의 비인도적 행위, 성찰이 전무한 무력 개입 등에 대해 수업 내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국제정치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의 국제정치학계가 어느 정도 편향적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고 학부 수업 차원에서 다양한 관점이나 주제를 접할 기회가 그만큼 적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한국에서 불어를 배웠고 B2를 대학 이전에 이미 따놓았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제 2외국어 공부를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많이 까먹은 상태였고 따라서 대학 강의는 영어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시앙스포 강의는 그 자체로 매우 수준이 높기 때문에 불어로 전공과목을 배우기에는 매우 벅찰 수 있습니다. 다만 불문학과나 불어 교육과 분들은 열심히 하면 충분히 따라가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앙스포에서도 불어 강좌를 개설해주기는 하지만 제가 신청할 만한 수업은 없었기에 저는 대신 파리에 있는 알리앙스에서 회화와 쓰기 위주로 불어 강좌를 수강하였습니다. 학교 수업이 많지는 않아서 남는 시간에 알리앙스에 갔던 것인데 한국의 알리앙스에 비해서도 훨씬 강도 높게 불어만 고수하는 만큼 파리에서 불어 실력을 더욱 늘리고 싶다면 알리앙스에 다녀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이나 금요일 밤 등에는 알리앙스 차원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나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므로 이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저는 학교 근처에 바로 있는 eglise에서 제공하는 무료 말하기 클럽에도 참여해보았는데, 시앙스포에서 교환학생들에게 제공하는 Welcome Program에서의 멘토가 추천해주어서 알게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회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프랑스인들이 무료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말하기 클럽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하루에 3-4차례씩 한번에 1시간 반~2시간 정도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클럽으로, 불어 실력이 A2이상만 된다면 누구나 다 받아주는 자유로운 클럽입니다. 파리에서 오래 산 영국인 교수, 브라질에서 일하러 온 여학생, 아예 이민을 온 모로코인 등 구성은 매우 다양한데 대화 주제가 브렉시트나 브라질의 후세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 등 매우 시사적이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했던 클럽이었습니다.

사실 파리 중심부는 웬만한 영어가 통하고 영어로 무언가 물어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기분 나빠한다거나 불어로 대답한다거나 하는 것은 더 이상은 무리 있어 보이는 편견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당연히 불어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낼 수 있으며 스스로 의지가 있다면 불어 실력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저는 학교를 다니는 중에는 영어로 수업을 들었고 시앙스포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영어 실력이 매우 좋기 때문에 불어보다도 영어 실력이 더 는 것 같기는 합니다. 불어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사실 시앙스포보다는 한국어 학과가 있다는 다른 파리 대학들로 지원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학습 방법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시게 되면 캠퍼스 프랑스라는 기관을 통해 각종 행정적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이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 선정된 이후에 캠퍼스 프랑스를 통한 준비 과정을 미리미리 준비해놓으면 나중에 매우 편합니다. 미루는 사람들이 많아서 시간이 지나갈수록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행정 과정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어렵지는 않으므로 안내된 바대로 하되 미루지 않으면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의 물가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외식비 등 서비스업은 물론 비싸지만 가전제품이나 침구 등 대부분 공산품이나 식재료비는 한국과 비슷하고 특히 직접 음식을 해먹는 경우에는 한국보다 전혀 비싸지 않습니다. 제 경우에도 침구나 청소기 등은 한국에서 가져가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중고 매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샀는데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옷과 세면도구, 특히 공책과 볼펜 등 작은 짐 위주로 챙겨오는 것은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필기구 등이 프랑스보다 훨씬 좋고 저렴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앞서 언급했듯이 외식비는 비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류, 특히 육류는 프랑스에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어서 직접 요리하는 경우 식비를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한국 음식점이나 한인 마트는 15구에 몰려 있는데 사실 한인마트의 물품들이 오히려 많이 비싸서 한국 음식이 그리울 것 같다면 라면 등은 챙겨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학교 내 카페테리아의 샌드위치가 양이 푸짐하면서도 저렴하여 자주 사먹는 편이었고, 파리에는 수많은 Boulangerie들이 있는데 바게트는 언제나 1유로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어서 빵 위주로 자주 사먹었습니다. 웰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멘토가 학교 근처에 저렴한 학생 식당 등을 안내해주므로 이를 참고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제 경우에는 학내 카페테리아 외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교통의 경우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ImagineR이라는 1년용 교통카드를 사용하는데 가장 저렴합니다. 저는 한 학기만 있었기 때문에 매월 70유로 짜리의 Navigo 카드를 이용했습니다. 어차피 파리에서 살게 되는 경우에는 나비고 카드가 오히려 유용하고 특히 근교 도시나 디즈니월드 등까지도 지하철로 다 다니기 때문에 10개짜리 carnet보다는 나비고 카드가 더 좋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참고로 나비고 카드는 매월 초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월 후반에 파리에 도착한 경우에는 carnet 카드를 사용하고 다음 달 시작부터 나비고 카드를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핸드폰의 경우 free나 orange 등 다양한 통신사가 있는데 가장 저렴했던 것은 Free Mobile이었고 실제로 친구들도 이를 가장 많이 이용했습니다. 월 20유로 정도로 거의 무제한 데이터에 가까운 혜택을 제공합니다. 시내에 free 매장에서 바로 신청하고 (부탁하면) 유심칩까지 직접 갈아줍니다.

파리에서는 주택 보조금(알로까시옹)을 받기 위해서 파리 은행의 계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Societe Generale에서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보험의 경우 교환학생 준비 기간 중 학교 메일 계정으로 안내가 되므로 그를 통해 보험을 가입하면 됩니다. 은행 계좌는 직접 지점을 방문해서 열게 되는데 미리 예약을 하여 악속을 잡고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영어도 다 통합니다. Societe Generale의 경우 학교와 제휴를 맺었기에 처음 계좌에 80유로 정도 용돈까지 들어오는 등 여러 혜택이 있으니 잘 챙겨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어플도 깔아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했는데 매우 편리했고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열어놓았던 계좌를 닫을 때에도 어플을 통해 담당자와 연락하여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3. 여가 생활

프랑스에서 여가 생활 중 교환학생 신분으로 가장 유용한 것은 아마도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라는 점일 것 같습니다. 오르세, 피카소, 오랑쥬리 등 유명 미술관은 유럽권 교환학생인 경우 유럽 학생으로 취급되어 전부 무료입니다. 이외에도 파리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지하철 역에 매일같이 수많은 박람회, 행사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또 이를 소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고 시앙스포 페이스북에 올라오거나 학생들이 링크해두는 행사들도 많으므로 여러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누리기를 바랍니다. 저는 교환학생 때 파리에서 열렸던 유명 미슐랭 셰프들이 직접 참여하는 Taste of Paris와 와인 박람회에 가보았는데 매우 즐거웠고 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외에도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동아리를 통해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시앙스포는 사실 학기 초반부터 도서관이 상당히 가득 차 있을 만큼 학구적인 풍토를 가지고 있고, 학생들 중 석사생들도 수업에 종종 들어와서 함께 적극 참여합니다. 수업도 3차례 이상 빠지게 되면 자동으로 F처리가 되는 만큼 학사관리가 엄격합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을 가서 마냥 여유롭게 즐기다 오겠다는 생각으로 시앙스포에 온다면 오히려 예상과 다른 학업적 요구량과 분위기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시앙스포는 교환학생과 자체 학생 비율이 1:1인 만큼 교환학생이 많아서 특별히 세심한 관리나 배려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은 특히 학생들 간의 교류나 친목도모 부분에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버디 매칭이 이루어지기는 합니다만 시앙스포 학생들은 각자 학업 부담량이 매우 많아서 함께 시간을 자주 보내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기숙사가 모여 있지도 않기 때문에 친목 도모 등의 교류를 위해서는 스스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 학기 다녀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시앙스포의 프랑스인 친구들과 가까워지기는 매우 어려웠고 보통 교환학생들끼리 가까워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다녀온지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보고서를 작성하니 막 한국으로 돌아왔을 당시와는 다른 감회에 젖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시앙스포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강하게 토론되는 수업을 만나면서 제 자신의 생각과 패러다임이 얼마나 그들과 다른지를 물씬 느꼈던 점은 한편으로 제가 속한 학문사회와 타 학문사회가 얼마나 많이 다를 수 있는지, 그 이해의 간극을 어떻게 하면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또 파리에서 일상 생활을 하면서 이 사회 속에서 제 스스로가 낯선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하며, 일반적으로 파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환상이나 기대, 잘못된 편견 등을 시정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당시 저 스스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험은 지금 제 자신이 성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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