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of Arizona는 줄여서 U of A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미국 애리조나 주 투산에 위치한 주립대입니다. 애리조나 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천문학과 광학뿐만 아니라, 경영학이나 사회학 등으로도 유명한 학교입니다. 학교 상징은 Wild Cats로, 스포츠 경기 시즌이 되면 교내에서 ‘Go, Wild Cats!’, ‘Bear Down’ 같은 문구를 많이 보실 수 있고, 스포츠 성적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천문학으로 유명한 도시인만큼 밤에는 한국에 비해서 도시의 불빛이 별로 없으며, 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주변에 Grand Canyon이나 Red Rocks와 같이 하이킹을 할 만한 산과 국립공원이 많아, 가볼 만한 도시입니다. 기후는 사막 지대이기 때문에 매우 건조하고, 여름에는 매우 덥지만, 겨울에는 일교차가 꽤 큽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라티노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으며, 멕시코 국경을 걸어서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International student orientation에서 상세하게 알려주겠지만, 수강신청은 서울대의 mysnu 아이디 같이 UAccess 회원가입을 한 뒤에 수강편람을 보고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교환학생들은 local students들보다 늦게 수강신청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이 이미 꽉 차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담당 교수님한테 메일을 보내면,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 수강하실 수도 있습니다.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OT에서 설명해주기도 하고, advisor를 만나 수강신청하는 법을 개별적으로 배우거나 어떤 수업을 들으면 좋을지 조언도 구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통 100번대는 1학년 강의 (일반적으로 general education), 200번대는 2학년, 300번대는 3학년, 400번대 이상은 4학년이나 대학원생 강의입니다.
기숙사는 미국 가기 전에 신청했는데, 신청할 때도 신청비가 따로 듭니다. 자신이 원하는 기숙사를 사이트에서 보고 10~15위 리스트를 써서 내면, 보통 7~8위 내에서는 되는 것 같습니다. 신청할 때, 룸메이트를 매칭하는 단계가 있어서 잘 맞겠다 싶은 룸메이트가 있으면 메시지를 보내 신청하면 됩니다. 저는 싱가폴에서 온 교환학생과 메시지를 좀 나눠보고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했는데, 그렇게 하면 2명 방이 빈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기숙사 1~5위는 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는 제일 싼 곳이라도 한 달에 6~70만원 정도인데, 강의실과 가깝고 안전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 중 저는 Kaibab Huachuca에서 살았는데, 방도 꽤 크고 공동주방도 같은 가격대의 기숙사보다 커서 살기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1년 계실 분들이라면, 캠퍼스 가까운 곳에 50만원 대의 아파트들도 있기 때문에 그곳을 알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Donella Ly
Office of Global Initiatives
520.621.0785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총 4과목을 들었는데, 2과목은 1학년 과목으로 교양 수준의 강의였기 때문에 따라가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1학년 과목인만큼 자잘한 과제들이 많고, 출석체크도 꽤 엄격했습니다. 나머지 2과목은 300번대, 400번대의 전공 과목이었습니다.
- Sex and Gender (SOC 150B2): 사회학 강의로, 성과 젠더를 사회구조 및 문화와 연결시켜 배울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저는 서울대에서 비슷한 강의를 한 번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강의 내용은 어렵지 않은 편이었고, 에세이/리딩퀴즈 등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리딩퀴즈는 syllabus에 있는 책을 읽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리딩만 밀리지 않고 성실히 읽으면 되겠습니다. Discussion이 활발한 강의였는데, 서울대 강의에서 듣던 것보다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고 학생들이 서로 반박해나가며 수업을 진행해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출석체크나 수업 중간중간 강의내용을 체크하는 퀴즈는 TopHat이라는 어플로 진행했는데, 1학기 사용료를 조금 지불해야 합니다.
- News in a Digital Age (JOUR 150C1): 평소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어서 들었던 강의인데, 보통 4학년 과목보다 1학년 과목의 로드가 많고, 자잘한 과제들이 자주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들었던 과목 중에 제일 과제가 많았지만,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라서, 수업 내용만 잘 복습하면 mid term이나 final은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글을 쓰는 과제들이 대부분인데, 과제 지시사항을 자세하게 주기 때문에 그것만 잘 지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글을 쓰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writing center에서 첨삭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대다수의 강의에서 clicker라는 기계를 이용하는데, 퀴즈 쇼처럼 교수가 강의 중간에 강의와 관련된 문제를 내면 기계를 통해 맞추면 됩니다. Clicker를 통해 수업참여도와 출석체크를 하니, 가서 구입하시면 되는데, UA market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중고로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학교 서점에서 구입하시면 $80이기 때문에 중고로 사시는 편이 좋습니다.
- Sociology of Religion (SOC 322): 종교사회학에 관한 강의인데, 영화를 보고 쓰는 5번의 에세이 과제와 리딩퀴즈, 기말보고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들어보고 싶었던 주제여서 로드가 많아 보이기는 해도 수강했는데, 생각보다 교수님이 상세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미국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점은 교수님들이 최대한 syllabus 일정에 맞춰서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리딩을 성실히 하고, 과제 기한을 잘 맞춘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discussion에서 교수님과 다른 의견을 가진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영어로 표현하며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Sociology of the Body (SOC 448): 처음에는 4학년, 대학원생 과목이라 조금 걱정했지만, 나중에는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입니다. 사람의 몸을 사회학적으로 배운다는 주제도 특이했고, 생물학이나 의학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람의 몸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강의였습니다. 교수님과 학생들 간의 소통도 굉장히 잘 되어, 수업 분위기도 좋았고, 자신이 쓴 글을 직접 발표하며 다른 학생들과 토의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강의 역시 리딩 자료를 잘 읽으면, 에세이 과제나 시험은 비교적 쉽게 느껴지므로, 400번대 강의라고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보통 시험은 객관식과 서술형이 섞여서 나오는데, 자료를 읽었는지 확인하는 정도의 문제이므로 비교적 쉽습니다.) 보통 인문, 사회 과목들은 1학년 과목보다 위로 올라갈수록 로드가 적은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는 TOEFL 준비했던 것 이외에는 딱히 연습한 것이 없었고, 가끔씩 영어로 영화나 미드 등을 보기는 했습니다. 다른 도시에 비해 투산에 한국인이 적기 때문에 학교에서, 특히 기숙사에 살면서 친구들을 사귀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워낙 말을 빨리 하기에 알아듣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2~3개월 지나고서부터는 익숙해져서 실생활에서 영어로 얘기하고 알아듣는 것이 익숙해졌던 것 같습니다. 한 학기만에 영어가 비약적으로 늘지는 않지만, 적어도 영어로 강의를 듣고, 친구들과 영어로 소통하면,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어색함이 없어집니다.
특히 투산은 멕시코와 가까워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스페인어를 배우기에 좋은 환경이므로, 간단한 회화나 단어 정도를 익혀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학습 방법은 서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공 특성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리딩 자료를 읽고, 그것을 토대로 강의를 듣고, 퀴즈를 온라인으로 보거나 에세이를 쓰는 것이 기본 로드였습니다. 중간/기말고사는 보통 객관식+서술형으로 나오는데, 객관식은 자료를 읽었는지 확인하는 정도이므로, 비교적 쉽습니다. 만약 영어로 글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틀이나 문법, 주제에 맞는 글 전개 등을 writing center에서 첨삭해주기 때문에 그 곳을 적절히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만약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거나, 에세이 과제에 감이 전혀 오지 않는다면, office hour을 이용해서 교수와 상담을 하거나 advisor과 약속을 잡아 얘기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교직원들이 도움을 많이 주고,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망설이지 마시고 모르면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핸드폰 유심과 서비스는 거기서 구매해도 되지만,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해도 되고, 인천공항에서 픽업할 수 있습니다. 변압기나 기본적인 생활물품 등을 가져가시면 되고, 혹시 짐이 너무 많다면 그 곳에서 walmart나 target에서 사면 무방합니다. 겨울에는 일교차가 큰 지대이기 때문에 두꺼운 자켓 한 개쯤 가져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가기 전에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생필품은 대부분 거기서 다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과일이나 육류 등 식료품은 한국보다 훨씬 쌉니다. 밖에서 나가 먹는 것은 워낙 값도 비싸고 팁도 줘야 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서 자주 기숙사에서 요리하곤 했습니다. 이 외의 옷이나 생활용품들은 한국과 비슷한 값으로 살 수 있으며, amazon이나 walmart를 이용하면 더 싸게 구할 수도 있습니다. (u of a 학생 등록해서 amazon prime 가입하시면, 배송료 무료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대부분 학교 캠퍼스 근처에 먹을 곳이 몰려 있고, 교내에도 많은 프랜차이즈가 있으며, 근처 CVS에서 웬만한 생필품, 음식,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하시는 데에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좀 먼 몰이나 마켓 등을 가거나, 외식을 한다면,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앱을 다운 받고, 카드만 등록하면 언제든지 쉽게 이용 가능하므로, 차가 없다면 반드시 이용하게 될 필수 앱입니다. 이 외에도 suntran이라고 불리는 시내 트램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앱을 다운받아서 이용권을 구입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배차간격이 상당히 길어서 차라리 우버나 리프트를 사용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통신은 at&t, verizon 등 여러 통신사가 있는데, 저는 at&t를 썼습니다. 친구들 보니까 verizon도 많이들 쓰던데 이 두 개가 가장 투산에서 잘 터지는 통신사인 것 같습니다. 가끔 하이킹할 때나 도로에서 운전할 때, 안 터지는 통신사도 더러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보시고 사세요! 사실 국제전화는 카카오톡 보이스톡이나 페이스톡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국제전화 서비스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미리 구입하고 유심을 공항에서 픽업했는데, 미국에서 사도 무방합니다. 매달 서비스를 갱신할 때는 한국 사이트를 통해서 구입하거나, 아니면 Walmart 같은 곳에서 구입해도 됩니다.
U of A는 wells fargo가 학교 뱅크이므로, 계좌 하나 열어놓으면 한국에서 돈을 받을 때나 ATM에서 현금 인출할 때, 편하긴 합니다. 저는 wells fargo 카드 하나, 서울대 학생증과 연동되는 농협 비자 체크카드를 들고 다녔는데, 아주 가끔 한국카드가 안 먹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계좌는 오기 전에 은행에 가서 닫으면 됩니다. Catcard라고 U of A 학생증이 있는데, 그 곳에 돈을 넣어두면 학교 근처 샵에서도 쓸 수 있고, 교내 스타벅스나 프린트 할 때, 세탁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학기 중에는 친구들과 그랜드 캐니언에 가서 하이킹을 하기도 하고, 주말에 Phoenix에 가서 놀고 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투산이 한국만큼 놀 곳이 많이 없기 때문에, 주로 친구들과 홈파티를 하거나 하이킹, 수영 등을 하면서 여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pot luck party라고, 각자 요리한 음식을 갖고 와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하는 홈파티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현지 친구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습니다.
다른 미국 학교들과 같이 spring break가 있는데, 이 때는 가까운 LA나 San Francisco, Las Vegas 등을 싼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습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육로로 국경을 넘어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학생 할인을 받아 싼 가격으로 미국을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나면, 뉴욕이나 보스턴 등 미국 동부 쪽을 여행하고 오셔도 좋을 것 같은데, 미리 비행기 표를 사두면 10만원 내외로 아주 싸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고, 서부와는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한 번쯤 가볼 만한 도시들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이란 곳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가고 나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매우 즐거웠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마냥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학교에서 내 전공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유익한 시간이었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세계 각지의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학기였습니다. 3년 동안 서울대에서 바쁘게 살다가 교환학생을 가게 됐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유를 갖게 되었고, 바쁜 대학생활 와중에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는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 항공료도 싸기 때문에 spring break나 학기가 끝난 후에 북미, 남미 대륙을 여행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교환 학기가 대학생활에서 재충전을 할 수 있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