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오클라호마 대학은 오클라호마 주의 노먼이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있습니다. 캠퍼스가 굉장히 크고 오클라호마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라고 들었습니다. 종합 대학으로서 여러 과가 존재하고 기상학과 석유공학이 유명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기숙사는 트레디션과 크래틀리 라는 두 곳이 있습니다.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연락이 오면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트레디션은 4명이 함께 거실과 부엌을 공유하고 1인 1실을 쓰며 2명씩 화장실을 함께 씁니다. 이 트레디션은 또 이스트와 웨스트로 나뉘게 되는데, 이스트는 캠퍼스와 가깝고 버스가 자주 오는 학교 주차장과 가깝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웨스트에 살았었는데 웨스트는 교환학생들이 많이 살아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에 좋다는 것과 세븐일레븐이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교환학생의 대부분이 트레디션 웨스트에 살기 때문에 파티를 할 때면 시끄럽고 정신이 없습니다. 이스트와 웨스트는 기숙사 선택할 당시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데(자신의 생활패턴이나 파티를 좋아하는지 등등) 그 답에 따라 정해진다고 들었으나 랜덤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크래틀리는 트레디션 이스트 반대편에 위치해있어 역시나 교통이 좋다는 장점이 있고 2인 1실이며 4명이서 함께 화장실을 쓰며 가격이 트레디션의 반입니다. 룸메와 함께 살면서 빨리 친해지고 영어실력을 늘리고 싶은 친구들은 크래틀리에 살면 좋을 것 같지만 룸메가 잘못 걸릴 경우도 고려하면서 선택해야할 것 같습니다. 크래틀리는 트레디션에 비해 확실히 시설이 좀 낙후했습니다. 또한, 트레디션은 클럽하우스라는 곳이 있는데 기숙사 조교실 같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당구도 칠 수 있고 작게 운동할 수 있는 시설도 있고 인쇄도 할 수 있고 DVD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또한, 클럽하우스 앞에 풀장과 발리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1학기에 이곳에 있으면서 한 4월쯤부터 풀장을 이용했는데 친구들과 풀장에서 놀고 함께 음식을 먹고 햇빛을 쬐며 쉬었던 이 순간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트레디션 웨스트는 한학기에 $2000-2200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은 교환학생 담당자이신 Katie Richardson 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하게 됩니다. 수강편람을 보고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 8가지 정도를 우선순위를 정해서 메일로 보내면 어떤 수업은 신청이 되었고 어떤 수업은 신청이 되지 않았는지 연락을 받게 됩니다. 혼자서 수백명의 교환학생 업무를 처리하시다 보니 수강신청 과정에서 연락이 늦어질 수는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계속 연락이 오지 않아 수업이 잘 신청되었는지 걱정을 했었는데 미국에 도착해서도 계속해서 수강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답장이 안온다고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전공 수업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몇 개의 수업은 담당 교수님께 먼저 연락을 드려 확인을 받아야 했어서 수강신청이 늦어졌었습니다. 우리학교처럼 개강을 한 후에도 며칠간은 수업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혼자서 홈페이지에서 신청과 취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Katie Richardson 이분께서 교환학생 전체와 연락을 하십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조경학 전공 수업 2개와 English for Exchange students, Acting for Non-major, Ballroom dancing 이렇게 총 5개 14학점을 들었습니다. 교환학생은 최대 14학점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i. English for Exchange students
교환학생을 위한 영어 수업입니다. 우리학교 대학영어1에서 배우는 글쓰기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았고 영어 글쓰기에 대해 차근차근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은 굳이 들으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수업이기 때문에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인 것은 맞습니다. 이 수업은 학점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점에 유의하며 고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 Acting for Non-major
이 수업도 교환학생이 꽤 듣는 수업인데 정말 추천하고 싶은 수업입니다. 우선 우리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연기를 배울 수 있고 실제로 연기자나 코미디언을 희망하는 미국인 친구들이 이 수업을 수강하기 때문에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저도 쑥스러움을 타는 성격이고 사람들 앞에서 연기해본 경험이 없어서 걱정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수업을 통해 자신감도 많이 얻고 스스로 깨달은 점도 많았습니다. 교수님이 정말 열정적 이시고,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도 서로 격려해주면서 재미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저는 이 수업을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iii. Ballroom dancing
무도회 댄스 수업입니다. 교수님 세분께서 돌아가면서 수업을 해주십니다. 일주일에 하루 두 시간 수업이라 부담은 없지만 저는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을 좀 느꼈습니다. 파트너를 계속 바꾸면서 춤을 추지만 그 친구들과 막 이야기하고 친해지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지는 않기 때문에 반복되는 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제와 시험이 없는 S/U 수업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기말엔 시험 대신 다같이 춤을 추는 파티 같은 것이 있는데 저는 전공 수업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오클라호마 대학에는 우리학교의 스누버디와 같은 단체로 OU cousins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누버디만큼 교환학생들끼리 교류가 활발하진 않고 미국인 학생 한 명과 교환학생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cousins 이 됩니다. 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한다면 미국인 친구와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영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미국인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예외적으로 미국인 학생들과 룸메가 되었었는데 그 친구들이 학기 중에 워낙 바쁘다 보니까 같은 집에 살면서도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대신 저는 OU cousins 프로그램에서 멘토 역할을 하는 친구가 만든 작은 소그룹에서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렸습니다. 그 친구가 자신의 미국인 친구 몇 명과 함께 이벤트들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열어서 시간이 되는 친구들끼리 함께 놀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곤 했습니다. 또한 Host family 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한 가족과 연결이 되어 주말에 함께 식사를 하거나 이벤트가 있으면 함께 놀러 가기도 합니다. 제 호스트 패밀리는 기숙사와 가까이 사셔서 일주일에 한번씩 월마트도 데려다주시고 발렌타이 데이 같은 기념일도 잘 챙겨주시고 정말 따뜻하신 분이셨습니다. 호스트 패밀리와 자주 만나면서 영어를 많이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많이 늘지는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 영어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확실히 영어에 노출은 많이 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영어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느꼈습니다.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해야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혼자 쉬는 시간에는 틈틈히 미드를 보거나 새로운 표현들을 배우면 꼭 써먹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영어 문장을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사람들과 계속해서 부딪히며 생활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외롭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힘들기도 하고 뚜렷하게 실력향상이 되지 않아 실망스럽지만 결국엔 자신에게 꼭 어떤 변화든 변화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들었던 수업들은 딱히 많은 공부량을 요구하는 수업들이 아니어서 열심히 공부를 했던 기억은 별로 없지만, 글쓰기 과제가 많아 글을 쓰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습 위주의 수업들을 들어서 다른 학과처럼 논문이나 관련 자료를 읽고 토론하진 않았습니다. 미국의 토론 수업 문화를 느껴보고 싶으시면 토론하는 수업들을 잘 선택해서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거의 모든 수업들이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느낌이었는데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몇몇 수업은 계속해서 옆 사람과 토론하고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도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교환학생 목표는 학업 쪽이 아니었던 점도 있어서 이런 수업들을 굳이 신청하지는 않았는데, 역량만 된다면 말하기 수업이나 토론을 자주 하는 수업들을 들으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기숙사 도착 전에 여행을 하다 갔기 때문에 간단한 짐만 챙겼고 나머지는 월마트에서 다 구매했습니다. 주방용품이나 몇몇 생활용품들은 전 학기 교환학생 분과 연락이 닿아 이 분께 몇 개 받았고 저는 룸메들이 미리 살고 있던 친구들이라 식기나 여러 잡다한 것이 많아 함께 나눠 썼습니다. 룸메와 함께 나눠서 사면 확실히 더 경제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설탕이나 소금 이런걸 무작정 처음에 큰걸 혼자 샀는데 결국 다 못 쓰고 버리고 왔습니다. 친구들과 나눠서 구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옷들은 부모님께 택배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 식재료도 많이 사서 썼습니다. 요리하며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아서 식재료를 많이 샀었던 것 같네요. 현지 물가는 달러 환율에 따라 느끼시는 게 다를 것 같지만, 확실히 유제품이나 과일, 몇몇 생활용품은 한국보다 훨씬 쌌습니다. 미국에서 매일 먹던 아보카도가 그립습니다. ㅎㅎ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학생회관 같은 곳에서 점심을 사먹기도 하고 가끔 집에서 만들어가서 먹기도 했습니다. 우리학교처럼 학식이 저렴한 편이 아니고 기본 $6~8 이기 때문에 부담은 조금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근처에 식당과 술집이 모여있는 ‘캠퍼스코너’라 불리우는 곳이 있는데 가끔은 친구들과 이곳 식당을 가기도 하였습니다. 외식을 하면 팁과 세금까지 $12~15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오전에 수업이 끝나는 날이 많아서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밥을 많이 해먹었던 것 같습니다.
은행은 주로 Chase Bank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러나 캠퍼스에서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있어서 좀 불편하긴 했습니다. Mid first bank는 학교 안에도 atm기가 있어서 편하지만 다른 주로 여행을 가실 계획이라면 널리 이용되는 Chase Bank를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계좌를 만들 때 예약을 해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미국 은행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운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학교 도착 전에 다른 대도시 들을 여행하고 오실 거라면 거기서 미리 만들어 오는 게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한국계좌로 용돈을 받아서 세븐일레븐에서 적당히 뽑아서 가끔 Chase에 가서 카드에 돈을 넣어 사용하였습니다.
통신사는 at&t를 썼고 저는 미리 뉴욕에서 월 $45 짜리 유심칩을 사서 사용했습니다. 한 달에 LTE 4G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학교 의료 보험비를 꽤 많이 내야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교환학생들도 불만이 많이 있었는데 어떻게 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크게 아팠던 적이 없어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학기 초에 몇 가지 검사 서류를 내야 해서 그 때 한번 이용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트레디션 웨스트에서 캠퍼스에 가는 버스는 한시간에 두대 밖에 없었습니다. 확실히 서울에서 살다가 이곳에 오면 처음엔 교통이 불편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좋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거의 대부분 미국 학생들이 차가 있기 때문에 항상 태워주려고 하고 놀러갈 때에도 차 있는 친구들이 몇 명씩 태워서 이동합니다. 월 마트는 호스트패밀리와 가기도 하였고 친구들과 우버를 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목,금,토에는 새벽 3시까지 세이프라이드 라는 무료 셔틀 버스와 택시 같은 게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 다시 서울에 돌아오니 오클라호마에서 친구들 차를 타고 다녔던 게 그립습니다^^
3. 여가 생활
주로 목,금,토에 친구들과 자주 놀았는데 친구들 생일파티가 정말 매주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요리를 해서 나눠먹기도 하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이벤트에 가기도 하고 금요일마다 무료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먼에서 놀 곳이 캠퍼스 코너 밖에 없기 때문에 목,금,토 밤마다 사람이 바글바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새벽2시 이후에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기 때문에 기숙사로 돌아와야 합니다.
오클라호마 근처에 산이랑 계곡, 호수가 있어서 이곳으로 놀러가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달라스는 노먼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다들 주말에 한번쯤은 다녀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선 투표 할 때 달라스에 한 번 갔습니다.
더운 날에는 친구들과 기숙사 풀장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였고 평소 오후엔 친구들과 운동을 하러 다녔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원 당시 오클라호마라는 곳을 처음 들어보았고 정보도 적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으나 미국의 전형적인 생활을 볼 수 있었던 최고의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넓은 평지와 낮은 건물들, 평화로운 분위기가 제가 생각했던 미국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확실히 시골동네라 즐길 거리는 많지 않지만 정말 여유로운 생활을 맘껏 즐기다 올 수 있었고 친구들과 운동하고 같이 밥먹고 했던 일상들이 오히려 더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예전부터 교환학생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설렘이 있었어서 조금은 늦은 시기지만 몇 번의 도전 끝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말 좋은 시간들이었고 많은 것을 배우고 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바쁘게 사는 것에 지치고 힘들었어서 교환학생의 여유로운 생활을 꿈꿨었습니다. 오클라호마는 제 소망을 펼칠 수 있었던 정말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의 생활은 저의 마음가짐을 많이 변화시켜주었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넓어졌습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변화들이 저에게 많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영어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 힘들고 외로워 우울했던 적도 있지만, 정말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지내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고, 정말 ‘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값진 경험을 만들어준 학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