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중문대학교는 캠퍼스가 배우 넓고 한적하지만 홍콩의 중심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대학교입니다. 친구들끼리 오손도손 지내거나 자연속에서 한적함을 느끼기에는 좋지만 도시 중심지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홍콩으로 가기 전 중문대에서 안내메일이 옵니다. 메일에서 설명하는대로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시간표와 강의계획서도 링크를 통해 친절하게 알려주고 수강신청 방법자체도 과목코드를 입력하기만 하면되니까 한국에서의 수강신청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선착순도 아니고, 개강 이후 add/drop기간도 넉넉한 편입니다.
중문대 학교지원서 작성을 할 때 선호하는 기숙사를 1~3지망으로 선택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기숙사 배정이 이루어집니다. 인터네셔널 하우스의 경우 정문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통이 좋지 않습니다. s.h.ho 와 morningside는 위치가 좋고 시설도 깨끗해서 선호되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서 1지망으로 써도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 두 기숙사는 컬리지 학생들끼리 같이 모여 저녁을 먹어야하는 규칙이 있는데, 이것을 친목도모의 기회로 삼는 친구들도 있지만 제공하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돈을 이중으로 내면서 따로 저녁을 사먹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OAL에서 교환학생들을 담당하고, 그중에서도 IASP의 cora CHAN이라는 분이 아시아지역 교환학생들을 담당하셨습니다. 주로 메일을 통해 연락하게 되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은 딱히 개인적인 연락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정문 가까이에 있는 YIA라는 건물의 i-centre에 항상 근무하시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에 궁금한 것이 있거나 기타 행정적인 처리가 필요할 경우에는 이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중문대는 중국어코스가 매우 유명합니다. 초급강의를 들으시면 거의 대부분의 수강생이 교환학생들이이서 친목을 다지기에도 좋습니다. Beginner레벨은 서울대학교의 초급중국어1 수준보다 약간 쉬운 것 같습니다. 중국어 과목은 성적평가를 s/u로 설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도 적고 재미있습니다. 저는 1과목밖에 듣지 못했는데, 2과목 이상을 듣거나 광동어코스를 듣는 것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통계학 강의를 3개 들었습니다. 시계열분석, 회귀분석, 생존자료분석을 수강했는데 3과목 모두 한국에서 배우는 것보다 쉽게 배운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의 통계학 강의와 비교하자면 수학이나 이론을 강조하지 않고 더 실무적인 내용에 집중합니다. Fact sheet를 한장씩 가지고 시험 보는게 일반적이라서 증명이나 이론을 따로 외울 필요도 없습니다. R을 사용하는 과제가 1~2주에 한번씩 나오는데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고 중간 기말고사는 약간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경제학, 경영학쪽의 강의는 팀플도 많고 교환학생도 많아서 영어연습을 하기에 좋습니다. 반면 통계학 강의의 경우 반에서 교환학생도 저 밖에 없었고 학생들과 이야기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교수님의 영어가 가끔 알아듣기 힘들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홍콩 특유의 발음과 역양으로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쓰시는 분들이 간혹 있으니까 주의하세요. 그리고 중국어가 매우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영어만 사용하는 강의를 들으셔야 합니다. 영어와 광동어를 둘 다 사용한다고 표시된 수업은 대부분 광동어를 많이 씁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영어의 경우 가장 많이 좋아진 것은 리스닝과 스피킹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하다 보면 말할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곳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말을 하게 되니까 많이 늘었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들어서 같이 여행도 가고 밥도 먹으면서 영어를 쓰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홍콩사람들은 대부분 다 영어를 잘하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다 영어를 잘합니다. 하지만 나이 드신 분이나 택시운전기사와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힘들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홍콩에서 쓰는 중국어는 대부분 광동어입니다. 북경어로는 의사소통이 안됩니다.
3. 학습 방법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게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도서관 시설도 매우 좋고 학교 홈페이지에서 수업자료와 기출문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많은 과목을 수강하진 않았기 때문에 공부할 양이 많지 않았습니다. 유학생 친구의 말에 의하면 A를 주는 비중이 10프로 내외라고 하던데 학과별로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공부하신다면 B는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일에 하루, 이틀정도 공강을 만들어 여행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홍콩은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라서 주말에 여행하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신것처럼 전기장판을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홍콩의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어느 날은 굉장히 덥지만 또 어느 날은 굉장히 춥습니다. 옷도 여름옷부터 겨울옷까지 모두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1월부터 2월까지는 코트를 입어도 될 만큼 추웠는데 귀국하기 전 한달 동안은 에어컨 없이는 못 살 정도로 덥고 습했습니다. 현지 물가는 전반적으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쌉니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값은 한국보다 조금 싸지만 외식비용은 한국보다 훨씬 비싼 수준입니다. 다만 병원이나 미용실을 이용하기는 까다롭고 비싸니 미리 한국에서 머리 손질을 하시고 건강상태를 유의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몸이 안좋으면 일단 학교 안에 있는 병원에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 밖에서 병원을 가려면 서비스도 안좋고 말도 잘 안 통한다고 하더라구요. 은행의 경우 중국은행계좌를 개설하면 학교안은 물론 어디서든 쉽게 돈을 뽑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학기만 머무르는 경우 보통 한국에서 씨티은행 계좌를 만들어서 돈을 뽑아 씁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씨티은행 atm은 샤틴역에 있습니다. 이밖에도 큰 지하철역 주변에는 씨티은행이 제법 많이 있으니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학기초에 기숙사 비용을 내야하는데, 이 때 한번에 현금을 뽑아서 내면 됩니다. 이 이외에는 거금의 현금이 한번에 필요할 일은 없으니 그때그때 뽑아서 쓰면 됩니다. 홍콩의 교통시설은 매우 잘 갖추어져있고 교통비가 쌉니다. 게다가 학생용 교통카드를 신청해서 사용하면 교통비를 반값으로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교통비가 싸니 어디든 쉽게 다니게 됩니다. 홍콩섬 남쪽은 지하철이 안가는 곳도 있지만, 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고 택시도 편리합니다. 최근에 홍콩섬 남쪽에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개통되어서 더 편리합니다. 통신의 경우 맨 처음 입국했을 때 공항에서 유심칩을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한학기 머무르는 교환학생들은 차이나모바일의 3g 유심칩을 사용합니다. 10일동안 3g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30달러인데 제가 알기론 이 요금제가 제일 쌉니다. 충전은 편의점에서 바우치를 구매해도 되고 인터넷으로 해도 됩니다. 차이나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충전하는게 할인을 해줘서 조금 더 싸기도 하고 편리합니다.
3. 여가 생활
홍콩은 국경일이 많기 때문에 쉬는 날이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 설날과 이스터축제 기간에 각각 일주일씩 방학이 생겼습니다. 보통 이렇게 긴 연휴가 생길 경우 여행을 갑니다. 비행기표가 한국에서 구할때보다 비교적 싸기도 하고, 시간적인 여유도 많기 때문에 여행다니기 아주 좋습니다. 주로 아시아권을 많이 가고,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임시비자로 갈 수 있는 션젼도 좋습니다. 마카오도 정말 매력적인 곳입니다. 다만 마카오는 평일에 당일치기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휴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그밖에 쉬는 날에는 관광지로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냈습니다. 홍콩은 다양한 매력이 많은 나라라서, 한 학기동안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막상 지나보면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 후회할 수 있으니 홍콩의 구석구석을 다녀보길 추천합니다. 이곳 현지인들은 오히려 관광지에 대해서 많이 모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행책을 챙겨 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처음 기숙사에 입소한 날은 샤틴역의 이케아에 가서 침구류와 간단한 식기류, 생필품을 사야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니 첫날은 일찍 입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숙사 별로 주방시설이 다르지만 가스레인지와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은 대부분 갖추어져 있으니 냄비를 사서 간단한 요리정도는 해먹는 것이 좋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정말 막막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해서 편하게 지냈습니다. 저는 낯을 많이 가리고 생활환경이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잘 살았으니,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학우분들이 있다면 크게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홍콩은 아시아권의 유명한 관광지라서 어딜가든 한국인이 많기도 하고, 교환학생으로 오는 학생들도 많고 유학생들도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케이팝과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서 다들 한국인에게 친절한 편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관광이 아닌 생활을 목적으로 한나라에 오래 체류하는 경험은 매우 새로웠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생활의 자잘한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경험이 신기하면서도 소중했습니다. 또한 생활환경이 통째로 바뀌어 버리니까 한국에서 하던 크고 작은 고민들을 내려놓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이방인으로서 생활하다 보면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됩니다.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없고,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져야 한다는 압박도 없이 그저 이들은 어떻게 살까 관찰하고 상상해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사람과 장소에 정을 붙이게 되는 경험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학부생으로서 했던 가장 좋은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