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017년도 1학기 1월부터 5월까지의 교환학생 보고서입니다. 홍콩은 1학기가 9월에 시작하고, 2학기가 1월에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는 한국에서는 1학기이지만 홍콩에서는 2학기에 해당합니다. 학기는 13주이며 매달 크고 작은 학교 축제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홍콩폴리텍 대학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홍콩폴리텍 대학교는 침사추이의 홍험역(Hungho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숙사 역시 홍험역에 위치하고 있으나 학교에서 걸어서 약 10분~15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전원이 기숙사에 들어가 살게 되며, 기숙사 안에는 노래연습장, 당구장, 탁구장, 스터디룸, 프린팅룸, 체육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눈 여겨 볼 점은 기숙사의 커뮤니티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기숙사는 18층정도의 큰 건물인데, 1층과 2층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3층과 4층이 또 다른 커뮤니티를 이루는 식으로 총 9개~10개의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저는 9층에 살았으므로 9층과 10층이 합해진 LIZHI Hall(리즈홀) 이라는 커뮤니티에 속했습니다.
수강신청은 12월경에 했는데, 수강신청을 하기 한달 전쯤 학교측에서 수강신청 방법을 안내하는 이메일이 옵니다. 그곳에 나와있는 대로 하면 되는데, 우리학교와 그 방법이 다릅니다. 대략 설명하자면,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강의들의 목록을 pdf 파일로 보내주는데 그것을 보고 듣고싶은 강의의 번호와 이름을 학교측에 이메일로 보냅니다. 그러면 학교에서 수강인원등을 고려하여 그 수업을 신청해주거나, 인원이 다 찼을 경우에는 다른 강의로 바꾸라고 권고합니다. 즉 우리가 수강신청 날짜에 맞춰서 수강 신청하는 것이 아닌, 교환학생 담당부서로 이메일을 보내 수강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학기 중에는 수강취소를 할 수도 있는데,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 교수님께서 인정을 해주시면 자신이 속한 과 사무실에 일정한 돈을 지불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홍콩달러 100달러(우리돈으로 15,000원)를 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장부윤 선생님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수강 과목은 영어수업 1개와 전공수업1개, 그리고 중국어 수업 1개를 들었습니다. 전공 수업이 서울대학교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 관련이 없는 과목은 듣지 않았고, 제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과목 중에서 저의 전공 과목에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골라 수강신청을 하였습니다.
영어 수업은 우리 학교의 영어 수업과 비슷했으나, 특이한 점은 에세이 시험이 있었는데, 시험 당일 수업에 와 두 시간 동안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영어 수업의 마지막 과제는 직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또한 임의로 주제를 하나 정한 후 영어로 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신선한 커리큘럼이었고, 이것을 통해 말하기 실력과 토론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들었던 중국어 수업은 교환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아주 기초적인 내용을 수업해서 서울대학교에서 초급중국어를 수강하고 가신 분들이라면 거의 다 아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전공 강의는 ‘지구 환경과 인간건강’이라는 과목을 들었습니다. 이 수업은 일반적인 전공수업과 마찬가지로 중간고사, 기말고사, 조별 발표, 에세이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됩니다. 조별 발표는 현지 친구들과 함께 5명이 한 조가 되어서 진행되었습니다. 주제는 미리 정해주셨고, 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발표 수업에 대한 안내가 주어졌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연습 속에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치러졌는데, 중간고사는 객관식이 40문항 정도에 서술형문항이 5문제가 나왔었는데, 기말고사는 오로지 서술형으로 20개 정도의 질문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시험 시간이 3시간이기 때문에 문항에 대한 고민과 답변을 적을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 중 하나가 외국어 습득 능력의 향상일 것입니다. 저는 홍콩 교환학생을 결정했을 때 아시아권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나라라는 장점에 이끌렸고 영어를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가장 중점적으로 향상시키고 싶었던 부분이 말하기 능력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사람들을 사귀면서 적극적으로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혼자 기숙사에 있는 시간에는 한국에서 사온 영어 회화 책을 보면서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을 수 있도록 읽고 또 읽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도 영어자막으로 보거나, 한글 자막 없이 보는 습관을 기르는 등 생활 속에서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영어에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습니다. 그렇게 생활한 결과 저 나름대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친구들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들을 말로 풀어내는 것이 큰 어려움 없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어권 친구들을 사귀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일상적인 표현들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들 등 책으로는 배우기 어려웠던 생생한 영어 표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홍콩에 가기 전에는 중국어를 한 번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홍콩에서 중국어를 처음 배운 것인데, 첫 시작을 중국 원어민 교수님께 배우게 된 것이 매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에는 중국에서 유학 온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도 틈틈이 발음 교정과 성조 교정을 받는 등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쓰기와 듣기 실력은 저 혼자서도 공부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지만, 말하기 능력은 피드백을 받으면 받을수록 향상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홍콩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매우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국어를 배우고 가지 않았으나, 만약 조금만 더 높은 수준의 중국어를 듣고 갔다면 더 많이 사용하고 배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홍콩에서 배운 기초적인 소양으로 한국에 돌아와 초급 중국어를 수강해 A+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중국어 수업이 더 깊이 있고 어려워 홍콩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학습 방법
우선 기본적으로 교수님께서 나누어주신 ppt파일을 중심으로 공부했고, 서울대에서 하는 것과 같이 공부하면 될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홍콩의 물가는 1홍콩달러가 우리 돈 150원으로, 100달러면 15,000원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의 만원 개념이 홍콩에서는 100달러인데, 그것을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15,000원이므로 우리나라의 물가보다 체감상 더 높게 느껴집니다. 그 곳에서 한 끼 식사를 하려면 보통 평균적으로 60달러정도 하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9,000원정도 하는 돈에 해당합니다. 홍콩폴리텍대학교 주변에는 한국 음식점이 네다섯 군데 있었는데, 김밥 한 줄에 라면 하나를 시키면 우리 돈으로 만원이 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 음식점이라 더 비싼 것 일수도 있는데, 대부분 한 끼에 만 원정도가 든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밀크티와 같은 음료수나 맥주, 과일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했습니다.
저는 짐을 최소화해서 가져갔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들은 현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하였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상비약과 이불, 따뜻한 옷 등이 있습니다. 제가 홍콩에 도착했던 날이 1월 둘째 주였는데, 일기예보 상으로는 20도 정도의 온화한 기온이었지만 밤이 되면 급격히 추워졌습니다. 기숙사나 학교 건물들은 에어컨은 잘 갖춰져 있으나, 히터는 없어 아침과 밤에 추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는 실내 기온과 실외 기온을 맞추기 위해 특별히 덥지 않더라도 계속 에어컨을 틀어 놓아서 가벼운 차림의 옷만 챙겨간 저는 매우 당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꼭 따뜻한 옷을 넉넉히 챙겨야 할 것입니다. 이불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되나, 미리 기숙사 주소를 알아내어 한국에서 이불과 각종 무거운 용품들을 보내면 더 경제적이고 편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 주위에 문구점이나 마트, 식당들이 굉장히 많아서 거의 매일 나가서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기숙사 내의 학식은 이용 가능 시간이 짧아서 시간이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숙사 주변의 식당들 중에서 꽤 괜찮은 곳들이 많아서 불편 없이 생활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외식을 하는 경우 물가가 우리보다 비싸다 보니 식비 부담은 조금 있었습니다.
휴대폰은 유심을 구입해서 사용하였는데, 통신사에 가면 장기 유심으로 구입할 경우 매우 저렴하게 이용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데이터가 떨어졌는데 급하게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편의점에서 충전을 할 수 있게 되어있으니 그것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여가 생활
홍콩에서 여가생활이라 할 것은 주로 체육활동이었습니다. 기숙사 내에 탁구장이 있어서 친구들과 밤마다 모여 탁구를 치기도 했었고, 같이 기숙사 공동 주방에서 요리를 해먹기도 하였습니다.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에는 한국 친구들과 함께 모여 떡볶이나 불고기를 해 먹으면서 그리움을 달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홍콩에 경치가 좋고 경사가 낮은 산이 많은데 친구들과 모여 하이킹을 하면서 휴일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2017년 1학기를 홍콩에서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홍콩이라는 나라는 제게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중국과 서양의 문화가 적절히 섞여있는 독특한 매력에 이끌려 홍콩에서 한 학기를 보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가 처음 홍콩에서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을 갔던 날, 아시아권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유럽과 미국에서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와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학생들 역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홍콩이라는 나라를 경험하고 싶어 찾았다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홍콩 폴리텍대학교에서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홍콩에 가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홍콩에서 학교생활을 하기까지 하루하루가 새롭고, 도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곳에서 마음이 따뜻한 홍콩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동양의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한국의 연예인에 관심이 많아 한국을 좋아하는 중국 친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자란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저 역시 가치관과 경험이 확장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홍콩에 도착한 후 처음 접하는 상황에 위축되고 두렵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처음부터 쉽게 사귈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 자신에게도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노력하고, 먼저 다가가는 연습을 하면서 낯가림도 줄어들고 여유가 생기며 좀 더 성숙해진 내면을 갖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홍콩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공항까지 함께 해주었고, 그 친구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홍콩에서 함께 웃고 떠들며 놀았던 친구들은 물론, 하루하루가 모두 그립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습니다. 홍콩으로 떠나기 전과 다녀오고 난 후의 지금을 비교해보면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변한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보낸 기뻤던 순간들과 힘들었던 시간들 마저 변화된 저를 만들었던 자양분이 된 것입니다. 홍콩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있어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특별한 나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