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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송O근_Maastricht University

Submitted by Editor on 17 October 2017

I. 파견대학

1. 개요

Maastricht는 네덜란드 최남단의 작은 도시입니다. 벨기에와 독일의 국경 지역에 접하고 있어 주변 국가로의 여행이 편리합니다. 평화롭고 조용한 실버타운임과 동시에 전 세계에서 온 젊은 대학생들이 많은 대학도시입니다. Maastricht University는 UCM(자유전공), FaSOS(사회과학), SBE(경영/경제) 등 다양한 College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College는 도시 곳곳에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따로 캠퍼스는 없습니다. 의대도 유명하다고 들었으나 교환학생은 많이 없습니다.

 

Maastricht University는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Problem Based Learning(PBL)을 한다는 점입니다. 거의 모든 수업이 PBL로 이루어지며, 그래서 교환학생을 처음 가게 되면 가장 먼저 익히게 되는 것도 PBL입니다. PBL은 간단히 말해 토론중심수업입니다. 대형 Lecture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대학 강의와 달리, PBL에서는 8-10명 정도의 그룹이 배정되고, 이 그룹 안에서 Discussion을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Lecture가 있는 수업도 있지만, 보조적인 역할만 합니다. 모든 학생은 주어진 문제(Problem statement)와 문제를 풀기 위한 질문을 토론을 통해 합의하고, 관련된 Reading material을 읽어와야 합니다. 수업마다 다르지만, 양이 상당합니다. 읽고 난 뒤 다음 수업 시간에 주제에 대해 Discussion을 하고, 다시 다음 주제에 대한 질문들을 정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PBL의 장점은 소그룹에서 토론식 수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영어로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말하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동시에 말을 많이 해야만 한다는 점은 의견을 말하기를 꺼리는 학생들에게는 큰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출석만 하면 되는 여유로운 수업을 생각하셨다면 Maastricht University가 별로 좋은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이 PBL이 처음이므로 초반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고 자신감만 잃지 않으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번째는 영어로 모든 수업이 이루어지며, 구성원들도 굉장히 International 하다는 점입니다. 일단 Maastricht University에서는 3년 중 1학기를 반드시 교환학생을 다녀와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많은 학생이 교환학생을 옵니다. 전교생 대비 교환학생 비율이 2~30%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또한, 정규 학생 중에서도 네덜란드가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많습니다. 주된 이유는 영어로 수업을 하는 학교가 드물고, 유럽 학생들도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과 어울리고 싶은 요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Maastricht University는 네덜란드에 있지만 아주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제가 다닌 UCM에서는 (College 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미리 이메일로 신청할 수 있는 수업들의 편람과 수강신청 신청서를 pdf 파일로 보내주었습니다. 그 pdf 파일에 원하는 과목을 표시해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특이한 점은 1년이 총 2학기가 아니라 6개의 period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한 period가 반 학기에 해당하며, period 3과 6은 계절학기입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기숙사는 없으며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게스트하우스와 일반 플랫 두 가지가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Maastricht University와 협약을 맺고 있는 Maastrichthousing.com에서 운영합니다. 게스트하우스는 학교와 가깝고 무엇보다 거주자 대부분이 교환학생이어서 다른 학생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다른 옵션들보다 비쌉니다. 가장 규모가 큰 메인 게스트하우스에는 M, P, C 이렇게 3가지 빌딩이 있습니다. M 빌딩은 대부분 1인실이며 공용 부엌과 거실이 있습니다. P 빌딩은 2인실이지만 방에 부엌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엌의 효용성에 비해 P 빌딩이 지나치게 비싸므로 저는 M 빌딩을 추천해 드립니다. C 빌딩은 M 빌딩과 비슷하고 방음이 좀 안 되는 것만 빼면 나쁘지 않습니다. 참고로 M 빌딩은 운영하는 주체가 다릅니다. SSH라는 단체에서 별도로 운영하므로 예약 시 헷갈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일반 플랫은 게스트하우스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고 위치도 더 좋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직접 집주인과 계약 관련 사항을 처리해야하고, 집주인들이 대부분 최소 1년 계약을 요구한다는 점(물론 6개월만 살고 subrent를 해주기도 합니다), 다른 교환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 플랫을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Facebook에 Maastricht room으로 검색하시면 나오는 그룹에서 찾는 겁니다. 또는 viaflat이라는 사이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이름 및 연락처

UCM의 교환학생 담당자는 Sylvia Brandt였으며 메일은 sylvia.brandt@maastrichtuniversity.nl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Globalization & Inequality를 추천해 드립니다. 많은 학생들이 듣는 인기 강의로 세계화와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서 다룹니다. 소득불평등, 식량, 젠더,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토론합니다. 글로벌 이슈에 관한 각 나라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Sustainable development도 좋은 강의였습니다. Development하면 주로 경제적인 성장을 의미하는데, 그로 인해서 생기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를 모두 포괄하여 조화로운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인데요. Sustainable development의 기초와 다양한 논쟁을 알 수 있습니다.

 

Social entrepreneurship은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Startup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배웁니다. Lean startup, Business model canvas, Design thinking, Growth hacking 등의 주제가 포함됩니다. 마지막에는 사회적기업의 사업 계획서를 써보는 팀 과제가 주어집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개인적으로 네덜란드는 영어를 배우기 정말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나라입니다. 물론 영어권 국가보다 영어 노출이 덜할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영어를 배우기에는 더 좋은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원어민들의 경우에는 특유의 억양이나 은어들을 많이 사용하는 반면에, 북유럽권의 영어는 우리가 배웠던 교과서 영어와 그나마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온 친구들의 영어보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친구들의 영어가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길가는 할아버지도 영어를 웬만큼 잘하시기 때문에 네덜란드어를 쓸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또 앞서 말했듯 PBL 수업에서는 영어로 말을 많이 해야 합니다. 스트레스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영어 실력을 향상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어 실력을 빨리 늘리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친구들과 최대한 많이 어울리면서 자연스러워지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서울대생들의 경우 영어 관련 공부는 부족하지 않지만, 그걸 실제로 일상에서 써본 적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네들도 별로 어려운 영어 안 씁니다. 쫄지말고 들이대세요. 처음의 어색함과 쪽팔림을 무시하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느냐가 교환학생이 끝날 무렵 실력 향상을 결정하는 듯합니다.

 

3. 학습 방법

수업 준비와 관련해서는 주어지는 textbook과 paper를 열심히 읽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로 양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정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 토론 주제와 관련된 부분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립하는 주장이나 근거들을 빠르게 정리 요약해놓으면 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영어 말하기와 관련해서는 꾸준한 연습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영어모국어화훈련>이라는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미국 드라마를 따라 말하며 연습을 했습니다. ‘미티영’이라는 앱도 유용한 것 같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혼자서 꾸준히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신다면 분명히 많은 실력 향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사실 대부분의 것들은 네덜란드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져와야 할 물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만약 게스트하우스에 사신다면 주방용품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밥솥 하나 정도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아시안 상점이 있어서 한국 쌀이나 김치 등은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주는 팔지 않으므로 필요하시면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신기해하더군요.

 

물가 수준은 유럽 평균인 것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비쌉니다. 하지만 마트를 애용한다면 생활비가 많이 줄어듭니다. 마트에서 파는 공산품 가격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싸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나가는 비용은 주거비와 여행비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은행

도착하면 제일 먼저 ING 은행부터 가시기 바랍니다. 제가 처음 갔던 9월에는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정규학생들까지 새로 네덜란드 은행(ING) 계좌를 만들려고 몰려들어서 약 1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유럽의 은행 서비스는 한국처럼 신속하지 않아서 대기자 명단에 빨리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 정말 1달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ING가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있어서 다른 은행에서 계좌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가능합니다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계좌를 만드는 과정도 복잡해서 예약을 잡고, 신청한 뒤 우편으로 카드가 도착하면 다시 한번 은행에 가서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다만 한 학기를 가시는 분의 경우 네덜란드 계좌가 굳이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웬만하면 만들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결제하거나, 이체할 일이 있을 때 종종 요긴하게 쓰입니다.

 

2) 통신

한국과 달리 유럽에는 선불 유심카드가 발달해있습니다. 따라서 통신사 매장에서 핸드폰에 맞는 심카드를 사시고 인터넷으로 등록을 한 뒤 데이터가 떨어졌을 때마다 5유로나 10유로 정도를 내고 충전해주면 됩니다. 주 활동 지역인 집이나 학교에는 WIFI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여행 다닐 때는 무척 중요한데요. 제 유심은 네덜란드 안에서만 통하는 유심이라 좀 불편했습니다. 네덜란드를 벗어나서 여행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유럽 전체적으로 통하는 유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3) 교통

Maastricht는 자전거의 도시입니다. Maastricht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전체가 자전거 관련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있습니다. 작은 도시이다 보니 학생에게는 자전거가 최고의 교통수단입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는 학교와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라서 자전거 없이 걸어 다니는 학생들도 있긴 했습니다. 버스는 한 번에 3유로로 상당히 비쌉니다. 저는 중고로 자전거를 구해서 1년 동안 정말로 잘 써먹었습니다. 자전거는 플랫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그룹이 활성화되어있으므로 거기서 구하시면 됩니다. 적정 가격은 보통 30~60유로입니다. 좋은 것은 70유로 이상도 있습니다만 어차피 몇 개월 타고 다시 팔고 올 거라면 굳이 필요하진 않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전거는 싸구려로 사더라도 자물쇠는 반드시 두꺼운 쇠사슬 체인을 사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스트리흐트는 평화로운 소도시인 동시에 엄청난 자전거 도난율을 자랑하는 범죄 도시입니다. 자전거 훔쳐가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워낙 많이 일어나서 경찰서에 가도 그냥 이름 쓰고 연락해주겠다고 하고 맙니다. 찾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물쇠는 항상 신경 써서 하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4) 의료

병원을 한 번도 안 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병원 체계하고 굉장히 다릅니다. 각 분과로 나뉜 의사에게 가기 전에 General doctor에게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살고 있다면 병원과 붙어있으므로 리셉션에 물어보시면 알려줄 겁니다.

 

3. 여가 생활

이건 굳이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잘 찾아서 노시게 될 겁니다. 친구만 잘 사귀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Facebook이 더 활성화되어있어서 거의 모든 event가 Facebook에 공지됩니다. Facebook을 참고하면 다양한 문화/학술/친목 행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학기 초반에 매우 많은 social event가 열리는 데 꼭 가서 친구 많이 만드세요. Maastricht가 작아서 별로 놀만 한 곳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친구들만 잘 사귀면 Maastricht 안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 있고, 또 꼭 Maastricht가 아니라도 주말 간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습니다.

 

운동 하나쯤 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UM sport center라고 해서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아니면 운동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더 많은 사람하고 친해지고 싶어서 triathlon club에 들어가서 1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마스트리흐트 생활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http://mymaastricht.nl/을 참고해보세요.

 

 

5.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아직 마스트리흐트에 갈지 안갈지 결정하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다음 기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기준들에 yes라고 대답하신다면 Maastricht에서 즐겁고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1. 독일, 벨기에, 프랑스, 영국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2. 교환학생들이 많은 곳에 가고 싶다.

3. 대도시보다 소도시를 좋아한다.

4. 비영어권이지만 영어를 많이 쓸 수 있는 곳에 가고 싶다.

5. 로드가 빡세도 괜찮다.

 

그리고 만약 이미 가기로 결정이 된 분들이라면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즐겨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이 즐거운 이유는 유럽이 엄청나게 아름다운 천국이라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학생으로써 받아야하는 여러 압박들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뭘 해야한다는 압박을 벗고 살아보세요. 그리고 유럽은 그런 분위기로 가득한 곳입니다. 교환학생에서 너무 무언가를 얻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즐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한국에 와서 다시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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