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스톡홀름 대학교는 스웨덴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대학교이며,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큰 대학교 중 하나입니다. 스톡홀름 대학교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위치하고 있으며, 7000명 이상의 학생이 법학, 인문학, 수학,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학기가 시작하기 전 한국에서 미리 이메일을 통해 수강신청서를 제출합니다. 관련사항은 스톡홀름 대학교 측의 교환학생 담당자가 도맡아 이메일로 통지합니다. 수강신청서 제출 이후에는, 신청과목 교수님께서 신청확인 이메일을 주십니다. 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신청 확인 이메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과목이 행정적으로 처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기 시작 후에 학과 사무실에 가서 수강을 재 신청하여, 수업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기숙사
(구조)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Lappis와 Kungshamra 둘 중 하나를 배정받게 됩니다. Lappis와 Kungshamra는 각 층마다 복도가 하나씩 있고, 한 복도에서 사는 사람들은 corridor mate라 하여 공동부엌을 사용하게 됩니다. 공동 부엌에는 씽크대가 두 개 배치되어 있으며, 각자만의 선반과 냉장고 두 개가 구비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냉장고 내에는 선반별로 방번호가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식료품이 뒤섞일 일은 없습니다. 싱크대 위의 선반에는 여러 조리도구를 놓을 수 있는데, 이 역시 방번호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조리기구가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일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스웨덴의 물가를 걱정, 한국에서 후라이팬과 같은 조리기구를 모두 챙겨갔었는데, 막상 가보니 부엌에 공동 조리기구가 상당히 많이 구비되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조리기구에 대한 걱정은 미리 하지 마시고, 일단 공동부엌을 살핀 후 이후 이케아 등에서 추가구매하는 편을 추천 드립니다. 스웨덴에서는 외식이 비싸기 때문에 스스로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기에 부엌을 거의 매일 이용하게 됩니다.
한 복도에는 약 9개 정도의 방이 배치되어 있는데, 방은 완전한 개인공간입니다. 방 안에 욕실이 구비되어 있으며, 부엌이 없는 아주 작은 원룸과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공용부엌이 아니고서는 corridor mate와 교류할 일이 적습니다. 책상과 침대는 빌트인이나, 매트리스는 빌트인이 아니어서 첫 주에 학교에서 이케아 방문을 지원할 때, 관련 침구류를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치 및 지리적 조건) 제가 거주했던 Kungshamra는 Universitetet 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져 있습니다. Kungshamra 지하철 역에서 기숙사까지는 약 8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학교를 갈 때에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고, 한 번에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약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Kungshamra역에서 시내 중심인 T centralen까지는 약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Lappis는 Universitetet 역에 위치하여 학교와 가장 가까운 기숙사입니다. Lappis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제가 거주했던 Kungshamra의 바로 뒤에는 숲이 있었으며, 숲 옆에 난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큰 호수와 성(castle)이 나왔습니다. 또 이용해본 적은 없으나, 도로 근처에 체육시설이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성은 만인에게 24시간 개방되는 곳이기에 야간 조깅도 가능했습니다. 다수의 이웃이 성으로 가는 루트를 이용해 조깅을 하곤 했습니다.
(구성원)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Kungshamra는 학부생보다는 대학원생 및 일반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학부생이 다수인 걸로 생각되는 Lappis보다는 적극적인 교류가 다소 적었고, 보다 개인적인 생활이 용이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corridor에는 연구원/대학원생 총 6명과 교환학생 총 3명이 거주했습니다. 복도에서 굉장히 오래 거주하신 분(3년 이상)이 두 분 계셨기에, 미리 corridor의 규칙이 존재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corridor 청소라든지 분리수거와 관련된 규칙이 있어 corridor 관리가 용이했습니다. 다만 대학원생/직장인/커플이 많아서 그런지 corridor 공동 파티 등은 2번 정도만 주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교류는 부엌에서 요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경우 요리 과정 중 함께 이야기를 하는 정도, 부엌에 구비된 식탁에서 가끔 식사를 같이 하는 정도였습니다.
다만 이웃분들 모두가 젠틀하셔서, 비록 많이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으나 나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타사항) 인터넷이 자주 끊기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한 번 문제가 생기게 되면 고칠 때까지 6시간 정도가 소요되고는 했습니다. 인터넷 문제는 관련 통신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외에 겨울 보일러 시설이라든지 배수 등 기타 문제에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스웨덴의 겨울은 밤이 상당히 환하기 때문에, 숙면을 위해 이케아 등에서 암막커튼 구매를 추천드립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nternational Coordinator: Lorana Kuruzovic
lorana.kuruzovic@su.se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Gender and Sexuality>
Gender와 Sexuality에 대해 배우는 인류학과 강의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력과 강의 구성이 뛰어나셔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 수업이 4번 정도 진행되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시험은 한 번 home-exam으로 봤습니다.
<Swedish Cultrue and Society>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수강한 수업이며,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다만 수강생 중 한 분은 스웨덴 현지인이었습니다. 중간에 한 번 스칸센으로 답사를 간 적도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이 수강하기에 서로 교류하기에 편합니다. 수업 내용은 스웨덴의 전반적인 사회와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 수업을 이끌어주신 교수님이 스웨덴 사회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스웨덴 사회문화가 상당히 선진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도 문제점을 찾아내어 비판/지적하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강의력 및 강의구성으로 인해 수업 내용 자체가 알찬 편은 아니나, 전반적인 스웨덴 사회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수업입니다.
<The Viking Age>
바이킹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고고학 수업입니다. 학기말에 단체 답사로 바이킹 유적을 방문한 적도 있고, 개인 답사 과제로서 스톡홀름 외곽의 바이킹 유적을 보고 온 적도 있습니다. 교수님의 열정이 넘치셨고 강의 구성은 알찼으나, 개인적으로 고고학 수업이 생경하였고 주제 자체에 큰 흥미가 없었던 터라 열심히 듣지는 않았습니다. 시험은 학기말에 한 번 Home-Exam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Korean Language Cafe에서 코디네이터를 하였는데, 당시 Cafe시간이 스웨덴어 수업과 시간이 겹쳐, 스웨덴어를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스웨덴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 하며, 특히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마트 캐셔, 버스 기사, 전화상담원 등-도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스웨덴어를 몰라도 생활에 큰 불편함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스톡홀름 대학교 내에서 동아리를 한 적도 있는데, 당시에도 공지사항 등을 영어 이메일로 전달, 현장에서도 외국인을 배려하여 영어를 사용해서 행사를 진행해주었기에 동아리 활동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한 나라에 체류하면서 그 나라의 정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언어를 배우지 않았고, 배우려는 최소한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후회가 됩니다. 나아가 스웨덴어를 배우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빠른 시일 내에 회화 관련해서는 큰 성과를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어 아쉽습니다.
영어 사용과 관련해서는, 해외 체류경험이 처음이었기에 외국인들과 교류를 하며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리들, 문자들이 영어가 아닌 스웨덴어라서 영어권 체류보다는 확실히 영어 습득 정도가 덜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어 실력을 확실히 상승시키고 싶다면 학교 수업이나 일상적 교류 외에도 여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3. 학습 방법
제 경우에는 영어 실력을 높이고 싶어서 English-tutoring Program에 한 회 참여하였고, Tandem Partner이라는 언어교환 시스템을 이용하고자 시도했습니다. 다만 Tandem Program 신청 시 2순위였던 중국어 화자가 Partner로 배정이 되어,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한국어를 언어교환 하였습니다. 다만 이때 만나게 된 중국인 언니와 많이 친해져서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의류의 경우, 스웨덴 국민브랜드인H&M이 T-Centralen에만 3개가 있는 등 많이 있습니다. H&M등 스파 브랜드 이용 시 한국과 옷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정용품/화장품의 경우에는 간단한 샴푸, 린스 등은 한국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습크림은 한국에서 구매해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보습크림 등 화장품의 가격을 유의 깊게 살피지는 않았으나 아무래도 한국에서 인터넷 등을 이용해 미리 구입해 가는 편이 자신의 피부타입에도 맞고, 가격도 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용품은 개강 전 Orientation Week에 학교 차원에서 버스를 대절, 이케아를 방문하여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케아 물품의 가격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며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또 기숙사나 학생 Facebook Page에 가입하게 되면 중고거래가 왕왕 올라오기 때문에, 이를 적극 이용한다면 경제적인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북유럽의 살인적인 물가를 우려, 집에서 이불까지 다 준비해 출국했는데 외려 짐 부치는 값만 더 든 것 같습니다. 다만 전기장판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미리 가져가는 것이 낫습니다. 저는 코스트코에서 얇은 전기장판을 하나 구매해 갔었는데, 봄철까지도 굉장히 요긴하게 사용하였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북유럽의 물가는 상상초월입니다. 그래도 스웨덴은 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해 그나마 괜찮습니다. 간단한 샌드위치를 사먹는데 보통 70Kr (한화 약 10000원)이 들기에 외식은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태국/중국음식 뷔페가 상당히 많고, 점심식사의 경우 100Kr(한화 약 14000원)에 무한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뷔페는 종종 이용하였습니다. 식료품의 경우에는 감자, 양파 등 기본 식재료가 한국보다 오히려 저렴합니다. 따라서 집에서 요리해먹게 된다면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병원은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가격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알로에나 크림 등 화장품을 산 적은 있는데, 한국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은행 계좌는 수수료를 생각해 현지 계좌를 만들었으나, 크게 쓰임새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스웨덴의 인터넷뱅킹은 Residence Permit수준을 넘어서 주민등록증이 있어야만 개설 가능하기 때문에, 현지 계좌를 만든다 할지라도 인터넷 뱅킹 등 서비스 사용에 제약이 컸기 때문입니다.
교통비는 1회권은 꽤 비싸지만(기본이 36Kr, 한화 약 5000원) 1개월, 3개월 단위로 SL카드, 일종의 교통카드를 구입하면 경제적입니다. 3개월 학생할인으로 사는 것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SL 카드를 한 번 구입하게 되면 한국과 달리, 일정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동량이 많아도 교통비가 부가되지 않습니다.
통신은 Comviq이라는 통신사를 이용했습니다. Comviq이 가장 보편적이고 경제적인 통신사로, 학교 OT에서 Comviq 유심을 무료로 배포해줍니다. 가져간 휴대폰에 유심만 끼우고, 데이터와 통화/문자만 사서 쓰면 됩니다. 전화와 데이터 충전은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3g 1기가에 50kr(한화 약 7000원) 정도입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학기 초 모집하는 Korean Language Cafe에 코디네이터로 신청을 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Cafe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Language Cafe는 총 26개의 각국 언어와 관련된 카페로서,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교실 하나를 대여해주고 다과를 제공하여, 각 언어에 관심 있는 방문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Language Cafe 활동을 통해 많은 현지인 및 한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함께 놀러 가거나 특별한 날(명절 등) 행사에 함께 참여하기도 하는 등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긴 겨울과 짧은 수업시간, 개인적인 기숙사 생활로 인해 자칫하면 무료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Language Cafe 활동은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있었을 뿐 아니라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었고,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스웨덴에서의 제 생활을 보람차게 한 주요 활동이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으로는 Karsdraget이라는 학생 오케스트라에서 무용팀 Karsetten의 일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스웨덴의 학생 오케스트라는 단지 현 학부생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생, 직장인 졸업생을 포괄하여 다양한 연령대로 운용되고 있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아리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공연을 준비하는 연습시간을 약 4시간씩 가졌고, 이후 명절 날 Skansen에서 큰 공연을 한 번 가진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결혼식 축하연, 철도의 날 기념 행사 등에서 크고 작은 jam식의 공연을 4회 정도 하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학기 중후반부의 Music Camp입니다. Music Camp는 스웨덴 전국의 학생 오케스트라가 모여 2박 3일 동안 연주와 감상을 계속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장소는 스웨덴 남부의 한 대학교였으며,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였고, 잠은 아주 조금만 자는 대신 낮밤을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하고 관람하여 술/음식을 먹었습니다. 스웨덴 현지인들의 삶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기에 보람된 활동이었습니다. 또 동아리분들이 교환학생에게 상당히 열려있고 배려심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외에도 학기 중에 오렌지 축제기간에 맞추어서 네덜란드로 한 번, Kiruna라는 스웨덴 북쪽으로 여행을 한 번 간 바 있습니다. 특히 Kiruna 여행이 기억에 남는데, 오로라와 북극체험의 명소이기 때문에 OT기간부터 관련 여행프로그램 홍보가 시작됩니다. 늦지 않은 시기에 한번쯤 참여하신다면,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 학교 측에서 연계된 여행프로그램을 이용하기엔 너무 늦은 타이밍에 여행을 하고자 결심을 하여, 개인적으로 정보를 알아 본 후 친구 2명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저희는 특히 직접 오두막에서 살아보고 밥도 해먹는 숲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는데, 북극에서의 생활 체험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기가 끝난 후에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등지를 여행하였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스웨덴의 겨울은 정말 깁니다. 제가 스웨덴에 갔을 때에는 이상기후로 인해 한국의 겨울보다 크게 춥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만, 길에 눈이 항상 쌓여 있습니다. 스웨덴 겨울의 가장 큰 단점은 햇빛입니다. 겨울에는 아침 10시쯤 해가 떠서 오후 3시면 해가 지는데, 해가 떠 있는 시점에도 한국의 겨울처럼 햇빛이 맑고 쨍한 게 아니라, 혼탁하고 희끄무레 합니다. 밤에는 외려 눈이 빛을 반사해서 그런지, 약간 환한 편입니다. 스웨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겨울이 오는 시기에 맞추어 계절성 우울증이 두드러지게 발병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날씨 많이 타시는 분들은 스웨덴의 겨울이 힘들 수 있습니다. OT시간에도 가장 강조한 부분이 스웨덴의 겨울나기였습니다. 체감상 겨울은 10월 정도부터 시작해 3~4월까지 지속됩니다. 4월은 겨울과 봄의 중간단계였는데, 날씨가 맑은 날과 흐린 날이 반반 정도였습니다. 다만 스웨덴의 여름은 환상적입니다. 백야 현상으로 인해 해가 지지 않으며,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반바지와 긴바지 모두가 적당한 날씨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이 습하지 않았으며,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날벌레가 거의 없었습니다. 스웨덴의 여름은 야외활동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축제가 열립니다. 스웨덴 제1의 명절인 “MidSummer”은 해가 가장 오랜시간 떠 있는 여름 한 가운데 있는 날로서, 이 날에는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며 가족/친구들끼리 파티도 합니다.
택배의 경우 저는 배편을 이용하였고, 2~3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택배가 도착하면 연락이 오는데, 근처 편의점에 들러 스스로 택배를 찾아와야 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경험은 여러모로 제 인생에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교환학생 가기 전 상상했던 모습과 매우 다른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수기를 읽으며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까지는 외국에서의 친구들과 파티, 여유 등만을 마냥 상상하곤 하였는데, 막상 외국에 가보니 혼자 외국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지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고, 여러 어려움 또한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어려움 중 가장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혼자 방 안에 있을 때 간혹 느껴지는 숨막히는 듯한 외로움이었고, 스웨덴의 긴 겨울이었습니다. 또 외국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심리적인 허함에서 비롯되는 배고픔으로 인해 야식을 너무 많이 먹어, 살이 급격히 찌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외국생활 중의 어려움이 단지 고된 것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상상치 못한 여러 난점들에 부딪히고, 그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보다 심도 있게 할 수 있었고,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으며, 세상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크고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이 아닌 다른 어떤 곳이어도 외국에서 혼자 살아보는 경험은 이후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전혀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또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됨으로써 시야를 넓힐 수 있어 보람찼습니다.
나아가 스웨덴을 선택함으로써 저는 또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스웨덴에서의 생활이 미국이라든지 호주와 같은, 타 국가에서 보다 동적인 교환학생 생활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밖에 체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북유럽 국가의 여유로운 삶, 현지인과의 교류, 자연, 다른 지리적 조건 등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이 모든 소중한 경험들은 실상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수기를 마무리하면서 국제협력개발본부에, 서울대학교에, 그리고 도움 주신 많은 분들과 수기 남겨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