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of Leeds는 리즈 도시의 종합대학이며, 학생 Union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영국 내에서 유명합니다. 리즈는 영국 내 제 2의 도시 맨체스터와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으며, 도시 자체도 맨체스터와 같은 북부 공업 도시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인을 포함한 유학생과 이민자 인구가 큰 점도 눈에 띄는데, 예를 들어 University of Leeds의 2016년 재학생의 1/3이 외국인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영국 내의 학생과는 다소 다른 방법을 통해서 진행됩니다. 우선 University of Leeds는 자체 포탈을 가지고 있어서 지난 강좌와 강의계획서들을 볼 수 있고, 각 단과대에서 그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강신청 기간이 시작되면 열리는 또 다른 포탈과는 정보가 상이한 경우가 많아 (2017년에 열린다고 되어 있는 강좌가 열리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처럼 시간표 수정을 하고 싶은 경우 각 수업이 열리는 단과대의 coordinator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서 수강신청을 변경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수강하려는 과목이 특별한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 그에 맞는 자격 (한국 대학에서 수강한 다른 과목 또는 그에 상응하는 학습 자료)을 증명해야 합니다.
리즈 대학은 full academic year, 즉 2학기동안 파견을 가는 교환학생에게는 기숙사 배정을 보장합니다. 그렇지만 자기가 선택하는 기숙사에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숙사 신청의 경우 포탈이 따로 열리는데, 자기가 가장 선호하는 기숙사 하나와 자기가 중요시하는 조건을 순서대로 나열하게 됩니다 (가격, 학교와의 거리, en-suite 시설 등). 자신이 고른 기숙사의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경우 거의 100%의 확률로 배정이 되는 듯 합니다. 리즈 대학은 기숙사의 수가 10개가 넘어가는지라 catered 와 self-catered, 가격, 거리 등등의 요소를 각 기숙사의 홈페이지에서 잘 보고 고르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저의 경우 Leodis Student Residences에 묵었는데, 가격은 다소 비싼 편에 속하지만 시설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와의 거리는 가까운 편이라는 점과 24시간 경비 시스템은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 기숙사를 선택할 경우 on-site 스태프가 매우 불친절하며 특히 인종차별 클레임이 간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미리 아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제가 느끼기에는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더 불친절한 것 같았습니다). 학기 시작 전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페이스북을 통해서 (리즈 교환학생은 따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듭니다) 플랫메이트를 미리 찾아보거나, 리즈 학생조합의 도움을 받아 따로 집을 구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 훨씬 싸고 시설도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 프로그램 담당 부서는 International Student Office (internationalstudents@leeds.ac.uk) 입니다. 성적이나 비자에 대한 질문이 있을 경우 이 부서에 연락을 해서 도움을 받게 됩니다. 저는 School of PRHS 에 속해서 이 단과대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인 Stefan Skrimshire 교수님 아래 교환학생 지도를 받았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학기 중 한번 만나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s.skrimshire@leeds.ac.uk 이 이메일 주소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복수전공인 종교학과의 과목을 주로 들었고, discovery module (우리나라의 교양과목 같은 느낌인데, 한 단과대의 전공 과목 중 1,2학년 정도의 수준은 다른 단과대 학생에게 discovery module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중 SF 글쓰기 수업과 애니메이션 수업을 들었습니다. 종교학과 철학 수업들은 구체적인 토픽 ? 예를 들어 원죄, 정의 ? 들을 중심으로 한 한기동안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전공과목과 교양 모두 피드백을 매우 활발하게 해 주시는 편이라 어떤 과목을 선택해 들어도 배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을 선택하기 전 discovery module을 수강 포탈에서 잘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표가 엉키거나 학점을 너무 많이 신청하게 되면 coordinator에게서 연락이 따로 오게 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누구와 얼마나 자주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외국어 습득 정도는 매우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speaking 실력을 떠나 학습을 영어로 하니 확실히 writing 실력은 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가 제 1언어가 아닌 외국어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주시는 교수님도 있고, 감안해 주시지 않는 교수님도 있었는데, 이에 따라 학점이 많이 갈리게 됩니다…주로 수업의 규모가 작은 곳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 주시고 글에 있는 실수나 세세한 문법 같은 경우를 더 자세히 봐주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들은 수업들은 인문학 쪽이어서 그런지 일주일 기준으로 강의 한번, 세미나 한번으로 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강의는 한국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고, 세미나는 주어진 텍스트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가서 토론에 참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평가는 주로 에세이와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루어지는데, 에세이의 경우 교수님과 미리 면담을 하거나 초안을 작성해 다른 학생들에게 그것을 설명하는 튜토리얼이 꼭 있었습니다. 영어로 전공 텍스트를 읽을 수 있고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수업을 듣는 것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점수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교수님과 세미나 리더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혀 매 시간마다 질문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적당히 참여하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처음에 영국에 올 때 한국에서 물건을 많이 가져올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리즈는 꽤 큰 도시라서 Primark 와 Wilko, Argos 같은 생활용품점이 여러 개 있고, 이런 가게에서 이불과 식기, 그 외 잡다한 물건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으로 가끔은 더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다이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겨울에도 한국만큼 춥지 않고 기숙사 안에 난방기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전기 담요나 장판이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옷 같은 경우도 영국이 옷값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unidays와 같은 학생 할인 사이트와 수많은 세일을 이용하면 두꺼운 옷과 바람막이같이 가을~겨울동안 입을 옷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힘들여 지고 올 필요는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책이나 CD 또는 잠깐 쓸 전자제품 등을 구할 때 Cex Exchange나 Blackwell’s 같은 중고품을 다루는 가게에서 사면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2학기 파견을 갔기 때문에 비자를 받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NHS에 비용을 내고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의료보험 같은 제도인데, 영국에 도착하면 학교 주변에 있는 병원에 자신의 NHS번호로 등록을 하게 됩니다. 일단 등록을 하면 그 병원에 가서 공짜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매우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고 약은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큰 병이 아닌 이상 병원에 잘 가지 않는 영국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구급차를 부를 때나 응급실을 갈 때 (저는 플랫메이트가 한번 구급차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인력감축때문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영국의 의료제도를 신뢰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은행은 자신이 원한다면 리즈 대학에서 은행을 열기 위한 소개장을 받아 지점에 방문해서 (전화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약속을 잡게 됩니다. 학기 초에 서두르지 않으면 계좌를 열기까지 2-3주가 걸릴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계좌를 잘 열어주는 편인 lloyds은행을 이용했는데, 내국인 학생이 아닌 이상 예금/출금만 가능한 계좌를 보통 주기 때문에 많은 은행을 비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2학기 이상 머무를 경우 영국 카드만 받는 온라인 사이트들이 있기 때문에 (황당하게도 리즈 대학 행사 티켓을 파는 학생조합의 페이지가 영국 카드만 받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신분증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계좌를 여는 것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리즈는 도시 중심과 대학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걸어다니기도 쉽고, 도시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특별히 교통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버스를 탈 경우 몇몇 버스는 운임으로 1파운드만 받기 때문에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그리고 큰 기차역이 있는데 도착한 직후 railcard를 만들면 기차의 값을 1/3정도 절약해 주기 때문에 런던이나 맨체스터와 같은 큰 도시로 여행을 할 때 매우 용이합니다. 미리 예약했을 때와 당일 살 때 표의 가격 차이가 심한 경우 5~6배까지 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다니고 싶을 경우 미리미리 기차표를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운 유럽 국가에 갈 경우 리즈 공항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 비행기나 맨체스터 공항의 저가항공 비행기를 알아보면 싼 값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리즈는 크기에 비해 물가가 비싼 도시가 아니어서 외식을 할 때도 서울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고, morrisons 같은 큰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 와 요리를 하면 절약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리즈대학에서 멀지 않은 도시의 중심부 쪽에 큰 아시아 마트가 있어 어지간한 한국 식품 (라면, 과자 등)을 취급하기 때문에 딱히 부족함을 느끼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한국 음식점은 없고, 밥을 먹고 싶다면 중국집에 가는 것이 가장 나을 듯 싶습니다.
저는 휴대폰 유심을 고를 때 3 모바일을 사용했는데, pay as you go 방식으로 미리 돈을 충전하고 전화와 문자 그리고 데이터를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Lebora와 giffgaff등 여러 저가형 통신사의 유심이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잘 알아보고 매장에 방문하면 될 것 같습니다. 3의 경우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비교적 싼 요금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어서 편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3. 여가 생활
아무래도 영국에 있으면 주변으로 여행을 다니기가 편했습니다. 리즈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기차표가 왕복으로 2만원도 하지 않고, 주변에 York와 같이 관광하기 좋은 아름다운 도시도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연합이나 학생회에서 주변 도시로 단체여행을 많이 모집하기 때문에 여행 갈 기회가 많았습니다. 영국 내 축제와 공연 행사가 무척 자주 열리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9월의 에든버러 프린지나 브리스톨, 글라스고 등 큰 도시에서 여는 영화제들에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회가 무척이나 활발한 만큼 거의 매일 학생회관이나 학교 주변에서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학기초에는 하루에 서너개씩 동아리 행사와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공연을 leeds union 사이트의 달력에서 찾아서 보러 갈 수 있습니다. 클럽 문화와 술 문화가 매우 발달해있지만 혼자 가기 낯설다면 교환학생 단체나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pub crawl (술집 마라톤)에 참여해 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의 경우 술에 취한 사람들이 도시에 상당히 많이 다니기 때문에 좀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있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특별히 한국보다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많이 없었지만 동양인을 상대로는 간간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어 (혼자 다닐 경우 더더욱)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학 내에서는 전혀 그런 것을 느낄 수 없고, 차별에 대한 교육과 반대 캠페인이 항상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Brexit의 여파인지 이민자 (특히 서아시아 출신의)들에 대한 반감이 제가 있는 기간 동안 점점 증가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영국에서 보낸 10개월은 생각보다 그리 낯설지 않았고, 한국과 같은 도시 환경 때문인지 문화충격도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자잘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차이와 영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리즈와 같은 북부 공업 도시 자체의 분위기 자체가 좋았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익숙해진 것들이 기억 속에 남아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