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016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학기 동안 핀란드의 헬싱키대하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했습니다. 헬싱키대학교는 스웨덴 제국 시절 1640년에 투르쿠 시에서 투르쿠 왕립 아카데미라는 이름을 설립되었습니다. 1828년에 헬싱키로 옮겨졌으며 1917년 핀란드가 주권국민국가가 되었을 때 헬싱키 대학교로 개명되었습니다. 헬싱키 대학교는 총 4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헬싱키 시내 가운데에 위치한 본 캠퍼스라 불리는 Main Campus와 Meilahti, Viikki, Kumpul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Main Campus는 인문, 사회과학을 다루고 있고 나머지 3개의 캠퍼스는 의학, 공학, 자연과학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강의는 핀란드어로 진행되며 스웨덴어가 제 2공용어이기 때문에 스웨덴어, 더불어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홈페이지 : http://weboodi.helsinki.fi/
수강신청은 개강을 하고 난 다음에 faculty오리엔테이션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받게 됩니다. Weboodi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데, 이 사이트에 로그인 할 수 있는 아이디/비밀번호도 오리엔테이션에서 받게 됩니다. 오리엔테이션 전에 수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으시면 weboodi에서도 간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수업이 있는 faculty의 수업 설명을 찾아보시는 게 더 정확합니다.
기숙사 홈페이지 : http://www.hoas.fi
기숙사는 각 학교별로 있지 않고 국가차원에서 관리합니다. HOAS 신청은 처음에 신청서 작성할 때 같이 신청하게 됩니다. 원래는 따로 신청했다고 하는데 제가 신청한 2016년 가을학기부터는 같은 신청서로 접수하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1인 1실을 쓰면서 화장실 및 부엌을 공유하는 플랫 형태, 개인별 방 안에 화장실과 부엌이 다 갖추어져 있어 혼자서 사는 스튜디오 형태, 2인 1실로서 한 방을 룸메이트와 함께 쓰면서 화장실 및 부엌 역시 여러 명의 룸메이트들과 공유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저는 플랫 형태의 기숙사를 지원해서 시내에서 20분정도 거리의 pasila역 근처, junailijankuja 기숙사에서 지냈습니다. 학교에서 가까운 기숙사로는 pasila역 근처나 kamppi역 근처가 있고, 그 외의 기숙사들은 학교랑 거리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Junailijankuja는 2016년 9월 기준으로 리모델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설도 깔끔하고, 커먼룸 등도 잘 되어있었습니다. 한 달에 414유로씩 내야했고, 저는 한국에서 미리 4달치 기숙사비를 다 납부하고 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HOAS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보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답변이 올 것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Raisa Asikainen (Ms)
Student Exchange Co-ordinator
tel. +358 2941 22241
International Exchange Services
POB 3 (Fabianinkatu 33), FI-00014 University of Helsinki, Finland
e-mail: studentexchange@helsinki.fi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Introduction to Finnish Education System, 5, Matti Meri
제가 속해있던 faculty of behavioural science에서 진행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우는 수업인데 매 학기 진행됩니다. 핀란드에서는 교육체계가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 어떤 수업을 배우는 지 등을 강의식으로 배우게 되고, 자유롭게 궁금한 것들을 질문할 기회가 많습니다. 수업의 일환으로 핀란드 학교를 방문하게 되니 핀란드의 교육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가볍게 듣기 좋은 수업입니다.
- Education for diversity, 5, Kaisa Hahl
한 수업이지만 그 안에서 3개의 수업으로 나누어집니다. 초반에는 주로 강의가 이루어지고 나중에는 조별 발표로 이루어지는 Multicultural Education과 Special Education 수업이 있고, 7주의 시간 동안 한 조가 하나의 수업을 기획해서 마지막 시간에 발표하는 Education for diversity 수업입니다. Multicultural Education 과 Special Education 수업은 한국식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각 2학점씩입니다. 마지막 주에 이루어지는 Education for diversity group work는 프로젝트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학점이고 pass/fail로 평가합니다. 이 수업은 핀란드의 교육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이기 보다는 교육학의 특수교육과 다문화교육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따라서 교육학이 아니라 일반적인 핀란드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Finnish for Exchange Students, Basic course, 5, Anna-Liisa Lepasmaa
핀란드어 수업은 주1회 수업과 주2회 수업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주2회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아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고 핀란드어가 문법적으로 쉬운 언어는 아니므로 일정 시간은 투자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 언어를 공부하는 수준으로 하신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핀란드어 대신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표기되어있는 언어는 거의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핀란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영어 또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내에 어디에서도 영어를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었고, 누구든지 영어로 물어보면 영어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영어 학습과 관련해서 영어권 국가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영어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에 있어서 연습할 기회가 충분합니다.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됩니다. 다른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끼리도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되고, 일상 생활도 모두 영어로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한다면 말하기/듣기 연습은 충분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외에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지시면 language exchange 등을 활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주로 조별 활동이 많아서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수업에 비해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이 적었고, 다 절대평가다 보니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영어권 학생들에 비해 영어로 된 수업자료를 읽고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버겁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또, 혼자서 힘든 부분은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같은 플랫에 사는 영국 친구가 레포트를 작성할 때 맞는지 확인을 해주었고, 핀란드 친구들이 핀란드어 문법을 공부하는 것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는 확실히 다른 유럽 지역들에 비해 비싼 수준이지만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한국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북유럽 중에서는 핀란드가 가장 물가가 싼 국가이기도 하고, 필수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꼭 준비해오시길 추천 드리는 물품은 전기장판, 미니가습기, 공유기와 랜선입니다. 기숙사는 중앙난방이라 따듯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전기장판이 유용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일인용 전기장판을 가져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내가 건조했는데 가습기를 팔지 않아서 한국에서 따로 받아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추가로, 1인용 전기밥솥은 밥을 자주 하실 것 같으면 가져오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냄비로 밥을 해먹었는데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아서 전기밥솥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민하지만 따로 사서 가져오실 필요가 없는 물품은 방수, 방한 부츠, 고가의 패딩 등 방한용품입니다. 있다면 가셔오셔도 괜찮겠지만 없다면 굳이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방수, 방한부츠의 경우 핀란드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헬싱키 시내에서는 일반 부츠로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핀란드 친구는 고가의 고어텍스를 살 바에는 방수되는 장화를 사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패딩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입는 두꺼운 패딩정도로 충분했습니다. 라플란드 여행을 여행사를 통해 가신다면 해당 여행사에서 복장을 모두 대여하실 수 있고 비싸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핀란드에서도 중고마켓이나 이케아에서 다양한 물품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체계화된 중고마켓이나 벼룩시장이 많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필요한 물품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마켓을 이용해서 랜선, 커피포트 등을 구해 잘 사용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2.1. 식사
핀란드는 외식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거의 직접 요리를 했습니다. 외식을 하려면 버거킹,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트 점에서도 약 10유로 정도를 내야 하고,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시려면 20-30유로 정도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 일주일치 장을 봤을 때 20유로 내외로 풍족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학교 식당인 unicafe는 2.6유로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학교식당을 이용하시면 저렴하게 외식을 할 수 있습니다. 꼭 학생확인을 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하셔야 하고, 없을 경우에는 8유로를 내고 식사를 하셔야 합니다.
2.2 의료 및 은행
한 학기를 지내면서 병원이나 은행을 가볼 일이 없었습니다. 은행의 경우 한 학기 체류하는 학생들에게는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생활비의 반정도를 가져왔고, 여행 예약 같은 것은 한국 체크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저는 나머지 생활비를 중간에 가족이 직접 방문해서 받을 수 있었는데 atm에서 뽑아 쓰셔도 수수료가 그렇게까지 많이 붙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2.3 교통
교통의 경우 헬싱키대학 학생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가지고 중앙역에 있는 HSL에 가시면 학생할인 받은 교통권을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증명 서류는 오리엔테이션 할 때 주는데, 개강 전에 도착하셨으면 도서관에 가서 서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주로 헬싱키 시내에서만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헬싱키만 포함되어있는 zone으로 결제를 하게 됩니다. 이 zone을 벗어날 경우에는 카드에 따로 충전하셔야 합니다. 교환학생들이 주로 가는 곳들 중에 눅시오 공립공원, 반타 공항, 이케아 등이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2.4 통신
핸드폰은 다들 그러하듯이 saunalahti 선불유심을 사서 사용했습니다. 저는 6개월짜리 가장 느린 데이터 요금을 결제해서 썼는데, 카톡, 지도어플, 이메일 등의 가벼운 어플은 데이터로도 무리 없이 사용했고, 나머지 데이터가 많이 필요한 작업은 와이파이를 사용해서 불편함 없이 이용했습니다.
3. 여가 생활
핀란드가 워낙 작은 나라이다 보니 여가생활을 즐길 만한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영화관, 공연장, 쇼핑센터 등이 헬싱키에 하나씩은 있으니 일상적인 문화생활이나 소비생활은 즐기실 수 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을 때는 핀란드에서 돌아다녔고, 시간이 많이 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가보기 어려웠던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이 거의 그렇듯 대부분의 여가시간은 여행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기숙사 common room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소소한 파티를 열거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보면 현지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데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한국어 수업 도우미를 하면서 핀란드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기 초에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 김정영교수님께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면 도우미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도우미를 신청하면 교수님께서 시간표를 조정하여 주시는데 그 시간표에 맞게 주1회 또는 2회 정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핀란드 학생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가끔 귀찮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고, 공통관심사가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도우미 수업 덕분에 현지 친구들을 만나 집에도 초대되고, 주말에 따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담당 교수님: 김정영 교수님 jeongyoung.kim@gmail.com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 학기 동안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 나의 사고방식 등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과 계속해서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저한테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교환학생이라는 경험 자체가 한국에서 나를 구성하고 있던 많은 것들, 가족이나 친구, 학교 등을 모두 떼어놓고 나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학업적인 부분을 넘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핀란드라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를 갔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들 ? 오로라 여행, 근처 북유럽 여행, 흑야 등 ? 은 꼭 어떤 의미나 도움이 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재미있는 기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