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Leiden대학교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고, 헤이그 바로 옆에 있는 도시 Leiden을 대표하는 대학교입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대학 중 하나이며 인문학과 법학 분야에 명성이 있습니다. 동네 펍 이름이 ‘아인슈타인’일 만큼, 아인슈타인과 스피노자가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저는 3월 즈음에 Leiden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교환학생 등록을 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Leiden 대학교는 교환학생 등록을 할 때 희망하는 수업 리스트를 작성하게 됩니다. 라이덴대학교 홈페이지 E-prospects에 들어가면 과목 리스트가 나오는데, 듣고 싶은 강의를 찾아 목록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수업이 더치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어 수업이면서 exchange student가 들을 수 있는 수업 중에 선택하면 됩니다.
유럽의 많은 대학교들이 그렇겠지만, 이메일 행정 처리가 느리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수강신청 관련 답장이 옵니다. 저는 초여름 (5-6월 즈음)에 답장이 왔던 것 같습니다. 수업 정원이 꽉 차거나 수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강신청이 반려되는데, 그러면 다시 수업 목록을 보면서 듣고 싶은 과목을 찾아 메일로 답장을 보내면 됩니다.
일부 예술 실기 수업(Photography, Drawing, Graphic Design 등)은 라이덴 대학교가 아닌 헤이그 왕립 예술 학교를 통해 수강신청을 해야 합니다.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예술 실기 수업을 신청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면 헤이그 예술학교 담당자 이메일을 알려주는데, 이메일로 신청을 하면 답장으로 면접 시간을 알려줍니다. 가서 면접을 치르고 통과하면 예술 실기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기숙사의 경우 교환 프로그램 담당 부서와는 별개로 Leiden Housing 팀에서 메일이 옵니다. 학교에서 DUWO라는 업체와 연계하여 집을 구해주는데, 홈페이지에 가면 각각의 기숙사 사진과 렌트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한 후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중개 수수료를 일찍 낸 순으로 배정이 되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하시기를 추천합니다. 메일을 보낸 후 초여름 즈음에 기숙사 배정 메일이 옵니다.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면 직접 방을 구하라는 메일이 오는데, Leiden Housing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종종 집 렌트 글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라이덴은 언제나 집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혼자서 집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가급적 학교를 통해 기숙사를 배정받으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메일을 받은 당일에 입금을 했고, 1순위로 적었던 Kaarsenmakersstraat 1인실에 배정받았습니다. Kaarsenmakersstraat는 개인실 또는 2인실을 쓰고 화장실과 부엌을 쉐어하는 형식입니다. 방의 크기와 쉐어를 몇명이서 하는지에 따라서 금액 차이가 납니다. 저는 매우 큰 개인실을 썼고 부엌과 화장실은 일본인 1명과만 공유했으며 한달에 525유로를 냈습니다. 제 친구는 제 방보다 조금 작은 방에 부엌을 5명이서 쉐어했는데 475유로를 냈습니다. 제가 주로 수업을 들었던 인문대 건물(Lipsius)까지는 자전거로 10분, 걸어서 15-20분 정도가 걸렸고 city center까지 멀지 않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이 외에 Kloosterpoort는 city center와 인문대 건물과 매우 가깝고 방 안에 화장실과 부엌이 있는 엄청 좋은 single studio이지만 렌트비가 1인당 700유로가 넘는 비싼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Smaargdlaan은 city center에서 떨어져 있고 모든 방이 2인실로 이루어져 있지만 렌트비가 350-400유로정도로 저렴합니다.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것이 괜찮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면 Smaargdlaan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만약 Leiden에서 집을 배정받지 못하면 헤이그에 있는 집에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들이 있는 Den Haag HS역부터 Leiden중앙역까지는 기차로 10분 정도가 걸리고 가격은 편도 4유로정도 됩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혼자서 Leiden에 집을 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헤이그 집을 배정받으면 그냥 그곳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저의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는 Laura Kamsma, MA 였습니다.
International Programmes Officer Exchange, Leiden University, Student and Educational Affairs (SEA)
주소: Pieterskerkhof 6, 2311 SR Leiden, The Netherlands
전화번호: +31 (0)71 527 8011
이메일 답장도 느리고 잘 읽지도 않는 담당자님들이지만 실제로 찾아가면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한국에서 일처리할 때는 어쩔 수 없겠지만, 네덜란드 현지에 도착해서 행정 처리할 일이나 문의할 일이 생긴다면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하는 것 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II.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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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네덜란드의 한 학기는 두개의 term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term1과 2에 모두 열리는 수업이 있고, 각각 term1과 2에만 열리는 수업이 있습니다. 저는 term1에는 수업 두개를 듣고, 학교 생활과 네덜란드 생활이 조금 익숙해진 term2에는 수업 세 개를 들었습니다. 여행 계획이 많다면 하나의 term에 수업을 몰아 넣고 나머지 하나의 term에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term1과 2 사이에는 수업이 없는 기간이 열흘 정도 있는데, 보통 이 기간에는 시험을 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시험이 일찍 끝나서 term2가 시작되기 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최대 30ECTS까지 수강할 수 있으며 수업 하나당 보통 5ECTS또는 10ECTS가 부여됩니다. 저는 10짜리 수업 두개와 5짜리 수업 하나로 총 25ECTS를 들었습니다. 수업 레벨은 100부터 500까지 100단위로 나뉘는데, 100은 교양 수업 정도의 난이도, 2-300은 학부생 전공 수업, 그 이상은 대학원생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100짜리 두 개와 200짜리 하나를 들었는데, 100짜리는 교양 난이도로 느껴졌고 200은 너무 어렵지 않은 전공 수준으로 느껴졌습니다.
<Dutch Painting>, 100, 10ECTS
네덜란드의 그림 역사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설명을 풍부하게 해주시기 때문에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들을 수 있고, 미술 관련 지식이 없다고 해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과제 없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만 평가되며 출석도 부르지 않습니다. 매주 Web Lecture을 올려주시고 PPT 자료도 올려주시기 때문에 저는 몇 번 수업을 빼먹고 놀러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시험은 수업시간에 배운 그림을 보고 작가, 년도, 특징 등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창의력이나 생각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한다면 어렵지 않지만, 외울 게 많아서 미리미리 조금씩 외워 두는 게 좋습니다.
<Museum, Cultural Heritage and Collection> 200, 10ECTS
가장 어려웠던 수업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얻은 것이 많은 수업입니다. term1에는 박물관의 탄생부터 현대 박물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역사를 배우고, term2에는 현대 박물관의 탄생 이후 박물관의 분류, 특징, 진열 방식, 관리 등을 배웁니다. 박물관의 역사의 경우 서양 철학이나 역사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따라가기 조금 힘들었고 못알아듣는 것도 많았지만, 최대한 수업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더니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term2에서는 현대 박물관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수업을 해주셨는데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강의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박물관 견학 과제로 이루어집니다. 출석 체크는 하지 않으시지만 Web Lecture을 올려 주지 않으셔서 수업에 참여해 열심히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에는 생각을 요하는 질문들이 출제되기 때문에 단순히 암기하기 보다는 흐름을 따라 이해하면서 공부해야 했습니다. 박물관 견학 과제는 Leiden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에 방문해서 보고서를 쓰는 것인데, 작은 도시에 있는 박물관임에도 볼거리가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Arts in Society>, 100, 5ECTS
이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는데, 월요일은 교수님들께서 미학 이론이나 예술의 가치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강의를 하시고, 금요일에는 관련된 아티스트들을 초청해서 강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초청 강연이 매주 있고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이론적으로 많은 내용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매주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평가는 시험 없이 과제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출석 체크를 매 시간 하셨는데, 이게 평가에 반영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Midterm Assignment가 있는데, 이것은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기말 과제 제출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중간 과제물에 대해 발표해 보라고 시키셔서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Final Assignment는 학술적인 형식에 맞춰서 이론을 포함한 레포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예술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있고 글 쓰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면 들어볼만 한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모두 영어를 잘 합니다. 마트 직원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십니다. 따라서 더치어를 배우지 않아도 의사소통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게 큰 목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어로 수업을 듣고 과제와 시험을 영어로 제출하고, 일상 생활에서 영어를 쓰다 보니 영어를 사용하는 게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할 때에도 처음에는 제 영어가 부끄러워서 말을 많이 안 했었는데 나중에는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늘리고 싶다면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치어를 배우고 싶다면 Leiden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더치어 Web Lecture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교의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언어 교환을 할 수 있는데, 그 때 파트너로 맺어진 친구에게 더치어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한국에서의 열심히병에서 벗어나 열심히 살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에 무척 열정적으로 학습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이 재미있기도 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던 습관을 버릴 수는 없어서 일단 수업에 참석해 편한 마음으로 교수님 이야기를 듣고 인상 깊은 내용들을 필기했습니다. 영어가 부족해서 못 알아듣는 부분은 그냥 포기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어떤 부분을 못 알아들어도, 교수님들께서 같은 내용을 여러 예시를 들어서 풍부하게 설명해주셔서 어떻게든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있을 때에는 일주일 전부터 친구와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웃고 떠들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 도서관도 무척 잘 되어 있고 도서관에서 판매하는 브라우니가 맛있어서 가끔 갔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덜 열심히 공부했지만 어쨌든 모든 과목을 패스했습니다.
III.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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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는 외식과 교통비가 비싸고 장바구니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마을버스 한 번에 2유로이고 10분 타는 기차는 4유로나 되기 때문에 자전거나 뚜벅이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외식비 또한 한 끼에 10유로가 훌쩍 넘고 심지어 맛도 별로 없기 때문에 주로 친구들과 요리를 많이 해먹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라이덴에 큰 시장이 열리는데, 마트보다 시장 재료들이 더 싱싱하고 저렴해서 많이 이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겨울에는 날씨가 매우 안좋기 때문에 날씨를 많이 타시는 분들이라면 비타민 D를 챙겨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실제로 2주 내내 해가 안 뜨던 시기에 엄청난 무기력함에 빠져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비가 매우 많이 오고 비가 올 때도 자전거를 타야 하는 상황이 많으므로 모자가 달린 바람막이와 방수 되는 신발을 꼭 챙기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또한 유럽 약보다는 한국 약이 한국인들에게 익숙하므로 비상약 정도는 챙겨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라이덴 시내에도 아시안 마트가 있고, 헤이그에는 무척 큰 아시안 마트와 한인 마트가 있으며 웬만한 한국 식재료와 라면 심지어 아이스크림과 술까지 다 팔기 때문에 한국 음식은 적당히 챙겨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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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
네덜란드는 몸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홈닥터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미리 근처에 있는 홈닥터를 지정해 놓으면 나중에 다치거나 아플 때 홈닥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은 홈닥터의 진료와 승인을 거친 후에야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네덜란드에서 감기도 몇 번 앓고, 몇 번 다치기도 했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어서 한국에서 가져온 약으로 해결했습니다. 동네에 약국이 있으니 약이 필요하면 약국에서 증상을 말하고 구매하면 됩니다.
은행
네덜란드는 주로 마에스트로 카드를 사용하고 비자 카드와 마스터 카드 사용이 안되는 곳이 무척 많습니다. (웬만한 마트나 가게는 다 안됩니다) 따라서 네덜란드 현지 계좌를 만들어야 합니다. ING, ABN, BABO등 여러 회사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곳에 찾아가서 계좌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됩니다. 새 학기에는 계좌를 만들려는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만드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은행에 가서 약속을 잡고, 약속 잡은 날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또 일주일 이상을 기다려서 우편으로 은행 카드를 받았습니다.
교통
라이덴 시내 내에서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2유로) 주로 자전거를 탑니다. 자전거는 네덜란드의 주요 교통수단이고 자전거 도로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는 중고 자전거 가게나 페이스북 Leiden Housing 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는데, 보통 학기 초에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60-100유로 사이의 자전거를 사는 것이 보통인 것 같고, 중고 자전거를 구매할 때에는 꼭 직접 타보면서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도난 자전거가 아닌지 물어봐야 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자전거 도로로 타고, 회전을 할 때에는 알맞은 수신호를 해 주는 것이 규칙입니다.
다른 도시 (암스테르담, 헤이그 등)에 갈 때에는 주로 기차를 이용하게 됩니다. 기차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쾌적하고 빠르게 네덜란드 곳곳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다르게 연착도 거의 없습니다. 기차를 탈 때에는 ov-chip kaart라는 교통 카드를 구매해야 하는데, 일반 카드, 1년에 50유로를 내면 탈 때마다 40%가 할인되는 카드,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 등 여러 옵션이 있으므로 ov-chip kaart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고 자신에게 적절한 옵션을 선택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검표를 굉장히 자주 하기 때문에 무임승차는 안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통신
저는 국제 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을 때 받았던 Lebara prepaid 유심칩을 사용했습니다. 통신을 이용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약정을 맺는 것이고 둘째는 충전식 유심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에 오래 머무를 경우에는 약정을 맺고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지만, 한학기에서 일년정도 머무를 계획이라면 충전식 유심을 사용하는 게 낫습니다. Lebara외에 많이 쓰는 통신사에는 Vodafone이 있는데, 주변 사람들 말로는 보다폰이 더 좋다고 합니다. 레바라와 보다폰 모두,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여행 다닐 때 로밍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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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생활
네덜란드, 특히 Leiden은 매우 평화롭고 아기자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공연이나 영화를 많이 보고 노래방과 술을 종종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이 모든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동네에 영화관이 있기는 하지만 영어로 제공되는 영화는 한정적이고, 노래방은 없으며 술집은 일찍 닫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리, 자전거 타기, 카페 탐방 등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식재료가 싸고 다양한 데 비해 외식비가 비싸고 맛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많이 하게 되었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한식 파티를 하거나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 것이 매일매일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자전거 타기는 날씨가 안좋은 겨울에는 하기 힘들지만, 날씨가 좋은 가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공원 (polderpark라는 매우 큰 공원이 있습니다)에 가서 음악 들으며 자전거 타는 것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또한 제 언어 교환 파트너 친구가 카페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해서 라이덴에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에 가서 맛있는 걸 먹으며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라이덴에는 USC라는 매우 큰 스포츠 센터가 있는데, 한달에 약 5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센터의 모든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면 스포츠 센터를 열심히 다니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또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관심이 많다면 Museum Kaart를 구매해 저렴한 가격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에 다닐 수 있습니다. Leiden은 작은 도시지만 박물관이 여러 개 있고, 암스테르담에는 국립미술관이나 반 고흐 미술관 등 볼만한 전시들이 많습니다. 전시에 관심이 많다면 Museum Kaart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앞서 계속 언급했지만, 네덜란드의 겨울 날씨는 정말 좋지 않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오고,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흐립니다. 하루에만 날씨가 몇 번씩 바뀌기도 합니다. 저는 제 생각보다 날씨를 많이 타는 사람이었고, 날씨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든 시간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날씨에 대비한 옷과 소지품, 비타민 등을 챙기고, 감정적으로 우울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사랑이 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짐을 싸서 유럽으로 떠났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항상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혼자살이는 생각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일들과 계속 부딪쳐야 했고,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해야 했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감정적인 힘듦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저는 외부의 압박이나 바쁨에서 벗어나 가장 나답고 솔직하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웃고 싶을 때 즐겁게 웃으며 놀고, 울고 싶을 때에는 슬퍼하면서 울고,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종종 방에 모여서 요리를 하고 맥주를 한 잔 곁들여 나누어 먹으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하던 시간들이 지금도 종종 생각나고 그립습니다.
저는 유럽에 다녀와서 제 삶이 크게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어를 말하는 두려움이 조금은 줄었지만 아직도 영어가 어렵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고, 유럽으로 떠나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바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그들의 삶의 방식을 따라 여유롭게 보냈던 시간들, 한국에 있을 때에는 몰랐던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느꼈던 순간들, 그리고 스스로에게 솔직하도록 노력하고 고민했던 시간들은 저의 일부가 되어서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제가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내왔던 것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혼자 살아보는 경험은 인생에 있어서 생각보다 큰 일이고, 앞으로의 인생에 자잘하지만 많은 변화를 끼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교환학생에 대해서 묻는다면, 만약 기회가 찾아온다면 꼭 떠나라고, 떠나서 그냥 그 순간을 즐기다가 돌아오라고, 그러면 그것은 결국에는 값진 경험으로 남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