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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김O지_Complutense Madrid__2016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30 March 2018

I. 파견대학

 1. 개요

안녕하세요. 2016-2학기 스페인 마드리드 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서어서문학과 김은지입니다. 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 중 하나로 Ciudad Universitaria에 메인 캠퍼스가 있고 Somosaguas에 상경계열 수업이 열리는 캠퍼스가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파견을 가기 전에 이메일을 받게 되는데, 이 이메일에 자세히 설명된 절차를 따라서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적어서 제출하면 됩니다. 이 때 적는 과목은 실제 수강신청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스페인에 가면 학교 안에 있는 Oficina de Alumnos Visitantes에서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꼼쁠루뗀세 대학에도 기숙사가 있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 것에 비해 시설은 그리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학교 외부의 사설 학생기숙사(Residencia de Estudiantes)에서 살았습니다. The Student Housing Company라는 회사에서 마드리드 안에 세 개의 Residencia(1. Claraval, 2. Galdos, 3. El Faro)를 운영하고 있는데, 비싼 편이긴 하지만 세 곳 모두 최신 시설에 청소 서비스도 포함되어있고 보안이 좋아서 Piso Compartido가 아닌 Residencia에 살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와 시내에서 모두 가까운 편인 San Bernardo 역 바로 앞에 있는 Claraval에 살았는데 식사가 제공이 안 되는 대신 가장 저렴합니다. 2인 1실인데 방은 각각 분리되어 있고 화장실과 부엌만 공유하는 것입니다. 큰 방문과 작은 방문은 모두 전자키로 여는 방식입니다. 시설은 테라스, 열람실, 자판기, 게임방이 있는 라운지, 세탁실 등이 있습니다. 각방에 사는 만큼 이곳에 사는 학생들은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고 조용히 지내는 편입니다.

학교와 가까운 Ciudad Universitaria역 쪽에는 Galdos가 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제공해줍니다. 열람실도 굉장히 넓고 헬스장, 세탁실, 식당, 라운지가 있지만 각방은 대학원생 전용이라 사용하지 못하고 무조건 침대가 두 개 있는 방 하나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역시 전자 카드 키를 사용합니다. 이곳 학생들은 자주 파티를 열고 함께 놀러 나가거나 식당에서 대화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시내 쪽의 Moncloa역에 있는 El Faro는 가장 비싼 곳인데 역시 식사를 제공하고 가장 최근에 지은 곳인 만큼 건물이 정말 모던하고 시설이 매우 좋습니다. (제가 방을 알아볼 때는 모든 학생들이 입주하기 전이었고 침대에 비닐이 씌워져 있을 정도로 오픈 바로 직전이었습니다). 꼼쁠루뗀세 대학에서 한 번에 오고가는 버스가 건물 바로 앞까지 오는 것이 장점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제가 교환학생을 갔을 때와 지금 담당자가 다른데 현재 한국 교환학생을 담당하는 부서의 이메일은 conveniosin@rect.ucm.es 입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스페인어의미론(Semantica del Espanol), 스페인어화용론(Pragmatica del Espanol), 중국어1(Lengua China1)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스페인어의미론 수업은 3개의 시간대에 각각 다른 교수님이 가르치셨는데, 그 중 두 교수님들은 DELE C1이 있어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셔서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나머지 한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교재 없이 교수님께서 두 시간 동안 자유롭게 말씀하시는 방식이었는데 말이 빠르고 판서는 알아보기 힘들고 스페인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배웠을 법한 내용은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이 따라가기 힘든 수업이었습니다. 또 교환학생들이 귀국 일정에 맞춰서 미리 기말시험을 보거나 기말과제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셔서 교환학생들은 종강 후에도 2월에 있는 이 과목 시험때문에 한국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시험은 주관식 4문제로 나왔는데 모두 길게 서술해야 하는 내용으로, 스페인어 작문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 될 만한 시험이었습니다.

스페인어화용론 수업은 한 개밖에 개설이 되지 않았고 괜찮은 강의라고 소문이 나 있어서 교환학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만큼 다양한 국적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 흥미로웠고 교수님 말씀도 더 알아듣기 쉬웠으며 수업 내용도 쉬웠습니다. 자잘한 과제는 있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습니다. 시험은 보지 않고 기말대체 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직접 거리로 나가서 인사말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에 대해 통계를 내고 분석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외대에서 같은 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한국인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휴강도 많고 출석 점수가 반영되지 않아서 종합적으로 부담이 매우 적었습니다.

             중국어 수업은 쉽게 학점을 따려는 중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교수님께서는 중국인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안 와도 되니까 중국 문화에 대해서 스페인어로 발표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동양 문화에 관심이 있는 스페인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롭긴 했지만, 한국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것에 비해 진도가 많이 느리고 한자 획순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 것이 조금 지루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과사무실에 연락을 해보니 중국어 수업은 학점인정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학기 3분의 1이 지났을 즈음에 수강취소를 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저는 스페인에 가기 전에 DELE B2를 보유하고 있었고, 스페인에서 DELE C1 시험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생활을 하면 듣기 실력과 말하기 실력은 자연스럽게 향상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따로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극적인 실력 향상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DELE C1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문제집을 사고 풀기 시작하긴 했지만 결국 다 풀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스페인어로 된 소설책을 꾸준히 읽고 유튜브 스페인어 채널을 구독하고 좋아하는 영화나 미드의 스페인어 더빙 버전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스페인 영화나 드라마는 별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미국 영화, 드라마, 소설의 스페인어 버전이 더 좋았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워낙 문법과 어휘에 강하고, 저는 스페인어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DELE 독해 파트는 어려운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룸메이트가 스페인어를 못하는 폴란드 사람이라 평소에 영어를 더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스페인어 회화는 Verbling이라는 화상과외 사이트를 통해서 원어민과 일주일에 한 두 시간 주제를 잡고 대화를 하며 틀린 표현을 고치고 새로운 표현을 배우는 식으로 연습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대부분의 물품은 스페인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킹, 생리대 등은 한국 제품이 질이 훨씬 좋다고 들었기 때문에 많이 챙겨갔습니다. 이외에 한국에서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은 메이크업리무버, 폼클렌저와 수분크림 등의 기초화장품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아무리 화장을 진하게 해도 클렌징 워터로 한 번 닦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많아서 한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클렌징 제품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가지고 간 폼클렌저를 다 쓰고 나서 새로운 폼클렌저를 사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으나 괜찮은 것이 없어 결국 젤 클렌저를 구입하여 사용했습니다.

물가는 싼 편입니다. 한 끼 식사를 하는 데 보통 한국에서와 비슷한 돈을 쓰는 것 같습니다(다만 한식당은 비싼 편입니다). 술도 굉장히 싸기 때문에 룸메이트와 매일 밤 가볍게 Tinto de Verano나 와인, 맥주 등을 마셨습니다. 또 Zara, Mango, Pull and Bear 등의 옷은 한국보다 스페인에서 훨씬 싸게 살 수 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제 룸메이트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저녁은 주로 집에서 룸메이트가 해준 음식을 먹었고, 제가 설거지를 했습니다. 스페인은 모든 생활이 한국보다 2시간 정도 늦기 때문에 점심은 3시에 먹고 저녁은 밤 10시 이후에 먹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한국 컵라면이나 김치, 햇반 등은 Plaza de Espana 근처에 Cosas Chinas Para Comer이라는 아시아 식품점에서 살 수 있습니다.

저는 6개월 동안 사용할 돈을 현금으로 들고 왔는데, 혹시나 도둑 맞을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무 탈 없이 바로 은행에 맡겼습니다. 이후 돈이 부족하면 부모님께서 스페인 계좌로 더 송금해주셨습니다. Santander 은행에서 Cuenta Universitaria를 개설했고 일 주일 후에 체크카드를 찾으러 오라고 했는데, 매주 방문했지만 정확히 4주 후에 카드가 나왔습니다. 스페인은 모든 면에서 일 처리가 많이 느리고 우리나라처럼 확실하게 처리하지는 못합니다. 아무튼 Santander 은행은 지점도 많고 ATM기기도 많기 때문에 편리했습니다.

교통카드는 겨울에 연수를 갔을 때 만들었던 Abono Joven카드를 충전해서 사용했습니다. 매달 20유로를 내면 횟수에 상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드리드와 비교적 가까운 Toledo까지 가는 버스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몇몇 지하철역 내부나 역 근처에 빨간 간판으로 tarjeta transporte publico라고 써 있는 공간에서 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통신사는 Orange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주는 서비스를 사용했는데 그래도 부족해서 매달 데이터를 더 충전해서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3. 여가 생활

저는 스페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롱보드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교환학생 기간 동안 롱보드를 타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마드리드 롱보드 모임을 찾아 가입을 하고 여러 사람에게 무작정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롱보드를 가르쳐 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 중 무료로 가르쳐주겠다는 사람이 있었고 중고 롱보드를 좋은 가격에 팔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롱보드를 사고 스케이트보드 샵(마드리드에 여러 군데 있습니다)에서 헬멧과 보호대 등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타는 법을 배운 뒤 혼자 Parque del Retiro라는 큰 공원에서 보드를 타곤 했는데, 재밌는 취미생활이기는 했지만 크고 무거운 보드를 들고 지하철을 타고 공원까지 가는 것이 점점 귀찮아져서 결국 보드가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여러 가지 스페인 중고매매 어플리케이션을 깔아서 보드를 팔았습니다.

이외에 집 근처 말라사냐 거리로 산책이나 아이쇼핑을 나가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마드리드는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에 그냥 길거리를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룸메이트나 외대 학생들과 영화관에 가서 최신 영화를 보는 것도 여가 생활 중 하나였습니다. 스페인은 대부분 영화를 스페인어 더빙으로 상영하지만, 원어로 상영하는 영화관이 두세 군데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 할인을 하기 때문에 거의 반값에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3.    기타 보고 사항

스페인에 도착한 지 일 주일 만에 지갑과 파우치를 도둑맞았습니다. 외투 주머니에 넣어놓은 핸드폰을 도둑맞은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귀중한 소지품은 항상 주의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1학년 겨울방학 때 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에서 진행한 스페인어연수 캠프에 참가했었는데, 3주간의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참가하던 중에 고민 없이 꼼쁠루뗀세 교환학생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 서울대학교 학생은 저 하나뿐이었고, 제가 2학년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갔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과 시기가 맞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았고 외롭고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이 힘들어질 때쯤 교환학생을 가는 데 반해, 저는 한국에서 너무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다가 스페인에 갔기 때문에 한국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에 다녀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스페인에서 즐겼던 여유가 그립기도 하고, 그 때 더 풍부한 경험을 쌓고 올걸, 하는 미련이 남기도 합니다. 또 힘들었던 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기간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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