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공립학교입니다. 1882년에 세워졌으며 학부생이 약 25,000명 정도의 규모입니다. 붉은 벽돌로 된 대학 건물이 있는 전통적인 학교이며 세계 각지에서 온 유학생들이 많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학기가 시작되기 두세 달 전에 담당부서에서 이메일이 오는데 이때 신청할 수 있는 수업 리스트를 첨부파일로 보내줍니다. 기숙사도 마찬가지로 교환학생 등록 관련 이메일이 올 때 쉽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보통 self-catered인 Tudor close에 배정받습니다. 평일에 매일 청소부가 오셔서 부엌과 복도, 욕실을 청소해 주시고 요리나 방 청소 등은 스스로 하는 방식입니다. Tudor Close는 총 15채의 아담한 집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집은 2~3층이고 한 집에 남녀 구분 없이 5~8명 정도가 삽니다. 캠퍼스의 거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강의실과는 3분~10분 거리여서 대학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한 학기에 2500파운드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곳보다 더 비싼 기숙사는 Vine Court인데 아침/점심/저녁 배식을 신청할 수 있고 바로 옆에 Subway, Tesco(마트)가 있으며 빨래방이 가까워서 편리합니다. Tudor Close와 Vine Court는 걸어서 10분 내에 위치합니다.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으면 4~5명의 하우스메이트들을 구해서 공동으로 집을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월세는 학교 기숙사보다 조금 저렴하면서(월 500파운드 정도) 더 넓고 근사한 침대, 거실 소파, 부엌 등을 갖춘 집을 구할 수 있는데, 단점은 캠퍼스에서 걸어서 20-30분 정도로 조금 멀다는 점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Rich Dunning
Deputy Head of Study Abroad
International Recruitment, Relations and Study Abroad, University of Liverpool
T: +44 (0)151 795 4025 M: +44 (0)7789 202526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Economics of Developing Countries
경제학부 3학년 강의로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하는 여러 문제들과 관련 이론들에 대해서 배웁니다. 근대경제사, 제도, 성장이론, 이주, 인구, 신용시장, 개발원조 등 총 11개의 방대한 주제들을 다루므로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연구 위주로 배웁니다. Supriya Garikipati 교수님이 개념설명을 명확하게 하고 관련 예시를 풍부하게 들어주어서 귀에 쏙쏙 들어오며, 강의 중에 pollev.com 사이트를 이용하여 퀴즈를 여러 번 내어 학생들의 이해도를 점검합니다. 학생들의 질문도 자유롭게 잘 받아 주셔서 모든 학생들이 좋아하는 수업이었습니다.
(2) Analysis
이 음악 수업을 듣기 위해 교수님께 여러 번 이메일을 드려야 했지만 정말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클래식 음악 분석의 기초를 학습하는데 교수님께서 고전주의 음악을 예시로 들어 주셔서 매주 한 곡 이상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악보를 읽을 줄 알아야 하며 음악적 용어 phrase, sentence, motive, reduction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고 에세이 과제를 통해 스스로 클래식 곡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3) Compositional Techniques
르네상스 시기에 쓰였던 선법을 학습하며 Palestrina가 쓴 대위법 양식을 이용하여 간단한 작곡 실습을 합니다. 학기 중에 청음 테스트가 세 번, 과제가 다섯 번 정도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교환학생을 가기 바로 전 학기에 스누버디 활동을 한 것이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구사하고 친구들을 사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말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웠는데 교환학생 생활을 마칠 때쯤 조금 나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영국 친구를 가깝게 사귀면서 영국 억양에 익숙해지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험기간에 경제과목을 요점 정리하고 에세이 형식의 시험문제에 대비하면서 제 전공을 다른 방식으로 학습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교환학생 기간 중에 미국 친구와 여행을 오랫동안 다녔는데 구글에서 여행관련정보를 검색해보면서 영어가 좀 더 친숙해졌습니다.
3. 학습 방법
한 학기에 최대 60 credit (4과목)을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 주당 수업시간이 훨씬 적고 자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도서관에서 수업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도 하고, 수업시간 중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을 교수님 오피스에 찾아가서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수업들이 대부분 소규모 강의여서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이 덜 부담스러웠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입국 시 특별히 필요한 물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 신청 시에 이불커버/베게 등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데 그럭저럭 쓸 만 했습니다. 부엌용품들은 Poundworld나 Home express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냄비/프라이팬이 3-5파운드 정도) 저는 하우스메이트들이랑 같이 가서 공동으로 구매했습니다. 리버풀에는 중국사람들, 중국유학생들이 많아서 차이나타운도 있고 중국슈퍼마켓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이곳에서 한국음식(김치, 라면, 쌀, 각종 인스턴트 제품)을 비싸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장은 학교와 가장 가까운 Tesco에서 보았는데 야채/과일/파스타/페스토/스테이크/유제품 등의 식료품은 서울 물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장을 봐와서 집에서 요리해서 먹으면 생활비가 적게 듭니다. 레스토랑에 가는 경우 한 끼당 10파운드부터 시작하며 맛있는 곳도 드물기 때문에 외식을 꺼리게 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Bold Street에는 스페인/모로코/이탈리아/터키/인도 음식 등 여러 나라의 음식점들이 모여 있으며 골목길로 들어가면 학생들이 자주 가는 Pub/Bar/Club들이 많습니다. Town으로 가면 쇼핑몰과 은행이 모여 있어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게다가 이 모든 편의시설들이 걸어갈 수 있는 반경(20분 정도)에 위치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버스는 학생할인이 되며 1일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어서 2회 이상 버스를 탈 시에는 1일이용권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며, 기차역 근처의 택시보다 Uber나 저렴한 택시회사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통신사는 크게 3(three), O2, Vodafone 등이 있으며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람이면 O2의 Giffgaff 유심칩을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다른 유심칩들은 근처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Giffgaff 유심칩은 없는 곳도 많아서 저는 중국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의료시스템 NHS를 이용하면 병원비가 저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3. 여가 생활
학교 캠퍼스 안, Tudor Close와는 1분 거리에 Cambridge와 Font라는 아담한 Pub들이 있습니다! Cambridge는 맥주를 마시는 전통적인 영국 펍의 느낌이 나며 학생들 뿐만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오고 대체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에 편합니다. Font는 젊은 학생들이 주로 많이 가는데 TV가 있어서 리버풀 축구경기가 있을 때면 여기 모여서 단체 응원을 하기도 하고 가끔 Quiz Night이라는 퀴즈맞추기 대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대용량 칵테일을 마실 수 있고 포켓볼을 칠 수 있는 Bar인 Hope and Anchor를 추천합니다.
저는 University of Liverpool Symphony Orchestra에서 첼로 파트를 맡아서 학기 말 연주회에서 Dvorzak-New world symphony을 포함한 여러 곡을 연주하였습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 6-9시 정도까지 연습이 있었고 행운이게도 지휘자분이 첼리스트여서 그분의 첼로를 빌려서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아리와는 달리 친목교류는 없었기 때문에 단원들과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오케스트라 연습이 매우 재밌었고 학기 말 연주회에 친한 친구들을 초대하여 공연을 하였을 때에는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외에도 Feminist Society라는 동아리에 들어서 모임에 종종 나갔는데 이곳에서 정말 좋은 영국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주말이나 dayoff인 평일에 종종 모여서 리버풀 시내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고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이곳에서 한 Nude Drawing 행사가 기억에 남는데 Bold Street에 위치한 Leaf라는 카페의 2층에서 진행되었고 누드모델을 그려보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리버풀은 England의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캠퍼스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바다가 있습니다! 해변은 아니지만 바다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과 가로등이 아주 잘 되어 있으며 근처에 미술관, 비틀즈 박물관, 기념품점, 관람차 등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매달 박람회가 열려서 날짜에 맞추어 구경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 항구에서 Ferry를 타고 건너편 도시로 놀러갈 수도 있는데 저는 가보지 않았지만 친구가 좋았다고 합니다.
영국은 날씨가 흐리기로 유명하지만 일주일에 1-2일 정도는 맑은 날이 있습니다. 그때엔 근처 공원에 가서 일광욕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캠퍼스에서 멀기는 하지만 Sefton Park와 Everton Park가 가볼만 합니다. Sefton은 가보지 않았지만 Everton에서 노을지는 것을 보았는데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리버풀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한편 가까운 공원으로는 Vine Court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는 Crown Street Park를 추천합니다! 시험이 끝난 후에 친구와 이곳 잔디밭에 누워서 여유를 부렸던 기억이 납니다.
영국은 4월에 부활절 방학이 3주 동안 있어서 주변 국가로 여행가기에 매우 좋습니다. 저는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고 부활절방학 기간에는 이탈리아/그리스/아일랜드/스코틀랜드를 여행하였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께 아이슬란드/그리스/스코틀랜드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영국은 항공편이 다양하고 저렴하여서 유럽여행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리버풀은 학생인구가 많아서 젊은 사람들을 위한 놀거리/볼거리가 풍부한 도시입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항구도시로 번성하였다가 석탄산업이 몰락함에 따라 쇠퇴를 겪었는데 최근에는 비틀즈 출신 도시로 알려지면서 문화/교육/관광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다른 학생들의 귀국보고서를 읽어보면서 설레다가 막상 한국을 떠나기 직전에는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떠났었습니다. 리버풀에서 사귀었던 좋은 친구들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교환학생 생활을 행복하고 즐겁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시험과 약속들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는데 교환 생활 중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제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영국친구들과 가깝게 어울리면서 그들의 생활방식을 체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설렘, 즐거움, 외로움, 막막함, 행복이 교차하는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