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niversity of Leicester는 1921년에 개교한 영국 레스터(Leicester)의 연구 중심 종합대학교입니다. 레스터는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인구 35만명 정도의 중소규모(잉글랜드 내 인구순위 16위) 도시로,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레스터 대학교는 대체로 영국 내에서 10~20위권의 대학교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체 학생 중 교환학생과 유학생의 숫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인 대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 방법과 기숙사 지원 방법 모두 이메일을 통해 안내가 됩니다. 레스터 대학교에서는 과목을 ‘Module’이라고 부르며, 학점을 ‘Credit’이라고 부릅니다. 대체로 하나의 모듈이 15크레딧인데, 교환학생의 경우 한 학기에 60크레딧을 채워 들어야 합니다. (65크레딧도 허용합니다.) 따라서 4과목 정도를 수강하게 되며, 수강 과목은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목록을 보고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시 유의할 점은 수강신청이 한국 대학교들처럼 웹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듣고 싶은 과목을 적어서 보내고 차후에 현지에 도착한 이후 오프라인으로 최종 변경 및 확정을 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시간표가 꼬이지 않으려면 되도록 같은 과(Department)의 과목들 위주로 구성해야 편리합니다. 저의 경우 여러 과의 과목들을 섞어 듣는 바람에 시간표가 확정되기까지 오래 걸렸고 각 과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rooms.le.ac.uk 라는 웹사이트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기숙사의 종류는 크게 City Living과 Oadby Student Village로 나눌 수 있습니다. City Living은 레스터 대학교 캠퍼스 바로 옆에 위치한 기숙사 단지에 거주하는 방식입니다. 레스터 시내(City Centre)와 기차역(Leicester Railway Station)이 가까워 편리합니다. 1인실/2인실, 화장실포함/미포함(=공용샤워실 이용) 등 여러 옵션이 있으며 주방과 요리가 가능한 공간이 제공됩니다. 다음으로 Oadby Student Village는 캠퍼스로부터 버스로 약 15분, 걸어서 40분 정도 떨어진 Oadby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기숙사 단지입니다. City Living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방 옵션이 있으며 많은 신입생들과 교환학생들이 이곳에 거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Oadby Student Village는 Catered Type으로 Self-Catered와 Meal Plan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Meal Plan을 선택한다고 해서 푸드코트(식당) 이용시에 할인 혜택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공용 주방에 인덕션레인지가 없는 등(즉 요리 불가) 불이익이 더 많으니 Self-Catered 옵션을 추천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nternational Office의 Ms. Kristina Burns 로부터 교환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를 받았습니다. 교환 프로그램 관련 연락은 대부분 studyabroad@le.ac.uk 라는 메일 계정을 통해 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많은 분들이 ELTU(English Language Teaching Unit)의 영어/영문학 과목들을 하나 이상씩 들으시는데, 저는 주로 서울대에서 시간문제 때문에 못 들었던 타전공의 저학년 과목위주로 들었습니다. 또한 이과이다 보니 1월에 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다른 문과 분들은 12월 중순에 학기가 종료됩니다.)
Mechanics (역학, 15 credits) : Physics and Astronomy Department의 1학년 과목입니다. 서울대의 교양 물리학 과목 수준의 고전역학을 가르칩니다. 저는 서울대 자연대의 2학년 전공 역학 과목 수준을 기대하고 수강신청 했지만 교양 수준이라서 조금 많이 수월했습니다. 학기 초부터 4주간만 진행되며 일주일당 4시간은 강의(Lecture), 2시간은 조별로 문제를 푸는 Workshop, 1시간은 전주 과제를 풀어주는 Seminar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주 연습문제 4개 정도를 푸는 과제가 나오는데, 다루는 내용 자체가 쉽다 보니 문제도 쉽습니다.
Electricity and Magnetism (전자기학, 15 credits) : 마찬가지로 Physics and Astronomy Department의 1학년 과목으로, 서울대의 교양 물리 수준의 전자기학을 가르칩니다. 학기 초부터 4주간만 진행되는 Mechanics 과목이 종강하고 나서 1주 뒤에 이 과목이 다시 4주간 진행됩니다. (즉 Mechanics는 1학기의 전반부 동안만 진행되고, Electricity and Magnetism은 1학기의 후반부 동안만 진행되는, 약간 특이한 방식입니다.) 구성은 Mechanics와 동일합니다.
Linear Algebra 1 (선형대수학, 20 credits) : Mathematics Department의 1학년 선형대수학 과목입니다. 레스터 대학교의 경우 선형대수학 과목이 여러 학기에 걸쳐 나뉘어져 있어서 서울대의 선형대수학 1 과목만큼 깊고 많이 배우지는 않지만, 기초부터 시작해서 벡터공간까지는 다룹니다. 일주일당 3시간은 강의, 1시간은 Feedback Session, 1시간은 개별적으로 문제를 푸는 Seminar 수업으로 진행됩니다.
Micro to Macro: from rock properties to plate tectonics (15 credits) : Geology Department의 1학년 과목입니다. 이름만 보고 지질학 과목인 줄 알고 신청했지만 기초 지구물리학에 훨씬 가까운 성격의 수업입니다. 지구과학교육과의 전공 고체지구물리학 수업 내용에 지구물리의 기술적/실용적인 부분을 약간 더 다룬 것 같습니다. 일주일당 2시간은 강의, 5시간은 그 주 수업에서 다룬 내용으로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Practical과 Workshop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4개월은 영어 실력을 늘리기에 아주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모든 의사소통이 영어로 이루어지다 보니 처음 영국에 도착했을 때에 비해 확실히 영어 읽기나 듣기가 수월해지긴 했습니다. 또한 어느 부분을 더 공부하면 영어를 더 잘 하게 될지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방학동안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스페인어, 프랑스어만 보다가 영국에 돌아가니까, 영어로 된 글씨가 마치 한국어처럼 친숙하고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비록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는 사귀지 못했지만,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많은 현지인들/서양인 학생들과 친해져서 영어로 의사소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한 학기여도 듣기와 말하기 실력이 크게 발전될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저의 경우 1학년 과목들(한국 대학으로 치면 2학년 전공 과목들)만 들어서 과제 외에 따로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위한 공부는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강의만 영어 듣기 연습할 겸 해서 열심히 들었고, 퀴즈를 볼 때나 1월달에 시험을 보기 직전에만 잠깐 공부했습니다. 레스터 대학교의 독특한 점은 모든 강의가 녹음 또는 녹화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언제든지 놓친 부분을 다시 돌려볼 수 있습니다. 만약 ELTU나 2, 3학년 전공 과목을 들어서 공부가 필요하시다면 학교 도서관(David Wilson Library)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교환학생 준비물품 등으로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수많은 분들이 올린 준비물 목록이 있으니 이를 종합해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좋습니다. 영국 도착 후 당장 기숙사 입주 시에 필요한 것들 중에는 옷걸이, 슬리퍼, 담요, 세면도구, 랜선, 콘센트 변환기와 한국 멀티탭 등이 있습니다. 나머지 생활용품은 Morrisons, ASDA같은 대형마트나 Poundland, Poundworld (한국의 다이소와 유사), Wilko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옷은 Primark라는 아주 저렴한 쇼핑몰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한국에서 상비약과 각종 처방약을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 교환학생 중에 감기에 한번쯤은 걸리게 되는데, 저는 한국에서 먹다 남은 처방약을 가져가서 금방 나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심한 경우 1주일 이상 고생하는데, 병원에 가기는 상당히 번거롭고 제대로 된 처방을 기대하기도 힘들며 금액도 부담되고 일반의약품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다 보니 처방약 남는게 있다면 꼭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평균적인 물가의 경우 대체로 한국의 1.5배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공산품 가격은 비슷하고, 인건비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이 비쌉니다. 특히 식재료는 마트에서 사면 상당히 싼데 식당에서 먹는 음식값은 정말 비쌉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 학교 캠퍼스 바로 근처에 Victoria Park Health Centre라고 하는 병원이 있습니다. 학기 초(Welcome week 기간)에 위 병원팀에서 학교 캠퍼스에 찾아왔었는데, 이때 위 병원에 등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무료로 뇌수막염(Meningitis) 예방접종도 해주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동안 다친 적이 없어서 병원을 이용해본 적이 없지만 만약 챙겨왔던 상비약 선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이 곳을 찾아가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은행: 학교 캠퍼스 내에 Santander 은행 지점이 있어서, 이곳에서 현지 계좌 개설 및 카드 발급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한 학기만 있었기 때문에 계좌를 개설하지는 않았고, 한국에서 만들었던 KEB하나 Viva G 체크카드(마스터카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카드로 긁으면 아무리 소액이라도 매번 영수증에 싸인하고 그것을 카드 뒷면의 서명과 대조하는 번거로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가끔 카드 승인이 아예 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금 환전을 충분히 많이 해가거나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주거래은행에서 대량으로 환전해가면 환전수수료 감면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반면 한국 은행계좌의 카드를 사용하면 매번 송금기준율로 환율이 적용되다 보니 환율 부분에서 손해가 조금 있습니다.
교통: 레스터 시내에는 여러 버스 회사에서 운영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주요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Oadby Student Village와 학교 캠퍼스를 연결하는 노선으로는 Arriva 사의 80번과 31번이 있습니다. 80번(또는 80A)은 기숙사 앞과 캠퍼스 정문 앞을 연결하고, 31번(또는 31A, 31E)은 10분 이상 걸어야 합니다. 다만 레스터라는 도시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다 보니 배차간격이 최소 15분~30분인 것은 감안하여야 합니다. 버스 요금이 비싼 편이니 Oadby Student Village에 살게 되셨다면 Term Pass(캠퍼스 Percy Gee 건물의 문구점 또는 Arriva Bus 앱에서 구매 가능)를 사는게 좋습니다. 급하거나 버스가 없을 때에는 Uber가 편리합니다.
레스터와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고속버스(Coach)나 기차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터에서 런던을 가기 위해 기차를 이용하면 1시간~1시간 30분 안에 갈 수 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고(왕복 20~30파운드),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3시간 정도 걸리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쌉니다. 기차표와 버스표는 빨리 예매할수록 저렴하니 이동/여행계획이 확정되면 바로 구매하는게 좋습니다. 기차표는 Trainline 앱, 버스표는 National Express 앱을 통해 예매할 수 있습니다.
통신: 유심칩(SIM card)을 구매해서 스마트폰에 갈아끼시면 됩니다. 히드로 공항 자판기나 Tesco express, WH Smith같은 슈퍼마켓에서 여러 통신사(EE, 3, giffgaff 등)의 유심을 판매하니 제공하는 데이터 양, 속도(3G인지 LTE인지)를 보고 골라 사시면 됩니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실 수 있고, 몇몇 통신사의 유심들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무료로 데이터로밍이 되기 때문에 유럽 여행시 편리합니다. 다만 실내에선 LTE가 잘 안될 때가 많고, 런던 지하철에서는 아예 신호가 안 잡히는 등 통신 품질이 한국만큼 좋은 편은 아닙니다.
유선인터넷의 경우 기숙사에서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랜선만 있으면 노트북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선인터넷 속도와 품질은 무선에 비해 좋은 편입니다.
식사: 한국 대학교들의 학식 같은 식당은 레스터 대학교 캠퍼스 내의 Charles Wilson Building에 딱 한 개(=Chi), Oadby Student Village 내에 딱 한 개(=Oadby Food Court)씩만 있습니다. 가격은 5파운드정도로 가성비가 좋지는 않습니다. 캠퍼스 내에는 Chi라는 식당 외에도 샌드위치, 빵, 베이글 등을 파는 가게들이 몇 개 더 있어서 이것들로 점심을 해결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비싸기 때문에 Self-Catered 기숙사를 신청하셨다면 저녁의 경우 Tesco, Asda, Morrisons 등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해먹는 편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학교 캠퍼스 내의 식당은 대부분 점심에만 운영됩니다. 한편 Meal Plan은 추천하지 않지만, 만약에 어쩔 수 없이 Meal Plan 기숙사를 신청하셨다면 발급받은 학생증을 마치 체크카드처럼 사용하여 결제가 가능합니다. 특이한 점은 학식 외에도 Percy Gee Building의 스타벅스나 문구점, Union St. Food Market 등등 캠퍼스 내에 존재하는 모든 가게에서 파는 모든 물품을 학생증에 충전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잔액은 UpayChilli 앱으로 확인 가능하며 귀국 직전까지 돈이 남는다면 기숙사에 요청하여 잔액 환불도 가능합니다.
3. 여가 생활
레스터는 동화같은 스토리로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했던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 F.C.)의 연고지로도 유명한 도시입니다. 레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King Power Stadium이 학교 캠퍼스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시내(City Centre)에서는 버스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해외축구를 즐겨봤고, 유럽 축구를 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하는게 꿈이었기 때문에 레스터 시티의 홈경기는 대부분 직접 보러 갔습니다. 한편 손흥민 선수의 팬이기도 해서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도 직접 보러 런던에 자주 갔었습니다. 저처럼 한 팀의 경기 여러 번을 좋은 자리에서 보고싶으시다면, 40파운드정도 하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쉽게 표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를 한두 번 정도만 볼 계획이시라면 멤버십 가입을 하지 않는 편이 합리적이지만, 대신 빅클럽의 경기표는 구하기 쉽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고 Stubhub같은 중개매매 사이트를 이용하면 사기당할 위험이 높으니, 가능한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경기 별 티켓 가격은 좋은 자리가 평균 50파운드 내외입니다.
축구경기가 없는 주말에는 런던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했습니다. 런던, 버밍엄, 리버풀, 맨체스터, 에든버러, 카디프, 노팅엄, 체스터, 바스 등 영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로 다니며 많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레스터가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해있다보니 대부분의 잉글랜드 도시를 기차로 2시간, 길어야 3시간 내외로 다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2월 중순부터 1월 초까지 약 3주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에는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등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럽여행은 최소 2달 전부터 준비해야 가격비교 앱이나 사이트를 이용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를 누리실 수 있습니다. 특히 유로스타 같은 경우 빨리 예매할수록 훨씬 저렴하니, 항공권이나 기차표 등의 교통비를 절약하시려면 계획을 미리 짜는게 좋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영국에선 메신저로 주로 Whatsapp을 사용합니다. 영화 티켓은 좀 비싼 편인데 영화 시작 전 광고도 상당히 깁니다. Oadby Student Village에는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 헬스장이 있습니다. 수업 들을 때 출석은 학생증을 기기에 태그함으로써 체크되는데, 수업 시작 전에만 태그하면 됩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기억은 조금 복합적입니다.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음에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원했다가 합격했고, 살면서 부모님, 친구들과 이렇게 오래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었기에 기대보다도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학기 시작 후 약 2주 간 느꼈던 외로움의 정도는 이전까진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한국에서 오신 교환학생분들을 만나고, 몇몇 외국인 친구들을 알게 되면서 점차 타지생활에 적응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심심찮게 인종차별을 당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정말 화가났으나 점차 분노하지 않고 침착해지는 법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타지에서 홀로 마이너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서 사회와 인관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외로운 영국 생활 중 축구 경기 관람과 손흥민 선수의 대활약은 제 삶의 큰 활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4달 간의 교환학생 생활은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 당연했던 것들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고 왜 사람이 여행을 다니며 견문을 넓혀야 하는지 이해시켜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영국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지구과학 교사가 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