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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O성_Univ. of East Anglia_2016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30 March 2018

I. 파견대학

 1. 개요

UEA는 영국의 도시 Norwich에 위치한 대학교입니다. Norwich는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기차로 한시간 반, 버스로 두시간 반에서 세 시간이 소요되는 곳에 위치합니다. 각종 대학평가에서 세계 100위권에 위치하곤 하며, 특히 환경학부와 개발학부가 유명합니다. 약 14,000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영국 국적이 아닌 국제 학생이 4분의 1 정도를 차지합니다. 캠퍼스 크기는 서울대학교 관악 캠퍼스의 3분의 1 정도로, 스포츠 센터와 넓은 잔디밭, 호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학생회가 강력하고 교내에 편의점, 바, 클럽 및 공연장 등의 편의 및 여가 시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처음에 인터넷으로 Application 절차를 밟을 때, 본인이 수강하고자 하는 모듈을 선택합니다. 한 학기에 3개의 모듈을 수강할 수 있으며, 2개는 자신이 파견되기로 선택했던 학과의 전공을 선택하도록 권장되고 남은 1개는 본 전공이 아니어도 무방합니다. 강의 계획서를 참고하여 학기마다 6지망까지의 모듈을 선택하여 지원하면 수업시간과 수강인원 등을 고려해 학교 측에서 자동으로 배정해줍니다. 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요청하여 변경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s Alexandra Gibson / Tel: 01603 592797

Mr Brook Newton / Tel: 01603 593728

Study Abroad Office / studyabroad@uea.ac.uk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서울대학교에서의 주전공과 동일한 심리학과로 파견되었습니다. 제가 파견 갔던 시기는 4학년 1학기였는데, 영국의 대학교는 3년제이므로 3학년 과목에 해당하는 세 모듈을 수강했습니다. Social identity and social cognition, Forensic psychology, Psychology of Risk가 바로 그 모듈입니다. 학교나 학과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국의 교육제도는 학생의 자율성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UEA에서는 Formative assignment(형성평가), Summative assignment(총괄평가)라는 두 가지 형태의 과제가 주어지고, Formative assignment에 대해서는 피드백이 제공될 뿐 성적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제출하지 않아도 직접적인 악영향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를 통해 연습해보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추후 성적에 반영될 Summative assignment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저의 세 모듈은 모두 Summative assignment로 최소 2000단어에서 최대 3000단어의 에세이가 요구되었고, 이 에세이의 점수가 100% 최종성적으로 반영됩니다.

    Social identity and social cognition은 사회심리학의 한 세부 분야로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그런 인식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해 배웁니다. 매주 2시간의 수업과 1시간의 세미나를 진행하게 됩니다. 수업 중에 사회심리학 실험을 직접 같이 재현해보는 시간이 흥미로웠습니다. Formative assignment로는 수업과 관련 있는 주제에 해당하며 사회적 적용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제안하는 그룹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이 때 불거진 문제인 영국의 EU 탈퇴, Brexit와 관련하여 노년층과 청년층의 사회적 단절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습니다. Summative assignment는 개별 과제로, 수업과 관련 있는 주제에 대한 3000단어 이내의 연구 제안서였습니다. 저는 Formative assignment와 비슷한 맥락 속에서, 초점을 조금 달리해 사회적 편견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 제안서를 작성했습니다.

    Forensic psychology를 번역하면 법심리학 혹은 법정심리학인데, 범죄심리학이라고 부르는 편이 가리키는 바에 더욱 가깝습니다. 범죄현장을 통해 범죄자를 유추하는 프로파일링, 범죄를 일으키기 쉬운 개인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 범죄자의 교화 방법, 범죄자의 재범 위험성 판단 등에 대해 배웁니다. 매주 교수자와 주제가 바뀌는 팀 티칭 방식이라 각 주제에 대해 깊이 배우기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대학교에는 범죄심리와 관련된 과목이 개설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기회였습니다. Social identity and social cognition 모듈과 비슷하게 매주 2시간의 수업과 1시간의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Formative assignment는 Forensic psychology 분야의 관심있는 논문을 선정하여 분석 및 비판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는 그룹 과제였습니다. 저의 그룹 같은 경우는 정신병이 폭력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분석하고 발표했습니다. Summative assignment는 주어진 범죄 사례 중 하나를 골라,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고 교화 방법을 제안하는 2000단어 이내의 에세이였습니다. 저는 한 남성의 연인 살해 사례를 골라 분석하였습니다.

    Psychology of Risk는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에 대해 배우고,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웁니다. 예를 들어 통계적으로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이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에 비해 훨씬 큰데 사람들이 비행기 사고를 더 두려워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우고, 어떻게 하면 이런 오류를 피해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 3시간 동안 수업하는데, 수업시간 내에 소그룹 토론이 포함되어 진행됩니다. Summative assignment부터 소개하면, 위험심리학 분야의 관심있는 논문 하나를 선정하고 3~5개의 관련된 논문과 비교하며 주제 논문이 위험심리학 분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해 논하는 3000단어 이내의 에세이였습니다. Formative assignment는 이 Summative assignment의 주제 논문에 대해 소개하고 어떻게 에세이를 진행해 나갈지에 대해 설명하는 개별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저는 인간이 두 가지 다른 방식, 즉 빠르지만 오류가능성이 있는 System 1과 느리지만 정확도가 높은 System 2로 사고한다는 dual-process theory가 어떻게 위험 판단에 연관되는 지에 대한 실험논문을 분석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사실 기대했던 것만큼 많이 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의미 있는 정도로 습득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해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많은 사람들은 외국인과 의사소통하는데 두려움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두려움이 수행을 저하시키곤 합니다. 특히 UEA에는 14,000여 명의 학생 중 한국인이 30명도 되지 않으며, 일부러 찾지 않으면 한국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항상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므로 영어로 이야기하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되고 두려움이 많이 사라집니다. 이에 따라 수행도 더 좋아지게 되지만 단기간에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해지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영어실력을 많이 키우는게 목표라면 두 학기 파견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발음이 좋아지고, 원어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형태의 말들을 많이 배우게 됩니다. 지금은 외국인 친구들과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불편함 없이 가능하지만 복잡한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막 파견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외국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것에 비하면 많은 발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미국식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알아듣기가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듣다 보면 영국 영어가 알파벳을 있는 그대로에 가깝게 발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발음에서 거꾸로 단어를 유추해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것을 가리킬 때도 미국과는 조금 다른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파견 전에 영국 드라마 등을 통해 억양에 익숙해지고, 자주 쓰이는 표현들을 미리 익혀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학과마다 다르지만, 주로 수업에서 권장되는 리딩만 잘 한다면 학기 중에 해야할 학습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리딩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서 저처럼 영어로 된 학술자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립니다. 특히 리딩에 대해서 토론하는 세미나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읽기만 해서는 막상 세미나에서 의견을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내용을 요약하고 의견을 정리해가야 합니다. 요약하며 읽고, 시사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정리한 후 수업에 참여한다면 충분히 많이 배워올 수 있을 것입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일단 영국은 입국심사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메일로 받은 컨펌 레터와 기숙사 정보, 돌아가는 비행기표 등의 서류들을 다 준비하여 가야 불필요한 시간소요와 불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학기가 끝난 후 여행 이후 귀국하고자 귀국 비행기표는 미리 구매하지 않았는데, 다른 서류들을 잘 준비해갔더니 문제 없이 심사에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6개월 이내로 체류할 경우 Short-term study visa가 입국심사대에서 바로 발급되므로 따로 비자를 신청할 필요가 없지만, 두 학기로 파견되는 경우에는 비자를 신청하셔야 합니다. 신청비용으로 한화 약 100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학용품이 비싼 편이고, 옷 값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어떤 경우는 조금 더 싸기도 합니다. 일반생활용품과 식료품도 싼 편입니다. 다만 외식비가 비쌉니다. 교내에서 가장 저렴한 식당에 가도 4파운드(2017년 1월 기준 약 6,000원)이며, 그나마도 그리 맛이 좋지 않습니다. 교내에서도 Sainsbury art centre에 있는 괜찮은 식당에 가면 10파운드 가까이 지출하게 되고, 시내로 나가서 외식을 할 경우 10파운드는 기본입니다. 따라서 주로 요리 해먹게 되고, 외식비는 아끼려면 충분히 아낄 수 있을 것입니다.

    노트, 펜, 파일철, 가위, 수정 테이프 등 기본적인 학용품은 사 가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비싸면서 질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한국보다 옷차림에 덜 신경 쓰게 되므로 옷을 많이 가져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옷값이 비싸지 않고 학기 초에 Students’ day, 11월에 Black Friday 등 할인 행사도 많이 진행되므로 어느정도는 그곳에서 사서 입는 것도 괜찮습니다. 영국은 비가 자주 옵니다. 많이 올 때는 많이 오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보슬비 정도가 오고, 예상할 수 없게 갑자기 올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비로는 우산을 잘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 맞으면 안되는 옷은 적게 가져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학기에 파견가신다면 Halloween, Christmas ball 등의 행사가 있을 것입니다.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의상이나 메이크업 제품이 있다면 가져가시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별로 안 아끼고 썼고, 학기 중에는 여행은 거의 안했는데 생활비로 매달 100만원 정도 지출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외식의 경우 가격이 비싸거나 질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로 직접 조리하여 먹습니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 스파게티나 토르텔리니 같은 파스타입니다. 시내에 나가면 중국식료품점이 있는데 신라면,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라면을 팝니다. 심지어 교내 슈퍼마켓에도 신라면과 삼양라면 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캐리어에 공간이 된다면 작은 밥솥을 가져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밥솥이 없어서 냄비에 밥을 하곤 했는데, 성공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가면 첫 주에 Pot and pan sale이 있습니다. 중고 냄비와 팬, 그리고 각종 식기도구를 파는데, 매우 저렴하니 필요할 것 같다 싶은 것은 사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행사가 끝난 이후 필요를 느끼고 새 걸 사려고 하면 돈이 상당히 깨집니다. 배정된 기숙사의 같은 플랫 사람들과 기숙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기 시작 전에 채팅방을 만드는 등 연락을 하고, 미리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한 주방에 불필요하게 냄비 10개, 프라이팬 10개가 있는 사태를 면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도 편의시설의 일부로 보고 여기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Constable Terrace에서 생활했습니다. In-campus suite에 해당하는 기숙사입니다. 1인 1실로, 한 플랫에 10개의 방과 하나의 주방이 있습니다. 각 방 안에는 샤워실을 겸하는 화장실이 있고, 침실 겸 공부방이 있습니다. 플랫 멤버들끼리는 주방을 공유합니다. 주로 플랫멤버들이 학기 내내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제 친구들 같은 경우는 한 플랫에 1~2명의 국제학생만이 있고 나머지는 현지학생이며, 1학년 구성이 높았습니다. 이런 경우 현지학생들과 어울릴 기회를 쉽게 가질 수 있고, 1학년 학생들이기 때문에 서로가 UEA에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라 더욱 친해지려고 하고 열심히 놀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단 2명만이 현지 학생이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국제학생들, 그리고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2학년 이상으로 이미 각자의 친한 친구들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플랫메이트들과 어울리기보다는 1학년 때부터 어울리던 친구들을 만나곤 했고 때문에 초반에는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여 친구들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처했고, 그렇게 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플랫메이트들이 서로 잘 어울려 다닐 경우 장점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고, 단점은 너무 늦게까지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이 현지학생일 경우 어쩔 수 없는 언어장벽이나 문화차이로 약간의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플랫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Constable Terrace 같은 형태이지만 더욱 시설이 좋은 곳, 1인 1실이지만 화장실과 샤워실도 공유하는 형태, 2인 1실로 구성된 형태 등입니다.

    의료 제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특히 한 학기 파견 간다면 교내 의료센터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저는 건강하게 잘 지내다 와서 아플 때 대처할 방식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없었지만, 발목이 부러진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교내 의료센터에 등록이 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타고 교외 종합병원까지 가야했습니다. 그 친구는 EU 시민이고 BRP 카드를 가진 영국국가보험 대상이라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은데, 만약 한 학기만 파견가신다면 반드시 보험가입을 해 두시기 바랍니다. 국제협력본부에서도 보험가입은 필수사항으로 규정해 두고 있습니다.

    교내에 Barclay 은행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로 꼽히므로 이 곳에서 계좌와 카드를 만드시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기체류자의 경우는 계좌개설이 불가능하여 2학기 파견되시는 분에게만 해당하겠습니다. 계좌 개설 절차가 다소 복잡하지만, 만들어 두시면 Touchless payment를 이용하실 수 있고 인터넷 결제에 제약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발행한 카드를 가지고 가면, 오프라인 결제는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온라인 결제에서는 아무리 마스터카드나 비자카드 제휴사라도 영국내 발행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제가 거절되는 일이 빈번합니다. 특정 은행에서 특정 카드를 발급받으시면 1%의 수수료만이 적용됩니다. 환전할 때도 부과되는 수수료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현금을 가지고 다닐 때의 분실이나 도난 위험성이 없으므로 저는 비상금으로 최소만 환전해가고 한국 발행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마스터카드 제휴카드와 비자카드 제휴카드를 모두 가져가시는 게 아주 가끔씩 존재하는 둘 중 한 종류를 받지 않는 곳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내에 현금인출기가 있습니다. 인출기 자체에서 부과하는 수수료는 없고 카드사 수수료만 적용되는데, 특정 카드는 카드 결제 수수료와 동일하게 인출 수수료도 1%만을 부과하므로 큰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전을 잘 쓰지 않지만, 영국에서는 카드 활용이 한국만큼 편리하지 않고 동전 하나에 2파운드(3,000원)에 해당하므로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동전 수납이 가능한 지갑을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시외교통에 대해 말씀드리면, 노리치 공항이 있으나 저는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런던을 통해 노리치로 오고 가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egabus나 National express에서는 UEA 캠퍼스 안에서 런던으로 오고 가는 버스편을 제공합니다. 처음에 캠퍼스로 오실 때 미리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유럽이나 영국내 여행을 갈 때도 이 버스편들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또한 노리치에는 기차역도 있어 이를 이용해 런던 및 타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데, 1년 간 기차표를 20% 할인받을 수 있는 railcard를 약간의 비용으로 발급받을 수가 있습니다. 주말이나 reading week(학기 중간에 1주일간 주어지며, 이 기간에는 수업이 진행되지 않음) 등을 이용해 영국 국내 여행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가자마자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기차로 런던에 가는 건 좀 더 빠르지만, 캠퍼스에서 기차역까지 버스를 타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내교통은 young person (만 20세 이하) 기준으로 왕복 3파운드, 편도 2파운드입니다. 버스에 타서 기사님께 지불하면 됩니다. 온라인 혹은 버스 사무실에서 살 수 있는 6개월 혹은 1년짜리 패스도 있으나, 6개월짜리는 가격대비효율이 좋지 않습니다. 12파운드짜리 편도 10회 티켓이 있는데, 저는 이 티켓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주로 city centre라 불리는 노리치 중심시내 혹은 기차역에 가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택시도 가끔 타게 되는데, city centre까지 6파운드 정도입니다. 한국처럼 길에서 잡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콜택시처럼 전화예약으로 운영됩니다. 4명이 함께 타면 버스보다 싸거나 비슷하며 10분 이상 절약할 수 있으므로 좋은 방법입니다.

    모바일통신 같은경우 giff-gaff가 가장 저렴합니다. 1달에 20파운드면 충분한 통화량을 제공하고 문자와 데이터 무제한입니다. 다만 three 라는 통신사는 약간 더 비싸지만, 독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요 유럽국가에서 무료로밍이 제공되어 영국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것도 추천드립니다. 런던에서는 4G(LTE)가 지원되는 지역이 많지만, 노리치는 그렇게 많지 않고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교내 와이파이는 가끔씩 문제가 됩니다. 1~2주에 하루 정도는 연결이 매우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기숙사에는 유선 랜을 사용할 수 있는데, accommodation office에서 랜선을 빌리고 IT office에 사용신청을 하면 됩니다. 신청 과정이 번거롭긴 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속도도 더 빠릅니다.

    Student union building 근처에 각종 시설이 모여있습니다. 바, 이벤트 장소, 카페, 편의점, 서점, 교내식당, 그리고 세탁실입니다. 세탁실은 circuit이라는 선불충전식 카드를 구매하여 사용하게 되고, 세탁이 한화 약 4,000원, 건조가 한화 약 2,000원입니다. 세탁기에는 섬유유연제를 투입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건조를 돌리면 거의 완벽하게 말라서 나오므로 번거롭게 널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빨래가 그리 저렴하지는 않으므로 잘 모아서 해야겠습니다.

     

  3. 여가 생활

    플랫 파티가 가장 저렴하면서도 즐거운 여가생활입니다. 저의 경우 플랫메이트들이 주로 플랫이 아닌 바깥에 나가 놀았기 때문에 플랫 주방을 개인 주방처럼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불러서 작게 파티를 하곤 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국제학생이었기 때문에 각자 나라의 요리를 해서 같이 먹는 것이 매주 행사처럼 되었습니다. 주류도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물론 소주는 영국 입장에서 수입 술이므로 한화 약 10,000원으로 비싸지만, 맥주나 보드카 등은 20% 정도 저렴합니다. 영국 학생들은 술게임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Ring of fire가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이고, truth or dare도 자주 합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게임을 배워볼 수 있고, 다양한 카드게임도 자주합니다.

    또한 교내 Student union 내에 바가 있고, LCR이라는 파티장소도 있습니다. LCR에서는 화요일과 토요일 밤마다 클러빙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약 6파운드 정도의 티켓을 구매하면 클러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끔씩 밴드를 초청해 콘서트도 진행합니다. 또한 바에서는 다양한 동아리들의 행사도 진행되므로 참여하거나 구경할 수 있고, 단순히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시내에는 Mercy, Mantra와 같은 클럽이 있습니다. 매주 다른 테마의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흥미로운 행사가 있다면 친구들과 같이 참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클럽 내에서는 술이 비교적 비싸므로 미리 플랫에 모여 술을 충분히 마시고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시내에 롤러스케이트장, 영화관, 트램플린장 등이 있으므로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울 것입니다.

    학기 초에 Society fayre가 진행됩니다. Society란 동아리를 의미하고, 이 행사는 동아리 설명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Sports centre의 대강당에서 동아리들의 부스가 쭉 서있고 관심있는 동아리에 가서 설명을 듣고 오게 됩니다. Sports fayre라는 행사에서는 운동에 관련한 동아리들만 모여서 비슷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동아리 가입비는 동아리마다 다르지만 한화 3,000원에서 7,000원 선입니다. 가입하면 일년 동안 해당 동아리의 행사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스포츠 동아리의 경우 가입비가 조금 더 비싸며, 스포츠 동아리에 하나라도 가입하고자 할 경우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보험도 가입비가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지원되는 스포츠 장비 등을 고려했을 때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지출할 만합니다. 서핑과 요트 동아리에 관심이 있었으나 파견되었던 시기가 가을, 겨울이었던 관계로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동아리는 자연스레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최소한 두 군데 이상은 가입하기를 바랍니다. 동아리 행사 참여에 강제성은 없고 불참하더라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습니다. 10개 가까이 가입한 친구도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한 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UEA는 학생회 활동이 강합니다. 인종차별, 성차별 등 어떤 종류의 차별도 묵인하지 않고, 학생회에 보고할 경우 해당 행위를 저지른 학생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깔려있고, 평등 의식이 강합니다.

    한국에서는 해외 국가들의 학생들은 모두 열심히 토론하고 자기 생각을 개진하려고 노력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토론을 한국에 비해 장려하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문화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도 대부분 나서기를 꺼려하는 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틀리더라도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기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매 세미나마다 내 의견을 한 가지 이상은 얘기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실천했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생각한 것보다 더욱 더 많은 것을 얻었던 교환학생 파견이었습니다. 단순히 학업적인 발전 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많이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낯선 곳에 떨어져서 생활하는 게 꽤 외롭고 힘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 속에서 만난 친구들이 더욱 소중한 인연으로 느껴졌고, 인종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영어도 그리 능숙하지 못한 저에게 친근하게 다가와주는 게 고맙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배운 것도 많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혹은 잊고 있던 나의 좋은 점들에 대해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짧은 3개월의 UEA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올 때 슬프기도 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 그동안은 그 존재를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순수하고 깊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라는 틀을 벗어났을 때 나라는 사람이 과연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알아볼 수도 있었고, 한국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개념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다른 문화를 겪어보면서 내가 속해있던 문화의 특성을 다시 알아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야 한다, 남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된다 라는 태도가 깔려 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위계질서 문화가 한국 고유한 것이고 가까운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그런 것은 독특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방에서 쉬고 빈둥거리기보다는 친구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동아리 행사도 많이 갔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은 서로가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이해하므로 대화하기가 더 편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현지 학생들에게는 주눅이 들기도 하고 특히 문화적 배경지식이 모자라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몰라서 더 다가가지 못했던 점이 있습니다. 영국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정말 영국에 대해서 더 알아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아쉬운 점들도 모두 그 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의미있었기에 더욱 뛰어들었으면 하는 감정에서 생긴 것들입니다. 이처럼 평생 못 잊을 만큼 좋았던 경험이었고, 그 때의 학습 경험 뿐 아니라 추억, 그리고 그 곳에서 생긴 친구들이 앞으로의 삶에 다방면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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