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1850년에 설립된 시드니대학교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동시에 가장 규모가 큰 대학교입니다.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농업·식품·자연자원학부, 건축·디자인학부, 예술·사회과학부, 경영학부, 치의학부, 교육·사회사업학부, 공학·정보기술학부, 보건학부, 법학부, 의학부, 간호학부, 약학부, 과학부, 수의학부, 예술대학, 음악대학 등 모두 16개 학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류학자 래드클리프 브라운이 1925년 이곳에 호주 최초로 인류학과를 설치하여, 인류학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갈 만한 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듣고 싶은 강좌를 양식에 기입해 교환학생 담당자분께 전송하면 신청을 해 주십니다. 서울대학교처럼 정해진 시간에 다같이 신청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한편으로는 편하지만, 강의를 변경할 때마다 담당자와 이메일을 교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시드니대로부터 기숙사 안내는 받지 못했습니다. 등록 직후 학교 측에서 광고한 Urbanest라는 교환학생 기숙시설에 입주했는데, 시설이나 관리 서비스의 질이 가격에 한참 못 미칩니다. 학교에서 광고 이메일을 받은 후 바로 계약하지 마시고, 일단 시드니로 가셔서 일주일 정도를 호스텔에서 보내며 직접 부동산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ivapriya Sivaraj, Exchange Office, priya.sivaraj@sydney.edu.au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Ethnography of Southeast Asia
주제에 따라 분류된 동남아시아의 민족지들을 읽고 정리하는 수업입니다. 리딩으로 매주 2개의 논문을 읽으면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내용을 분석/보충해 주시고, 튜토리얼에서는 그룹을 지어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핵심 질문들에 답하며 두 저자의 주장을 비교/대조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동의하는 입장을 정하고 설명하는 활동은 이후 중간보고서와 기말보고서를 쓰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현대 국민국가, 청소년 문제, 젠더 갈등, 섹스 투어리즘 등 동남아시아의 이슈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2) Indigenous Land and Culture
호주 원주민 어보리진의 문화를 배우는 강의로, 언어/천문/역사 등의 주제를 책/영화/견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하게 됩니다. 튜토리얼 시간에는 리딩을 바탕으로 발제를 하며 발제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조별로 토의하고 발표합니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저자와 영화감독 분들을 초청하는 특강이 여러 차례 있었고 답사 과제도 있어 재미있게 수강했습니다.
3) Society and Animals
인간 사회에서 동물은 어떤 권리를 가져야 하며 어떤 지위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수업입니다. 동물과 인간이 맺은 관계의 역사/동물을 바라보는 윤리적 시각/식량 등 자원으로서의 동물/국가적 연상/젠더 연상 등에 대해 배우는데 강의 자료가 대단히 새롭고 알찹니다. 아쉽게도 수강생이 적어, 제가 수강한 학기를 끝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과제를 하려면 리딩을 해야 하고 튜토리얼 시간에 영어로 토의 및 발표를 해야 하므로 영어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토의에 참여하는 적극성의 정도는 개인 재량이므로 소극적인 성격이라면 눈에 띄는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교환학생들끼리 지내는 8인 아파트에 살아서 영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인 친구들끼리만 만나지 않고 외국인 친구도 함께 만나서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혼자 은행 업무를 보고 각종 고장 신고 등을 해야 했던 점도 실력 향상에 한몫 한 것 같습니다. 귀국하고 보니 외화나 미드 대사가 확실히 더 잘 들리고 회화에도 자신이 붙었습니다.
3. 학습 방법
학기의 절반 정도는 리딩 속도가 느려 주말에도 놀러 나가지 못할 정도로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재미가 붙고 익숙해지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튜토리얼에서 만나는 학생과 친구가 되어 공부 얘기나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도서관에서 적극적으로 책을 빌려 보는 등 수업을 따라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강의나 과제에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때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보고서 개요를 검토해 주시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전자제품 플러그 모양이 달라 호주용 문어발을 가져가면 편리합니다. 물가는 한국의 두 배 정도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물가가 높다 보니 외식을 하기보다는 밥을 직접 해 먹고 도시락을 싸 다니는 편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OSHC를 들었다 해도 의료비는 비싼 편입니다. 바로 증상에 맞는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general practitioner에게 증상을 설명한 후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장기 여행계획, 특히 스노클링이나 다이빙 계획이 있는 여학우분들은 피임약을 한국에서 사 가시기 바랍니다. 호주에서는 처방을 받아 사야 하고 가격도 대단히 비쌉니다.
시드니대학교 교환학생의 경우 Concession Opal Card를 발급받아 대중교통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요일에는 4불 이상 청구되지 않기 때문에 블루 마운틴이나 본다이 비치 등 시내에서 떨어진 곳으로 놀러 가기 편합니다. 버스에서는 정거장 안내가 나오지 않아 구글맵을 보면서 이동해야 합니다. 트레인은 역 안내가 나옵니다.
선불 심카드는 Vodaphone을 사용하다가 LTE가 잘 잡히지 않아 중간에 자회사인 Optus로 바꿨는데, 한 달에 40불을 내면 국제전화 무료였고 데이터가 7기가 제공되었습니다. (제 스마트폰 단말기 문제인 것 같긴 하지만 둘 다 통신 네트워크가 자주 끊겨서 불편했습니다.)
3. 여가 생활
시드니는 날씨가 좋고 공원이 많아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 지내다 보니 할로윈 등의 홀리데이를 챙겨 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아파트에 들어가시거나 외국인 그룹과 친구가 되시면 매일매일 홈파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OO계 호주인이 매우 많아 현지인으로부터 인종차별은 받지 않았습니다. 5개월 동안 미국인 교환학생에게 한 번, 여행 중 국적 모를 여행객으로부터 한 번 모욕적인 언사를 경험했는데 시드니대 캠퍼스 안에서는 인종차별을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가고 싶었던 곳도 가고 하고 싶은 공부도 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호주는 특히 원주민학이나 바다, 우림, 사막 등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추천합니다.